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7. 2. 14.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보상금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의 배우자인 망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06. 3. 13. 고용노동부 7급 공무원으로 임용되어 2012. 2. 26.까지는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및 그 산하 부산동부지청 등에서 근무하였고, 2012. 2. 27.부터 2016. 2. 14.까지는 울산지청에서 근무하였으며, 2016. 2. 15. D지청으로 전보되어 근로개선지도과 소속 근로감독관으로 근무하였다.
망인의 동료인 E은 2016. 7. 20. 09:20경 망인이 관사 화장실에서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여 신고하였고, 망인은 119구급대에 의해 경상대학교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어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10:25경 사망하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망인에 대한 부검감정서에는 망인의 사인이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비외상성 지주막하 출혈로 판단된다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2016. 12.경 피고에게 유족보상금 지급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17. 2. 14. '망인의 사인인 지주막하 출혈의 의학적 특성으로 보아 이는 망인의 직무 수행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보기는 어렵고, 망인의 업무내역 또한 일상적이고 통상적인 범위를 벗어나는 과도한 업무가 지속적이고도 집중적으로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망인의 사인은 자신의 체질적 소인 또는 지병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여겨지므로 망인의 사망은 공무 및 공무상 과로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유족보상금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2017. 4. 24.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공무원연금급여재심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공무원연금급여재심위원회는 2017. 8. 24. '망인의 사망원인인 뇌동맥류는 과로나 스트레스에 의하여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며 뇌동맥류 파열 또한 과로나 스트레스보다는 급작스러운 혈압의 상승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망인의 사망의 원인이 되는 질병은 망인의 직무 수행에서 비롯된 결과라고는 보기 어렵고, 자신의 체질적 소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여 망인의 사망과 공무와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호증의 1, 갑 제14, 15호증, 갑 제16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망인은 D지청으로 전보되어 근로감독관으로 근무하던 중 과도한 업무, 잦은 초과 근로 및 야간근로, 악성 민원에 따른 극도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하여 뇌동맥류가 파열되면서 지주막하 출혈로 사망하였는바,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공무와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직무상의 피로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이 유발 또는 악화되었다면 공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과 공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와는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망인의 가족관계 및 생활환경
망인의 가족으로는 배우자인 원고와 2명의 딸이 있다. 망인은 D지청으로 전보되기 전까지는 양산시에서 가족들과 함께 거주하였으나, D지청으로 전보된 후 평일에는 D에 있는 관사에 거주하며 출퇴근을 하였고, 금요일 저녁에 양산시로 가서 가족들과 주말을 보낸 뒤 월요일 오전에 출근을 하였다. D지청에서 양산시에 있는 망인의 자택까지는 승용차로 이동하는 경우 약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망인의 담당업무
D지청은 2개시 6개군을 관할하고 있고 다른 지청보다 관할 범위가 넓으며, 최근 F에 공공기관 10개소가 이전되면서 전체적으로 업무량이 증가하였다.
근로감독관집무규정 제2조에 의하면, 근로감독관은 ① 노동관계법령과 그 하위규정의 집행을 위한 사업장 근로감독, 신고사건의 접수 및 처리, 각종 인·허가 및 승인, 취업규칙 등 각종 신고의 접수·심사 및 처리, 과태료 부과 등의 업무, ② 노동관계법령 위반의 죄에 대한 수사 등 사법경찰관의 직무, ③ 노동조합의 설립·운영 등과 관련한 업무, ④ 노사협의회의 설치·운영 등과 관련한 업무, ⑤ 노동동향의 파악, 노사분규 및 집단체불의 예방과 그 수습지도에 관한 업무, ⑥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른 우리 사주조합의 설립·운영 및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설립·운영 등과 관련한 업무, ⑦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건설근로자퇴직공제사업의 운영 등과 관련한 업무, ⑧ 파견근로자의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파견사업의 적정한 운영과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차별시정 등과 관련한 업무, ⑨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급여제도의 설정 및 운영에 관한 업무, ⑩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차별시정 등과 관련한 업무, ⑪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장의2(고용상연령차별금지)의 적용과 위반사항 조치에 관한 업무, ⑫ 임금채권보장법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채권보장에 관한 업무, ⑬ 그 밖에 노동관계법령의 운영과 관련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지시하는 업무 등을 수행한다.
