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92.7.27. 설립되어 상시 약 4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일반폐기물 수집·운반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참가인은 2017.8.18. 원고에 입사하여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다가 2017.10.11. 야간 근무 중 2017.10.12. 0시 무렵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던 사람이다.
원고의 C 부장은 2017.10.16. 위와 같이 치료 중인 참가인에게 전화를 걸어 ‘근로계약이 10.17.에 종료되는데 이후 재계약이 어렵다’고 통보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는 2017.10.18.경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을 종료하는 조치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조치’라 한다).
참가인은 2018.1.1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8부해105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3.12. ‘이 사건 조치는 계약기간 1개월의 기간제 근로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재계약을 거절하는 것인데, 참가인에게는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데 반하여 원고의 재계약 거절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조치를 부당해고로 인정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8.4.13. 중앙노동위원회에 2018부해361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6.4. ‘이 사건 조치는 3개월의 수습기간 중에 있는 참가인에 대한 해고인데, 원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참가인을 해고하였을 뿐만 아니라 해고의 서면통지의무에 관한 근로기준법의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이 사건 조치를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과 1개월의 기간제 시용계약을 체결한 것이고, 계약 체결 당시 계약기간을 명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간 만료시 계약 종료를 원칙으로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이 사건 조치를 부당해고로 결론을 낸 초심판정도 참가인이 계약기간 1개월의 근로계약 관계에 있었던 점을 전제로 하여 판정한 것이었다. 그런데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내용을 임의로 해석하여 원고와 참가인이 수습기간 3개월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잘못된 전제에서 판정하였다. 한편, 계약기간 1개월의 기간제 근로자인 참가인에게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고, 원고는 예정된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참가인에게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음을 통지하였을 뿐이다. 설령 참가인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업무평가를 통하여 합리적인 이유로 재계약의 체결을 거절한 것이므로 이를 부당해고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조치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원고는 2017.8.18.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당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원고는 2017.9.18. 참가인과 다시 한 번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당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는 위 1)항에서 본 근로계약서의 계약기간 부분만 ‘근로계약기간은 2017.9.18.부터 1개월까지로 한다(10월 17일). 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로 근로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단, 당사자 간의 이의 제기가 없을 시 2개월까지 자동 연장된다’라는 내용으로 변경되었고, 나머지 내용은 동일하게 유지되었다.
원고는 2015년경부터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관행적으로 계약기간을 1개월로 하되 이의 제기가 없을 시 3개월까지 자동 연장된다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매월 계약기간 1개월인 근로계약을 새로 작성하여 수습기간인 3개월이 경과한 후에는 계약기간 종료일이 명시되지 않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3개월이 경과하기 이전의 경우에는 ‘근로계약서(수습기간직)’라는 제목의 계약서를 사용하고 3개월이 경과한 이후의 경우에는 ‘근로계약서’라는 제목의 계약서를 사용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 원고 측 대리인으로 출석한 공인노무사는 원고의 계약체결 관행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 <아래 생략>
원고는 채용된 근로자가 3개월의 수습기간 동안 스스로 그만두지만 않으면 대부분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여 왔다.
참가인은 2017.10.11. 야간 근무 중 맨홀에 빠져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참가인은 부상 치료를 위해 2017.10.12.부터 2017.10.20.까지 H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았고, 근로복지공단은 2017.10.24. 참가인의 부상을 산업재해로 인정하여 요양승인 결정을 하였다.
원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아래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1 내지 5, 8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처분문서의 진정 성립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 설시도 없이 이를 배척하여서는 아니 되나, 처분문서라 할지라도 그 기재 내용과 다른 명시적, 묵시적 약정이 있는 사실이 인정될 경우에는 그 기재 내용과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작성자의 법률행위를 해석함에 있어서도 경험법칙과 논리법칙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로운 심증으로 판단할 수 있다(대법원 2006.9.14. 선고 2006다27055 판결 참조).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이 1개월로 명시되어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1개월의 계약기간은 원고가 사무 처리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기재한 것일 뿐, 그 기재된 기간에 한하여 참가인을 고용하며 그 기간이 지나면 근로관계가 자동적으로 종료된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는 아니한다. 오히려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수습기간 3개월인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의 취업규칙은 사원을 무기계약사원과 기간제사원으로 구분하고 기간제사원에게는 수습기간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문으로 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취업규칙의 내용 및 체계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근로자에게 기간제사원의 지위와 시용근로자의 지위를 동시에 부여하는 것은 위 취업규칙에 반하는 것이다.
