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6. 21. 선고 2017구합79363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7. 8. 22. 원고와 주식회사 D, 피고 보조참가인들 사이의 E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와 내용

가.

원고는 피고 보조참가인 주식회사 C(‘F 주식회사’이었다가 ‘주식회사 C’로 명칭변경, 이하 ‘참가인 C’)와 2016. 9. 8.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2016. 9. 8.부터 서울 송파구 G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에서 관리소장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피고 보조참가인 G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이하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이 사건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을 대표하여 공동주택 관리를 위하여 구성된 단체이다. 참가인 C는 상시 근로자 100여 명을 고용하여 아파트 및 건물 시설 유지‧관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2014. 12.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와 공동주택 위․수탁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제1관리계약’)을 체결하였다(계약기간 2014. 12. 16.~2016. 12. 15.). 주식회사 D(이하 ‘D’)는 상시 근로자 350여 명을 고용하여 주택, 건물 관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2017. 1.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와 공동주택 위․수탁관리계약(이하 ‘이 사건 제2 관리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위와 같이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체가 참가인 C에서 D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 역시 교체되었고, 원고는 2017. 2. 1. 이후 더 이상 관리소장으로 근무할 수 없게 되었다.

다.

원고는 2017. 3. 17. ‘D 및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가 2017. 1. 31. 원고를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한 후, 2017. 4. 28. ‘참가인 C도 2017. 1. 31.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는 취지에서 참가인 C를 피신청인으로 추가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5. 12. ‘D 및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원고의 사용자라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D 및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에 대한 구제신청은 당사자적격이 없어 각하하고, 원고와 참가인 C 사이의 근로계약은 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으므로 원고의 참가인 C에 대한 구제신청은 기각한다.’고 판정하였다.

라.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7. 6. 2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와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 사이에는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어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원고의 실질적 사용자이다. 따라서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의 원고에 대한 고용승계 거부는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해고절차를 거친 것이 아니므로 위 해고는 부당하다.

2)

설령 참가인 C가 원고의 사용자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참가인 C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하고, 근로계약상 참가인 C와 수요기관의 용역계약이 만료하는 경우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종료된다는 부분은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인 이상, 참가인 C의 원고에 대한 고용승계 거부는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참가인 C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해고절차를 거친 것이 아니므로 위 해고는 부당하다.

3)

설령 D가 원고의 사용자라고 하더라도, D가 별다른 조치 없이 원고에 대한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은 부당한 해고로 볼 수 있다.

4)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참가인 C가 다음의 각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와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한 아파트에서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가)

원고는 2013. 1. 1.부터 2014. 7. 1.까지 서울 관악구 H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 등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15. 4. 23. 이후 고양시 덕양구 I아파트(이하 ‘I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 및 성남시 분당구 J아파트(이하 ‘J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였다.

2)

원고는 I아파트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참가인 C 소속으로, J아파트에서 근무할 당시에는 J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소속으로 각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취득하였다.

3)

이 사건 제1 관리계약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4)

참가인 C는 2016. 9. 1.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으로 다른 사람과 함께 원고를 복수 추천하였다.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인사위원회(동 대표 6명 참석)를 열어 관리사무소장 후보자를 면접한 후 원고를 관리사무소장으로 결정하였다. 또한, 원고는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 소속으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취득하였다.

5)

원고와 참가인 C 사이에 2016. 9. 8.자로 작성된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6)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원고의 임금을 직접 지급하였고, 이 사건 아파트 관리비 통장에는 원고의 도장과 함께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도장이 함께 날인되어 있어 관리비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도장이 모두 필요하였다.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이 사건 제1 관리계약에 따른 위탁관리의 대가로 참가인 C에게 매월 약 20만 원의 위탁관리수수료를 지급하였다(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참가인 C에게 2017. 1.분까지의 위탁관리수수료를 지급하였다).

7)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2016. 12. 23. 참가인 C 이외의 새로운 위관리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주택관리업자 선정공고를 하였다.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2017. 1. 4. D를 신규 관리업체로 선정하고, 2017. 1. 9. 이 사건 제2 관리계약의 계약서 초안을 작성하였다.

8)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가 2017. 1. 10. 각 동 대표에게 송부한 위 계약서 초안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9)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2017. 1. 12. 위 계약서 초안 제12조 제1항 단서(“다만, 입주자 등이 관리 상태를 1년 후 중간 평가하여, 과반수가 교체 요구 시는 계약기간을 변경할 수 있다.”)를 삭제하고 제12조 제2항에 “관리사무소장은 제외”라는 내용을 추가하여, D와 이 사건 제2 관리계약을 체결하였다.

10)

D의 관리자는 2017. 1. 25. 원고에게 업무를 인계하라는 통보를 하였고, 원고는 2017. 1. 31.까지만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 입주자 대표회의나 참가인 C는 원고가 관리사무소장직을 그만두는 과정에서 인사발령 등에 관한 서면 통지 절차를 취하지 않았다.

