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5. 9. 1. D지역 16개 대학과 E에서 공동 출자·출연하여 설립한 법인으로, 상시 15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D지역 내 대학·연구기관의 기술과 기업의 수요를 연결하는 기술사업화 등 경영컨설팅업, 공공관계 서비스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16. 5. 30. 원고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입사하여 경영관리팀 소속으로 재무, 회계 등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18. 4. 16. 참가인에게 정규직 전환 심의를 위한 '업무성과 기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것을 요청하고 '인사위원회 평가에 따라 계약기간 만료 후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는 내용을 통지하였다.
원고는 2018. 5. 4. 인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참가인을 포함하여 5명의 기간제 근로자에 대해 정규직 전환 심사를 실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위원회'). 이 사건 인사위원회는 참가인에게 정규직 전환 내부기준점인 80점에 미달하는 점수를 부여하였고, 원고는 2018. 5. 29. 참가인에게 계약기간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취지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8. 8. 21.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0. 19. 원고가 참가인의 정규직 전환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라고 판정하여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2. 14. 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계약직 근로자 중 업무능력과 기여가 뛰어나 정규직원으로 계속 고용할 필요성이 있는 직원에 대하여 정규직 전환을 할 수 있고, 모든 계약직 근로자를 일괄적으로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하여야만 하는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 원고의 계약직 근로자들은 인사관리규정 제8조의1 제1항에 따라 정규직 전환 가능성에 대해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받아볼 기회에 대해 기대권을 지닐 뿐 정규직 채용에 대한 실체적 청구권을 지니는 것이 아니다. 또한 참가인의 정규직 전환 여부에 대한 심사는 성질상 정규직 직원의 해고 심사에 있어 요구되는 정도의 엄격성이 필요하지 않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절차가 진행되었다면 충분하다.
원고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인사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이 사건 인사위원회는 합리적으로 참가인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심사하였으며, 원고는 그 평가점수에 근거하여 내부기준에 미달하는 참가인에 대해 정규직 전환을 거절하였다. 이 사건 인사위원회가 사용한 정규직 전환심사표(이하 '이 사건 심사표')는 인사위원회 규칙이 정하고 있는 공식 서식으로서 명확성, 구체성을 지니고 있고, 인사위원회 위원 역시 자의적 평가를 배제하고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대표이사 1인과 참가인의 업무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외부위원 2명으로 구성되었다. 참가인의 평가점수가 낮았던 것은, 계약기간의 업무수행을 바탕으로 할 때 참가인의 능력이 경영지원팀장으로서 기대되는 역량에 미달하였고, 협업을 도외시한 채 업무 영역에 선을 긋거나 최소한의 업무만 하려고 하고 조직 내 불화를 조장하는 등 원고에 적합하지 않은 요소가 객관적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원고는 공정한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참가인의 정규직 전환을 거절하였으므로 이 사건 통보에는 객관적·합리적 사유가 있다. 이와 다른 결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련 규정
인정사실
원고는 2016. 5. 30. 참가인과 근로계약기간을 "2016. 5. 30.부터 2017. 5. 29.까지(1년)"으로 정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은 경영관리팀 소속 팀장 직급으로 근무하였다(직위: 과장).
참가인과 원고는 위 근로계약 종료일인 2017. 5. 29. 무렵 원고와 새로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는 않고 종전과 같이 계속 근무하기로 하여 근로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이하 묵시적으로 형성된 위 근로관계를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원고는 2018. 4. 16. 인사관리규칙 제15조의1 제1항에 따라 참가인을 포함하여 정규직 전환 대상자에 해당하는 5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심사의 자료가 되는 '직무기술서'를 작성하여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다.
원고는 2018. 4. 25. 참가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8. 5. 29. 만료된다. 다만 인사위원회 평가를 통해 정규직 전환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을 알렸다.
한편 원고 대표이사, 경영기획 실장, 사업전담부서 실장 등이 2018. 4. 26.경 재단법인 E(원고의 주주 중 하나이다)를 방문하였고, 그 직원인 F과 원고의 인사 관련된 문제를 의논하였다. 당시 '참가인이 경영기획 실장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는다. 부서간 협업이 안 되고 업무를 다른 직원에게 전가한다. 여직원들 간 따돌림 또한 있다'는 내용이지적되었고, 원고의 대표이사는 의논을 마무리하며 '내가 잘 다독여서 (참가인과) 같이 가는 게 좋겠다'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원고는 대표이사 G(위원장), 재단법인 E 대리 F, H회계법인 회계사 I을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평가위원으로 구성하고 2018. 5. 4. 이 사건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원고는 인사위원회 시작 전 피평가자들이 작성하여 제출한 직무기술서와, 아래와 같은 인사관리규칙 [별표 5의 2] 정규직 전환 심사표(이 사건 심사표)를 평가위원들에게 제공하였다. 평가표에 의하면 평가위원들은 아래 각 평가항목별 배점 내에서, 숫자로 점수를 부여하게 되어 있다. 점수 합계는 100점이고 정규직 전환의 기준점수는 80점이다.
