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6. 25. 선고 2019구합335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상시 약 3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8. 6. 5.부터 2018. 7. 27.까지 참가인에서 납품차량 운전업무에 종사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8. 10. 15.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을 피신청인으로 하여 '참가인이 2018. 7. 27.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며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2. 10.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다.

원고는 2019. 1. 11.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3. 20.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요지

1)

원고

참가인의 대표이사는 2018. 7. 27. 19:00경 원고를 접견실로 불러 '원고는 참가인과 맞지 않는다. 해고다. 참가인과 인연이 없으려나 보다. 당분간은 납품 물량이 많이 줄어서 내가 직접 운전을 해야 할 것 같다. 이틀 시간을 줄 테니 다른 회사를 알아봐라'고 말하면서, 원고를 해고하였다. 나아가 '근로자의 사직' 또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에 의한 근로계약 종료 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는데, 참가인이 위와 같은 사실을 증명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피고

해고 사실의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에게 있는데, 참가인이 2018. 7. 27.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

3)

참가인

참가인의 대표이사는 2018. 7. 27. 18:40경 접견실에서 원고에게 '원청이 식품의 약품안전처장으로부터 판매중단 처분을 받아 당분간은 납품하여야 할 물량이 별로 없고, 이 사태가 언제 해결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앞으로는 잔업시간을 조정하고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등의 방식으로 극복해 나가야 할 것 같다. 잔업을 안 해서 임금이 줄텐데, 자녀들이 학생이라 돈을 벌어야 한다고 했는데, 괜찮겠나? 혹시 힘들다면 다른 직장을 알아보셔도 괜찮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그렇다면 이번 달 말까지만 하고 그만두겠다'고 말하며 퇴직 의사를 밝혔고, 이에 참가인은 원고의 퇴직에 동의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18. 7. 30. 08:00경 출근하여 참가인의 직원들에게 '오늘부로 그만 둔다'고 말한 후 떠났고, 더는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합의에 의하여 해지되었기 때문에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인정사실

1)

원고와 참가인은 2018. 7. 10.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를 작성하였다.

2)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018. 7. 17. 참가인의 거래처인 주식회사 D(이하 'D')에 D가 제조 중인 'E', 'F'에 관하여 판매 중단 및 회수조치를 통보하였다. 이에 D는 2018. 7.경 참가인에게 이와 같은 사실을 알리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위 처분과 관련한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D가 해당 제품을 생산할 수 없기 때문에 참가인도 2,3개월 또는 그 이상 해당 제품과 관련한 생산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통지하였다.

3)

원고는 2018. 7. 30. 08:00경 참가인의 사업장에 들러 참가인의 직원인 G 등에게 '그만둔다'고 말하고 자신의 짐을 가지고 나왔고, 같은 날 오후 참가인의 대표이사인 H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전화통화를 하였다.

4)

원고는 2018. 10. 1.경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에 참가인을 상대로 해고예고수당 및 연장근로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진정을 제기하였고, 2018. 10. 15.에는 앞서 보았듯이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다.

5)

참가인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I은 2018. 10. 18.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복직명령서(이하 '이 사건 복직명령서')에 대표이사의 인장을 날인하여 발송하였으나, 원고에게 송달되지 않았다. 이후 I은 2018. 10. 19. 16:47경 원고에게 문자메시지로 이 사건 복직명령서를 발송하였다. H는 2018. 10. 22. 위 진정사건 조사과정에서 원고를 만나 직접 이 사건 복직명령서를 전달하면서 'D에 출근하여 상하차 업무를 하라'고 말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6)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2018. 12. 10.자 심문회의에서 공익위원 J, K와 원고, H 등 관계인은 아래와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7)

I은 2018. 11.경 아래 [표] 기재와 같은 내용 포함된 각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또한, I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2018. 7. 27. 18:40경 원고와 H가 접견실에서 대화를 하였다. 자신은 접견실 바로 옆의 사무실에 있었다. 접견실과 사무실 사이의 벽은 패널로 되어 있고 조립식인 문은 하단에 틈이 많아 사무실에서도 접견실의 대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H가 '식약처의 중단 및 회수조치로 야근과 작업시간이 줄어드는 등 참가인이 어려운 상황에 되었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원고는 '그러면 근무시간이 줄어들게 되니 그만두겠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원고가 다음 주 월요일 30일 오전에 참가인의 사업장에 와서 그만두겠다는 말을 하고 갔다는 것을 현장에 있던 G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는 취지를 증언하였다.

