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2. 6. 선고 2019구합53167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8. 12. 19. C/D(병합)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근로자 약 160명을 고용하여 주식회사 E가 운영하는 광양시 소재 F에서 '코크스로'(cokes oven)<1> 보수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17. 4. 4. 원고에 입사하여 원고의 조업지원 2팀 기술지원반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18. 4. 18. 23:30경 순천시 소재 G병원에 마련된 원고 직원 H의 모친상 장례식장에서 동료 직원인 I의 멱살을 잡고 안경을 착용한 상태인 I의 왼쪽 눈 부위를 주먹으로 가격(이하 '이 사건 폭행')하여 좌측 안와 파열 골절 등 4주의 가료를 요하는 상해를 가하였다.

다.

원고는 2018. 5. 2. 초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이 이 사건 폭행을 하였고, 그럼에도 진정성 없는 시말서를 제출하는 등 반성하지 않아 원고의 취업규칙 제12조, 제46조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의결하고, 다음 날 참가인에게 '위 초심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참가인을 해고한다'고 통지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원고에게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원고는 2018. 5. 15.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초심 징계위원회의 의결과 같은 내용의 의결을 하고, 다음 날 참가인에게 '위 재심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참가인을 2018. 5. 16.자로 해고한다'고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

라.

참가인은 2018. 6. 27.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해고이자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8. 22. '이 사건 징계해고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부당하다.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부당해고구제신청은 받아들여 구제를 명하고,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은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마.

원고는 2018. 9. 11.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 중 부당해고의 구제를 명한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고, 참가인은 2018. 9. 17.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초심판정 중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기각한 부분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12. 19.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로 원고와 참가인의 각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재심판정 가운데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에 한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6, 15, 16, 20 내지 27, 39, 4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은 원고 직원의 모친상 장례식장에서 참가인의 고등학교 선배이자 선임직원인 I을 상대로 이 사건 폭행을 하여 상해를 입게 하였음에도, 징계절차에서 진지한 반성의 의미로 볼 수 없는 시말서를 제출하고, 'I이 먼저 참가인을 폭행하였다'고 주장하는 등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참가인이 I으로부터 합의서를 받았으나, 이는 징계를 면할 목적으로 위장된 사과를 한 것에 불과하다. 원고의 직원들이 참가인의 복직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고, 원고의 사업장은 사고의 위험성이 큰 제철소에 있어 폭력성향이 있는 참가인이 계속 근무하기 적절하지 않다. 이 사건 폭행은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 이 사건 징계해고는 원고의 취업규칙상 징계기준에도 부합한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가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나.

관련 법령

다.

인정사실

1)

I(1977년생)은 2010. 8. 24.부터 원고에서 근무를 시작하여 이 사건 폭행 당시 F 내 'I코크스 공장 1기 설비 유지·보수작업장'에서 파견근무하고 있었다. 참가인(1979년생)은 2018. 3.경 I코크스 공장에 파견되어 고등학교 선배인 I을 소개받아 알게 되었다. 한편, I은 2017. 11. 말경 '우측 족관절 부위 거골 관절 내 분쇄골절' 등의 상해를 입고 깁스를 하였고, 2018. 4. 초순경 깁스를 해제한 후에도 보행시 목발을 이용하고 있었다.

2)

참가인은 2018. 1.경 J노동조합 K지회에 가입하였다. 참가인은 2018. 3. 말경 I에게 '참가인이 직접 노동조합을 설립하고자 하는데, 참가인과 함께 노동조합 활동을 할 의사가 있냐'고 문의하였다. 이에 I은 참가인에게 '1코크스 공장 1기 설비 유지·보수작업장 내 다른 직원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답변하였다.

3)

I은 2018. 4. 18. 원고의 직원 H의 모친상 장례식장에서 참가인을 만나, 참가인에게 앞서 본 노동조합 활동 제안에 관하여 할 말이 있다고 하여, 참가인과 I은 장례식장 내 테이블에 단둘이 마주 보고 앉게 되었다. 참가인이 대화에 앞서 I이 보는 앞에서 휴대전화를 꺼내어 녹음기능을 활성화하자, I은 화를 내면서 녹음기능을 끄라고 말하고, 참가인에게 '1코크스 공장 1기 설비 유지·보수작업장 내 다른 직원들은 노동조합에 관심이 없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에 참가인이 I에게 '1기는 쓰레기다'라고 말하였고, I은 참가인에게 '내가 왜 쓰레기냐'라고 말하는 등, 참가인과 I 사이에 상호 욕설을 포함한 거친 말다툼이 벌어졌다. 이후 참가인이 테이블 위를 넘어 I에게 접근하여 멱살을 잡았고, 이에 대응하여 I도 일어나 참가인의 멱살을 잡았다. 참가인이 그 순간 I의 왼쪽 눈 부위를 주먹으로 가격하였고, I이 가격당한 부위에 피를 흘리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웅크렸으며, 참가인은 그 상태로 I의 머리와 등 부위 등을 수회 추가 가격하였다. 한편, 이 사건 폭행 당시 위 장례식장에는 유가족, 원고의 직원들, 주식회사 E의 협력사 직원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4)