이 사건 인사위원회는 1시간 정도 진행되었다. 먼저 원고의 대표이사와 경영기획 실장이 평가위원들에게 평가방식, 채점방식, 피평가자 5명의 장점과 단점을 약 30분 정도 간략히 설명하였다. 경영기획 실장은 참가인과 관련하여 '직원과의 불화, 상사의 지시 불이행' 등을 설명하였다.
평가위원들은 참가인을 아래와 같이 평정하였다. 평가위원들이 평가 전후에 평가내용을 교환하거나 평가점수, 평가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사실은 없다.
평가위원 F은 참가인에 대한 '업무수행능력' 항목 중 '판단력' 항목과 관련하여, '대표이사와 간사로부터 (참가인의) 지시사항 불이행을 들었던 것과 주주대학과의 불협화음 등으로 판단한 것'이고, '원고의 설립 및 업무지원 사업을 4년 동안 진행하여 내용을 잘 알고 있는데 참가인과 유선통화, 이메일 연락, 대면 등 방식으로 업무를 진행한 것은 한 달에 두 번 정도'이며, 참가인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담당 실무자들이 담당 실무자들이 일 진행도 안 되고 피드백도 안 된다는 취지로 항의하였다'는 내용을 진술하였다.
평가위원 I은 2018. 12. 5. '이 사건 인사위원회 때 대표이사, F, 해당 부서장으로부터 참가인의 업무수행 능력, 업무 방식 등에 대해 질문을 하고 의견을 직접 청취하여, 참가인이 정규직으로서 요구되는 업무수행능력이 미흡하고 조직의 전반적인 인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참가인은 3명의 평가위원들로부터 평균 71.67점을 받아 정규직 전환 기준점수인 80점에 미달하였고, 원고는 2018. 5. 29. 앞서 보았듯이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
한편 원고는 2015년 설립 이후 총 4번의 정규직 전환심의를 진행하였고 총 14명의 평가대상자 중 정규직 전환 기준점수(80점)에 미달한 대상자는 참가인을 비롯하여 3명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9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전환 기대권 및 전환 거부의 합리적 이유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의 전환기 대권 인정 여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가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나, 위와 같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아무런 효력이 없고 그 기간이 만료되기 전과 동일한 근로관계가 계속된다는 법리가 확립되어 왔다. 이러한 법리는 계약기간을 정하여 체결된 근로계약의 내용에도 불구하고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①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당해 근로관계가 기간의 정함 없이 계속되리라는 데 상당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 역시 그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점, ②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려는 경우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근로자를 우선 고용하도록 요청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 제5조의 취지 등을 고려하여 기간제근로자에게 그 기간이 만료되기 전과 동일한 내용의 근로관계가 계속됨을 보장한 것이다. 또한 이러한 법리는 기간제법의 시행으로 사용자가 2년의 기간 내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그 기간제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즉, 기간제법은 기간제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 형성을 배제 또는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참조).
위와 같은 기간제근로자의 기대권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근로계약의 경위·내용·업무의 성격·전환 기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할 때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자가 지니는 정당한 기대권의 내용이 '정규직 근로자로의 전환'인 경우에도 위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그러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정규직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기간만료를 통보하더라도, 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 존부가 문제된 위 대법원 2014두45765 판결 취지 참조).
원고의 인사관리규정 제4조, 인사관리규정 규칙 제12조 제6항 제4호, 제15조의1 제2항, 제3항, 제4항에서 '근로기간의 정함이 있는 직원'의 정규직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과 정규직 전환 대상, 전환방법, 심의절차, 평가표를 통한 전환방법, 전환시기 등을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또한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와 참가인은 근로계약에 위와 같은 인사관리규정을 포함한 '원고의 제규정'을 적용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참가인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전제로 근로관계를 형성하였다고 볼 수 있는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통보 전 참가인을 포함하여 '근로기간 만료 개월 이내인 직원' 5명에게 정규직 전환 심사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리고 직무기술서를 작성하도록 하였으며 그에 따라 정규직 전환 심사를 실시한 점, ③ 원고는 설립 이후 인사규정에 따라 근로기간의 정함이 있는 직원 중 14명에 대해 정규직 전환 심사를 거쳤고 그중 10명을 전환하는 등 정규직 전환을 실시해 오고 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게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참가인의 위 기대권이 '정규직 전환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과 별개로 정규직 전환의 절차에 관한 단순한 기대권으로 보아야 