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상시 21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경비용역업 등을 수행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16. 8. 25. 참가인에 입사하여 남양주시 C아파트2단지(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에서 경비로 근무해 왔다.
원고는 2018. 4. 19.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제출하였고, 참가인은 2018. 4. 30. 원고에게 3,558,83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18. 5. 3. '참가인이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종용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직서에 의하여 이루어진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라고 주장하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6. 29. '원고가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함으로써 당사자 간 합의 하에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경기2018부해857).
이에 원고는 2018. 7. 2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0. 22. 위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2018부해846,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2, 15, 16호증, 을나 제1, 2,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 소속 D 차장이 원고에게 '원고가 복직한다고 하자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참가인과의 경비용역계약 해지를 통보해왔는데, 타 업체가 경비용역계약을 체결할 경우 기존 경비들, 특히 70세 이상 고령자들은 재계약되기 어렵다. 원고가 사직서를 작성해주면 위로금으로 2개월분 급여를 지급하고, 빠른 시일 내에 다른 근무지로 전직시켜주겠다'고 하여, 원고는 사직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속아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는데, 그 후 참가인은 전직 약속을 지키지 아니하였다. 기망에 의하여 제출한 이 사건 사직서는 법률상 효력이 없으므로 이로 인한 근로관계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12. 7. 1.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경비용역 업무에 관하여 기간을 정하여 경비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매년 이를 계속 갱신하여왔다. 참가인은 2017. 10. 31.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계약기간을 2018. 1. 1.부터 2018. 12. 31.까지로 하고, 용역 경비료는 월 18,349,690원(부가세 별도)으로 하는 경비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6. 8. 25. 참가인과 이 사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할 것을 약정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래, 아래 표 기재와 같이 4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참가인은 2017. 1. 26. 원고에게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보하였고, 2017. 2. 1.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주민들의 다수 민원발생, 조직 내 불협화음 조성' 등의 이유로 2017. 3. 5.자 근로계약 해지를 의결한 후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7. 2. 1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2017. 2. 21. 위 구제신청을 취하하였다.
참가인은 2017. 3. 30. 원고에게 2017. 4. 30.자로 근로계약이 만료(해지)됨을 통보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7. 5. 2.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참가인은 2017. 5. 20. '원고에게 2017. 5. 1.부터 2017. 5. 20.까지의 급여를 지급하고, 원고가 2017. 1. 1.부터 2017. 12. 31.까지의 계약기간 동안 불이익 없이 근무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내용의 확약서를 작성하였으며, 이에 원고는 2017. 5. 25. 위 구제신청을 취하하였다.
원고는 2018. 1. 1. 체결한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인 2018. 4. 2.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참가인이 복직을 약속하자 2018. 4. 18. 위 구제신청을 취하하였다. 참가인이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 소장에게 원고가 복직할 것이라고 통지하자,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2018. 4. 19. 참가인에게 2018. 4. 30.자로 경비용역 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하였다.
원고는 2018. 1. 1.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월 급여를 1,841,085원(기본급 및 야간수당 포함)으로 약정하였고, 참가인으로부터 2018년 1~3월분 급여로 매월 1,764,265원(세금 및 건강보험료 등 공제)을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5, 16호증, 을나 제1, 2, 4, 5호증의 각 기재, 갑 제9, 10, 14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일부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다211630 판결 등 참조).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3. 4. 25. 선고 2002다11458 판결, 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다21163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민법 제110조에 따라 사기를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하기 위하여는 거래당사자 중 일방에 의한 고의적인 기망행위가 있고 이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착오에 빠져 그러한 기망행위가 없었더라면 사회통념상 그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2다16087 판결 참조).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사직서의 작성에 관하여 기망행위를 하였다거나 일방적으로 사직서의 작성을 강요 또는 종용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원고로서는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는 것이 당시 상황에서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사직서에 의한 근로관계의 종료가 법률상 효력이 없다거나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사직서에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2개월분의 급여를 지급하기로 하였다는 내용, 원고와 참가인이 서로 원만히 합의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이 사건 사직서상 참가인이 경비용역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다른 아파트의 경비원 등으로 전직하여줄 것을 조건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도록 하였다거나, 원고가 전직을 조건으로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더욱이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를 자필로 작성하였는데, 전직을 중요한 조건으로 하였다면 2개월분의 급여 지급과 달리 이를 사직서에 기재하지 아니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참가인이 다른 아파트 등에 채용 기회가 생기면 원고를 추천하거나 소개해주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는 전직을 조건으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참가인이 2018. 4. 19.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로부터 받은 용역계약 해지통보는 참가인이 작성한 허위의 문서라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자료가 없다. 오히려 원고와 이 사건 아파트 주민들 사이에 여러 차례 분쟁이 발생한 사실이 있는 점, 참가인과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 사이의 경비용역계약에서는 일정한 계약 해지사유를 정하면서 계약을 해지하고자 할 경우에는 이를 상대방에게 서면 통보하도록 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용역계약 해지통보가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인다.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서는 2017. 1.경부터 지속적으로 근로계약 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있었고, 원고는 참가인의 계약기간 만료나 계약 해지 통보에 대하여 여러 차례 구제신청을 제기하는 등 불복하여 왔다. 따라서 원고로서는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여 제출함으로써 참가인에게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는 것이 어떠한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로서는 위와 같이 근로계약 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참가인에게 용역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그 결과 다른 경비원들이 계속 근무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여, 근로계약에 따른 퇴직금을 상회하는 2개월분의 급여 상당액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소결론
결국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합의해지로 인해 종료되었을 뿐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상의 부당해고가 성립할 여지가 없으므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강지성 지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