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9. 6. 13. 선고 2018구합8164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B시는 2004. 1. 16. 하부 조직인 체육진흥과 직장운동경기부에 장애인사격팀(이하 '이 사건 사격팀'이라 한다)을 창단하여 운영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이고, 원고는 2004년경부터 이 사건 사격팀 소속 국가대표 사격선수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6. 12. 13. B시<1>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 입단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B시는 2017. 11. 27. 원고에게 'B시 직장운동경기부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안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근로계약기간이 2017. 12. 31. 만료됨에 따라 2018년도에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을 통지하였고, B시는 2018. 1. 1. 원고와 재입단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이하 '이 사건 계약 거부'라 한다).

라.

원고는 2018. 3. 6.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충북2018부해82호로 이 사건 계약 거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충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5. 23.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원고와 B시 사이의 근로계약은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으며, 이 사건 계약 거부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기로 판정하고, 2018. 6. 18.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마.

원고는 2018. 6. 27.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앙2018부해722호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9. 11.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기로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하고, 2018. 9. 28.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바.

B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한 'B시청 직장운동경기부 설치 및 운영 규정(이하 '이 사건 운동부 규정'이라 한다)'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부터 갑 제4호증까지,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B시는 입단계약을 체결한 운동선수에게 이 사건 운동부 규정 제8조에서 정한 계약해지사유가 발생하더라도 즉시 계약을 해지하지는 아니하고, 계약의 갱신을 거부하는 방법으로 선수단을 운영하여 왔다. 이로써 B시와 소속 운동선수들 사이에 위 계약해지사유가 없다면 계약이 갱신된다는 관행이 형성되었으므로 원고에게는 B시와 체결한 입단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

2)

B시가 원고에 대하여 입단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유일한 이유는 원고가 2015년 C대회 개막식에서 카지노에 10여 분 출입하였다는 이유로 D연맹으로부터는 자격정지 5년, E단체로부터는 근신 1년, F연맹으로부터는 주의의 각 징계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가 받은 징계처분은 위법하고, 이를 이유로 한 이 사건 계약 거부도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위법하다.

가)

원고가 카지노에 출입한 것은 국가대표로서 참여한 C대회에서 일어난 일이므로 F연맹에서 징계하여야 함에도 정당한 권한 없는 D연맹에서 제대로 된 사실조사도 거치지 않은 채 징계하였다.

나)

원고에 대한 징계를 위하여 D연맹은 법제상벌위원회 운영규정을 급하게 제정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정관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결국 원고에 대한 징계는 근거규정이 제대로 제정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

다)

원고는 카지노에 출입한 것이 아니라 당시 개막식이 이루어지고 있던 호텔 레스토랑에 설치된 슬롯머신을 이용하였을 뿐이므로 국가대표로서 어떠한 품위를 훼손하였다고 볼 수 없다.

라)

원고는 국가대표로서 여러 차례 우수한 경기실적을 남겼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은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나 위법하다.

3)

원고는 국가대표로서 여러 차례 우수한 경기실적을 남겼음에도 이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이 사건 계약 거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거절 사유가 없으므로 위법하다.

나.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 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때 기간 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은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나(제4조 제2항),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가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하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이른바 갱신기대권에 관한 위 법리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등 참조). 이때 갱신거절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 여부에 관한 사정의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다.

판단

갑 제1, 2, 4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와 B시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이 사건 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①

원고는 B시가 장애인 운동선수들의 의사에 반하여 계약 갱신을 거절한 적이 없음을 인정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고,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B시가 충북지방노동위원회 및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매해 총 80명의 운동선수 및 지도자 중 17~18명은 계약을 갱신하지 않는다고 진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②

이 사건 운동부 규정 제10조에서는 '재계약을 체결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출전 성적에 따라 평가하고 별표 3에 따라 등급을 조정한다.'라고 정하여 재계약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재계약을 체결한 사람은 그때까지 성적을 고려하여 등급을 다시 매긴다는 내용을 정한 데 지나지 않고, 재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때 고려할 요소로서 정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재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선수를 성적에 따라 평가하고 등급을 다시 매긴다는 것은 해당 계약이 한시적인 성격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밖에 이 사건 운동부 규정이나, 이 사건 계약에서는 원고와 참가인의 계약기간을 명시하였을 뿐, 재계약의 기준 및 고려요소, 절차, 이를 위한 평가 방법 등에 대하여 정하고 있지 않다.

③

이 사건 운동부 규정 제8조는 조문 제목이 '계약의 해지'이고, 제1항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라고 정하여 B시와 운동선수 사이에서 체결한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수 있는 사유를 정하였음을 명백히 밝히고 있을 뿐이다. B시가 위 규정에서 정한 계약해지사유를 들어 계약을 해지하지는 아니하고 갱신만을 거절함으로써 사실상 계약해지사유가 없으면 계약이 갱신된다는 관행이 형성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④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을 비롯하여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건대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면 사용자로서는 같은 근로자로부터 같은 역무를 계속 제공받는 상황을 수인하여야 한다. 따라서 사용자로서도 앞으로 제공받을 역무를 예측할 수 있을 만큼, 그 내용이 일상적·계속적·반복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운동선수가 제공하는 역무는 해당 종목의 경기에 출전하여 다른 운동선수와 기량을 겨루는 것이고, 이는 운동선수 개인의 역량, 신체상태, 경기일정 및 장소 등 다양하고도 가변적인 요소에 따라 크게 성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므로 그 성질상 일상적·계속적·반복적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결국 원고에게 B시와 체결한 입단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박중휘 박종원

각주1) 을나 제1호증(입단계약서)에는 계약당사자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행정기관에 지나지 않는 참가인은 계약을 체결할 행위능력이 없으므로 원고와 계약을 체결한 사람은 B시라고 봄이 상당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