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참가인은 상시 약 6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C병원(2016. 3. 1. D병원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개설·운영하는 의료법인이고, 원고는 2010. 6. 1. 이 사건 병원에 성형외과 전문의로 입사하여 근로한 사람이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의 종료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원고와 참가인은 2010. 6. 1.부터 2016. 2. 29.까지 사이에 6차례의 '경영계약'이라는 제목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각 근로계약의 내용 중 계약종료 및 갱신에 관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 병원의 성형외과 전공의 선발과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이 사건 병원은 2014. 11. 26. 성형외과 전공의 1명을 포함하여 2015년 전공의 선발 모집공고를 하여 E, F, G, H이 성형외과 전공의에 지원하였다.
원고는 2014. 12. 22. 이 사건 병원 성형외과 의사 4명과 함께 위 성형외과 전공의 지원자들에 대한 사전면접을 진행하였고, 다음날 위 지원자들에게 호감도가 E, F, G, H 순으로 평가되었다고 통지하였다.
G, H은 2014. 12. 24. 진행된 이 사건 병원의 성형외과 전공의 정식 면접에 불참하였고, F이 성형외과 전공의로 선발되었다.
G은 2015. 2. 16. 대한병원협회와 이 사건 병원에 성형외과 전공의 선발업무가 공정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하였고, 대한병원협회는 2015. 6. 15. 이 사건 병원장에게 성형외과에서 사전면접을 시행하고 이에 따라 부여한 석차를 지원자들에게 병원의 공식 면접일 전날 통보한 것은 전공의 전형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것이므로 엄중 경고한다는 통보를 하였다.
이 사건 병원장은 2015. 7. 23. 원고에게 직무를 이용한 부당행위 및 민원유발에 대한 회사 명예 실추 행위를 징계사유로 하여 감봉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가 이 사건 병원의 상벌규정에 따라 항고하자 2015. 8. 3. 위 징계처분을 감봉 1개월로 감경하였다.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감사와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원고는 2015. 6. 12. I 상임감사위원의 감사에서 같은 해 1.부터 같은 해 5.까지 지각 7회, 조기 퇴근 16회 등 근무시간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 사건 병원장은 2015. 8. 10. 원고에게 출퇴근시간 미준수를 이유로 주의 처분을 하였다.
참가인의 근로계약 만료 통보
이 사건 병원장은 2015. 12. 31.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2016. 2. 29. 기간 만료로 종료될 것임을 통보하였고 원고는 이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에 참가인은 2016. 2. 29.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라 한다).<1>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절차
원고는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2016. 5. 1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6부해 1013호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7. 18.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에 의하면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원칙적으로 계약이 종료된다고 규정되어 있고 원고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의사로서 기본 보수 이외에 실적급을 더 중요하게 여겨 매년 성과에 따라 근로계약의 연장을 고려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고, 설령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가 전공의 선발과정에 민원을 야기하여 이 사건 병원으로 하여금 대한병원협회의 경고조치를 받게 하여 명예를 실추시키고 I 상임감사위원의 감사에서 근무시간 미준수에 대하여 지적을 받은 점 등을 종합할 때 참가인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근로계약 만료를 통보한 것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6. 8. 31. 중앙노동위원회에 2016부해986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12. 26. 위 초심 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 19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 내지 4, 8, 9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0. 6. 1.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한 이래로, 약 5년 9개월 동안 진료부 성형외과 의사로 근무를 해오면서 월 1,100만 원의 기본 급여를 받아왔는데, 그 과정에서 이 사건 병원과 사이에서 2010. 7. 28., 2011. 6.경, 2012. 2. 29., 2013. 2. 28., 2014. 3. 1., 2015. 5. 18. 총 6회에 걸쳐 같은 내용의 지극히 형식적인 고용계약을 반복적으로 체결해 왔으며 근로계약 제13조 제2항에 따라 근로계약을 연장해온 점을 고려하면,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원고가 이 사건 병원의 전공의 선발과정에서 진행한 사전면접은 의료업계에서 오랜 기간 동안 행하여진 일반적 관행인 점, 이 사건 병원의 전공의 선발과정에 관한 병원장 및 부원장의 부당한 청탁이 있던 상황에서 공정한 전공의 선발을 위하여 사전면접을 실시하게 된 것으로서 사전면접을 실시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 대한 1개월 감봉 처분은 부당한 것이다. 또한 원고가 지각을 한 것은 주차문제로 약 10분 정도 늦은 것에 불과할 뿐이고 원고는 주말 및 야간에도 성실하게 근무하며 이 사건 병원의 수익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
결국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판단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두5374 판결 참조). 다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사용자가 갱신을 거절하는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그러한 근로계약의 갱신거절을 부당해고로 볼 수는 없다.
갱신기대권의 인정 여부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제13조는 계약연장 및 갱신에 관하여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으나 쌍방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로 2개월 이상 계속 근무한 경우 근로계약이 1년간 연장된 것으로 보고,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계약내용을 갱신하고자 하는 경우 계약기간 만료 1개월 전부터 조건변경에 관한 의사표시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등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는 점, 원고와 참가인은 최초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로 5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5년 이상 근무하였던 점, 원고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의사로서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갱신함에 있어 보수를 가장 중요하게 여겨 계약의 갱신여부를 결정하였다거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에 따른 2년의 사용기간 예외에 해당한다는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명시적인 규정을 형식적인 것이라고만 보거나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을 달리 하기에는 부족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갱신 거절에 대한 합리적 이유 인정 여부
을나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는 전공의 선발과 관련한 감봉 1개월의 징계에 대하여 서울북부지방법원 2015가합25680호로 징계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서울북부지방법원은 2016. 10. 20. 원고는 무단으로 사전면접을 실시하여 참가인의 전공의 선발 업무를 방해하였고 이 사건 병원에 응시한 지원자의 면접기회를 사실상 박탈하여 민원을 야기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이 사건 병원의 전공의 선발과정의 공정성이 훼손되어 대내외적으로 그 신뢰와 명예가 실추된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그 징계양정 역시 적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한 사실, 원고가 위 1심 판결에 대하여 서울고등법원 2016나2074966호로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17. 2. 8.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원고가 대법원 2017다214107호로 상고하였으나 2017. 5. 31. 상고가 기각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원고는 이 사건 병원의 전공의 선발과정에서 임의로 사전면접을 실시함으로써 참가인의 전공의 선발 업무를 방해하고 민원을 야기하는 등 참가인의 대내외적 명예를 실추시킨 점,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병원의 이미지 또는 신용을 손상시킨 경우를 계약해지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점, 이에 대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전공의 선발에 대한 부정한 청탁은 원고가 제출하는 증거들만으로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설령 원고의 주장대로 전공의 선발에 관한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정식면접 이전에 사전면접을 실시하고 면접 결과를 통보한 행위는 부정한 청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 원고는 2015. 1.부터 같은 해 6.까지 지각 7회, 조기퇴근 16회를 하여 근무시간을 미준수하였다는 이유로 경고를 받기도 하였는바, 그 내용과 기간, 횟수, 그리고 지적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사유 역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계약해지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불성실한 근무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병원의 취업규칙(갑 제11호증) 제81조 제6호의 징계사유에도 해당하는 비위행위인 점(원고는 지각에 대해서는 주차문제로 인한 경미한 사안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그에 관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십수회에 달하는 승인없는 조기퇴근에 대하여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함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소결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은 인정되나 참가인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의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에 관하여는 이와 달리 판단하였으나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므로,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이호동 이규석
각주1) 갑 4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