망인은 사무분담에 따라 정보구역인 D시(강북지역)와 G군의 각종 인·허가 등 민원을 처리하고, 순번제로 배당받는 신고사건을 처리하며, 사업장 종합감독계획 관련 업무, 최저임금·연소자 관련 업무를 담당하였다. 그밖에도 망인은 2016년 사업장 근로감독 및 취약분야 수시감독, 기초고용질서 일제점검 및 일경험 수련생 가이드라인 정착 관련 교육, 청소년 근로조건 지킴이, 인턴 가이드라인 정착, 외국인 근로자 고용사업장 지도·점검 등 각종 사업의 계획수립, 추진, 이행실적 보고 업무를 수행하였다.
망인의 동료인 H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는 '망인이 근무한 근로개선지도과는 일용 근로자 등 사회 소외계층을 비롯하여 임금 체불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근로자, 해고를 당하여 직장을 잃은 근로자들이 사업주에 대한 분노를 참지 못하고 찾아오는 곳으로, 신고인들은 자신의 주장이 수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이를 관철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건 해결 시까지 끊임없이 근로감독관에게 항의하고 불만을 표출하며 업무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도 상당하여 대부분 근로개선지도과 근무를 기피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망인의 업무량 및 업무시간
망인이 사망하기 전인 2016. 6. 말을 기준으로 D지청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1,717건으로 전년도 같은 시기에 접수된 1,408건에 비하여 22% 가량 증가하였고, 그 무렵 망인은 D지청 1인당 평균 사건수인 190건보다 많은 288건의 신고사건을 담당하고 있었다.
망인은 소재수사, 체포영장 집행, 근로자파견 점검, 기초고용질서 점검, 사업장 근로감독 등의 업무 수행을 위해 자주 출장을 다녀야만 했다. 망인이 D지청으로 전보된 후의 출장내역은 아래와 같고, 그 중 1/2 이상이 근무지외 출장에 해당하였다.
망인의 업무시간은 09:00부터 18:00까지 주 5일 근무가 원칙이지만, 망인은 실제로는 출근시간보다 일찍 출근하고 자정 무렵이 되어서야 퇴근을 하였다.
망인의 출입문 지문인식 내역, 초과근무 등록현황, 출장내역, 공무상 재해 현장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하여 출근시각과 퇴근시각 사이의 시간에서 휴게시간(야간근로가 없는 날은 1시간, 야간근로가 있는 날은 2시간)을 공제하는 방법으로 사망 전 3개월 동안의 업무시간을 계산한 결과는 별지1 업무시간표 기재와 같다. 위 계산결과에 의하면 망인의 사망 전 1주 동안의 업무시간은 49시간 8분, 사망 전 1개월 동안의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53시간 22분(= 213시간 28분 ÷ 4주), 사망 전 3개월 동안의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약 52시간 8분(= 625시간 43분 ÷ 12주)에 이른다.
민원인 U의 반복되는 폭언, 협박, 모욕과 집요한 통화시도
망인은 2016. 5. 12. U의 진정사건을 배당받게 되었는데, U는 V점에서 해고를 당하였으니 무조건 해고예고수당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주장하며 2016. 5. 12.부터 2016. 5. 19.까지의 기간 동안 5회, 2016. 5. 20.부터 2016. 6. 19.까지의 기간 동안 65회, 2016. 6. 20.부터 2016. 7. 19.까지의 기간 동안 98회에 걸쳐 망인의 사무실, 휴대전화 또는 D지청 고객지원실 등으로 전화를 걸어 망인에게 욕설, 협박, 모욕적인 언사 등을 하였다.
U는 망인이 사망하기 전 1개월 간 근무일과 휴일을 불문하고 약 100여 회 가까이 전화를 시도하였고, 망인에게 욕설이 담긴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는데, U가 2016. 7. 8.부터 2016. 7. 10.까지 망인의 카카오톡 계정으로 보낸 메시지 내용은 별지2 메시지내역 정리표에 기재된 바와 같다.
U는 근무시간은 물론 근무시간 이외의 새벽, 밤, 휴일을 가리지 않고 수시로 전화하여 본인의 주장을 반복하였고, 2~5분 간격으로 전화하거나 전화를 끊지 않고 1시간 이상 같은 말만 반복하는 등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였으며,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망인은 물론 당직자, 고객지원실 상담원, 후임 담당자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 무렵 망인이 U의 민원에 대응하는 것을 지켜본 동료들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망인의 사망 전날 행적
망인은 사망 전날인 2016. 7. 19. 08:18경 출근하여 15:10경까지 청사에서 근무를 하였고, 소재수사를 위해 경상남도 G군으로 출장을 나갔으며, D시에서도 2건의 소재수사를 수행하였다. 망인은 출장을 마친 후 청사로 복귀하여 추가로 근무한 뒤 23:55경 퇴근하였다.
