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9. 10. 31. 선고 2018구합9076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및 내용

가.

원고는 2005. 11. 2. 설립되어 상시 약 7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금속주름관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18. 1. 29. 원고에 입사하여 해외영업부 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2018. 4. 18. 원고로부터 계약해지(이하 '이 사건 해고') 통보를 받은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18. 5. 1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라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7. 12. '참가인에 대한 해고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8. 8. 1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1. 21. '원고가 참가인의 본채용을 거부한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고, 본채용 거부의 절차도 정당하지 않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①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신규고객 발굴로드맵'을 보고받은 사실이 없고, 설령 보고받은 사실이 있더라도 위 보고서의 내용은 전임자들의 작성 내용을 단순히 짜깁기한 수준인 점, ② 참가인이 원고에게 2018. 3. 8. 보고한 '미주 거래선 개척 로드맵'은 구체적인 실행절차와 지침을 포함하고 있지 않고 전임자의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여 새로운 내용이 전혀 추가되지 않은 점, ③ 참가인은 '미국 주정부 지역별 독점대리점 계약 체결을 위한 제안서'를 수정 보고하라는 원고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은 해외영업부장으로서의 문서작성능력이 결여되어 있다.

2)

참가인은 해외 신규 거래선 발굴을 위한 제안 이메일 발송 과정에서, 원고의 지시를 어기고 발송대상 적격업체에 대한 선별작업을 생략하는 바람에 발송대상이 아닌 비적격 대상업체 662곳에 제안서를 잘못 보내게 되었다. 이로 인하여 원고의 기술정보와 영업비밀이 경쟁관계가 될 가능성이 있는 업체에 공개되었다. 이는 참가인이 업무능력과 적격성을 심각하게 결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3)

참가인은 근로제공의무의 이행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사유인 건강정보를 은닉하였고, 실제 시용기간 중 심장마비로 심각한 생명의 위험이 발생하였다. 이는 계약해지사유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원고가 본채용을 거부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된다.

4)

① 참가인은 2018. 1. 17. 채용면접 시 자기평가표를 작성하였는데, 그 자기평가표에 기재된 평가항목 30개는 원고가 참가인의 본채용을 거부하면서 작성한 수습근로자 평가표의 평가항목과 동일한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해고 통보 시 서면으로 계약해지의 근거규정, 계약해지사유를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설명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본채용 거부는 정당한 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5)

그런데도 원고가 본채용 거부의 합리적인 사유 없이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 사건 해고에 이르렀다는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18. 1. 29.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당일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2)

원고는 2018. 1. 29.부터 2주간 참가인을 대상으로 기본적인 업무교육을 실시하였다.

3)

참가인은 2018. 2. 6. 성북구보건소에서 건강진단을 받고 여섯 가지 검사항목(장티푸스, 폐결핵, 성병, 전염성피부질환 등) 결과가 모두 '정상'이라고 기재된 건강진단서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그러나 입사 전 심장 스텐트 시술을 받은 사실을 원고에게 별도로 알리지는 않았다.

4)

참가인은 2018. 2. 14. 5쪽 분량의 '신규고객 발굴로드맵'을 작성하였다.

5)

참가인은 2018. 3. 8. 20쪽 분량의 '미주 거래선 개척 로드맵'을 작성하여 원고에게 보고하였다. 위 문서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6)

원고는 2018. 3. 9. 참가인에게 이미 작성되어 있는 '미국 주정부 지역별 독점 대리점 계약 체결을 위한 제안서'를 수정하여 2018. 3.말까지 보고하도록 지시하였다.

7)

참가인은 2018. 3. 12. 급성 심장마비로 기절하였다가, 원고 소속 기술고문(이하 '기술고문')의 응급조치로 의식을 회복하고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8)

참가인은 원고의 대량 이메일 발송시스템을 이용하여 2018. 4. 2. 300개 업체에, 2018. 4. 5.에는 4,378개 업체에 각각 대리점 계약 체결을 위한 제안서를 발송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이 이메일이 발송된 업체 중 일부인 730개 업체를 추출하여 업종을 확인한 결과, 그 중 662개 업체가 건설업체 또는 공동구매업체 등 제안서 발송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9)

원고 대표이사는 2018. 4. 16. 참가인에 대한 '수습근로자 평가표'를 작성하면서, 평가표의 30개 항목 중 10개 항목은 '미흡'으로, 20개 항목은 '불량'으로 각각 평가하였고, '검토'란에 "당 평가일로부터 수습기간 종료일 사이에 특별한 능력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것으로 함"이라고 기재하였다.

10)

기술고문은 2018. 4. 18. 참가인에게 '거래처에 이메일을 보낼 경우 거래처에서 알아보기 쉽도록 첨부파일명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보내라.'고 지적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첨부파일명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대답하였고, 기술고문은 이를 질책하였다.

11)

참가인은 2018. 4. 18. 기술고문으로부터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계약해지 통지서'를 전달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6, 8, 11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본채용 거부에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한편, 해당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그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4, 5, 7,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가 이 사건 해고를 통해 참가인에 대한 본채용을 거부한 행위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참가인이 '미국 주정부지역별 독점대리점 계약 체결을 위한 제안서' 수정작업을 이행하지 못하였는지

원고는 2018. 3. 9. 참가인에게 '미국 주정부지역별 독점대리점 계약 체결을 위한 제안서'를 수정하도록 지시하였고, 참가인은 기술고문의 자문을 받아 제안서를 편집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참가인의 문서작성능력 부족으로 말미암아 위 제안서가 제대로 수정되지 않았고, 이에 기술고문이 위 제안서를 대신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① 원고가 참가인에게 위 제안서를 수정하라고 지시한 경위 및 그 지시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는 점, ② 원고가 제출한 '주정부지역 독점 디스트리뷰터 제안서'(갑 제12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위 제안서를 참가인 대신 기술고문이 작성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부분 사유는 참가인에 대한 본채용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라고 볼 수 없다.

