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5. 3. 선고 2017구합595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1983. 11. 8.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10명을 고용하여 교회, 교육원 등을 운영하는 종교단체이고, 원고는 참가인 소속 전도사로서 재직하였다가 1997. 12. 31. 정년에 도달하여 퇴직한 사람이다. 원고는 2003. 1.경부터 2017. 2. 28.까지 위 참가인 산하 기도원인 C(이하 'C'이라 한다)에서 새벽기도와 저녁기도를 하면서 기도 사역에 종사하여 왔다.

나.

참가인은 새로운 담임목사의 취임과정에서 2016. 10. 25. 기존의 교역자 및 직원들에 대하여 일괄하여 2016. 10. 31.자로 대기 및 사직 발령을 하였다. 참가인은 이때 원고에 대하여도 대기발령을 하였다가 2017. 1. 29. 원고에게 인사발령문서를 보여주면서 2017. 2. 28.자로 원고를 해임한다는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임통보'라 한다).

다.

원고는 위 대기발령 및 이 사건 해임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2017. 3. 3.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2017부해88호로 부당대기 및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다. 위 위원회는 2017. 4. 25. 원고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라.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며 2017. 5. 29. 중앙노동위원회에 2017부해514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7. 31. '원고가 정년퇴직한 이후에도 참가인 산하 기도원에서 기도 사역을 하고 그 대가로 사례비를 지급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종교적 신념에 다른 일종의 자발적인 봉사 사역에 불과할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기도 사역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하에 이루어진 근로의 제공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의 중보기도팀 교구별 조직표에도 담당전도사로 표시되어 있고, 홈페이지에도 C 기도실 전도사로 표시되어 있으며, 참가인의 각 기관 및 부서 전화번호 표에도 C의 전도사 또는 교역자 등으로 표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10년 이상 참가인으로부터 매월 일정한 급여를 지급받으며 기도 사역에 종사하여 왔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이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비록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바 없고, 4대 보험 가입이나 소득세 원천징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아무런 합리적 사유 없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임통보를 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도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D생으로 1994. 1. 1.부터 참가인 소속 전도사로서 사역을 시작하였고 1997. 12. 31. 정년에 도달하여 퇴직하였다.

2)

참가인의 교역자 시무인사규정에 따르면, 교역자(목사, 전도사)의 임기는 1년이고 연임할 수 있으며, 연임기한은 여자의 경우 55세이다(제13조). 임용 연한에 도달한 사람은 당연 퇴직한 것으로 한다(제18조 제2항 가호). 다만, 임용 연한의 특례로서 참가인은 필요한 경우 교역자를 촉탁으로 1년간 시무하게 할 수 있고 명예퇴직한 교역자의 경우에는 재임용할 수 있다(제14조).

3)

원고는 퇴직 후에도 참가인에 출석하여 기도 사역을 하였고, 2003. 1. 1.부터는 C에서 기도 사역을 하였다. 참가인은 처음에는 무급 봉사활동으로 사역을 시작하였으나 점차 참가인으로부터 월 60만 원에서 100만 원 상당의 사례비를 지급받게 되었다.

4)

그러나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사례비 액수와 관련하여 계속하여 의견 대립이 있어왔고, 원고는 마침내 2016. 9. 11. 참가인과 사례비 정산에 관한 각서를 작성하여 이를 참가인에게 교부하였다. 위 각서에는 '원고가 1998년부터 2002년까지는 보직명령이 없었고, 2003년부터 2011년까지는 보직명령 없이 임의로 파트 근무를 하고 사례비를 요구하고 있으나,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2016. 9. 정산금 960만 원, 2016. 10. 정산금 420만 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이후 어떠한 이유로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원고가 각서 하단에 자필로 서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서'라 한다).

5)

참가인은 이 사건 각서의 내용에 따라 원고에게 2016. 9. 12.에 960만 원을, 2016. 11. 3.에 420만 원을 각 지급하였고, 이 사건 해임통보 전까지 월 100만 원 또는 월 80만 원 상당의 사례비를 추가로 지급하였다.

6)

참가인의 2003. 1. 14.자 교회 전화번호부에는 원고가 C의 '교역자'로 표시되어 있고, 그 후 작성된 전화번호부에도 'C', '전도사' 등으로 표시되어 있다. 또한 참가인의 인터넷 홈페이지 중 2012년 교역자 부서담당 부분에는 원고가 C 기도실 전도사로 소개되어 있다.

