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B기관은 B기관법<1>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준시장형 공기업이다. 원고는 2014. 3. 3. B기관의 기관장으로 임명(임기 2014. 3. 3. ~ 2017. 3. 2.)되었다.
2017. 2. 7. 언론에서 B기관의 원장인 원고가 그 소속 여직원에게 성희롱을 하였다고 보도하자, 국토교통부장관은 원고와 B기관 직원들을 상대로 사실조사를 실시하여, ① 원고가 2016. 11. 3. C총회(C)를 마치고 대구 수성구 소재 한 식당에서 소속 여직원에게 '양놈들은 너 같은 타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넌 피부가 뽀얗고 날씬해서 중국 부자가 좋아할 스타일'이라는 발언을 하고, ② 2016. 7. 서울사무소 직원들과 간식을 먹는 자리에서 '아프리카에서는 전쟁에서 지면 예쁜 여자는 지주의 성노예가 되고 못 생긴 여자들은 병사들의 성노예가 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을 확인하였다.
국토교통부장관은 성희롱 문제로 원고가 B기관장의 정상적인 기관장으로서의 직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된다는 이유로 2017. 2. 22. 공공기관운영법 제35조 제3항에 따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원회'라 한다)에 원고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상정하였다.
운영위원회는 2017. 2. 24. 개최된 1차 회의에서 해임건의안에 대한 의결을 보류하였고(이하 '1차 운영위원회'라 한다), 국토교통부장관의 안건 상정 재요청으로 2017. 2. 27. 다시 개최된 2차 회의에서 아래와 같은 해임건의안을 심의·의결하였다(이하 '2차 운영위원회'라 한다).
국토교통부장관은 피고에게 원고의 해임을 건의하였고, 피고의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2017. 2. 28. 원고를 공공기관운영법 제35조 제3항에 따라 2017. 3. 1.자로 B기관장에서 해임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4, 5,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절차적 위법
1차 운영위원회는 대다수 위원들이 원고에 대한 해임건의를 의결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 원고에게 자진사퇴를 권고하기로 하고 해임건의안에 대한 의결을 보류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1차 운영위원회가 개최된 당일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그런데 불과 3일 후 원고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재상정되어 2차 운영위원회가 개최되었고, 2차 운영위원회에서는 1차 운영위원회에 상정된 해임건의안과 달리 관련법령 및 해임사유가 변경·강화되었음에도 원고에게 사전통지나 의견 진술기회를 주지 않아 원고가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었는바, 이 사건 처분에는 절차적 하자가 있다.
법률상 근거 부존재
공공기관운영법 제35조 제3항에 따르면 주무기관의 장은 기관장이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의무와 책임 및 제32조에 따른 직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게을리 한 경우 기관장을 해임하거나 임명권자에게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토교통부장관이 원고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상정하면서 원고에 대한 해임사유로 제시하고 있는 '여직원 성희롱 문제'는 공공기관운영법 제32조 제1항 및 제3항에서 열거하고 있는 해임의 근거 사유에 전혀 해당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근거 법령이 존재하지 않는 위법이 있다 .
