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2003. 7. 1.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약 30명을 사용하여 정보통신기기설계 및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16. 9. 20.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6. 11. 4.까지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하였다며 2016. 12. 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6부해2519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2. 6.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참가인의 2016. 11. 4.자 해고로 종료된 것이고,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부당한 해고이다'라는 이유를 들어 2016. 11. 4.자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함과 아울러 참가인으로 하여금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원고에게 원직복직에 갈음하여 금전보상금 12,750,000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7. 3. 2. 중앙노동위원회에 2017부해208호로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위 위원회는 2017. 4. 27. '원고와 참가인 사이 근로관계는 원고의 자진퇴직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다'라는 이유를 들어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3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C는 참가인 대표이사의 여동생으로 회사 운영에 실질적인 영향력이 있는 사람인데, 2016. 11. 4. 회의실에서 원고에게 '앞으로는 같이 일하기 힘들겠습니다'라며 일방적인 고지를 하였고, 이에 원고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항의하자 '한 번 결정된 일은 번복되지 않습니다'라고 하며 회의실을 나가버렸는바, 이는 참가인의 일방적인 해고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여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
C는 인사업무 담당자로서 원고에게 중간평가 결과가 좋지 않다는 점을 알려주고, 평가가 앞으로도 좋지 않으면 향후 계속 근무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을 뿐이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던 원고가 자신은 성실하게 근무하였고 평가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고 화를 내면서 '기분 나빠서 그만 두겠다'며 일방적으로 회의실을 나갔고, 곧바로 자신의 소지품을 정리하여 회사를 떠났으며, 그 후로는 출근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자발적인 사직의사에 따라 종료된 것이고,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인정사실
원고의 입사 및 수습기간 중간평가
D는 참가인 대표이사와 기술연구소장을 겸임하고 있고, E은 사장과 영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F는 기술연구소 부소장으로 연구소 전체를 관리·운영하고 있고, G는 기술연구소의 기술고문이다. 경영지원본부 경영지원팀 부장인 C는 대표이사의 여동생으로 참가인의 인사업무, 관리 및 영업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2016. 9. 20. 참가인에 입사하여, 참가인 기술연구소 하드웨어 팀의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근무개시일로부터 3개월간(2016. 9. 20. ~ 2016. 12. 19.)을 수습기간으로 정하고, 참가인은 수습기간 중 원고에게 임금의 80%를 지급하며, 원고가 수습기간 종료 후 정식 근로자로서 적절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 경우에는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의 모든 수습 직원에 대하여 수습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원고와 같은 수석연구원의 경우에는 부장급으로 부서장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위치이고 급여, 업무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수습평가가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평가자가 평가서를 작성하여 관리팀(경영지원팀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하 같다)에 전달하면, 관리팀에서 면담 후 평가결과를 대상자에게 전달한다. 원고 이전에는 H 수석연구원, I 수석연구원에 대하여 수습평가가 이루어진 바 있는데, H 수석연구원은 수습평가결과가 좋지 못하여 수습기간이 끝나고 권고사직하였다.
기술고문 G는 2016. 10. 21., 기술연구소 부소장 F는 2016. 10. 22. 각각 원고에 대한 인사평가표(평가기간 : 2016. 9. 20. ~ 2016. 10. 20.)를 작성하였는데,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전후의 정황
경영지원팀 부장 C는 2016. 11. 4. 17:50경 원고를 회의실로 불러 면담하였고, 면담이 끝난 후 J 주임에게 원고의 업무를 인수인계 받도록 지시하였으며, 당일 저녁 F 부소장에게 상황을 보고하였다.
원고는 2016. 11. 4. 18:50경 자신의 소지품을 챙겨서 회사를 나왔고, 그 후로는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6. 11. 5. 동료 직원인 K에게 연락하여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회사 측에서 더 이상 함께하기 힘들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였고, K은 '남은 월급이나 금전적인 부분에서 받을 수 있는 부분은 확실하게 챙겨서 받았으면 좋겠다'며 원고를 위로하였다.
원고는 2016. 11. 5. 사장 E에게 연락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통화를 하였다.
