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농·수·축산물과 기타 특산물의 유통판매업, 수출입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참가인 C은 2016. 10. 1. 원고에 입사하여 수입축산사업부 부장으로, 참가인 B는 2016. 10. 27. 원고에 입사하여 수입축산사업부 과장으로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원고는 2018. 6. 14. 수입축산사업부를 2018. 6. 30.자로 폐지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참가인들에게 통보하였다. 원고는 2018. 7. 2. 상실일을 '2018. 7. 1.'로, 상실사유를 '권고사직'으로 하여 참가인들의 4대 보험 피보험자 자격상실 신고를 하였다(이하 원고와 참가인들의 2018. 6. 30.경 근로관계 종료를 가리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라 한다).
참가인들은 2018. 8. 22.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0. 19.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참가인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하고, 해고절차가 적법하지 않으므로 부당한 해고이다.'라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서울2018부해2029).
이에 불복하여 원고는 2018. 11. 2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2. 12.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을 하였다(중앙2018부해1294,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수입축산사업부를 폐지하면서 참가인들에게 국내사업 부서로의 배치전환을 권유하였다. 그러나 참가인들은 이를 거절하고 묵시적으로 또는 구두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후 자발적으로 사직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인정사실
원고는 주식회사 D(이하 '그룹 본사'라 한다)의 관계회사로, 그룹 본사의 E 회장과 F 사장이 원고를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다. 원고에는 수입축산사업부와 국내축산사업부가 있는데, 수입축산사업부는 G에 사무실을 두고 있고 참가인들 2명만이 근무하였으며, 국내축산사업부는 H에 사무실을 두고 있고 I 부장, J 차장, K 과장 등이 근무하였다. 원고의 수입축산사업부는 2016. 10.경 참가인들의 입사와 함께 신설되었다.
원고의 수입축산사업부가 2017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인 손실을 기록하자, 그룹 본사에서는 2018년 초경부터 수입축산사업부의 폐지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E은 2018. 5.경 원고에게 보낸 편지에서, 수입축산사업부를 정리하되 참가인들이 구체적인 계획을 제출하면 검토 후 2018. 6.까지 한시적으로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참가인들은 2018. 5. 31.경 E에게 편지를 보냈다. 참가인 C의 편지에는 '회사에 손실을 일으켜 죄송한 부분도 있지만 저는 이대로 수입육 파트를 정리하시는게 너무 속상해서 말씀드립니다.', '기회를 주시면 국내산 팀과 같이 로컬에서 수입육 및 국내산 영업으로 다시 한 번 활성화에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이렇게 수입육 파트를 접으시면 안 됩니다.', '이제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 달입니다. 회장님과의 인연을 여기서 마무리하는 건 너무나 저에게는 한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시면 손익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참가인 B의 편지에는 'L 이사가 와서 6월말에 수입을 정리하라는 말을 듣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졌습니다. 이제 기회는 끝이다, 더 이상은 없다.', '저희 수입사업부는 회장님이 계시지 않으니 도대체 어디로 흘러갈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회장님이 C 부장과 저의 편지를 읽고 혹시나 답장을 주신다면 회장님의 결정을 기다리고 싶습니다.', 'I 부장님 아래 모든 것을 의논하고 진행하고 있으니 마무리를 지으라고 하셔도 어떠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할 수 있는 끝까지 최선을 다해 마무리 짓고 나가겠습니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2018. 6.에도 수입축산사업부의 손실이 계속 발생하자, F는 2018. 6. 14. 수입축산사업부를 폐지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같은 날 참가인 C에게 수입축산사업부의 폐지를 통보하였다. 참가인 C은 같은 날 오후 I 부장과 주고받은 M 메시지에서, 'F 사장하고 면담은 했고요. (중략) 갑자기 이렇게 통보하시는 건 황당하다는 이야기를 드렸고.'라고 하였다.
원고는 2018. 6. 29. 참가인 C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였으나, 참가인들은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참가인들은 2018. 6. 30.까지 원고에 근무하였다. 다만 참가인 C은 그 후 급여를 받지 않고 2018. 7. 20.까지 수입축산사업부의 재고정리 업무를 도와주었다.
E은 2018. 7. 3. 참가인 C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고, 참가인 C은 2018. 7. 5. 위 편지를 전달받았다.
원고는 참가인들에게 2018. 7. 10.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과 정산된 소득세를 지급하였고, 2018. 7. 13.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18. 8. 28. 참가인들에게 '원고는 수입축산사업부를 정리하면서 해당 부서 근무자들에 대해 다른 업무로 배치전환을 권유한 바 있고, 근로자가 배치전환을 원치 않고 사직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근로자에게 2018. 8. 30.부터 출근을 명한다.'라는 내용의 출근명령서를 보냈다. 그러나 참가인들은 2018. 8. 29. 원고에게 '원고가 일방적으로 2018. 6. 30. 해고하였으며, 아무런 연락이 없다가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자 출근을 명령하였다. 원고는 부당해고를 인정하지는 않으면서 참가인들이 한 번도들은 바 없는 배치전환 권유, 사직 등 허위사실을 주장하고 있어, 출근명령에 진정성이 없다.'라는 내용의 답변서를 보냈다.
