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중화인민공화국 국적 외국인으로 2015. 6. 7. 특정활동(E-7) 체류자격으로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2015. 6. 8.부터 서울 영등포구 B에 있는 'C'에서 조리사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6. 12. 15.경 C를 무단이탈한 후 2016. 12. 27. 피고에게 기타(G-1) 자격으로 체류자격 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2017. 2. 23. 그 허가(체류기간 만료일 2017. 2. 27.)를 받았다.
그 후 원고는 2017. 3. 9. 피고에게 구직(D-10) 자격으로의 체류자격 변경허가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18. 7. 25. 원고에 대하여 체류자격 변경의 요건을 미비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위 신청을 불허하는 체류자격변경허가거부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7,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 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제1주장
피고는 법무부 내규인 '체류외국인 관리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고 한다)에 근거하여 '조리사 등 근무처의 변경 · 추가신고가 제한되는 직종의 특정활동(E-7) 체류자격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구직(D-10) 체류자격으로의 변경이 불허되나, 휴 · 폐업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구직(D-10) 체류자격으로의 변경이 허용된다.'는 전제에서, 원고의 경우 기존 근무처인 C를 이탈한 데에 휴 · 폐업 등에 준하는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관계 법령상 외국인에 대하여 구직(D-10) 자격으로의 체류자격 변경허가를 함에 있어 기존 사업장의 '휴 · 폐업 등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것이 요구되지 아니하므로, 법규적 효력이 없는 내부적 행정지침에 불과한 이 사건 지침에 근거하여 구직(D-10)자격으로의 변경허가에 대해서 '휴 · 폐업 등의 정당한 사유'에 관한 요건을 추가하고서 한 이 사건 처분은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반된다.
제2주장
이 사건 지침에 법규적 효력이 있다고 보더라도, 원고는 C의 고용주로부터 임금을 체불당하거나 근로기준법상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받는 등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되어 C를 이탈한 후 피고에게 구직(D-10) 체류자격으로의 체류자격 변경허가신청을 하였으므로, 원고의 경우에는 근무처의 휴 · 폐업 등에 준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는 원고가 임금체불 관련 구제제도를 악용하여 정당한 사유도 없이 C를 이탈하였다고 보고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위법이 있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의 기재와 같다.
판단
제1주장에 관하여
상급행정기관이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업무처리지침이나 법령의 해석적용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발하는 이른바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법령의 규정이 특정 행정기관에게 그 법령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면서 그 권한행사의 절차나 방법을 특정하고 있지 아니한 관계로 수임행정기관이 행정규칙의 형식으로 그 법령의 내용이 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면 그와 같은 행정규칙은 위에서 본 행정규칙이 갖는 일반적 효력으로서가 아니라, 행정기관에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법령 규정의 효력에 의하여 그 내용을 보충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와 같은 행정규칙은 당해 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그것들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지는 것이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6두3742, 3759 판결 등 참조).
출입국관리법 제24조 제1항은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체류자격과 다른 체류자격에 해당하는 활동을 하려면 체류자격 변경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제12조 및 [별표 1] 18의 2. 구직(D-10)란 (가)목에 의하면, 구직(D-10) 체류자격은 교수(E-1)부터 특정활동(E-7)까지의 체류자격에 해당하는 분야에 취업하기 위하여 연수나 구직활동 등을 하려는 사람으로서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에 대하여 허가할 수 있다. 그리고 법무부 내규인 '체류외국인 관리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고 한다)에 따르면, 조리사 등 근무처의 변경 · 추가신고가 제한되는 직종의 특정활동(E-7) 체류자격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구직(D-10) 체류자격으로 변경이 불허되나, 휴 · 폐업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구직(D-10) 체류자격으로 변경이 허용된다.
이와 같은 관계 법령의 내용, 형식 및 취지 등을 종합하면, 비록 이 사건 지침이 법무부장관의 지침형식으로 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에 의한 체류외국인의 체류자격 변경허가의 기준은 출입국관리법령의 위임에 따라 그 규정의 내용을 보충하면서 그와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지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제2주장에 관하여
체류자격 변경허가는 외국인에게 당초의 체류자격과 다른 체류자격을 부여하는 설권적 처분으로서 허가권자가 신청인의 적격성, 체류목적, 공익상의 영향 등을 참작하여 허가를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재량행위이므로 체류자격 변경허가의 요건에 부합한다고 하여 반드시 그 허가를 하여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한편 재량행위에 대한 사법심사는 행정청의 재량에 의한 공익판단의 여지를 감안하여 원칙적으로 재량권의 일탈이나 남용이 있는지 여부만을 대상으로 하고,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대한 심사는 사실오인, 비례·평등의 원칙 위반 등을 그 판단 대상으로 한다(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4두6181 판결 등 참조).
