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9. 4. 11. 선고 2018구합73317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8. 6. 2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A종중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D의 왕자인 E을 파시조(派始祖)로 한 중(中)종중으로, E의 양자인 F의 4남(G, H, I, J)의 각 자손으로 구성된 4개의 소파(小派)를 두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원고의 종중원으로 2016. 7. 21. 원고의 사무국장으로 임명되었다.

나.

원고의 당시 회장이던 K은 2017. 10. 25. 참가인에게 아래의 사유로 참가인을 해임한다는 취지의 해임통지서를 보냈다.

다.

원고의 감사인 M, N은 2017. 12.경 회장 해임 등 안건에 대하여 임시이사회를 개최할 것을 요구하였고, 2017. 12. 23. 이사회가 개최되었다(이하 ‘이 사건 이사회’). 이 사건 이사회에서 ‘사무국장 해임 승인 및 회장 해임을 위한 임시총회 개최의 건, 부정 선거에 따른 회장 자격 상실, 회장과 사무국장의 유고에 따른 후속 조치’ 안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위 각 안건이 모두 승인되었다.

라.

원고의 이사회는 2017. 12. 26. 참가인에게 ‘1. 2017. 10. 25.자로 회장이 사무국장에게 보낸 해임통지는 이 사건 이사회에서 적법하게 승인됨에 따라 즉시 해임되었음을 통보합니다. 2. 그러므로 회장 직무대행자(L 부회장) 또는 그의 위임자에게 사무국의 업무 인계를 하고 사전 허락 없는 사무실 출입과 자료 반출을 일절 금합니다.’는 내용의 해임통지를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

마.

참가인은 2018. 1. 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의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3. 19.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바.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8. 4.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6. 25.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참가인에게 적용된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는 취지로 판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종중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아 부적법한 소제기인지 여부

1)

참가인의 주장

이 사건 소의 제기는 종중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부적법하다.

2)

판단

비법인사단이 총유재산에 관한 소송을 제기함에 있어서는 정관에 다른 정함이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 것이므로, 비법인사단이 이러한 사원총회의 결의 없이 그 명의로 제기한 소송은 소송요건이 흠결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8437 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0다97044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 사건 소는 원고가 참가인에게 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로 종중재산에 관한 소송이 아니므로 종중총회의 결의를 거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참가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 대표자의 대표권 인정 여부

1)

참가인의 주장

회장 직무대행자로 선임된 L는 원고의 적법한 대표자가 아니므로 이 사건 소의 제기는 부적법하다. 회장은 특별결의에 의하여 이사회가 아닌 ‘총회’에서 해임을 하여야 함에도 이사회에서 회장 해임을 승인하는 결의를 한 것은 위법하다. 또한 직무대행자의 선출은 회장의 유고시에만 가능한데 K 회장은 사퇴, 행방불명, 형사처벌, 사망, 병환 등 업무수행이 불가능한 ‘유고’ 상태에 있지 않았고, 설령 ‘유고’ 상태로 보더라도 임기가 2년 2개월이 남아있었으므로 차기 회장을 선출해야 하고 ‘회장 직무대행’을 선출할 수는 없다.

2)

판단

가)

갑 제2,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이 사건 이사회에는 회장 K과 재적이사 36명 중 24명, 감사 2명이 출석하였고, 회장 K 대신 감사 M이 임시의장을 맡아 회의를 주재하였다.

(2)

이 사건 이사회의 의사록에 기재된 의결 내용 중 회장과 관련된 부분은 아래와 같다.

(3)

원고의 종중규약 제16조 제2항은 ‘부회장은 회장을 보좌하고 회장이 유고시 회장의 잔여임기가 1년 미만인 경우에는 상임이사회에서 선출한 부회장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정하고 있고, 조직운영관리규정 제7조 제5항은 ‘회장이 유고 시에는 수석 부회장이 상임이사회 회무를 대행한다’고 정하고 있다.

나)

위 인정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회장 K은 이 사건 이사회에서 해임된 것이 아니라 부정선거로 인하여 회장 당선이 무효로 됨에 따라 다음 정기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할 때까지의 회장 직무대행자로 부회장 L가 선임된 점, ② 종중규약 제16조 제2항은 회장 유고시 잔여임기가 1년 미만인 경우에는 새로 회장을 선출하지 않고 상임이사회에서 선출한 부회장에게 회장 직무를 대행하게 한다는 취지이며, 이 사건과 같이 새로 회장을 선출할 때까지의 회장 직무대행에 관하여는 규약이나 조직운영관리규정에 별다른 정함이 없어 회장 직무대행자를 선임한 것 자체가 위 종중규약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부회장 중에서 항렬이 높은 L가 수석 부회장 지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위 조직운영관리규정 제7조 제5항에 비추어보면 L를 회장 직무대행자로 선임한 이 사건 이사회 의결에 어떠한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이사회에서 회장 직무대행자로 선임된 L는 원고의 적법한 대표자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

참가인은 원고의 임원으로 활동하다가 사무국장으로 임명되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사업장은 상시 5인 미만을 사용하는 사업장이므로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참가인에게 폭력행위 등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2)

피고 및 참가인

참가인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업무수행과정에 회장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고, 매월 고정급을 지급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또한 원고가 주장하는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

나.

