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2. 7. 27. 설립되어 상시 약 4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일반폐기물 수집운반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참가인은 2015. 11. 11. 원고에 입사하여 청소차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온 사람이다.
원고는 2017. 11. 23. 참가인의 담당 업무를 2017. 11. 28.자로 운전원에서 작업원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인사공고를 하였고, 2017. 11. 28. 참가인을 작업원으로 배치전환하였다(이하 '이 사건 배치전환'이라 한다).
참가인은 2018. 1. 9. 이 사건 배치전환이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8부해79호로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3. 12. '원고는 이 사건 배치전환을 함에 있어 참가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사건 배치전환을 부당배치전환으로 인정하고 원고로 하여금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배치전환 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8. 4. 13. 중앙노동위원회에 2018부해360호로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6. 5.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이 한 달 사이에 빈번하게 교통사고를 야기하고 그에 대하여 제대로 보고도 하지 않는 등의 태도를 보여 참가인이 계속하여 운전원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 안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보아 작업원으로 담당업무를 변경한 것이므로 이 사건 배치전환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는 반면, 그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근로조건의 현저한 변경이 초래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참가인이 입게 되는 불이익은 무사고 수당의 감소에 불과하다. 비록 원고가 이 사건 배치전환 시 참가인의 동의를 얻지는 못하였지만, 배치전환 시 근로자와의 협의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C 부장이 인사공고 이전에 참가인에게 이 사건 배치전환에 대하여 충분한 설명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참가인이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현하지 아니하였음을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배치전환은 원고의 정당한 인사재량권의 행사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는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입사 후인 2016. 2. 11. 원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서에는 참가인의 담당업무와 급여내역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 소속 근로자들은 운전원과 작업원으로 구분되는데, 보통 운전원 1명과 작업원 3명이 한 조를 이루어 작업을 수행한다. 조별로 담당하는 구역을 다시 작업원별로 구분한 뒤 각 작업원이 맡은 구역의 쓰레기를 수거하여 포집하고, 운전원이 작업원을 도와 함께 이를 상차하여 자원회수시설이나 재활용처리시설로 운반하는 방법으로 작업이 이루어진다.
통상적으로 작업원은 21시에 현장으로 출근하고, 운전원은 22시에 차고지로 출근한다. 운전원은 차고지에서 전날 민원 등에 대하여 다른 운전원들과 의논을 하거나 차량 점검 등을 한 후 현장으로 이동한다.
원고가 2017. 1. 24. 작업원 H과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담당업무와 급여내역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은 2017. 9.경 기존에 담당하던 구역이 아닌 새로운 구역을 담당하게 되었다. 참가인은 2017. 10. 11. 서울 마포구 중동골목 삼거리 인근에서 후진하다가 차량 앞 범퍼가 인도에 세워진 주차방지 기둥과 접촉하는 사고를, 2017. 10. 22. 하차작업 중 운전석 체인 덮개 하부 파손 사고를, 2017. 11. 19. 서울 마포구 D 아파트 단지 내 후진 중 주차된 차량과 충돌하여 차량 후미 램프가 파손되는 사고를 각 야기하였다.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위 각 사고에 대한 사유서와 2017. 10. 22.자 사고에 대한 시말서를 요구하였는데, 참가인은 사유서만 제출하고 시말서는 제출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7. 10. 27. 시말서 제출 거부 등을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경고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2017. 10.경부터 내부적으로 참가인에 대한 징계나 배치전환을 검토하였는데 그때 참가인을 직접 불러서 면담이나 협의를 한 적은 없다. 원고의 관리부장인 C은 2017. 11. 23. 06:20경 참가인에게 운전원에서 작업원으로 업무가 변경될 것이라고 통보하였으나 참가인은 동의할 수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원고는 같은 날 오후 이 사건 배치전환 공고를 하였다.
참가인은 위 공고가 있은 후인 2017. 11. 27.에도 업무수행 중 주소불상 아파트에 주차된 차량을 추돌하는 사고를 야기하였는데, 위 사고로 인한 비용은 참가인이 부담하였다.
