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9. 5. 23. 선고 2018구합7349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근로자 약 90명을 고용하여 소형항공기 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C는 2017. 5. 1. 원고에 입사하여 헬기 조종사로, 참가인 B는 2017. 9. 1. 원고에 입사하여 헬기 정비사로 각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7. 12. 21. 참가인들에게 참가인들이 제출한 사직원이 2017. 12. 31.자로 처리되었다고 통지(이하 '이 사건 통지')하였다.

다.

참가인 C는 2018. 1. 25., 참가인 B는 2018. 1. 26. 각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이 사건 통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3. 23. 참가인 C의 구제신청에 관하여, 2018. 3. 26. 참가인 B의 구체신청에 관하여 '참가인들의 사직원 제출은 비진의의사표시로서 무효이므로 이 사건 통지는 해고에 해당하는데(특히 참가인 C는 사직원을 제출한 후 바로 사직의 의사표시가 원고에게 도달하기 전 이를 철회하였으므로, 이 점에서도 참가인 C에 대한 이 사건 통지는 해고에 해당한다), 원고가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으므로 무효이다'는 취지의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라.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각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7. 5. '참가인 C의 원고와의 근로계약 기간(2017. 5. 1.~2018. 4. 30.)이 종료되었으나, 갱신기대권이 있기 때문에 구제이익이 있다. 참가인들의 사직원 제출은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통지는 해고이고, 원고는 참가인들을 해고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기 때문에 무효이다'는 취지의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제2호증의 1, 2, 제4호증의 1, 2, 제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참가인 C는 조종사로서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하여 원고는 참가인 C가 사직원을 제출하기 전부터 팀장 F를 통해 참가인 C에 대하여 사직을 권고하였다. 원고와 참가인 C 사이의 근로계약은 갱신 가능성이 없어 이 사건 재심판정일 이전 계약기간의 종기인 2018. 4. 30. 에 종료되었음이 명백하므로 참가인 C에게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참가인들은 원고가 참가인들과의 근로계약을 종료하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참가인들이 F가 사직원을 수리하면서 한 말을 진정으로 믿었다고 볼 수 없고, 원고는 참가인들의 사직원 제출이 진의에 의하지 아니한 것임을 알 수도 없었기 때문에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은 F가 참가인들로부터 사직원을 제출받아 이를 수리하는 의미로 서명한 2017. 12. 19. 또는 F가 원고의 감사팀 직원인 G에게 참가인들의 사직원을 전달한 2017. 12. 20. 에 종료되었다.

3)

원고가 참가인들의 사직원을 이 사건 통지를 한 2017. 12. 21. 수리한 것으로 보더라도, 참가인 B는 그전까지 사직원 제출을 철회하지 않았기 때문에 원고와 참가인 B 사이의 근로계약은 2017. 12. 21. 종료되었다.

나.

관련 법령

다.

판단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2016. 12. 경 헬기사업팀을 신설하면서 F를 헬기사업팀의 팀장으로 임명하였다. 원고는 F에게 헬기사업팀의 팀원이 될 헬기 조종사와 정비사를 채용하기 위해 적절한 사람을 추천하도록 하였고, F는 원고에게 조종사인 참가인 C(운항본부장)와 H, I, 정비사인 참가인 B와 J(정비본부장), K를 각 추천하였다. 원고는 F가 추천한 조종사와 정비사를 모두 채용하였다.

나)

원고와 참가인 C가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에 대하여 "근로계약 기간은 2017. 5. 1.부터 2018. 4. 30.까지로 하며, 계약기간 만료 시까지 별도합의가 없으면 기간만료일에 자동연장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다)

F와 J는 2017년 5월과 6월경 호주 및 인도네시아에서 원고가 구입한 헬기와 관련한 서류, 기체 상태 등을 점검하였다. 또한 참가인 C를 비롯한 헬기사업팀의 조종사들은 2017년 8월과 9월경 호주에서 비행교육훈련을 받았고, 참가인 C는 비행교육훈련을 받으면서 항공기의 운항에 필요한 '써티(certi)' 증명을 받았다.

라)

원고는 2017. 9. 15. 서울지방항공청장에게 원고가 신규 도입한 헬기인 'S-76C(HL9636)'(이하 '이 사건 항공기')에 대한 표준감항증명 및 소음기준적합증명을 신청하였다. 서울지방항공청장은 2017. 11. 1. 원고에게 「이 사건 항공기의 부품 중 교환주기가 10년인 'Main Rotor Servo Input Control Rod'의 교환 이력이 확인되지

고, 항공기 제작사가 발행한 정비 매뉴얼에 따른 정시점검이 수행되지 않았다」 는 이유로 원고의 표준감항증명 신청을 반려하였다.

마)

F는 2017. 12. 초순경 원고의 사업본부장인 L에게 이 사건 항공기의 표준감항증명 신청이 반려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직하겠다고 하였고, L은 F에게 F가 채용에 관여한 조종사와 정비사 전원의 사직원을 받을 것을 요구하였다. 이후 F는 L에게 '표준감항증명 신청 반려에 대한 책임이 있는 자신과 정비사 한 명은 사직하되, 나머지 조종사와 정비사는 재신임해달라'는 취지로 수차례 말하였고, 참가인 C에게는 '표준감항증명 신청 반려에 대한 책임은 나(F)와 정비본부장(J)에게 있다. 나(F)는 나가지만 당신(참가인 C)이 회사를 잘 부탁한다. L 팀장과도 얘기하였다'는 취지로 수 차례 말하였다.