주요 관계 법령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2013년 정기총회에서 위임을 받아 2014년도 제1차 이사회회의에서 규약을 개정하였는데, 이때 종회 업무를 담당할 사무국장을 별도로 두기로 하면서 총무이사 관련 조항을 삭제하였다.

2)

참가인은 2003년경부터 원고의 임원인 이사로 활동하다가 2016. 7. 21. 회장 K의 추천과 이사회의 동의를 거쳐 사무국장으로 임명되었고, 같은 날부터 임원 자격이 정지되었다.

3)

참가인은 2016. 7. 21.부터 2018. 2. 23.까지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면서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원고의 사무국 사무실에 평균적으로 오전 9시경에 출근하여 오후 5시경에 퇴근하였다.

4)

참가인은 원고의 사무국 소속 직원관리, 종친회 관련 업무(종친 주소록 관리, 행사 관련 지원 등), 관공서 행정서류 및 대외 공문서 작성 처리, 예산 및 자금집행 업무, 입주업체 관리(계약, 임대료 및 관리비 수금 현황 점검) 등에 대한 업무를 수행하였고, 대부분 회장의 결재를 받아서 업무를 진행하였다.

5)

참가인은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매월 1,700,000원을 지급받으며 근로소득세 등을 납부하였다.

6)

부회장 L는 2017. 1. 10. 참가인에 대하여 이사회 회의의 일방적 진행, 무례하고 불손한 행동 등을 이유로 회장에게 ‘참가인 징계요청서’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위 내용증명에는 ‘사무국장이 임원에 해당된다고 착각하여 임원같이 행동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참가인은 이에 대하여 반박하는 ‘징계소명서’를 작성하면서 ‘사무국장은 임원의 신분이고 직원이 아니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7)

2011년도 임원수첩 명단에는 당시 총무이사 R이 등재되어 있고, 사무국장이 신설된 후인 2014년도 임원수첩 명단에도 R이 사무국장 직위로 등재되어 있으며, 2017년도 임원수첩 명단에는 사무국장으로 참가인이 등재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5, 22호증, 을가 제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참가인이 근로자인지 여부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22859 판결,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위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사무국의 업무처리를 수임한 수임인일 뿐 원고에 대하여 사용종속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①

원고의 조직운영관리규정은 ‘사무국에는 사무국을 총괄하는 사무국장 1인과 약간 명의 직원을 둘 수 있다’고 하고 있고(제15조 제2항), 사무국장은 임원 중에서 회장이 추천하여 이사회의 동의를 거쳐 임명하는 반면 사무국의 직원은 회장이 채용하도록 정하여(제15조 제3항, 제16조 제1항), 사무국의 인적구성과 채용절차와 관련하여 사무국장과 직원을 구분하고 있다.

②

원고의 조직운영관리규정 제15조 제3항 제1호는 ‘사무국장이 임원 중에서 임명될 경우에는 재임기간 중 임원으로서의 자격은 정지한다’고 정하고 있는데, 규약 제20조 제5항에서 ’임원이 본회를 상대로 소를 제기할 때에는 임원 자격이 정지되고 패소하면 자동 상실된다‘고 정하고 있음에 비추어보면, 임원이 사무국장으로 재직하는 동안에는 임원 자격이 정지되나 사무국장의 지위에서 물러날 경우 임원 자격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사무국장의 재임기간 종료시 임원으로서의 자격이 회복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③

사무국장은 원칙적으로 임원 중에서 임명하도록 되어 있고 그 업무내용은 2014년경 종중규약이 개정되기 전의 총무이사의 업무내용과 동일하며, 그 임명에 있어서도 총무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장의 의사를 반영하도록 되어 있다.

④

참가인이 작성한 위 징계소명서의 내용에 비추어볼 때, 참가인 스스로도 원고의 일반 사무 업무와 회계업무 등을 총괄하는 임원으로서의 지위에 있다고 인식하고 업무 수행을 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⑤

참가인이 대체로 오전 9시부터 오후 17시까지 근무한 것은 참가인이 사무국 직원들을 지휘·감독하는 지위에 있었기 때문으로 보이고, 회장 K이 참가인의 출퇴근 시간 등 근태 관리를 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⑥

회장 K도 매월 1,150,000원의 활동비를 고정적으로 지급받고 위 돈에서 건강보험료, 장기요양보험료를 공제하였다. 사무국이 신설되기 전 총무이사도 일정 금액을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마.

소결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전제하고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언지 이원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