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86. 9. 25.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약 160명을 사용하여 산업용 고무벨트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참가인들은 아래 표 기재 일자에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생산직 근로자로 근무하였던 사람들이다.
원고는 2018. 8. 10. 참가인들과 개별 면담을 실시하여 사직을 권고하였고, 참가인, G, I, D, F, H, J은 2018. 8. 10., E은 2018. 8. 13. 각 원고에게 퇴직원을 제출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G, I, D, F, H, J은 2018. 8. 10., E은 2018. 8. 14. 각 사직 처리하였다(이하 ‘이 사건 권고사직’).
참가인들은 2018. 11. 7.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권고사직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 15. ‘참가인들의 퇴직원 제출은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이므로 해고에 해당하고, 원고는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위 해고는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2. 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4. 8. 위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2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참가인들이 원고에게 제출한 퇴직원에는 퇴직과 관련하여 행정상 및 사법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부제소합의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참가인들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위 부제소합의에 반하여 부적법하다.
원고는 개별 면담 과정에서 참가인들에게 퇴직원 제출을 강요하거나 협박한 사실이 없다. 참가인들은 원고가 제시한 사직의 조건, 사직할 경우와 계속 근무할 경우의 이해득실, 원고의 경영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숙고하여 사직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자발적으로 퇴직원을 제출하였다. 참가자들이 퇴직금 및 퇴직위로금을 수령하기 위해 IRP 계좌를 직접 개설한 점, 원고에게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한 점, 피고보조참가인으로 참가하였다가 그 참가신청을 취하한 K는 면담 과정에서 일체의 압박이나 강요는 없었고 자의로 퇴직원을 작성하였다는 진술서를 제출한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들의 퇴직원 제출을 비진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다.
설령 참가인들의 퇴직원 제출이 비진의 의사표시라고 하더라도 원고는 참가인들의 퇴직원 제출이 진의가 아님을 알 수 없었으므로 퇴직원 제출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원고는 2018. 7. 25. 노사간 협의를 통해 생산직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을 마련하였으나 과거의 평가기록이 남아 있지 아니하여 노사간 합의를 통해 ’생산직 개인별 작업자 평가표‘를 기준으로 권고사직 대상자를 선정하기로 결정하였고 위 기준에 따라 권고사직 대상자를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선정하였다.
인정 사실
원고는 2018. 5. 24. L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해고계획을 통보하였다.
원고는 노사협의를 거쳐 2018. 5. 28. 전 직원에게 ‘노사합의에 따라 2018. 6. 4.을 연차휴가 사용 휴무일로 지정하였다’는 취지의 공고를 하였다.
원고는 노사협의를 거쳐 2018. 6. 21. 아래와 같이 공고함으로써 ‘2018. 6. 25.부터 2018. 7. 30.까지 매주 월요일ㆍ금요일’ 및 ‘2018. 7. 31.’ 총 12일을 휴무로 정하였다.
원고는 2018. 7. 11. 정기 노사협의회에서 관리직 정리해고를 먼저 시행한 뒤 생산직 정리해고를 시행하기로 정하였다.
원고는 관리직 정리해고 대상자 8명에 대하여 2018. 5. 4.부터 2018. 7. 19.까지 면담을 실시하여 사직을 권고하였고, 그들 중 6명은 2018. 5. 31.부터 2018. 7. 31.까지 사이에 사직하였다. 사직 권고에 응하지 아니한 2명은 2018. 7. 25. 정리해고를 통보받았다.
M 재경팀장, N 부장, O 부장, P 차장, Q 부장, R 차장은 2018. 7. 24. 생산직 근로자 정리해고에 관한 회의(이하 ‘2018. 7. 24.자 정리해고 회의’)를 하였는데, 대화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
원고는 노사협의를 거쳐 2018. 7. 24. 아래 표 기재와 같이 ‘노사간 협의사항’을 마련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과 합의하여 2018. 7. 25. 다음 표 기재와 같은 생산직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기준을 마련하였다.