바)

F는 2017. 12. 19. 헬기사업팀의 조종사와 정비사들에게 '일괄하여 사직원을 제출받지만 나(F)와 정비본부장(J)이 사직의 대상이고 나머지 팀원들은 대상이 아닐 것이다. 원고가 사직원을 내라고 하니 일단 회사의 지시에 따르자. 사직원 제출은 형식적인 것이 될 수 있다. 재신임이 될 것이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에 헬기사업팀의 조종사와 정비사 전원이 사직원을 제출하였는데, 참가인들이 F에게 제출한 사직원에는 퇴직사유란에 '회사의 사직권고에 의하여'라고 기재되어 있고, 퇴직일자란이 공란으로 되어 있다. F는 헬기사업팀의 조종사와 정비사들이 제출한 사직원의 팀장란에 서명하였다.

사)

F는 2018. 12. 20. 09:30경 원고의 감사팀 직원인 G에게 헬기사업팀 조종사와 정비사들의 사직원(F의 사직원 포함)을 전달하였다. G는 2018. 12. 20. 09:44 L에게 "M대리 제외한 나머지 7명 사직서 방금 수령했습니다. 내용물에 서명 확인했습니다. 하대리는 오늘까지 휴가입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다.

아)

참가인 C를 포함한 조종사들은 사직원 제출 이후 F에게 자신들의 고용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라면 사직원 제출을 철회하겠다고 하였고, F는 2018. 12. 20. 15:36 L에게 "운항팀은 사표 철회한답니다. 재보장이 되지 않는 이상. 내일 꼭 시간 내주세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같은 날 원고의 인사팀장인 N에게도 조종사들의 사직원 철회 의사를 전달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제2호증의 1, 2, 제4호증의 1, 제5호증의 1, 제6호증의 1, 2, 제7호증의 1, 2, 제8, 10, 12, 13호증, 제14호증의 1, 2의 각 기재, 증인 F, L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참가인 C의 구제이익 존부

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으므로, 근로자로서는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갱신거절의 유효 여부를 다툴 법률상 이익을 가진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5990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고와 참가인 C가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계약기간이 명시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C 사이의 근로계약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에 해당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C에게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신뢰가 형성되어 있어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므로, 참가인 C의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사정만으로 해고에 대한 구제이익이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와 참가인 C가 작성한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 만료 시까지 별도합의가 없으면 기간만료일에 자동연장한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이는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규정이다.

(2)

참가인 C는 헬기를 조종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조종사인데, 원고가 소형항 공기 운송업을 계속하는 이상 조종사가 상시적·지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필요성이 있다.

3)

참가인들의 사직원 제출이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인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들의 사직원 제출은 진의에 의한 것이 아니고, 원고의 대리인인 F도 참가인들의 사직원 제출이 진의가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참가인들의 사직원 제출은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들이 제출한 사직원에 근거하여 참가인들에게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한 이 사건 통지는 해고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

참가인들은 F로부터 참가인들은 사직원 수리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참가인들이 사직원을 제출하더라도 이는 형식적인 것으로서 재신임이 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사직원을 제출하였다.

참가인 C가 호주에서 비행교육을 받을 당시 비행 교관으로부터 다소 좋지 못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참가인 C는 비행교육을 받은 후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써티(certi)' 증명을 받았기 때문에 항공기 운항과 관련한 자격을 갖추고 있었고, 서울지방항공청장의 표준감항증명 신청 반려에 관하여는 업무상 아무런 귀책사유가 없었다. 참가인 B는 서울지방항공청장의 표준감항증명 신청 반려에 대한 책임이 있는 정비본부에서 정비사로 근무하고 있었으나, 원고가 구입한 헬기에 대한 서류, 기체 상태 점검은 참가인 B가 원고에 입사하기 전인 2017년 5월과 6월경 이루어졌고, 원고의 표준감항증명 신청은 참가인 B가 원고에 입사한 직후인 2017. 9. 15. 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서울지방항공청장의 표준감항증명 신청 반려에 참가인 B의 귀책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달리 참가인들이 앞서 본 F의 권유나 설명(참가인들은 사직원 수리 대상이 아니다 등) 외에 자진하여 사직원을 제출할 동기나 이유를 찾기 어려우므로 참가인들의 사직원 제출은 진의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나)

F는 원고로부터 헬기사업팀의 팀원들에 대하여 사직원 제출을 요구하여 이를 수령할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에 해당하기 때문에 참가인들의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관하여 진의가 아니었다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 여부는 원고의 대리인인 F를 기준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F는 2017. 12. 초순경 L으로부터 참가인들을 포함한 헬기사업팀의 조종사와 정비사들로부터 사직원을 받으라는 지시를 받았다. 당시 F는 표준감항증명 신청 반려에 대한 책임이 있는 팀장인 자신과 정비본부장인 J만이 사직원 수리의 대상이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F가 L에게 표준감항증명 신청 반려에 대한 책임이 있는 자신과 정비사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 팀원들에 대하여는 재신임을 해달라는 취지로, 참가인 C에게는 자신과 J가 사직의 대상이고 앞으로 회사를 잘 부탁한다는 취지로, 참가인들에게 사직원 제출을 요구하면서 참가인들이 사직원 수리의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로 각각 말한 것은 그와 같은 인식의 표현이다.

F는 참가인들의 사직원이 수리될 것임을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참가인들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이 말하며 사직원 제출을 요구하여 이를 수령하였기 때문에 F는 참가인들이 실제 사직할 의사가 없이 사직원을 제출하였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적어도 알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4)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가 정당한지

원고가 이 사건 통지서에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은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3.

결론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