실체적 사유 부존재
원고의 발언이 행하여진 장소 및 상황, 당시 상대방의 반응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발언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이라 한다) 제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아 이 사건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
재량권일탈·남용
원고의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발언 정도가 경미한 수준인 점, 피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이 원고에 대한 징계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원고가 30년 동안 행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모범적인 공직생활을 해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처분에는 징계권 행사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원고의 법적 지위
공공기관의 대국민 서비스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공공기관운영법은, 기관장에게 '임기 중 공기업의 경영성과에 대한 책임'(제32조 제1항)과 '상법 제382조의3(이사의 충실의무), 제382조의 24(이사의 비밀유지의무) 등을 준용하여 상법상 이사에 준하는 책임'을 인정하면서(제35조 제1항), '이사회는 기관장이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직무를 게을리하는 등 기관장으로서의 직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주무기관의 장에게 그 기관장을 해임하거나 해임을 건의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제22조 제1항), '주무기관의 장은 기관장이 제35조 제1항에 따른 의무와 책임 및 제32조에 따른 직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게을리하는 경우 기관장을 해임하거나 그 임명권자에게 해임을 건의·요구할 수 있다'(제35조 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공공기관운영법 제31조에 따라 원고와 국토교통부장관 사이에 체결된 원장 경영성과 협약서에서는, '원장은 B기관의 경영목표와 성과목표 달성, 부채관리 및 방만경영 등의 예방와 개선을 위해 노력하여야 하며 그 성과에 대해 평가를 받고 책임을 지고, 임원 직무청렴계약 운영규정에 따른 직무청렴의무를 준수하여야 하며(제4조), 원장이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직무를 게을리 하는 등 원장으로서의 직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주무기관의 장에게 해임을 요청할 수 있다'(제16조 제1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관련 규정에 따르면, 원고에게 공공기관운영법, 원장 경영성과 협약에서 정한 해임사유가 있어, 주무기관의 장인 국토교통부장관이 이사회의 요청에 따라서, 또는 직권으로 피고에게 해임을 요청하는 경우, 피고는 그에 따라 원고를 해임할 수 있다.
절차적 위법 여부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제4항, 제22조 제1항 내지 제4항에 의하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하고자 하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다른 법령 등에서 필요적으로 청문을 실시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되,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는 처분의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서 당사자에게 위와 같은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다면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으나(대법원 2000. 11. 14. 선고 99두5870 판결 등 참조), 당해 행정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사전통지나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두3337 판결,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두14999 판결 등 참조).
을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1차 및 2차 운영위원회에 상정된 각 해임건의안의 "제안이유", "심의·의결의 내용", "사건 배경", "조사결과 사실 확인 내용"이 모두 동일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만 위 증거들에 의하면, 2차 운영위원회에 상정된 해임건의안에는 "관련 법령"에 "B기관법 제18조"가 추가되고 "엄정처리의 필요성" 부분 기재가 다소 변경된 사실을 알 수 있으나, B기관법 제18조는 "B기관에 관하여 이 법과 공공기관운영법에서 규정된 것을 제외하고는 상법 중 주식회사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다만 상법 제292조는 준용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어 원고에 대한 해임처분사유의 법적 근거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이미 해임요청의 근거 법령으로 적시된 상법 규정(제382조의3)의 준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엄정처리의 필요성" 부분 기재 또한 그 사유를 보다 구체화하여 기재한 것에 불과하므로, 2차 운영위원회에 상정된 해임건의안은 1차 운영위원회의 것과 사실상 같다고 볼 것이다.
원고가 1차 운영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여 본인의 의견을 진술하고, 해명자료를 제출한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6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고, 2차 운영위원회가 1차 운영위원회와 동일한 해임건의 안건에 대하여 심의·의결한 것임은 앞서 살핀 바와 같으므로, 2차 운영위원회 심의·의결 당시 원고에게 사전통지나 의견청취가 불필요하였다고 인정되는바, 2차 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 과정에서 원고에게 사전통지를 누락하고 의견진술기회를 부여하지 않아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하였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법률상 근거 부존재 여부
상법 제382조의3(이사의 충실의무)은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법령에 위반한 행위는 이사로서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준수하여야 할 의무를 개별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상법 등의 제 법령 및 규정을 위반한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며, 위와 같은 충실의무를 부담하는 공공기관의 기관장 등이 따라야 할 법령에는 공직자 등의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 규제하는 법령도 당연히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의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을 금지하는 남녀고용평등법, 원장 경영성과 협약서 등을 위반함으로써 상법 제382조의3 충실의무 등을 위반하고, 그 위반의 정도가 해임사유로 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면 공공기관운영법 제35조에 따른 해임사유가 될 수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실체적 사유 존재 여부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20 판결 등 참조).
2016. 11. 3.자 발언에 관하여 본다.