(2)

참가인이 이미 작성된 바이어리스트에 대해 '선별작업 실행을 위한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제안서를 이메일 발송하였는지

참가인은 2018. 4. 2. 및 2018. 4. 5. 전임자가 작성한 바이어리스트에 기재된 약 4,600개 업체에 대리점 계약 체결을 위한 제안서를 발송하였는데, 위 업체들 중 원고가 추출한 730개 업체 가운데 662개 업체가 제안서 발송 대상이 아닌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① 전임자가 작성하여 둔 위 바이어리스트가 이메일 발송 대상을 정리하기 위해 작성되었을 수도 있다고 보이는 점, ② 원고가 참가인에게 어떤 내용의 이메일 발송 지시를 하였는지 알 수 없고, 선별작업 수행 후 이메일 발송을 지시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위 바이어리스트에 기재된 업체들에 이메일을 발송하도록 지시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③ 참가인이 위반하였다는 '선별작업 실행을 위한 수시교육 내지 매뉴얼'의 내용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이 제안서 발송 대상이 아닌 업체들에 이메일을 발송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본채용 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더 나아가, 참가인이 제안서 발송 대상이 아닌 업체들에 이메일을 발송함으로써 원고의 영업비밀(제품기술, 신제품개발현황, 영업상 결제조건, 독점적 판 매권 보유 여부, 국제품질인증내역 등)이 노출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그와 같은 사유는 이 사건 해고 통보서에 기재되어 있지 않고, 이 사건 해고 통보서에서는 참가인의 실수로 인하여 이메일을 받은 업체들로부터 단 한 건의 회신도 없었다는 점을 문제삼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참가인이 원고의 신규대리점 발굴 매뉴얼(로드맵) 작성 지시를 이행하지 못하였는지

(가)

참가인은 이 부분 사유와 관련하여, 2018. 2. 14. 5쪽 분량의 '신규고객발굴로드맵'을 작성하였고, 2018. 3. 8. 20쪽 분량의 '미주 거래선 개척 로드맵'을 작성하여 원고에게 보고하였다.

(나)

원고는, 참가인이 2018. 2. 14. 작성한 '신규고객 발굴로드맵'을 원고에게 제출하거나 보고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나, 해당 자료의 작성 명의나 형식에 비추어 원고에게 제출되거나 보고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는 '신규고객 발굴로드맵(2018. 2. 14. 참가인 제출 1차 보고서)'(갑 제13호증)을 확보하고 있다가 이 사건 소송 진행 과정에서 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하였다는 점에 비추어,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한편 원고는, 참가인이 2018. 2. 14. 및 2014. 3. 8. 작성한 두 '로드맵' 자료가 전임자의 자료를 짜깁기한 것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그 내용도 부실하므로 참가인의 낮은 업무수행능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참가인은 2014. 3. 8.자 로드맵 자료를 작성할 당시 입사한 지 약 40일이 지나지 않은 상태였던 점, ② 원고가 위 각 로드맵 자료를 제출받은 후 참가인에게 재작성 혹은 보완 지 시를 내렸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③ 참가인은 원고의 이메일 발송 지시 이행에 집중하기 위하여 2014. 3. 8.자 로드맵 자료의 보완을 중지하였을 수도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위 각 로드맵 자료가 참가인의 낮은 업무수행능력을 보여준다고 보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해고 통보서에 기재되어 있는 것과 같이 참가인이 원고의 로드맵 작성 지시를 이행하지 못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라)

따라서 이 부분 사유는 본채용 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참가인의 건강상 문제가 본채용 거부의 정당한 사유인지

참가인의 건강상 문제는 이 사건 해고 통보서에 기재되지 않은 사유로서, 원고가 이를 본채용 거부의 정당한 사유라고 주장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2)

본채용 거부 절차가 정당한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본채용을 거부한 것은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가)

원고의 취업규칙 제6조는 "시용기간 동안의 업무적격성 평가를 통해 계속근로가 현저히 부적당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기간 도래 전이라도 근로관계를 종료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원고의 '수습근로자 평가표'는 본채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 한 중요한 평가자료이다. 그런데도 원고는 참가인에게 '수습근로자 평가표'의 평가항목 및 기준에 따라 평가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사전에 통지하지 않았다.

나)

참가인에 대한 '수습근로자 평가표'는 계획조직 능력, 고객지향성, 정보관리능력, 문제해결 능력, 의사결정 능력, 위기관리 능력, 실행능력, 리더십, 비전제시 능력, 변화관리 능력 등 총 30개 평가항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평가기준으로는 탁월·우수·보통·미흡·불량의 5가지가 있다. ① 위와 같은 정성적 평가 결과에는 평가자의 주관과 자의가 개입될 여지가 큰 점, ② 위 평가표에는 세부 평가요소가 전혀 없어, 평가결과를 통해 참가인의 업무수행능력이 어느 정도 부족한지, 그로 인하여 업무수행에 어떠한 차질이 빚어졌는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에 대한 평가 결과는 객관성과 합리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소결론

원고가 참가인에 대한 본채용을 거부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고, 본채용 거부 과정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절차를 거친 것도 아니라는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옥(재판장) 김언지 이원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