한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정규직 전환 거부의 합리적 이유 인정 여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앞서 보았듯이 참가인이 상사로부터 부정적인 취지의 평가를 들은 바 있고, 이 사건 인사위원회는 평가대상자 5명 중 참가인을 제외한 4명은 정규직 전환 기준인 80점 이상의 평가를 하였으나 참가인의 평가결과가 5명 중 5번째로 가장 저조하였으며, 원고가 2015년 이후 총 14명의 정규직 전환 심사대상자를 대상으로 심사절차를 진행한 결과 참가인을 포함하여 3명이 기준 점수에 미달하는 점수를 얻는 등 심사 과정에서 평가기준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여부는 사용자의 운영상황, 인력수급 현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정규직 전환 기준이나 평가요건은 인사권자의 사용자의 재량이 상당 부분 인정되는 영역이며, 인사권자가 대상 직원의 인간관계, 다른 직원들과의 협업 능력 등을 정규직원으로서의 평가기준 중 하나로 평가하는 것이 추상적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실은 참가인이 정규직원의 자격에 미달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듯한 사정이기는 하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전환에 관한 요건이나 운용 실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할 떄 원고가 정규직 전환거절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공정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명책임을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의 정규직 전환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인사위원회는 대표이사 1인과 외부위원 2인으로 구성되었다. 이 사건 인사위원회는 먼저 위원들을 상대로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이 직접 작성한 직무기술서를 제공하고, 원고의 대표이사와 경영기획실장이 심사대상자들에 대해 약 30분간 장·단점을 설명하는 시간을 진행한 후 각 심사대상자에 대해 이 사건 심사표를 바탕으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 심사표는 평가요소를 업무실적(업무량, 완성도, 기여도), 업무수행능력(업무지식, 기획력, 판단력, 업무의사 소통능력, 업무개선능력), 업무수행태도(표현성, 적극성, 책임성, 창의성, 협조성)로 삼고, 평가기준(A, B, C, D 4등급)에 따른 평점을 매기고 평점 합계를 계산하는 절대평가 방식인데 평가항목의 내용 및 방법상 심사대상 근로자의 직근 상급 감독자나 상급 감독자 등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심사대상자들과 밀접한 업무상 관련이 있는 자가 아니면 정확한 평가가 어렵다고 보인다. 그런데 I, F은 외부위원으로서 실질적으로 심사대상자를 평가할 수 있을 만한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인사위원회 개최 직전에 제공된 직무기술서를 본 것만으로 객관적·합리적인 평가가 가능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비록 평가위원 F이 4년 정도 원고와 함께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유선 통화, 이메일 연락, 대면 등 방식을 통해 '참가인과'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있는 빈도는 한 달에 두 번 정도로 보일 뿐이다. 평가위원 I은 이 사건 인사위원회 때 대표이사나 참가인의 상급자에게 질문을 하고 그 답변을 청취하여 평가를 진행하였다고 진술하는 등 그 평가 자체가 다른 사람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하는 간접적 결과로 보이므로, 직접 심사대상자와 업무를 수행하며 경험한 결과에 따른 평가라고 보기 어렵다. 이처럼 외부 평가위원들의 참가인에 대한 관계나 참가인과의 업무수행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위 외부위원들의 평가내용이 참가인에 대한 업무평가의 객관성, 합리성을 담보할 정도라고 보기 부족하다.
참가인에 대한 평정은 평가자들이 절대평가 방식으로 산정한 평균 점수로 이루어졌고 심사대상자들의 직종 구분, 직무 내용 등에 대한 고려, 평정자 사이의 점수 부여 기준, 평정자 간 점수 편차를 조정하는 과정 등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참가인의 회계 및 관련 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회계사인 I은 '업무실적' 항목에 대하여 합계 34점을 부여하고 '업무실적은 중상임' 이라고 평가하고 대표이사인 G는 32점을 부여하고 '회계 및 업무 관련해서는 실력이 상(上)'이라고 평가하였으나 F은 '업무실적' 항목에 대하여 24점을 부여하고 '회계처리가 미숙하다고 판단됨'이라고 평가하는 등 평가위원들이 절대평가의 방식으로 산정한 평점이 객관성, 공정성을 지닌다고 볼 수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위와 같은 평가방식 자체의 한계에 더하여 앞서 본 이 사건 인사위원회의 진행 방식을 보태어 보면, 오히려 평가 과정에서 인사위원회의 심의에 앞서 대표이사와 경영지원 팀장이 심사대상자들의 장·단점을 설명한 것이 실질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인다. 이 사건 인사위원회는 약 1시간 정도 진행되었고 그중 약 30분이 심사대상자들에 대한 장·단점의 설명을 진행하는 시간이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원고는 5명의 심사대상자들 중 참가인만 정규직 전환 기준점수에 미달하는 점수를 받은 이유는, 협업능력이 부족하고 동료 직원과 불화를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구체적으로 협력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태도가 부족하였다거나 동료 직원과의 태도가 불량하였다는 점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 원고의 주장만으로 해당 사유에 대한 귀책사유가 참가인에게 있다고 보기도 부족하다.
소결론
참가인에게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정규직으로 전환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이를 거절한 이 사건 통보에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므로 이 사건 통보는 무효이다. 이와 같은 결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