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2. 28. 선고 2017구합64064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6조, 2015년도 공공기관 지정 고시(2015. 1. 30. 기획재정부고시 제2015-3호, 이하 '공공기관 지정 고시'라 한다)에 의해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된 재단법인으로서 상시근로자 약 100명을 고용하여 D 발전을 위한 종합적인 조사와 연구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참가인은 1994. 3. 10. 원고와 근로계약기간을 '1994. 3. 10.부터 1995. 3. 9.까지로 정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이후 참가인과 원고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다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바, 각 기간제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계약기간과 원고의 직위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1>

<2>

나.

원고는 I부터 J까지 참가인의 K직을 맡아 참가인의 사무실 이전에 따른 인테리어 공사 시공업체 선정 등의 업무를 총괄하였다.

다.

원고는 시공업자로부터 참가인의 사무실 이전에 따른 인테리어 공사 시공업체 선정과 관련하여 합계 30,000,000원(= 2012. 6. 22. 10,000,000원 + 2012. 7. 4. 13,000,000원 + 2012. 8. 24. 7,000,000원)을 교부받았다(이하 '이 사건 비위행위'라 한다).

라.

국무조정실 산하 부패척결추진단은 2015. 12.경 참가인에 대한 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비위행위의 정황을 포착하였다. 참가인의 업무를 관장하는 행정기관인 L기관은 2016. 2. 2. 참가인에 원고에 대한 고발과 문책 등의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였다.

마.

참가인은 2016. 3. 28.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원고를 고발하였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는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원고를 배임수재죄로 기소하며 약식명령을 청구하였고, 위 법원은 2016. 9. 1. 원고에게 벌금 1,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하였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6고약11869),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위 법원은 2017. 9. 22. 원고에게 벌금 10,000,000원을 선고하였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6고정2250), 원고는 항소하였고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7노2104).

바.

2016. 9. 7. 개최된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원고가 이 사건 비위행위로 약식명령

을 받아 참가인의 위신을 크게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2016. 9. 23.작로 원고를 면직한다고 의결하였고, 참가인은 2016. 9. 9.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면직'이라 한다).

사.

참가인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2조에 따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이하 'ALIO'라 한다)을 통해 이 사건 면직 내용을 공시하였다.

아.

원고는 이 사건 면직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6. 10. 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2. 13.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서울지방노동위원회 M).

자.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7. 1. 2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17. 3. 29. 징계사유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노동위원회 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내지 3, 5, 7호증, 을나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가.

징계사유 부존재

징계는 징계대상자의 행위에 대하여 이루어져야 하는바, 법원의 약식명령은 징계대상자인 원고의 행위가 아니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이 사건 비위행위 당시 시행되고 있던 참가인의 구 인사규정(2015. 8. 1.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인사규정'이라 한다) 제40조는 "징계의결의 요구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이를 행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2년의 징계시효가 경과하였으므로 이 사건 비위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도 없다.

나.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원고가 참가인에서 20년 이상 성실히 근무해 온 점, 대통령 표창 등 다수의 표창과 공로패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면직은 징계양정이 과다하여 징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3.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가.

근로관계 종료로 인한 구제이익 소멸

직권으로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를 살펴본다.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된다. 따라서 근로자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으로 근로관계가 종료하였다면 근로자로서는 해고기간 중의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한 필요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임금청구소송 등 민사소송절차를 통하여 해결될 수 있어 더 이상 구제절차를 유지할 필요가 없게 되었으므로 구제이익은 소멸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8두22136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두403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참가인이 2013. 12. 31. 원고와 근로계약기간을 '2014. 1. 1.부터 2016. 12. 31.까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인 2017. 3. 29. 에는 참가인과 원고의 근로관계가 근로계약 기간 만료로 종료되어 구제이익이 소멸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나.

구제이익과 관련한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에 대하여 원고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3> 제1항 본문에 따라 기간제 근로계약기간은 2년을 초과할 수 없음에도 참가인이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였으므로 제2항에 따라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는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 "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존재한다면 참가인이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더라도 원고가 기간이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지위를 가지게 된다고 볼 수 없다.