을 제10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 원고는 2016. 11. 2.부터 이틀간 개최된 B기관 주최 C총회를 마친 2016. 11. 3. 위 행사를 위해 노력한 직원들에 대한 위로 차원에서 대구 소재 식당에서 B기관 해외협력단 소속 F을 비롯한 7명의 직원들과 저녁식사를 한 사실, ㉯ 원고는 위 자리에 참석한 직원들을 차례로 지목하며 노고를 위로하고 칭찬을 하던 중 F이 퇴사 및 미국행을 준비하고 있음을 알고 F에게 사직과 미국행을 만류하면서 '양놈들은 너 같은 타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넌 피부가 뽀얗고 몸매도 예뻐서 중국 부자가 좋아할 스타일이다', '얼굴도 하얗고 몸매도 좋은데 일까지 잘하니 사직하지 말고 일하면서 공채준비를 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 ㉰ 위 회식자리에 있던 다른 직원들은 '식사자리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고 원고가 F의 퇴사를 아쉬워하면서 칭찬하는 취지라 다들 웃고 넘기는 분위기였으며 F도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외모 얘기를 여러 번 언급하여 당황스럽거나 불편한 부분이 있었고, 발언 의도를 떠나 당사자인 F은 불쾌할 수 있겠다 싶었다'는 취지의 진술서들을 작성한 사실, ㉱ F은 '너무 모욕적이었고 화가 났으며, B기관 감사실장이 원고에게 주의를 주겠다고 말했으나 B기관과의 관계가 나쁘게 될까 두려워 말하지 말고 내부적으로만 알았으면 좋겠다고 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가 F에게 한 위와 같은 발언은 상급자인 원고가 그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성적 언동 등으로 하급자인 F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서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
2016. 7.경 발언에 관하여 본다. 원고가 2016. 7.경 B기관 해외협력단 서울사무소 소속 직원들과 간식 자리에서 '아프리카에서는 예쁜 여자들은 지주의 성노예가 되고, 못 생긴 여자들은 병사들의 성노예가 되었다'라는 내용의 발언을 한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1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갑 제7호증의2의 기재에 의하면 2차 운영위원회에서 의결된 해임건의안에 '국토교통부감사실에서 위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성희롱으로 보기 곤란하다고 판단하였다'고 기재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특정 사유가 징계사유의 대상이 되었는지 여부가 불명확한 경우 징계대상자에게 유리하게 보아야 할 것이라는 점에서, 위 발언 부분은 해임건의안의 해임사유에서 제외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이에 따라 원고도 1차 운영위원회에 서면의견서를 제출하면서, 위 발언에 대한 언급 없이 2016. 11. 3.자 발언에 대해서만 자신의 입장을 소명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을 제6호증)].
설령 위 발언을 이 사건 처분사유에 포함된 것으로 보더라도, 을 제1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당시 위 자리에 있었던 G는 '원고가 본인의 이름과 유사한 고대 국가, 역사 이야기를 하다가 전쟁에서 승리하면 포로로 패전국 국민을 데려오는 데 예쁜 여자는 제일 윗사람이 포로로 데려가고 그 다음 예쁜 여자는 그 다음 높은 사람이 데려가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였다. 그 당시에는 당황스러웠으나 기억에 담아두지는 않았다'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고, E는 '역사적 사례를 말하면서 노예제도를 말하였는데, 좀 놀라워서 여직원들끼리 눈을 둥그렇게 뜨며 서로 쳐다봤지만 같이 있던 남자직원들은 전혀 놀라는 기색이 없어 한국 남성들의 보편적인 성평등 의식 수준이 낮다고 생각하였다'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위 발언은 상당히 부적절하고 듣는 이로 하여금 불쾌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이기는 하지만, 그 발언이 이루어진 상황과 경위, 내용 등에 비추어,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발언은 직장 내 성희롱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위 다)항 기재 처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하고, 나)항 기재 처분사유는 인정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46 판결 등 참조). 한편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징계사유만으로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않고(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1두471 판결 등 참조), 이때 징계사유가 인정되는 피징계자에 대하여 어떠한 징계처분을 할 것인가를 판단함에 있어 징계권자는 징계사유의 내용과 성질은 물론이고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외에 과거의 전력, 징계사유로 삼지는 않았지만 징계사유 발생 이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및 징계시효가 지난 비위행위 등도 징계종류의 선택의 자료로 참작할 수 있다(대법원 2010. 12. 9. 선고 2010두12514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입각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B기관의 원장으로 재임하면서 여러 부문에서 기여하고 노력하였던 점, 이 사건 처분으로 일정기간 공기업 임원 취업이 제한되는 등 원고에게 미치는 불이익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임면권자인 피고에게 맡겨진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고,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직장 내 성희롱을 방지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공공기업의 기관장 지위에 있는 사람이 오히려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성희롱을 하였다면 피해자로서는 성희롱을 거부하거나 외부에 알릴 경우 자신에게 가해질 명시적·묵시적 고용상의 불이익을 두려워하여 성희롱을 감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들의 성희롱은 더욱 엄격하게 취급되어야 한다.