E은 원고와 통화를 마친 후, C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어보았다. C는 E에게 '해고를 통보한 것이 아니라 수습기간 3개월 중에 중간평가를 했는데 중간평가결과를 가지고 면담을 하던 과정에서 본인이 그러면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면담장소를 이탈했다'고 답하였다.
참가인은 2016. 12. 5. 원고에 대한 4대 보험 자격상실신고를 하면서, 자격상실일을 2016. 11. 4., 상세상실사유를 '수습기간 중 자체 업무 평가 미달로 인한 권고사직'으로 각 기재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바 없고, 참가인도 원고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한 적이 없다.
참가인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호증, 을가 제3, 5, 7호증의 각 기재, 증인 K, C, F, E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해고사실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먼저,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참가인의 해고로 인하여 종료된 것인지, 원고의 사직으로 인하여 종료된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C의 면담은 원고의 입사 후 2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루어졌고, 달리 원고가 면담이전에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하였다는 등의 사정은 보이지 않는 점, ② 원고가 다음날 K이나 E 등에게 연락하여 참가인으로부터 부당한 해고를 당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였던 점, ③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4대 보험 자격상실신고를 하면서 '자진사퇴'가 아닌 '권고사직'을 상실사유로 기재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킨 것이 아닌지 의문이 제기될 수는 있어 보인다. 그러나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 ① 내지 ③과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원고의 사직의사를 참가인이 수리함으로써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판단된다.
C가 2016. 11. 4. 면담을 하면서 원고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말을 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증인 C의 증언과 원고의 주장 외에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는 없다. 증인 C는 '위 면담이 원고에게 중간평가 결과를 통보하기 위한 자리였고, 원고에게 중간평가 결과가 좋지 않고, 평가 결과가 계속 좋지 않으면 계속 근무하기 힘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는데, 원고가 그와 같은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기분이 나빠서 더 이상 근무할 수 없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는바, 원고의 입사일로부터 1개월 정도 경과한 2016. 10. 20.경 실제로 원고에 대한 중간평가가 이루어졌고, 평가결과가 경영관리팀에 전달되었으며, 중간평가 대상자와 면담하여 평가결과를 통보하는 것은 원래 경영관리팀이 담당하는 업무인 점에 비추어 보면, 위 면담이 원고에게 중간평가 결과를 통보하기 위한 자리였다는 증인 C의 증언에는 신빙성이 있다.
참가인의 취업규칙은 사원에 대한 징계는 징계규정이 정한 바에 따라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대표이사가 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앞에서 본 C의 참가인 내 지위에 증인 K, C, F, E의 각 증언을 더하여 보면, 최종적으로 직원을 해고할 것인지 여부는 대표이사가 결정하는 것이고, 직원에 대한 해고가 결정된 후에 C가 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C에게 단독으로 직원에 대한 해고를 결정할 권한이 있는 것은 아니며, 사장 E은 인사에 대한 결재권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E이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해고가 결정되어 통보되는 경우는 상정하기 어렵다. 그런데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개최되었다는 사정을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사장 E은 원고의 전화를 받을 때까지도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2016. 11. 4. 이루어진 면담 이전에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해고를 결정하였고 C가 이를 통보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C가 대표이사의 여동생으로 실질적인 인사권을 갖고 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원고의 주장 외에는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증인 K, F, E은 C에게 직원을 해고할 권한은 없었다고 증언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이유 없다.
그 밖에도 원고의 수습기간 만료일은 2016. 12. 19.이기 때문에 참가인 입장에서는 약 45일 정도 후에는 별다른 문제없이 수습기간 만료를 이유로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던 점, 따라서 참가인에게는 절차적 위법을 자행하면서까지 원고를 서둘러 해고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없는 점, 만약 C가 참가인의 해고의사를 원고에게 통보한 것뿐이었다면 면담 후 굳이 F에게 별도로 연락하여 상황을 보고할 필요도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2016. 11. 4. 이후로는 출근을 하지 않았고, K, E에게 전화한 것 외에 달리 참가인에 대하여 문제제기를 한 바도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였다는 원고의 주장보다는 수습평가결과가 좋지 않다는 통보를 받은 원고가 갑자기 사직의사를 통보하였고 참가인이 이를 수리한 것이라는 참가인의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
소결론
결국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가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고 피고가 이를 수리함으로써 종료되었다 할 것이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방진형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