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1. 10. 24.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130여 명을 사용하여 시내버스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C생)은 2006. 4. 16. 원고와 근로계약을 최초로 체결한 뒤, 다음과 같이 여러 차례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거나 갱신하며 버스 승무원으로 근무하였다(원고와 참가인이 체결한 위 근로계약을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원고는 2016. 9. 1. 참가인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2017. 8. 29. 11:31경 참가인에게 유선으로 더는 재계약을 할 수 없으므로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관계는 2017. 8. 31. 기간 만료로 인해 종료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원고의 위 통보 행위를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이라고 한다).
참가인은 2017. 9. 6.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인천2017부해322/부노49호로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부당해고이므로 이를 취소하여 달라는 내용으로 구제신청을 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 5. '참가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있고,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이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에게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킬 것과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것을 판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8. 2. 5.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앙2018부해144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4. 9.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부터 갑 제5호증까지, 갑 제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참가인은 원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는 사람인데, 위 근로계약이나 원고의 취업규칙 등에 기간제 근로를 마친 뒤 계속 채용하겠다고 정한 규정이 없는 점,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지속적인 근로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점, 피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을 부당해고라고 판단한 근거로 들었던 재계약 심의위원회는 원고 내부규정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점 등을 살펴보면 참가인으로 하여금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고 기대하게 할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참가인에게 원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란 기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참가인과 더는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합리적인 사유가 있었다. 즉, 참가인은 직원들에게 원고와 계약기간을 2년(2016. 9. 1.부터 2018. 8. 31.까지)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위험한 주행습관을 가지고 있어 교통사고를 여러 차례 일으켰으며, 평소 근무태도도 불성실하였다. 또한 이 사건 재심판정에 이르는 과정에서 참가인은 근로계약서가 원고에 의해 위조된 것이라는 주장을 함으로써 사회통념상 원고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 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때 기간 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은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나(제4조 제2항),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가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하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른바 갱신기대권에 관한 위 법리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갱신기대권에 관한 위와 같은 법리와 함께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 사업장 내에서 정한 정년의 의미, 정년 이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계약 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 등을 모두 고려하면, 정년을 이미 경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앞서 본 제반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등 참조). 이때 갱신거절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 여부에 관한 사정의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란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원고와 참가인이 2016. 9. 1.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근로계약기간을 2016. 9. 1.부터 2017. 8. 31.까지로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다.
앞서 본 대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는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아니하더라도 원고와 참가인 모두 이의 하지 않는다.'라는 취지의 조항을 두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1호증부터 갑 제4호증까지, 갑 제14호증, 을가 제1호증부터 을가 제5호증까지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참가인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 제1의 ③항은 근무성적과 회사에 공헌한 정도를 고려하여 정년이 지난 뒤에도 근로계약을 갱신할 수 있음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원고는 2015년에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근로자 34명 중 30명과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참가인 역시 이 사건 근로계약상 정년인 55세를 이미 넘긴 2009. 8.경 이래 2017년까지 약 8년에 가까운 기간 계속해서 위 근로계약을 갱신하며 버스운전 업무에 종사하였다. 특히 원고와 참가인은 2012. 5.경 이후로 해마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한 달 가량의 간격을 두고 재입사 서류를 제출받아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는바, 위 한 달 가량의 시간은 원고와 참가인이 그동안의 근로관계를 평가하여 근로계약의 갱신 여부를 결정하는 기간으로 보인다.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은 버스운전으로서 해당 버스 노선이 폐지되지 않는 이상 계속적, 상시적으로 수행하는 일이다.
원고 대표이사 D은 2017. 5. 31. 운전기사들에게 적어도 65세까지는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적이 있다. 실제로도 원고의 2017년 근로자 현황을 보면 원고가 고용한 운전기사 중 이 사건 근로계약상 정년인 55세를 넘긴 사람의 비율이 55.6%에 이르고, 65세를 넘긴 운전기사도 14명에 이르렀다. 원고의 2018년 근로자 현황을 보더라도 운전기사 중 55세를 넘긴 사람의 비율은 약 43%(=60명/139명)에 이르고, 65세를 넘긴 운전기사도 14명에 이르렀다.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을 뒷받침할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만한 요건과 절차, 평가가 객관성, 합리성 및 공정성이 없다면 근로계약 갱신 거절은 여전히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갑 제5호증부터 갑 제12호증까지, 갑 제15,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참가인은 2015. 9. 14. 원고를 위하여 운행하던 시내버스 앞으로 차선을 변경하는 비스토 자동차를 발견하고 제때 멈추지 못한 과실로 이를 들이받는 사고를 낸 적이 있다. 또한 참가인은 2016. 3. 21. 원고를 위하여 시내버스를 운행하던 중 후진하면서 뒤에 있던 아우디 승용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고, 이로 인하여 2016. 4. 26. 원고로부터 출근정지(무급) 5일의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원고는 2016. 8. 12. 참가인이 정류장에 정차하지 아니한 채 통과하였다는 내용의 민원을 접수하였다.
참가인은 원고가 운전기사들의 주행습관을 분석하여 내린 평가에서 2017. 1.경 및 2017. 7.경 '위험' 등급으로, 2017. 3.경 및 2017. 5.경 '주의' 등급으로 각 분류된 적이 있다.
참가인은 2017. 8. 21. 다시 원고를 위하여 시내버스를 운행하던 중 편도 1차로 도로 가장자리에 주차된 차량의 왼쪽을 들이받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도망하였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 및 그에 나타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앞서 본 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갱신할 때마다 약 한 달 정도의 기간을 거쳐 근로관계를 평가한 후 갱신 여부가 결정되고, 앞서 1)항에서 본 ①, ②항 기재 사실들은 원고가 참가인과 마지막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한 2016. 9. 1. 이전에 발생한 일들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를 새삼 이 사건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는 원인으로 삼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참가인은 2017. 2.경, 2017. 4.경, 2017. 8.경에는 '양호' 등급으로 각각 분류된 적이 있고, 앞서 본 대로 '위험'이나 '주의' 등급으로 분류된 경우에도 다른 운전자들과 비교하였을 때 크게 위험한 운전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참가인이 2017. 8.경 교통사고를 발생시키고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으나, 위 교통사고로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피해가 생기지는 않은 점, 위 교통사고로 도로 위에 비산물이 떨어지거나 달리 교통을 방해할 만한 사정이 생기지 않은 점, 위 교통사고의 피해차량이 주차할 수 없는 도로변에 무단히 주차되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사회통념상 위 교통사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원고가 주장하는 대로 참가인이 근로계약서가 위조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거나, 계약기간을 2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소문을 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기로 하는 판단의 객관성, 합리성 및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참가인의 의견을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다거나, 사전에 계약 갱신을 기절할 수 있는 요건을 명시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소결론
결국 참가인에게는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합리적인 이유가 없으므로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박중휘 박종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