나아가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대하여는 무효로 하고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바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근로기준법의 내용과 원고의 취업규칙의 내용을 함께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을 기간제 근로계약으로 본다면 그 근로계약의 내용 중 취업규칙상 기간제사원에게는 적용될 수 없는 수습기간에 관한 규정은 무효로 보아야 하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을 시용계약이라고 본다면 그 근로계약의 내용 중 기간제 근로계약임을 전제로 하는 규정을 무효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이 시용계약임과 동시에 기간제 근로계약의 성격을 갖는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각 근로계약서에는 제목이 ‘근로계약서(수습기간직)’라고 명시되어 있고, ‘1개월 후 업무능력 근무 태도 등을 평가하여 본 채용을 취소할 수 있다’는 규정이 기재되어 있다. 이와 같은 근로계약서의 문언은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되는 근로계약이 향후 무기계약직 채용을 전제로 한 시용계약으로서의 성격을 갖고 참가인은 시용근로자의 지위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를 거쳐 이 법원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채용을 위한 면접 당시 원고가 최초 3개월은 수습기간이라고 설명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원고의 취업규칙에 수습기간은 근무를 개시한 날부터 3개월간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점, 원고는 관행적으로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초기 3개월 동안은 1개월 단위로 근로계약기간이 기재되어 있는 수습기간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이 3개월이 경과하면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여 왔던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도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둔 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하겠다는 의사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다만, 수습기간과 관련하여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1개월의 계약기간을 1개월의 수습기간을 명시한 것으로 선해하고, 원고와 참가인의 합의에 따라 수습기간이 1개월 연장되었다고 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용계약은 원칙적으로 수습기간 동안 업무적격성에 대한 평가결과에 따라 수습기간 만료 후 본채용을 예정하고 있는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근로자를 1개월이 경과한 후 무기계약사원으로 채용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고, 모두 3개월의 수습기간이 경과한 후에야 비로소 무기계약사원으로 채용하였던 그간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애당초 1개월의 수습기간을 두고 본채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나아가 사용자인 원고 입장에서는 굳이 취업규칙상 수습기간인 3개월보다 수습기간을 단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는 점, 원고가 수습기간직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이 3개월까지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규정을 명시하고 있는 점, 아래 (4)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도 계약기간에 관한 근로계약서의 기재는 수습기간 중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경우 사용자인 원고의 사무 처리 편의를 위한 것이었음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수습기간을 1개월로 정하였고, 합의하에 수습기간이 1개월 더 연장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 스스로도 중앙노동위원회 심문기일에서 1개월 단위의 근로계약서를 매월 작성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원칙대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두게 되면 단기간 내 이직이 빈번한 사업의 특성상 근로관계가 종료될 때마다 해고통지를 하여야 하는 등 행정적인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인정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원고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1개월의 계약기간은 원고가 실제로 참가인과 계약기간 1개월의 경과로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자 하는 의사로 기재한 것이라기보다는 원고 자신의 사무 처리 편의를 위하여 형식적으로 기재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의 취업규칙에는 기간제 근로계약과는 달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을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각 근로계약서에는 그와 같은 사항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또한 위 각 근로계약서에는 제목과 계약기간 부분을 제외하고 원고가 근로자들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용하는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사항과 같은 내용이 규정되어 있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가 참가인을 1개월의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하고자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조치가 부당해고인지 여부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조치의 법적 성격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이 3개월의 수습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그 수습기간의 종기는 최초 근로계약이 시작된 2017.8.18.부터 3개월이 되는 2017.11.17.까지라 할 것이다. 따라서 2017.10.18. 이 사건 조치 당시 참가인은 시용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조치는 수습기간 중에 있는 시용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자인 원고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한다.
이 사건 조치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한편,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수습기간 중인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수습기간 중 해고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수습기간 중인 근로자를 해고하는 경우에도 근로자에게 그 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11.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가 2017.10.16. 참가인에게 구두로 근로관계 종료를 통지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달리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면서 참가인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기재한 서면통지를 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기간제 근로계약이 만료되어 자동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원고의 태도 및 앞에서 본 해고의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기재한 서면통지를 하지 않았음이 분명해 보인다. 따라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의 절차를 위반한 위법이 있다(설령 이 사건 조치를 원고가 2개월의 수습기간이 만료된 후 본채용을 거절한 것으로 보더라도, 위에서 본 서면 통지에 관한 법리는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것이므로 이 사건 조치가 위법하다는 결론에는 차이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조치는, 정당한 해고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절차적으로 위법하다.
소결론
결국 원고는 이 사건 조치를 통해 시용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던 참가인을 수습기간 중 해고하면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기재한 서면통지를 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는바, 그와 같은 이 사건 조치는 절차적으로 위법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유진현
판사 방진형
판사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