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일반 및 국외 여행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원고는 서울지사와 제주지사를 두고 있고, 서울지사는 국내부, 해외부, 관리사업부로 구성되어 있다.
원고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직원 20명(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 한다)이 시간선택제 근로를 하였음을 전제로 피고에게 ‘반듯한 시간선택제 일자리창출 지원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 지원금을 신청하여 피고로부터 아래와 같이 합계 80,601,850원의 지원금(이하 이 사건 지원금이라 한다)을 지급받았다.
⑴ 2014년도 승인 근로자
⑵ 2015년도 승인 근로자
⑶ 2016년도 승인 근로자
⑷ 지급일별 지원금액
피고는 원고가 ‘허위의 지문인식 근태기록부, 근로계약서를 제출하여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지원금을 지급받았다’는 이유로 구 고용보험법(2019. 8. 27. 법률 제165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5조 및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2019. 12. 31. 대통령령 제302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6조 등에 따라 2017. 12. 28. 원고에 대하여 ① 지원금 부정수급액 80,601,850원 및 부정수급액의 2배인 추가징수액 161,203,700원의 반환명령, ② 2017. 12. 28.부터 1년간 새로 지원하게 되는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56조 제1항에 따른 각 지원금의 지급을 제한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원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원처분에 불복하여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제기하였고,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18. 9. 11. 이 사건 원처분의 부정수급액 반환명령 중 5,400,000원 부분 및 추가징수액 반환명령 중 10,800,000원 부분은 반환명령의 근거가 된 반환청구권이 시효소멸하였다는 이유로 각 취소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는 재결을 하였다(위와 같이 취소되고 남은 처분을 이 사건 재결 후 처분이라 한다).
피고는 이 소송 계속 중인 2019. 4. 30.경 이 사건 재결 후 처분의 부정수급액 반환명령 중 69,421,210원을 초과하는 부분 및 추가징수액 138,842,420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이미 전체 지원기간 범위를 초과하거나 승인인원을 초과하여 지원하였다는 이유로 반환하였는데 이를 간과하였음을 발견하고 각 해당 부분을 취소하였다(이하 위와 같이 취소되고 남은 부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5호증, 을 제1 내지 3, 7, 8, 12, 1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⑴ 처분 사유의 부존재
이 사건 근로자 중 H, L, K, I, M을 제외한 나머지 15명의 근로자는 실제 시간 선택제 근로자로 채용하여 정해진 요건에 해당하는 소정근로시간인 주 15시간 내지 30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의 근태기록에서 퇴근시간을 실제와 달리 일률적으로 17시로 기재하여 이 사건 지원금을 신청한 것은 피고로부터 ‘(시간선택제 근로자는) 10:00부터 17:00까지 근무를 해야 하고 그 외에 근무시 시간제 일자리 사업취지에 어긋난다’는 답변을 받아 퇴근시간을 정확히 17:00로 지켜야 한다고 오해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피고는 2014년부터 여러 차례 원고의 이 사건 지원금 지급과 관련하여 지도·점검을 하면서 이 사건 처분 전까지 근태기록에 대하여 어떠한 지적도 한 적이 없다.
따라서 원고가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이 사건 지원금을 지급받았다고 볼 수 없고, 원고에게 의무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
⑵ 재량권 일탈·남용
원고가 피고로부터 제도의 취지와 내용에 대하여 충실한 설명을 듣지 못하였고, 피고가 관리·감독을 해태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⑴ 처분 사유의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행정법규 위반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조치는 행정목적의 달성을 위하여 행정법류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하는 제재이므로 위반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고, 고용보험법 제35조의 규정에서 정한 반환명령 및 추가징수의 제재조치가 가능한 ‘거짓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이라고 함은 일반적으로 지급받을 자격 없는 사업주가 지급받을 자격을 가장하거나 지급받을 자격이 없음 등을 감추기 위하여 행하는 일체의 부정행위로서 지원금 지급에 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를 뜻한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두4272 판결 등 참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27호증, 을 제2 내지 11, 14 내지 24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의 사실관계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거짓이나 그 밖에 부정한 방법으로 이 사건 지원금을 지급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 원고 대표이사 V, 원고 관리부장 W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고단5536호로 이 사건 지원금을 부정수급하였다는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죄로 공소제기되었고, 2019. 3. 3. ‘(V, W은) 실제로는 주 30시간 이상 근무하는 전일제 근로자들을 마치 주 15시간 이상 30시간 이하 근무하는 것처럼 근로계약서 및 근태관리부를 허위로 작성·제출하는 방법으로 보조금인 이 사건 지원금을 교부받기로 공모하여, 2014. 11. 26.경부터 2017. 3. 3.경까지 이 사건 근로자가 주 30시간을 초과하여 근무하였음에도 주 30시간씩 근무한 것처럼 근태관리부를 허위로 작성·제출하는 방법으로 피고 직원을 기망하여 이 사건 지원금 합계 80,601,850원을 지급받았다’는 취지의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각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원고는 양벌 규정에 따라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위 판결에 대하여 V, W, 원고 및 검사가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노1916호로 항소하였으나 2020. 10. 13. 모두 항소기각되었고, 2020. 10. 21.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 행정재판에 있어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고, 다만 행정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02. 1. 15. 선고 2001두163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가 이 부분에서 주장하는 사유는 형사재판 과정에서 공소사실을 다투면서 주장하였던 사유와 다르지 아니하고, 원고가 제출하는 증거들 역시 그러한바, 위 확정된 형사판결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은 보이지 아니한다.
