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9. 10. 10. 선고 2018구합87699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8. 11. 1.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및 내용

가.

원고는 2007. 6. 11.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에 입사하였고 2016. 1. 1.부터 전라남도 목포지점에서 D의 배송·진열·교환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나.

참가인은 1987. 4. 1.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4,000명을 사용하여 D 등의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다.

원고는 2017. 2. 2.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2016고단1530, 1589(병합)]에서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에 관하여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 특수폭행, 재물손괴로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12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폭력치료강의 수강명령을 선고받았고, 이에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광주지방법원(2017노711)은 2017. 11. 2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원고가 다시 상고하였으나 대법원(2017도20411)은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이하 확정된 위 제1심판결을 '관련 형사판결').

라.

참가인은 관련 형사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2018. 3. 5. 원고에게 취업규칙 제56조 제1항 제2호 및 인적자원관리규정 제65조, 노사단체협약 제54조에 기하여 당연면직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당연면직').

마.

원고는 2018. 5. 2.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당연면직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6. 26. '원고의 행위는 당연면직사유에 해당하고 관련 규정에 따른 이 사건 당연면직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바.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8. 7.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1. 1.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

가)

참가인의 단체협약 제54조 제1항은 '법원의 최종 판결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를 당연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반면, 취업규칙 제56조 제1항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중이거나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를 당연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규정이 충돌하는 경우 단체협약이 우선 적용되어야 하고, 단체협약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때를 당연면직사유로 정한 취지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인 점 등을 고려하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경우에는 당연면직된다고 해석할 수 없다.

나)

또한 이 사건 당연면직은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어야 하는데, 원고는 업무를 수행하던 도중 무단횡단하던 사람을 치어 사고가 발생한 것이고 재물손괴죄 및 특수폭행죄와 함께 재판을 받아 가중처벌 받은 것인 점, 재물손괴 및 특수폭행 부분은 업무와 무관하게 발생한 것으로 원고의 업무 수행에 아무런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점, 원고는 성실히 맡은 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동료 근로자들로부터 높은 신망을 얻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뢰관계가 무너졌다고 할 수 없다.

다)

참가인의 인적자원관리규정은 근로자를 징계하는 경우 징계위원회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참가인은 그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당연면직은 위법하다.

2)

피고 및 참가인

가)

참가인의 단체협약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에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경우'가 포함됨을 전제로 하고 있고, 취업규칙, 인적자원관리규정 등의 내용에 따르더라도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을 선고받아 확정된 경우 당연면직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하다.

나)

단체협약, 취업규칙, 인적자원관리규정의 내용 및 규정 형식에 비추어 볼 때 당연면직은 해고와는 구분되는 별개의 것으로 해고에 관한 법리가 적용될 수 없다. 단체협약은 참가인과 노동조합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체결된 것으로, 단체협약에 규정된 당연면직사유에 해당되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당연면직을 함에 있어서 해고에서와 같은 '정당한 이유'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

다)

단체협약 등에 규정되어 있는 당연면직사유가 발생하면 해당 근로자는 당연면직 되는 것으로 징계해고를 위하여 거쳐야 하는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나.

관련 규정

다.

당연면직 사유인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

1)

단체협약에 당연면직사유로 규정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의 의미는 그 규정의 취지 및 체계, 취업규칙 등 다른 관련 규정의 내용 등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법원의 최종 판결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는 단체협약상의 다른 당연면직사유와 달리 그 성질상 근로자가 근로제공을 할 수 없는 경우(제54조 제1항 제1호, 제3호)나 예정된 근로기간이 만료된 경우(제54조 제1항 제2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단체협약 제54조 제4항에서 '법원의 최종 판결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라고 하더라도 '자가운전에 따른 교통사고가 원인인 경우에 도주 또는 유기하지 아니한 경우(제1호)', '재직 중 집행유예를 받은 자에 대하여 중앙인사위원회에서 면직 시키지 아니하기로 한 경우(제2호)'에는 면직되지 않도록 정하고 있는데, 이는 금고 이상의 형의 집행유예를 받은 사람도 당연면직사유에 해당함을 전제로 위와 같이 예외를 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범죄의 내용이나 경중 등을 고려하여 달리 판단할 여지를 두고 있으므로 반드시 '실형판결을 받은 경우'만을 상정하여 당연면직사유로 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 취업규칙 제56조 제1항 제2호와 인사자원관리규정 제25조 제3호는 당연면직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중이거나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는 자'라고 정하고 있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참가인의 단체협약에서 정한 당연면직사유인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는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았을 때'로 한정하여 해석할 것이 아니고 '집행유예의 형을 받았을 때'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원고는 관련 형사판결로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의 형이 확정되었으므로, 당연면직사유가 인정된다.