원고는 2018. 7. 25. 생산직 근로자 전체를 대상으로 정리해고에 관한 설명회를 하였다. 위 설명회에 참석하였던 증인 R은 ‘그 당시 M 부장은 권고사직에 응하지 않으면 회사 출입이 금지되고 무기한 무급휴직 상태가 될 것이며 향후 정리해고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였다’고 증언하였다.
원고는 2018. 7. 26. 이 사건 노동조합과 구조조정 대상자에 대한 퇴직 위로금을 아래 기준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사내 게시판에 게시하였다.
M 팀장, Q 부장, O 부장, N 부장, R 차장, P 차장 등은 2018. 7. 30. 생산직 근로자 정리해고에 관한 회의(이하 ‘2018. 7. 30.자 정리해고 회의’)를 하였는데, 대화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18. 8. 4. 전 직원을 대상으로 ‘2018. 8. 6. 예정되었던 구조조정 시행은 구조조정자금 24억 원(퇴직금 및 보상금)에 대한 독일 본사의 최종 승인 거부로 인하여 연기되었습니다’라고 알렸다.
생산직 근로자들은 2018. 8. 6. 출근하였으나, 원고의 사장이 구조조정을 계속 진행한다고 밝히자 공장 밖으로 나와 집단으로 작업을 거부하였다. 이에 원고는 ‘생산직 근로자는 2018. 8. 6. 및 2018. 8. 7. 양일간 유급 휴무’라는 근무일정을 알렸다.
원고는 2018. 8. 8.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2019. 8. 9. 및 2018. 8. 10. 양일을 연차휴가 사용 휴무일로 지정하였다.
원고는 2018. 8. 9. 저녁 휴무 중인 생산직 근로자 전원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2018. 8. 9. 노사협의회를 개최하고 이 사건 노동조합과 사이에 아래 표 기재와 같은 노사간 협의사항을 마련하였다.
원고는 2018. 8. 9. 아래와 같은 내용의 권고사직 대상자에 대한 전화통화멘트와 권고사직 대상자 면담 매뉴얼(이하 ‘권고사직 면담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였다.
S 인사총무팀장, O 부장, R 차장, T 과장은 2018. 8. 10. 09:00부터 09:30까지 권고사직 대상자에 대한 개별 면담에 앞서 대책회의를 하였는데, 대화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
원고는 권고사직 대상자 별로 면담위원 2명을 각 편성한 다음 2018. 8. 10. 참가인들을 포함한 생산직 근로자 33명(이하 ‘권고사직 대상자’)의 자택 부근에서 개별 면담을 실시하고 퇴직원에 서명하도록 요구하였다. 권고사직 대상자 33명 중 참가인, G, I, D, F, H, J을 포함하는 30명은 면담 당일 아래와 같은 내용의 퇴직원에 서명하였으나, E, U, V 3명은 서명을 거부하였다.
원고는 2018. 8. 10. 18:13 권고사직 대상자 중 퇴직원에 서명을 거부한 E, U, V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E은 2018. 8. 13. 원고에게 퇴직원을 제출하였고, V도 원고에게 퇴직원을 제출하여 결국 권고사직 대상자 33명 중 U을 제외한 32명은 원고에게 퇴직원을 제출하였다.
원고는 2018. 8. 13. U에게 무급휴직, 대기발령, 사업장 출입금지를 명하였고, 2018. 9. 6. U을 정리해고 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G, I, D, F, H, J을 2018. 8. 10.자로, E을 2018. 8. 14.자로 각 사직 처리하였다.
참가인들은 각자 개인형 IRP 퇴직연금 계좌(이하 ‘IRP 계좌’)를 개설한 후 계좌번호를 원고에게 보냈다.
G는 실업급여를 받기 위하여 2018. 8. 12. 및 2018. 8. 13. 원고에게 이직확인서와 피보험자격 상실확인서를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해 달라고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I은 2018. 8. 16. 원고에게 퇴직금과 퇴직위로금 합계액에 대하여 문의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2018. 8. 27. 참가인들에게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퇴직금과 퇴직위로금을 지급하였다.