8)

한편, 참가인의 사업장 내부에 있는 사무실과 접견실은 가운데 문이 있는 가벽을 두고 붙어 있는데, 위 문의 하단에는 비어 있는 공간이 있고, 사무실과 접견실은 외부로 통하는 별도의 출입문을 두고 있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 제4호증의 1, 2, 제5, 6호증, 제7호증의 1, 2, 제8, 12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나 제1, 4, 5호증, 제7호증의 2의 각 기재, 증인 I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관련 법리

가)

근로계약의 종료 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나)

법률요건분류설에 기초한 증명책임의 일반원칙에 따라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근로계약 관계의 종료'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사용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과 해당 근로계약이 사실상 종료된 상태임을 증명하면, '정당한 해고'(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두3583 판결 등 참조)나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은 물론,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한다.

2)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 갑 제9호증의 기재, 증인 I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2018. 7. 27. 참가인으로부터 참가인의 어려운 경영상황에 대한 말을 듣고 참가인에서의 근무를 중단하겠다고 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동의하면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원고와 참가인의 합의로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I이 작성한 앞서 본 각 사실확인서와 이 법정에서의 증언은 세부 항목에 있어 일치하지 않은 부분이 있으나, 당시 H가 참가인의 어려운 상황을 언급하고, 이에 원고가 참가인을 그만두겠다고 말하였다는 주요 부분에 있어 일관성이 있다. 비록 I은 원고와 H가 대화한 접견실에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앞서 본 접견실과 사무실의 구조에 비추어 I은 원고와 H 사이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던 던 것으로 보이는바, I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증인 I은 이 법정에서 'H가 원고에게 참가인의 어려운 사정을 얘기하면서 원고가 할 일을 대표가 직접 해야 되는 상황까지 왔으니까 다른 회사를 알아보는 게 어떠하겠냐'는 취지로 말하자 원고가 이달 말까지 그만두겠다고 말한 것인지(을가 제2호증의 취지), 아니면 H가 참가인의 사정이 어려우니까 근무시간을 줄여야 되고 그러면 급여도 준다는 사정을 알려주었더니 그제야 그 조건에는 참가인에 있을 수 없으니 그 만두겠다고 말하였는지(갑 제5호증의 취지)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으나, ① 증인 I이 이 법정에서 증언한 시점은 이미 원고와 H 사이에 대화가 있었던 2018. 7. 27.로부터 약 1년 5개월이 경과한 시점으로서 시간의 경과에 따라 세부적인 사항에 관한 기억의 소실이 있을 수 있는 점, ② 당시 I이 들었던 대화 내용이 구체적으로 전자의 취지(을가 제2호증의 취지)라고 하더라도 '다른 회사를 알아보는 것이 어떠냐'는 H의 말을 확정적인 해고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점(원고가 위 말에 대하여 그만두겠다고 말함으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합의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는 결론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다) 등에 비추어 앞서 본 사정만으로 증인 I의 증언의 신빙성을 부정할 수 없다.

나)

원고는 2017. 7. 30. 참가인의 사업장을 방문하여 자신의 짐을 가지고 나왔으나, 참가인의 직원인 G 등에게 그만둔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을 뿐 참가인으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를 당하였다는 취지의 말을 하지 않았다.