망인의 건강상태
망인은 신장 169cm, 체중 51kg의 남성으로, 사망 당시 만 45세였다. 음주량은 주 1회, 1회에 술 종류에 관계없이 4잔 정도였고, 1999년경부터 흡연하여 흡연량은 하루 10개비 정도였다.
망인에 대한 2007. 12. 7.자 건강검진 결과, 최고혈압 110mmHg, 최저혈압 70mmHg, 총콜레스테롤 173mg/dl, AST(SGOT) 15U/L, ALT(SGPT) 8U/L, 감마지티피 18U/L로 각 측정되었고, 흉부방사선검사 결과 정상이었으며, 종합판정 란에는 '정상A'로 표시되어 있다.
망인에 대한 2010. 12. 31. 건강검진 결과, 최고혈압 130mmHg, 최저혈압 80mmHg, 총콜레스테롤 155mg/dl, HDL-콜레스테롤 50mg/dl, 트리글리세라이드 57mg/dl, LDL-콜레스테롤 95mg/dl, AST(SGOT) 19U/L, ALT(SGPT) 10U/L, 감마지티피 15U/L로 각 측정되었고, 소견 및 조치사항 란에는 '혈압관리, 운동, 혈압 주기적 측정'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며, 종합판정 란에는 '정상B'로 표시되어 있다.
망인은 위 각 건강진단 당시 과거력 및 가족력과 관련된 설문에서, 1988년경 결핵을 앓았으나 완치된 상태이고, 간장질환, 고혈압, 뇌졸중, 심장병, 당뇨병, 암 등의 질환과 관련된 가족력은 없다고 답변하였다.
망인에 대한 2014. 4.경부터 사망 전까지의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에 의하면, 상세불명의 급성편도염, 눈꺼풀 및 눈 주위의 열린 상처, 코외피의 열린 상처로 진료받은 내역이 있고, 그 밖의 질환으로 치료를 받거나 투약한 내역은 없다.
망인의 사망 원인에 대한 의학적 소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 결과는 아래와 같다.
뇌동맥류와 지주막하 출혈에 대한 의학적 정보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내측을 이루고 있는 내탄력층과 중막이 손상되고 결손되면서 혈관벽이 부풀어 올라 새로운 혈관 내 공간을 형성하는 경우를 말한다. 뇌동맥류가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모른다. 다만 동맥 가지나 근위부에 주로 발생하는 것을 근거로 하여 혈역학적으로 높은 압력이 가해지는 부위에 후천적으로 혈관벽내에 균열이 발생하여 동맥류가 발생하고 성장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드물지만, 혈관에 염증이 있거나 외상으로 혈관벽에 손상이 발생하거나 또는 유전적으로 혈관벽에 문제가 있는 경우 동맥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뇌동정맥기형이나 모야모야병과 같은 뇌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동맥류가 동반되기도 한다. 흡연, 고혈압 또는 마약류 사용이 뇌동맥류를 발생시킨다는 보고들도 있으나 확실히 밝혀진 바는 없다.
지주막하 출혈은 사람의 뇌 실질을 감싸고 있는 뇌막 중 가운데에 있는 지주막과 가장 안쪽에 있는 연막과의 사이에 있는 공간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질환을 말하는데, 대부분 뇌동맥류 파열과 같은 심각한 원인이 있을 수 있고, 이 외에도 뇌혈관의 기형이나 외상 등에 의해서 지주막하 공간에 출혈이 발생하는 모든 경우를 말한다.