7)

E은 2003. 1.부터 2004. 12.까지 C 담당목사로 재직하였던 사람인데, '본인이 직접 시설유지관리 및 직원/성도관리를 하였고, 원고는 C에 관련된 일체의 업무는 하지 않았다. 원고는 2003년경부터 기도 사역을 한다며 C의 기도실에 자유롭게 출입을 하였는데, 기도처소는 성도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출입제한을 할 수는 없었다. 원고는 이와 같이 임의 출입한 것을 기도 사역을 하였다고 주장하며 그 대가를 요구하였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8)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바 없고, 참가인이 원고를 위하여 4대 보험을 가입하거나 소득세 원천징수 의무를 이행한 사실도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 8, 9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참조).

2)

원고가 C에서 10년 이상 기도 사역에 종사하였고, 참가인이 그에 대하여 사례비를 지속적으로 지급하였으며, 참가인 전화번호부 등에도 원고가 '전도사'나 '교역자'로 표시되어 있고, 참가인이 마치 원고가 자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듯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임통보 등을 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원고도 그러한 사정을 들며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에서 본 나머지 인정사실들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 및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가)

원고는 참가인 소속 전도사였다가 교역자 시무인사규정에 따른 정년에 도달하여 1997. 12. 31. 퇴직하였다. 그 후 참가인이 촉탁 내지 재임용 절차 등을 통해 원고를 다시 채용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나)

원고는 참가인의 인사발령에 따라 C에서 사역에 종사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그와 같은 인사발령이 있었다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가 C에서 수행하였다는 기도 사역의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도 제출되어 있지 않고, 원고가 기도 외에 달리 참가인 산하 C의 행정업무나 구체적인 사무를 처리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C 담당목사였던 E은 원고가 C과 관련된 업무는 전혀 하지 않았고, 담당목사인 자신이 직접 직원과 성도들을 관리하였으며, 원고는 임의로 기도실에 출입하면서 사역에 대한 사례비를 요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바 없고, 참가인이 원고를 위하여 4대 보험에 가입하지도 않았으며, 지급된 사례비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지도 않았다.

라)

참가인이 원고에게 사례비를 지급하여 온 것은 사실이나, 이는 원고의 요구에 따른 것이고, 사전에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사례비 액수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진 바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참가인에게 일방적으로 사례비 인상을 요구하면서 참가인과 갈등을 겪다가 마침내 2016. 9. 11. 자신이 보직 없이 임의로 기도 사역을 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에서 이 사건 각서를 작성하고 참가인으로부터 추가금을 지급받으면서 사례비 문제를 정리하였다. 사례비가 지급된 경위가 이와 같다면 이를 참가인이 사용자의 입장에서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한 급여로 보기는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이 일방적으로 이 사건 각서의 문안을 작성해 온 뒤 정산금액만 읽어 준 다음 서명을 요구하여 내용을 제대로 모른 채 이 사건 각서에 서명한 것으로서 며칠 후 이 사건 각서에 '보직명령 없이 임의로 근무하고 사례비를 요구하였다'는 등의 허위 내용이 있음을 확인하고 참가인의 당회장인 F 목사에게 항의하여 그로부터 그 취소를 약속받았으니 이 사건 각서의 내용을 전제로 원고가 근로자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원고의 위 주장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마)

기도 사역은 지극히 종교적인 행위에 해당하여 이를 근로자의 지위에서 수행한 것인지 성도로서 자발적으로 수행한 것인지 여부를 구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나아가 종교단체인 참가인의 입장에서는 장기간 참가인을 위해 봉사하는 성도들에게 감사의 표시나 생활보조의 의미로 사례비를 지급할 여지도 충분히 있는 것이어서, 원고에게 이 사건 각서가 작성된 이후 이 사건 해고통보 시까지 정기적으로 금원이 지급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앞서 본 이 사건 각서의 내용 등을 뒤집어 원고가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바)

원고가 달리 근무일지를 작성하였다거나, 참가인으로부터 개별적·구체적 업무에 관하여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등의 사정도 찾아볼 수 없다. 참가인이 원고의 출근 여부나 업무 내용에 대하여 관여한 바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사)

이 사건 해임통보는 참가인이 원고와의 사례비 분쟁 등의 문제를 겪으면서 더 이상 원고와의 관계를 불분명한 상태로 남겨두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3)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그와 같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방진형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