2)

한편, 원고는 단체협약 제54조 제4항 제1호의 예외에 해당하여 당연면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갑 제1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참가인의 업무용 차량을 운전하여 배송업무 중이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단체협약 제54조 제4항 제1호에서 정하는 '자가운전에 따른 교통사고가 원인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필요한지 여부 및 정당한 사유의 인정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 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당연퇴직처분이 유효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소정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 것이므로(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다62840 판결 등 참조), 단체협약 등에서 당연퇴직사유에 대하여 다른 징계해고에 관한 절차 등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않다 하여 그것이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제한 규정을 회피하려는 것으로써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이처럼 당연퇴직에 대하여 일반의 징계해고와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당연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도 규정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연퇴직처분을 함에 있어서 다른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다. 이는 당연퇴직사유가 실질적으로 징계사유로 보이는 경우에도 달리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5. 3. 24. 선고 94다42082 판결 참조).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위와 같이 원고가 위 집행유예의 형을 선고받은 것이 단체협약상의 '당연면직사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관계의 자동소멸 사유라고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참가인이 이를 이유로 원고에게 당연면직을 통보한 것은 성질상 해고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이 사건 당연면직이 적법하기 위하여는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나)

위 인정사실과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관련 형사판결로 징역 1년 및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 하더라도 그 사유만으로는 사회통념상 참가인이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이 사건 교통사고는 원고가 비가 내리는 날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던 중 무단횡단을 하던 피해자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충격하여 발생한 것으로, 피해자의 과실도 적다고 보기 어렵고, 당시 원고가 좌회전을 하던 속력은 시속 약 30km 정도로 과속을 하였던 것도 아니다.

(2)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징계 등을 받은 전력이 없고, 참가인에 입사한 이후로 지금까지 업무용 차량을 운행하여 배송업무를 하던 중 사고를 낸 것도 이 사건 교통사고가 처음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의 피해자 유족과 원만히 합의하였고 이 사건 교통사고 발생으로 참가인이 입은 피해도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4)

재물손괴 및 특수폭행 부분은 원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가 발생한 때로부터 약 한 달 정도 후에 발생한 것으로 이 사건 교통사고의 충격이 영향을 주었던 것으로 보이고, 업무 시간 외에 업무와 상관없이 발생한 일로 피해자들과 원만히 합의하였다. 원고는 2007년경까지 수회의 폭력전력이 있으나 참가인에 입사한 2007년경부터 약 10년 동안은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다. 원고가 참가인에 입사하여 근무하면서 원고의 폭력성이 발현되어 업무 수행에 지장을 주거나 참가인에게 피해를 입힌 사실도 없다.

(5)

참가인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음을 이유로 당연면직한 사례를 들어 이 사건 당연면직이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사례가 참가인의 업무와 무관한 사건 또는 과실로 인한 교통사고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 당연면직을 한 사례인지에 대하여는 확인할 자료가 없다.

3)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법이 있는지 여부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에는 징계사유와 별도로 당연면직사유를 규정하면서 징계에 관하여는 그 절차 등을 규정하고 있으나 당연면직 절차 등에 대하여는 아무런 절차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이 사건 당연면직사유인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았을 때'가 인사자원관리규정에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지도 않으므로, 참가인이 이 사건 당연면직을 함에 있어서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마.

소결

이 사건 당연면직사유가 인정되고 그 절차도 적법하나, 이 사건 당연면직은 해고에 해당하고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부당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언지 이원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