참가인이 이 사건 배치전환 이전인 2017. 4. 및 2017. 8.에 수령한 급여와 이 사건 배치전환 이후인 2017. 12.에 수령한 급여 내역은 아래와 같다.
운전원에 대한 무사고수당은 2017년까지는 130,000원이었는데, 2018년부터 150,000원으로 상승하였다.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참가인이 2017. 10. 11. 야기한 사고는 원고가 자체적으로 수리하여 별도의 수리비가 발생하지 않았고, 2017. 10. 22. 야기한 사고로 인한 수리비는 500,000원, 2017. 11. 19. 야기한 사고로 인한 수리비는 200,000원 정도라고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가 제1, 3, 4호증, 을나 제1, 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C, I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참가인의 담당 업무가 운전원 업무로 한정되어 있는지 여부
근로자에 대한 전보명령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다만 근로계약에서 근로 내용이나 근무 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명령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이 사건 배치전환에 앞서 참가인의 동의를 얻은바 없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참가인의 담당 업무가 운전원으로 기재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하지만, 위 근로계약서에는 원고의 필요에 따라 참가인의 담당 업무를 변경할 수 있다는 내용도 함께 기재되어 있음 역시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서 참가인의 업무를 운전원 업무로 한정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는 참가인의 동의가 없더라도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서는 참가인의 업무를 변경하는 배치전환을 할 수 있다.
원고의 이 사건 배치전환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있는지 여부
업무상 필요성과 생활상 불이익의 비교·교량에 대한 판단
전보명령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전보명령의 업무상 필요성과 전보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명령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에서 참가인의 업무를 운전원 업무로 한정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이 사건 배치전환으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발생하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에 관하여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채용 당시부터 운전원과 작업원을 구분하여 직원을 채용하였고, 그와 같은 담당 업무를 근로계약서에도 분명하게 명시하였는바, 해당 근로자의 담당 업무가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사용자가 통일적으로 직원을 채용한 후에 담당 업무를 배정한 경우와는 차이가 있어 운전원으로 원고에 입사한 참가인으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향후에도 운전원으로서 근무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나 신뢰를 가질 수밖에 없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와 같은 기대나 신뢰는 존중되는 것이 타당한 점, ② 운전원은 때로 작업원의 상차업무를 돕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청소차를 운전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고, 작업원은 담당구역의 쓰레기를 수거하여 포집한 뒤 상차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며, 각자의 출근시간에도 차이가 있는바, 이와 같은 운전원과 작업원의 업무 특성에 따른 본질적인 차이는 운전원과 작업원 간 배치전환에 중요한 근로조건의 변경을 수반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신중할 필요가 있는 점{이에 대하여 원고는 운전원도 작업원과 함께 상차업무를 하기 때문에 근로조건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그에 대한 증거로 갑 제3, 6,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을 제출하고 있지만, 원고의 주장 및 제출증거에 의하더라도 운전원이 효율적인 업무수행과 팀워크를 위해 남는 시간에 작업원의 상차업무를 돕는다는 것일 뿐이어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운전원과 작업원의 담당업무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수당과 관련하여 운전원에서 작업원으로 배치전환되는 경우 작업원은 애초부터 적용대상이 되지 않아 지급받을 수 없는 부분이 근소하나마 발생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배치전환이 정당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배치전환의 업무상 필요성이 위에서 본 생활상 불이익과 비교·교량하여 이를 넘어설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에 대하여 어떠한 인사조치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어느 정도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경우에는 운전원에서 작업원으로까지 배치전환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위에서 본 생활상 불이익을 넘어설 정도에 이르는 경우라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 원고의 업무 특성상 운전원과 작업원들은 한 조를 이루어 작업을 수행하는바, 청소차를 운전하는 참가인은 자신은 물론 작업원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운전업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주의의무를 게을리 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참가인은 2017. 10.경부터 2017. 11. 23. 이 사건 배치전환 공고 이전까지 3회의 사고를 야기하였고 이 사건 배치전환 공고 후 이 사건 배치전환 사이의 기간 동안에도 1회의 사고를 야기하였으며, 사고 발생 사실을 원고에게 제때 보고하지 않았으며, 일부 사고에 대하여는 시말서 제출을 요구받고도 이에 응하지 아니한 사정은 있다.