[인정근거] 갑 제4 내지 7, 9, 10, 13, 15, 18, 19호증, 을나 제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갑 제12호증의 일부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참가인들의 사직 의사에 따라 종료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들을 해고한 것으로 판단된다.
원고는 수입축산사업부를 폐지하면서 참가인들에게 국내축산사업부에서의 근무를 제안하였으나 참가인들이 이를 거절하였다고 주장한다. 갑 제8, 11, 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I은 2018. 10. 26.자 사실확인서 및 경위서에서 '2018. 6. 14. 참가인들에게 수입축산사업부의 정리를 통보한 후 6월 말일까지 자발적으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들었다. 2018. 6. 19. 14:00경 G 사무실에서 참가인 C에게 국내축산사업부에서의 근무를 제안했으나 참가인 C은 수입육쪽 특화인력으로 국내산 업무에는 관심이 없다는 거절의 의사를 표명하였다. 2018. 6. 20. 참가인 C에게 7월까지 급여를 받으며 재고정리를 하도록 권유하였으나 참가인 C은 2018. 6. 30. 퇴사할 것을 완강히 주장하였다.'라고 하였고, J, K은 각 2018. 10. 26.자 사실확인서에서 '2018. 6. 19. 17:30경 I이 참가인 C에게 국내축산사업부 근무를 제안했으나 참가인 C이 거절했다고 I으로부터 유선으로 전달받았다.'라고 하였는바, 이는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I은 원고에서 퇴직한 후 작성하여 제출한 2019. 5. 22.자 사실확인서(을가 제1호증의1)에서 '원고는 참가인들의 타 부서 배치전환에 관한 어떠한 실질적 계획도 없었으며 이를 통보한 사항도 없다. 원고 재직 당시 작성했던 사실확인서는 원고의 강요와 지시로 인하여 불가피하게 작성하였다.'라고 하여 기존의 진술을 번복한 점, I의 기존 사실확인서 및 J, K의 사실확인서는 모두 같은 날짜에 작성되었는데, 이는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초심판정이 내려진 직후인 점, J, K의 사실확인서는 그 내용이 대동소이하고, I으로부터 전해들었다는 내용에 기초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I의 기존 사실확인서, 경위서 및 J, K의 각 사실확인서 내용은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국내축산사업부에서 담당하게 될 업무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거나, 국내축산사업부로 인사명령을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I은 2018. 10. 19. 서울지방노동위원회 회의 절차에서 '국내 축산사업부 납품양을 늘려가면서 참가인들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려는 계획을 했고 사장님께 구두 보고도 드렸지만, 실질적으로 그 자리로 배치를 정확하게 결정하지는 못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들의 배치전환에 관하여 내부적으로 논의하였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참가인들이 원고로부터 배치전환을 제안받거나 권유받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참가인들이 2018. 5. 31.경 E에게 보낸 편지나, E이 2018. 7. 3.경 참가인 C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들은 수입축산사업부의 폐지 결정이 곧 원고와의 근무관계 종료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고 보인다.
갑 제15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들은 수입축산사업부에 근무하면서도 손실을 줄이기 위해 국내산 축산물의 영업 및 거래도 일부 담당해왔고, 협력 필요성이 있는 경우 국내축산사업부와 함께 업무를 진행해온 사실이 인정되므로, 만약 국내축산사업부로의 배치전환 제안이 있었다면 참가인들이 이를 거절할 만한 업무상의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다. 또한 참가인 B가 N에 취업한 것은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1~2개월 후이고, 참가인 C은 2018. 12.경 사업을 시작하였는바, 달리 참가인들이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당시 원고의 배치전환 제안에도 불구하고 계속 근무하기 어려웠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측면에서도 원고가 배치전환 제안을 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참가인들은 원고가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직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결국 원고는 사직서를 제출받지 아니한 채 4대 보험 피보험자 자격상실 신고를 마쳤다. 만약 참가인들이 자발적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면, 근무 종료 전날 원고의 직원 O가 사직서 제출 요구를 하였음에도 참가인 C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참가인 C이 2018. 7. 20.까지 원고의 수입축산사업부 재고정리 업무를 도운 사실만으로는 참가인 C이 사직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부족하다. 오히려 참가인 C이 자발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면 사직 시점을 재고 및 사무실의 정리 업무까지 모두 완료되는 2018. 7. 20.경으로 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참가인 C은 급여를 받지 않고 상당기간 동안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를 고려하면 참가인 C은 이미 수입축산사업부 폐지와 이에 따른 2018. 6. 30.경의 근무 종료가 결정된 상황에서, I 등 직원들과의 친분 관계에 기초하여 재고정리 등 잔여 업무를 도운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소결론
원고는 위와 같이 참가인들을 해고하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른 해고사유와 해고시기의 서면 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는 절차적으로 위법하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강지성 지선경
각주1) E 회장은 그룹 본사의 다른 관계회사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하여 2018. 4.경 구속되었다.
각주2) 근로기준법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①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②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