11)

원고를 제외한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나머지 직원들은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체가 D로 변경된 이후에도 위 관리사무소에서 계속 근무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가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가 원고의 실질적 사용자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한 아파트 관리업자가 관리사무소에서 근무하게 된 관리소장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면 그 관리소장은 아파트 관리업자의 피용인이라고 할 것이므로, 아파트 관리업자와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였을 뿐인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관리소장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가 있는 사용자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그 관리소장이 아파트 관리업자를 상대방으로 하여 체결한 근로계약이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고, 관리소장이 사실상 입주자대표회의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그에게 근로를 제공하며, 입주자대표회의는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하는 사정 등이 존재하여 관리소장과 입주자대표회의와 사이에 적어도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1999. 7. 12.자 99마628 결정 참조).

2)

판단

가)

①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 심문회의에 출석하여 ‘I아파트에서 근무할 때는 참가인 C 소속이었고, C의 인사명령으로 J아파트로 전배를 갔다.’고 진술한 사실, ② 이 사건 제1 관리계약서의 제3조 제1항은 ‘참가인 C가 이 사건 아파트에 배치하는 관리사무소장은 참가인 C의 대행인으로 본다.’고 규정하는 사실은 인정된다(인정 근거: 앞서 인정한 사실, 갑 제3호증의 기재).

나)

그러나 갑 제2, 3, 5,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와 원고 사이에는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으므로,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원고의 실질적인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되고, 위 가)의 인정사실만으로는 이 판단을 뒤집기 어렵다.

(1)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의 사용자성

①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원고에게 직접 임금을 결정하여 지급하였다. 임금의 지급은 근로관계의 본질적인 요소이고, 이 사건 제1 관리계약 제5조 제4항에서 급여뿐만 아니라 ‘연차수당 및 퇴직금, 각종 보험료 및 교육비, 기타 피복 및 후생복리비용’의 지급의무도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에게 있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의 임금지급을 단지 참가인 C가 맡아야 하는 입금지급 절차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가볍게 평가할 수 없다.

②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참가인 C로부터 관리사무소장 후보를 복수 추천받아 이 사건 아파트의 동 대표들이 참여한 인사위원회의 면접을 거쳐 원고의 채용을 결정하였고,<1> 관리주체가 참가인 C에서 D로 변경될 때에도 이 사건 제2 관리계약의 계약서 제12조 제2항 단서에 “관리사무소장은 제외”라는 내용을 추가하는 등<2>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단순히 관리주체가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할 사람의 채용 과정에 관여한 정도를 넘어 근로관계 설정과 승계 여부에 관한 의사결정을 적극적으로 하였다.

③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고용보험법상 피보험자 원고의 사업주로서 고용보험법상의 법률관계 주체가 되었고, 지방세법상 원고가 근무하는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둔 자로서 법인균등할 주민세를 납부할 의무를 부담하는 등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원고의 사용자임을 공적으로 외부에 표명하였다.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가 이 사건 제1 관리계약에 따라 이러한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위와 같은 사업주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2)

참가인 C와 근로계약의 형식, 명목성

앞에서 인정한 사실에 기초한 아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C와 원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은 형식적이고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①

참가인 C가 원고에게 업무상 지시를 내리고 원고의 근태관리를 하였다거나 원고가 참가인 C에게 업무상 보고를 하였다는 등 참가인 C가 원고를 상당한 정도로 지휘ㆍ감독하였다고 볼 자료가 전혀 없다.

②

참가인 C가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받은 위탁관리수수료는 월 20만 원 남짓한 금원으로서, 아파트 한 단지에 대한 위탁관리수수료라기보다는 원고를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에 소개하는 대가의 성격이 더욱 짙다.

③

참가인 C는 원고와 2015. 4. 23.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 C가 실질적 사용자라면 원고의 근무장소가 이 사건 아파트로 변경된 것에 불과하여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할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2016. 9. 8.자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하였다.

④

참가인 C가 원고의 사용자로서 공적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할 별다른 자료가 없다.

라.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가 원고의 고용을 승계하지 아니한 것이 부당해고인지 여부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이 사건 제2 관리계약을 체결하면서 기존의 관리사무소 직원 중 특별히 관리사무소장인 원고의 고용 승계만을 배제하겠다고 명시하였다.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가 원고의 실질적 사용자임이 인정되는 이상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가 2017. 1. 12.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체를 교체하면서 원고를 고용승계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해고에 해당함에도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원고가 관리사무소장직을 그 만두는 과정에서 서면 통지 절차를 취하지 않았다. 따라서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는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가 원고를 고용승계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는 해고로서 무효이다.

마.

소결론

원고의 실질적 사용자인 참가인 입주자대표회의가 원고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은 것은 부당한 해고로서 무효이고,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유 있다.<3>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홍순욱

판사 김영일 이원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