I은 이 사건 폭행을 당한 직후 주변에 있던 원고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인근 병원의 응급실로 이동하여 응급처치를 받았고, 2018. 4. 24. 순천시 소재 'L병원'에서 '관혈적 정복술 및 안와 하벽 재건술' 등의 수술을 받은 후 그때부터 2018. 4. 28.까지 같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5)

원고는 2018. 5. 2. 개최한 징계위원회에서 I에 대하여 이 사건 폭행과 관련하여 '참가인이 I에게 불편한 행동과 말을 하더라도 선배로서 타이르고 자중시켜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외주사 직원, 당사직원, 유가족 있는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되어 직원으로서의 품위손상은 물론 직장 풍기질서문란, 회사 명예훼손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정직 2개월을 의결하고, 다음 날 I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I은 위 징계처분을 받아들였다.

6)

참가인은 2018. 5. 9.경 I에게 치료비와 정직 기간의 급여 등 명목으로 8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참가인과 I은 2018. 5. 12. "이 사건 폭행과 관련하여 원만히 합의하고, 향후 민·형사상의 이의를 제공하지 않겠다. 상호 원만히 합의하였으므로 회사의 징계 등에 선처를 호소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7)

참가인은 2018. 6. 14.경 J노동조합의 참가인 분회를 설립하여 분회장이 되었다.

8)

원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이 있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7, 11, 13, 16, 20, 27 내지 30호증, 을나 제1호증의 1, 제2호증의 각 기재, 증인 M, I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다만,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 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참가인이 원고에 근무하는 동안 징계를 받은 사실이 없고, I으로부터 합의서를 받은 점 등 참가인에게 유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참가인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1)

이 사건 폭행이 발생한 장소는 원고의 직원 H의 모친상 장례식장으로 당시 현장에는 유가족, 원고 직원뿐만 아니라, 원고의 관계사인 주식회사 E의 협력사 직원들도 있었다. 그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의 직원인 I을 상대로 한 참가인의 이 사건 폭행을 원고와 무관하게 단순히 사적인 자리에서 한 행동으로 평가할 수 없다. 나아가 원고의 사업장은 주식회사 E가 운영하는 F 내에 있고, 이는 사고의 위험성이 큰 사업장에 해당한다. 이러한 원고 사업장의 특성상 원고 직원 간의 폭력사태는 원고 내부의 질서, 안전을 저해할 수 있고, 주식회사 E와의 계약 관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원고로서는 이를 엄중히 처리할 필요가 있다. 이에 원고는 I이 이 사건 폭행의 피해자임에도 참가인과 노동조합 활동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물의를 일으킨 사정을 고려하여 I에게도 정직 2개월의 징계를 한 것으로 보인다.

(2)

참가인은 안경을 착용한 I의 왼쪽 눈 부위를 주먹으로 가격하였고, 이 사건 폭행으로 I이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음에도 머리, 등 부위 등을 수회 추가 가격하였다. I은 이 사건 폭행으로 인하여 좌측 안와 파열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고, '관혈적 정복술 및 안와 하벽 재건술' 등의 수술을 받고 입원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비록 이 사건 폭행을 당하기 직전에 I도 참가인의 멱살을 잡았으나, 참가인이 먼저 테이블을 넘어와 I의 멱살을 잡은 사정과 당시 I의 건강상태 등에 비추어 이는 참가인의 물리력 행사에 대하여 방어하는 차원에서 소극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폭행은 고의에 의한 범법행위(상해)로서 원고의 상벌규정 제30조 제1항, [별표 1]이 정한 징계기준에 부합한다. 비록 이 사건 폭행 후에 참가인과 I이 합의서를 작성하였으나,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폭행은 원고의 평판, 사내질서 등에 악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참가인이 I으로부터 용서를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징계해고의 징계양정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4)

을나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광주지방검찰청 순천지청의 담당 검사가 2019. 7. 4. 원고의 전 대표자인 N을 'N이 2018. 6. 16. 참가인에게 현금 500만 원을 교부하고, J노동조합의 참가인 분회에서 탈퇴할 것을 권유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하였다'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공소사실은 이 사건 폭행이 있었던 날로부터 약 2달이 지나 참가인이 위 분회를 설립한 2018. 6. 14.경 직후의 일에 관한 것이고, 참가인에 대한 징계절차는 그 전인 2018. 5. 15. 원고 재심 징계위원회에서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하고, 이를 통지한 2018. 5. 16. 종료되었기 때문에 앞서 본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징계해고가 실질적으로는 참가인의 노동조합 활동을 제한하려는 부당한 의도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다.

나)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각주1) 용광로의 열원인 코크스를 굽는 공간을 의미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