또한, 같은 날 원고와 H 사이의 통화내용을 보더라도 '원고가 참가인의 일방적인 해고에 이의를 제기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오히려 원고는 H에게 자신의 퇴사처리를 특정 날짜(2018. 7. 27.)로 해 달라고 요청하고 H가 이를 받아들이고 있는데, 이는 불과 3일 전에 해고로 근로관계를 종료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대화로 보기 어려운 면이 있다. 비록 당시 원고가 H에게 '해고'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으나, ① 원고와 H 사이의 위 통화는 H가 이미 참가인의 직원으로부터 원고가 같은 날 오전 '그만둔다'고 말하고 참가인의 사업장을 나갔다는 말을 전해 들은 후에 이루어졌고, 원고가 H에게 자신의 퇴사처리를 특정 날짜로 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H로서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원만하게 종료되었다는 판단하에 굳이 원고가 사용한 특정 표현에 대하여까지 문제 삼지 않을 수 있는 점, ② H는 참가인의 사업장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다시 설명하고 원고에 대하여 덕담을 하였을 뿐 자신이 원고에게 해고의 통지를 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H가 위 대화 당시 원고를 해고한 사실을 수긍하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

참가인은 원고가 참가인을 상대로 해고예고수당 및 연장근로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진정을 제기하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자, I을 통하여 2018. 10. 19. 16:47경 원고에게 문자메시지로 이 사건 복직명령서를 보내고, 2018. 10. 22. H가 원고에게 직접 이 사건 복직명령서를 전달하는 등으로 원고에게 참가인의 사업장에 복직할 것을 통지하였다. 그럼에도 원고는 위 복직명령에 대하여 불응하였는바, 이는 해고를 당한 후 복직하기 위해 해고의 부당성을 다투는 사람의 행동으로 보기에는 다소 이례적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복직명령에 따르지 아니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주장하나,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받아들일 수 없다.

(1)

원고는 이 사건 복직명령이 원고로 하여금 기존에 종사하던 운전업무가 아닌 참가인의 거래처인 D에서 상하차 업무에 종사하라는 것으로서 원직 복직이 아닌 데다가 그 경우 임금의 감액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원고가 참가인의 사업장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하되, 참가인이 업무상 필요한 경우 원고의 출장근무를 명하거나 직종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참가인이 원고에게 운전업무가 아닌 D에서의 상하차 업무에 종사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복직명령서에는 "금차 복직 후 제반 근로조건은 근로기준법 및 관련 규정에 따르겠음"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이 사건 근로계약상 약정 임금이 삭감될 것을 예정하고 있지 않다.

(2)

원고는 이 사건 복직명령서상 복직명령일인 2018. 10. 22.은 원고가 고용노동부 안양지청에 제기한 해고예고수당 및 연장근로수당의 지급을 구하는 진정사건의 조사일이기 때문에 이 사건 복직명령은 조사를 방해할 의도에서 이루어져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H는 위 조사일에 원고에게 이 사건 복직명령서를 전달하며 복직할 것을 요구하였고, 그 이후인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2018. 12. 10.자 심문회의에서도 I의 이 사건 복직명령서 발송은 자신의 위임에 의한 것이었고, 여전히 이 사건 복직명령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원고는 참가인과 복직일, 복직 후 맡을 업무를 조정하는 등의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아니한 채 참가인의 복직요구를 거부하였을 뿐이다.

라)

갑 제9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H는 수사기관에서 원고를 해고하였냐는 질문에 '예'라고 답변하였으나, 위 불기소통지서에는 이에 덧붙여 H가 '원고에게 참가인의 사정을 설명하며 다른 직장을 알아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하자 원고가 이를 받아들여 퇴사하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기 때문에 참가인이 일방적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종료하였다는 의미로 그와 같이 답변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각주1)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서 등의 신청취지란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해고일을 ‘2018. 7. 28.’로 특정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가 이 사건에서 일관하여 ‘2018. 7. 27.’을 해고일로 주장하고, 참가인도 원고가 그날 참가인의 대표이사와 퇴직에 관하여 면담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는 점 등에 비추어, 판정서의 위 날짜는 ‘2018. 7. 27.’의 오기로 봄이 타당하므로 이를 정정한다.

각주2) H의 처조카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