주방장 및 조리사는 국민고용 보호 및 체류질서 관리 차원에서 법무부장관이 고용업체별 허용인원 등을 설정하고 있고, 근무처 변경 · 추가신고만으로 근무처 변경 · 추가를 할 수 있는 직종에서 제외되는 업종[출입국관리법 시행령 제26조의2 제1항에 따라 신고만으로 근무처 변경 · 추가를 할 수 있는 외국인의 요건 고시(법무부고시 제2011-510호)]이므로, 특정활동(E-7) 체류자격으로 입국한 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임의로 사업장을 이탈하여 다른 사업장에 취업하는 것이 제한된다. 이는 특별한 능력을 갖추지 않은 인력의 무분별한 유입을 제한하여 국민의 고용을 보호하고, 신원보증 등 재화와 노력을 들여 초청절차를 밟은 고용주의 신뢰를 보호하는 한편, 외국인의 고용과 체류실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데 그 취지가 있다. 위 규정과 취지 등을 종합적으로 해석하면, 근무처 변경 · 추가신고가 제한되는 주방장 및 조리사에 대하여 이 사건 지침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근로계약상임금이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에 미달한다거나 고용주가 임금을 체불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근로계약상 임금의 수준, 임금체불의 정도 등 근로자에 대한 처우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고용주와 피고용주인 당해 외국인 사이의 신뢰관계가 상실되는 등 당해 외국인이 그 사업장에서 계속 근로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갑 제2 내지 5호증, 을 제1, 4, 5, 6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장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D과 사이에, ① 2015. 4. 20. '급여 월 150만 원(식대 36만 원, 숙소관리비 14만 원 별도로 하되, D이 해당 비용은 직불한다), 일 근무시간 12시간(휴게시간 2시간 포함), 월 2일 유급휴무, 연 3일 유급휴가, 고용계약기간 입국일로부터 3년'을 골자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② 2016. 5. 15. 급여를 월 160만원으로 증액하는 취지의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며, ③ 2016. 11. 18. 급여를 월 170만 원으로 증액하고 일 근무시간을 10시간으로 줄이며 유급휴무일은 월 4일로 늘리는 내용의 새로운 근로계약(근로계약기간 2016. 11. 18. ~ 2017. 11. 17.)을 체결하였다.
위와 같이 갱신된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는 2016. 11. 23. 피고로부터 특정활동(E-7) 체류자격의 체류기간을 2017. 3. 7.까지로 연장받았다. 그런데 원고는 위 허가일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2016. 12. 6.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장에게 'C에서 근무하는 동안 2015. 6.경부터 2015. 8.경까지의 임금 중 300만 원이 예치되었고 임금(시간외수당) 및 연차 미사용 수당이 상당 기간 체불되었다.'는 내용으로 고용주 D을 진정하였고(위 진정에 관하여 공인노무사 E이 원고를 대리하였다), 2016. 12. 15.경 C의 숙소에서 무단이탈한 후 2016. 12. 27. 피고에게 기타(G-1) 자격으로 체류자격 변경허가신청을 하였다.
D은 원고의 위 체류자격 변경허가신청일 다음날인 2016. 12. 28. 피고에게 '원고가 2016. 12. 15. C의 숙소에서 무단이탈하였다.'는 내용의 고용외국인 변동사유발생신고를 하였다.
원고는 2017. 2.경 D과 사이에 '원고가 2017. 2. 15.까지 D으로부터 700만 원[= 체불임금 600만 원(= 예치금 300만 원 + 시간외수당 300만 원) + 퇴직금 100만 원]을 지급받고 D에 대한 진정 등을 취하한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 원고가 2017. 2. 16.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장에게 D에 대한 진정 취하서를 제출함에 따라 위 진정 사건은 D에 대한 조사 없이 종결되었다.
위 인정 사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원고와 D 사이의 신뢰관계가 상실되는 등 원고가 C에서 계속 근로하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사정은 찾을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체류자격변경허가에 관한 재량권 행사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하는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가 C에서 약 1년 6개월간 근무하면서 예치금 명목으로 의 돈 300만 원, 체불 시간외수당 300만 원 등 600만 원 이상의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D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정확한 체불임금액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위 근무기간 동안 임금은 점차 증액되고 근로시간은 단축되는 등 원고의 근로조건은 개선되고 있었다. D은 원고에게 위 예치금을 제외하고는 원고와 미리 약정된 월 150만 원 내지 170만 원의 임금은 모두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원고가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드러나지 않는다.
원고는 특정활동(E-7) 체류자격의 체류기간을 2017. 3. 7.까지로 연장받은 직후로서 C에서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던 중에 그 근무조건 등에 별다른 사정 변화도 없는 상태에서 D을 임금체불 등을 이유로 진정하고 C를 무단이탈하였다가 D에 대한 관계 당국의 조사가 이루어지기 전에 그 진정을 취하하였다.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이 사용자인 D으로부터 임금체불 등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면 '근로조건 위반 또는 부당한 처우' 등을 문제 삼아 사업장 변경 신청을 할 수 있었음에도[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 제25조 제1항 제2호, 외국인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사업장변경 사유(고용노동부 고시 제2016-4호) 등 참조] 그러한 절차를 취한 바 없으므로, 원고의 위 진정이 체류자격 변경을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용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