망인의 진료기록을 감정한 서울의료원 W과 의사 X는 망인의 사망과 관련된 뇌동맥류, 지주막하 출혈과 과로 및 스트레스의 관련성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호증의 2, 3, 갑 제5호증의 4, 7, 갑 제6호증의 1, 갑 제7호증의 1, 2, 갑 제8호증의 1 내지 3, 갑 제10호증의 1 내지 7, 갑 제12호증의 1 내지 6, 갑 제14호증, 을 제1, 3, 4, 8, 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서울의료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1항 제2의 2호, 제61조 제1항에서 정한 순직유족보상금 지급요건이 되는 공무상 질병은 공무집행 중 그 공무로 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뜻하는 것이므로, 공무와 질병의 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그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증명하여야 한다. 다만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증명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이 공무와 직접 연관이 없다고 하더라도 직무상의 과로 등이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과 겹쳐서 질병을 유발시켰다면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하고, 과로로 인한 질병에는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질병이 직무의 과중으로 인하여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된 경우까지 포함되며, 공무상 질병에 해당되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공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해당 공무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6. 6. 28. 선고 2015두56465 판결 참조).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공무상 과로 내지 스트레스로 인하여 기존 질환인 뇌동맥류가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었고, 결국 뇌동맥류 파열로 지주막하 출혈이 발생하여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망인의 사망 원인은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 출혈이다. 부검감정결과에 의하면 사망 이전에 망인은 이미 전교통동맥에 뇌동맥류가 형성되어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판단되는데, 그와 관련된 진료내역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망인이 사전에 이를 인지하지는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뇌동맥류가 발병하는 원인에 대하여는 아직 의학적으로 명백하게 밝혀진 바가 없으므로, 망인의 뇌동맥류가 공무상 과로 내지 스트레스로 인하여 발생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망인의 진료기록을 감정한 서울의료원 W과 의사는, 뇌동맥류의 파열은 일 또는 작업, 싸움, 분노, 놀람과 같은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스트레스는 교감신경계를 항진시켜 심장과 혈관에 부담을 가중시키고 심혈관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유발은 뇌혈관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은 보통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지 않은 정상군보다 자연경과 속도 이상으로 악화가 가속될 수 있고, 뇌동맥류 파열과 스트레스에 관한 선행연구 중 뇌동맥류 파열 1개월 전부터 1년 사이에 재정적 스트레스나 법적인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은 경우 뇌동맥류 파열이 2.5배 증가한다는 내용의 보고가 있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위와 같은 의학적 소견에 비추어 보면, 기존에 뇌동맥류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 스트레스 상황에 급격하게 노출되면 뇌동맥류 파열의 위험성이 상당히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앞에서 본 여러 가지 사정들, 즉, 망인이 D지청으로 전보되면서 단순히 근무지만 변경된 것이 아니라 가족들과 떨어져서 관사에서 생활하게 되는 등 생활환경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던 점, D지청의 관할 범위가 다른 지청에 비하여 넓고 그 무렵 사건 수도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서 망인의 업무 부담이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되었던 점, 실제로 망인은 평일에는 거의 자정 무렵까지 야간근무를 하였고 출장업무를 수행한 날에도 출장을 마치면 다시 청사로 복귀하여 근무를 했던 점, 사망 전 3개월 동안 망인의 주당 근무시간을 살펴보면, 주당 근무시간이 60시간을 초과하는 때도 있었고, 평균적으로 50시간을 초과하고 있어 업무량이 상당히 과중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더욱이 망인이 속한 근로개선지도과는 잦은 민원이 제기되어 대체로 기피하는 부서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망인이 D지청에서 근무하면서 누적된 신체적·정신적 피로가 상당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던 중 망인은 사망 2개월 전 무렵 민원인 U의 진정사건을 배당받았는데, 위 민원인은 망인에게 무조건 해고예고수당을 받게 해달라고 고집을 피우면서 수시로 연락하여 폭언과 욕설을 하고, 근무시간 이외의 새벽, 밤, 휴일을 불문하고 전화를 하였으며, 전화를 받지 않으면 2~5분 간격 사이로 계속 전화를 걸고 전화를 받으면 1시간 이상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하면서 같은 말을 반복하였다. 망인의 사망 시점으로부터 열흘 전쯤인 2016. 7. 8.부터 2016. 7. 10.까지 위 민원인이 보낸 망인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면, 위 민원인은 망인에게 '병신, 똘아이, 개새끼, 사기꾼 새끼, 쓰레기 새끼'와 같은 욕설을 반복하면서 '가만 두지 않겠다. 죽고 싶어 환장했느냐, 검찰에 고소하겠다. 노동청에서 잘라버리겠다'는 등의 협박을 하였으며, 사건과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망인의 배우자까지 언급하면서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과중한 업무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망인은 이와 같은 상황으로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이는 근로감독관이 업무로 인하여 받게 되는 통상적인 스트레스의 수준을 벗어났다고 봄이 상당하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망인은 이미 신체적으로 상당한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사망 1~2개월 전부터 급격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에 노출됨으로써 뇌동맥류가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어 파열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는 망인이 장기간 흡연을 해왔고, 주 1~2회의 음주를 하였으며, 2010년 건강검진 이후로 건강검진을 받지 않아 제대로 건강관리를 하였는지도 전혀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망인의 업무량이나 스트레스는 통상의 업무로 인한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으므로 공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과로로 인한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특정 민원인의 반복된 악성 민원을 감내하면서 겪어야 했던 스트레스를 근로감독관 업무에 따른 통상적이고 일상적인 스트레스라고 볼 수 없고, 그와 같은 스트레스 상황은 망인의 사망 직전까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점차 악화되어 온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공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가 기존 뇌동맥류와 겹쳐서 사망원인인 지주막하 출혈을 유발하였음이 규범적으로 증명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며,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공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방진형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