기간제법 제4조 1항 단서 제6호의 위임을 받은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8호 (마)목, (사)목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의 부설 연구기관이나 민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설립된 법인인 연구기관에서 연구업무에 직접 종사하는 경우 또는 연구업무에 직접 관여하여 지원하는 업무에 종사하는 경우'를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제6조, 공공기관 지정 고시에 의해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된 공공기관4)일 뿐만 아니라 민법에 의해 설립된 재단법인으로서 연구를 목적으로 설립된 기관이고, 원고는 G이나 E으로서 참가인의 연구업무에 직접 종사하거나 연구업무에 직접 관여하여 지원하는 업무에 종사하였으므로, 참가인은 기간제법 제4조 1항 단서 제6호,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8호 (마)목, (사)목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참가인이 2년을 초과하여 원고를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기간이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지위를 가지게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또한 원고는, 참가인과 원고가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그 기간의 정함은 형식에 불과하였고, 원고가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참가인의 부당한 근로계약 갱신 거절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때에도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된다면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고,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다. 또한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에도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

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때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0두24128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원고의 주장과 같이 참가인과 원고의 근로계약기간 약정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원고가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앞서 본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참가인의 K으로서 참가인의 사무실 이전에 따른 인테리어 공사 시공업체 선정 등의 업무를 총괄하였으므로 그 누구보다 위 업무를 공정하게 처리할 직무상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음에도 시공업자로부터 무려 합계 30,000,000원을 교부받는 배임수재 범행을 저지른 점, ② 위 범죄행위로 인해 참가인의 내부기강이 크게 훼손되었고 원고와 참가인의 신뢰관계가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훼손된 점, ③ 이 사건 면직의 내용이 ALIO를 통해 공시됨으로써 참가인의 명예와 위신이 크게 실추된 점, ④ 원고는 결재를 받지 않고 비용을 부당지출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2012. 11. 29.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받았고, 인테리어 공사 부적정과 복지용 회원권 구입의 부적정을 이유로 2014. 11. 11. 정직 5월의 징계처분을 받았으며, 미신고 외부연구활동과 용역비 착복으로 2016. 3. 24. 견책의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

고 봄이 타당하므로,<5> 참가인의 근로계약 갱신 거절은 유효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

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참가인이 이미 징계시효가 경과된 이 사건 비위행위를 이유로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징계시효 조항은 근로자에 대한 징계사유가 발생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자를 징계할 수 있었음에도 그 행사 여부를 확정하지 아니함으로써 근로자로 하여금 상당 기간 불안정한 지위에 있게 하는 것을 방지하고, 아울러 사용자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징계권 행사를 게을리하여 근로자로서도 이제는 사용자가 징계권을 행사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된 상태에서 사용자가 새삼스럽게 징계권을 행사하는 것이 신의칙에도 반함을 고려하여 사용자의 징계권 행사에 제한을 가하려는 취지에서 규정된 조항이지(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8두2484 판결 등 참조), 사용자의 근로계약 갱신권에 제한을 가하려는 취지에서 규정된 조항이 아니다.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무태도와 성과 및 징계내역 등 근로계약기간 내에 있었던 근로자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모든 사정들을 고려하여 근로자와의 근로계약 갱신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므로, 이미 징계시효가 경과된 사유 역시 근로계약 갱신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 고려되어야 할 사정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3)

원고는, 2016년경 참가인과 임금피크제를 적용받기로 합의하였으므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와 참가인이 위와 같은 합의를 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위와 같은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가정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와 참가인이 기존의 계약을 폐기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새롭게 체결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이유 없다.

4)

원고는,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의미에서 이 사건 면직의 위법성을 다툴 소의 이익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상 구제신청은 해고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의 이익을 가지고 있는 자가 제기할 수 있는 것이므로, 법률상의 이익이 아닌 단순한 사실상의 이익만을 가지고 있는 자는 구제신청을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주장 자체로 이유 없다.<6>

다.

소결론

이 사건 재심판정 당시인 2017. 3. 29. 참가인과 원고의 근로관계가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되어 구제이익이 소멸하였으므로,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중앙노동위원회가 원고에게 구제이익이 있다는 잘못된 전제하에 본안에 들어가 기각결정을 한 것은 부적절하기는 하다. 그러나 원고의 구제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각결정과 각하결정에 차이가 없으므로, 원고에게 자신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임재남 이슬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