㈏ 다만, 참가인은 2016. 2. 입사 후 2017. 9.경 담당구역이 변경되기까지 약 1년 7개월 동안에는 별다른 사고 없이 업무를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2017. 9.경 담당구역이 변경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위와 같은 사고를 야기하였는바, 그 발생 경위에 비추어 평소 운전 실력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사고가 야기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2017. 10. 11.자 사고는 변경된 구역에서 발생된 사고임이 명백해 보이고, 2017. 10. 22.자 사고는 운전과는 관련 없는 사고이다). 또한 증인 C의 증언에 의하면, 참가인은 노동위원회의 복직명령에 따라 현재 잠정적으로 운전원으로 다시 배치되어 업무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바, 그로부터 상당 기간이 지난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참가인이 운전원으로 근무하며 다시 사고를 야기하는 등 운전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 참가인이 비록 일부 사고에 대한 시말서 제출에 응하지 아니하여 원고로부터 경고를 받은 바 있지만, 원고가 요구한 사유서에 대하여는 지체 없이 이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 참가인이 야기한 사고는 모두 좁은 장소에서 움직이다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경미한 접촉사고로, 그로 인한 피해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이 사건 배치전환의 원인이 된 사고 중 2017. 10. 11.자 범퍼의 기둥 접촉 사고 및 이 사건 배치전환 공고 이후에 발생한 2017. 11. 27.자 주차 차량 접촉 사고에 대하여는 직접 수리하거나 변상하였고, 나머지 2017. 10. 22.자 운전석 체인 덮개 하부 파손 사고 및 2017. 11. 19.자 차량 후미 램프 파손 사고에 대한 수리비는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합계 700,000원 정도라는 것이다. 그밖에 참가인이 대인사고를 일으킨 적은 없으며 시민이나 작업원의 안전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한 바도 없다.
㈒ 참가인이 위와 같이 담당구역이 변경된 후 일시적으로 사고를 야기한 것을 제외하고는 달리 재직기간 중 운전원으로서 업무 수행을 게을리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 증인 C의 증언에 의하면, 원고는 운전원 11명, 작업원 24명을 구성원이 3~4명인 조로 나누어 편성하고 서울 마포구 소재 4개동을 다수의 구역으로 나누어 조별로 담당하게 하고 있는 점, 담당구역별로 언덕구간이 있는지 등에 따라 난이도에 차이가 있는 점을 알 수 있는바, 원고로서는 참가인이 입사 후 1년 7개월 동안 문제 없이 운전 업무를 하였음에도 담당구역 변경 후 갑자기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다면, 운전원에서 작업원으로 배치전환하기 이전에 참가인의 담당구역을 다시 변경하거나 함께 근무하는 구성원을 재편성하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참가인을 운전원으로 유지한 상태에서도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었다고 보인다.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가 이 사건 배치전환을 공고한 2017. 11. 23. 오전에서야 비로소 참가인에게 담당업무를 변경한다는 통보를 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반대의 의사를 표시하였지만 그대로 이 사건 배치전환을 공고한 뒤 참가인의 업무를 변경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바, 그와 같은 이 사건 배치전환의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 또는 참가인이 소속된 노동조합과의 협의 등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배치전환에 앞서 10월 중순경 참가인과 면담을 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증인 C이 '원고가 10월경 내부적으로 배치전환에 대한 검토를 한 것은 사실이나 당시 참가인을 직접 불러서 협의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배치전환은 그로 인하여 참가인이 입는 생활상 불이익을 상회하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참가인과의 사전 협의 등 배치전환을 함에 있어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정당한 인사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법하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방진형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