㈐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 중 H, L, K, I, M은 이른바 전일제 근로자임에도 시간선택제 근로자인 것처럼 허위로 신청하여 이 사건 지원금을 지급받았음을 자인하고 있다.
㈑ 근로계약서상 시간선택제 근로자의 근로시간은 오전 10부터 오후 5시까지로 1주당 30시간으로 전일제 근로자의 근로시간보다 10시간이 적은데도 월 120만 원 내외로 전일제 근로자와 비슷한 수준의 급여가 지급되었다. 서울지사 국내부에 소속되어 근무하였던 N은 위 형사사건의 수사 및 공판과정에서 일관되게 본인의 근로기간 중 일부 출근을 하지 않은 날을 제외하고는 9시 이전에 출근하여 6시 이후까지 근무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자신이 근무하는 동안 직원들 중에 오전 10시에 출근하여 오후 5시에 퇴근한 직원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L, H, I, M, K은 위 형사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N, B, O, C, J, P가 전일제 근로자였다고 진술하였고, 특히 H은 서울지사에서 오전 10시에 출근하여 오후 5시에 퇴근하는 직원은 없었다는 취지로, K은 모든 근로자의 근로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 W은 이 사건 근로자 전부에 대하여 출·퇴근 자료를 엑셀파일로 변환하면서 퇴근 기록을 전부 17:00로 수정하여 근태기록부를 작성하였고, 위 근로자들이 출장·휴가 등의 사유로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거나 복귀하지 않은 채 퇴근하는 날에도 근태기록부의 출·퇴근 시간을 임의로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근태기록이 미비하거나 월 연장근로시간이 일정 시간 이상 초과되는 경우 지원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와 같이 허위의 근태기록부를 제출한 행위는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시간을 확인할 수 없게 만드는 행위로서 그 자체로 부정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 원고는 외근이나 출장이 잦은 업무의 경우 시간선택제 근로자 제도에 적합하지 않고 사무보조, 전화상담, 세무회계 등 내근 사무직에 대하여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안내받았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자 중 제주지사에 근무한 근로자들은 외근이나 출장이 잦은 가이드 업무를 병행하였고, 그 밖의 근로자들도 수시로 출장 또는 외근 업무를 하는 등 시간선택제 근로자 제도에 적합하지 않은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특히 C, E, K, I, U, P는 해외 출장을 가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원고는 전화상담, 사무보조 등 내근 업무를 담당할 직원을 채용하는 것처럼 지원신청을 하여 승인을 받았다. 이와 같이 지원대상 근로자들의 업무내용을 실제와 달리 기재하여 신청을 한 것은 그 자체로 부정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 원고가 피고로부터 여러 차례 교부받은 승인통지서에는 출퇴근시간, 출장기록 등 근태관리를 철저히 하고 근태기록 미비시 해당 월 지원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며 주 15-30시간 범위 내에서 근로시간 변경 등은 별도 승인 없이 자율적으로 가능하다는 등의 유의사항이 상세히 기재되어 있다. 피고의 안내 부족이나 관리·감독 해태를 탓하는 원고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고, 원고의 의무해태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⑵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는 처분 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과 이에 따르는 여러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개인이 보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7. 선고 98두1177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대통령령 또는 부령에 처분기준이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처분 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에 있어 재량권 일탈이나 남용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 시간선택제 일자리 사업은 사업주가 근무체계 개편이나 새로운 시간선택제 직무개발 등을 통하여 시간선택제 일자리 고용을 창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원고는 형식적으로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창출한 것과 같은 외관을 갖추어 이 사건 지원금을 지급받음으로써 제도의 건전성을 훼손하여 이를 엄격히 제재할 필요가 있다.
㈏ 원고가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이 사건 지원금의 액수가 수년에 걸쳐 상당한 액수에 이르고, 원고는 이 사건 지원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허위의 근태기록부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적극적인 행위로 피고를 기망하였다.
㈐ 이 사건 처분은 구 고용보험법 제35조 제1항, 제2항, 구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56조 제2항 [별표 2], 구 고용보험법 시행규칙(2020. 8. 28. 고용노동부령 제29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8조 제1항이 정한 기준에 부합한다. 이러한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그에 따른 이 사건 처분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 원고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창궐로 원고를 비롯한 여행업계의 경영상황이 매우 악화되어 있는 사정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지만,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 있어서 그 처분의 위법 여부는 처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4두1088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처분 후에 발생한 원고 주장의 사정을 들어 그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남기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