원고는 공공기관을 책임지고 있는 기관장으로서 솔선하여 성희롱을 하지 말아야 함은 물론, 해당 기관 내에 일하는 근로자 상호간의 성희롱 행위도 방지하여야 하는 지위에 있음에도 오히려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소속 여직원을 상대로 성적인 언동을 하였고, 그 발언 내용에 비추어 그 수위가 결코 가볍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처분사유로 인정되는 성희롱 발언 횟수가 1회에 그치고 원고의 주관적인 의도가 소속 직원의 퇴사를 만류하거나 칭찬한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직장 내 성희롱이 사회문제화된 후 1999. 2. 8. 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에서 성희롱 행위를 금지하고 성희롱 예방교육,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을 규정하게 된 이상, 그 이후에 발생한 성희롱은 그동안의 왜곡된 사회적 인습이나 직장문화 등에 의하여 형성된 평소의 생활태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특별한 문제의식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는 이유로 그 행위의 정도를 가볍게 평가할 수도 없다.
공공기관 기관장의 임기를 법정하여 보장하고 해임사유 및 해임권자 등에 관하여 법률에서 특별히 규정함으로써 공공기관의 자율경영 및 책임경영을 도모하려는 공공기관운영법의 취지상 그 해임 사유를 쉽사리 넓게 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할 것이나, 한편 공공기관운영법에서 공공기관 기관장의 책임과 관련하여 상법상 주식회사 임원에 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기관장의 법령 위반행위에 대하여 해임 처분밖에 규정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관계 법령에 따른 신분보장과 여러 단계의 징계 처분이 가능한 일반 공무원의 해임사유와 공공기관 기관장의 해임사유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원고의 경우 언론보도로 처음 문제가 제기되면서 대외적인 기관 이미지 실추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여겨지고, 공공기관장의 성희롱 발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통한 공직기강 확립 및 국민에 대한 책임성 확보의 필요성을 고려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비록 언론에 보도된 세 가지 발언 중 두 가지 발언 사실만 확인되었고, 그중에서도 한 가지 발언만이 규범적으로 직장 내 성희롱으로 평가되기는 하나, 성희롱으로 인정되지 아니한 나머지 발언 자체도 적절하지 아니하였음은 부인할 수 없고, 원고가 대외적으로 기관을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경영활동을 총괄·관리하여야 할 최고책임자인 기관장이라는 점을 앞서 살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기관장으로서의 업무를 계속 수행하기 부적절하다는 임면권자의 판단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여성가족부가 마련한 성관련 위반행위자 징계규칙에서는 성희롱·성매매의 경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 해임,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해임-강등으로 징계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비하여 보면 원고가 기관장으로서의 지위에서 소속 여직원을 상대로 외모에 대한 성적인 비유·평가를 포함하는 발언을 공공연하게 여러 차례 언급하였다는 점에서,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양준(재판장) 김선아 최선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