D는 2018. 8. 27. 원고에게 IRP 계좌에 입금된 금액이 예상보다 작다고 하면서 입금된 금액이 맞는지 확인을 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4, 17, 20, 23 내지 28호증, 을나 제1, 4 내지 6, 8, 23, 37, 45, 47호증, 을나 제6 내지 13, 15, 30, 36, 43 내지 45, 47, 48, 50, 52, 53호증의 각 기재, 증인 R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부제소합의의 효력 유무
갑 제2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들이 피고에게 제출한 퇴직원에 “5. 본인은 금번 퇴직에 따라 귀사와의 고용관계로부터 발생한 모든 권리를 포기함은 물론 이와 관련하여 회사와 임직원, 회사와 이해관계가 있는 여타 당사자에 대하여 행정상 및 사법상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부동문자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아래 라.항에서 판단하는 바와 같이 원고는 사직의 의사가 없는 참가인들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퇴직원을 작성․제출하도록 하여 실질적으로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참가인들을 해고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참가인들이 원고에게 퇴직원을 제출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은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이고, 위 퇴직원에 제5항으로 기재되어 있는 부제소특약 역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해고의 존재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다38270 판결, 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1두11076 판결 등 참조).
한편, 진의 아닌 의사표시인지의 여부는 효과의사에 대응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바, 비록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 그 사직서에 기하여 의원면직 처리될지 모른다는 점을 인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으로써 그들의 내심에 사직의 의사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1. 7. 12. 선고 90다1155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을나 제57호증의 기재, 증인 R의 증언, 증인 X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들이 제출한 퇴직원은 자발적으로 제출한 것이 아니라 원고의 요구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제출한 것으로서 이에 기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고, 원고는 참가인들의 퇴직원 제출이 진의가 아니라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참가인들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효력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일방적인 해고로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018. 7. 24.자 정리해고 회의와 2018. 7. 30.자 정리해고 회의 당시 M는 이 사건 권고사직이 그 실질은 정리해고이므로 권고사직 대상자가 권고사직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정리해고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설명한 점, 개별 면담 실시 당일 오전 개최된 대책회의에서 면담위원들에게 교부된 권고사직 면담 대응 매뉴얼에는 권고사직 대상자가 권고사직을 거부할 경우 무기한 무급휴직으로 전환되고 다음 절차는 정리해고임을 안내하도록 기재되어 있는 점, 위 대책회의 당시 S은 면담위원들에게 ‘권고사직을 거부하면 무기한 무급휴직을 거쳐 정리해고 되고 보상금은 일체 없다’고 면담대상자들을 회유 및 압박하여 권고사직을 최대한 유도해 내라고 말한 점, 원고는 퇴직원 제출을 거부한 권고사직 대상자 3명에게 면담 당일 저녁 다음 날까지 퇴직원을 제출하도록 요구하면서 이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사업장 출입이 금지되고 무급휴직이 진행되며 보상금은 일체 없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원고는 실제로 퇴직원을 제출하지 않은 U에 대하여 2018. 8. 13. 무급휴직, 대기발령, 사업장 출입금지를 명하고 2018. 9. 6. 정리해고를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내부적으로 권고사직 대상자가 사직을 거부하는 경우 무기한 무급휴직, 대기발령, 사업장 출입금지를 거쳐 정리해고를 실시한다는 인사방침이 확정되어 있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2018. 7. 24.자 정리해고 회의와 2018. 7. 30.자 정리해고 회의에 참석하고 면담위원으로서 권고사직 대상자 6명을 상대로 개별 면담을 실시하였던 증인 R은 ‘권고사직 대상자에 대한 면담을 회사나 외부 장소 대신 근로자 자택 부근에서 개별적으로 실시한 것은 2018. 8. 6. 근로자들이 집단으로 작업을 거부한 사례에 비추어 볼 때 근로자들이 모여 있을 경우 소요가 우려되었기 때문이다. 권고사직 대상자들은 면담 당일까지 자신이 권고사직 대상자에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였다. 개별 면담을 실시할 당시 면담 대상자에게 “당신은 정리해고 대상자에 포함되었습니다. 여기에 서명하셔야 하고 서명하지 않으면 퇴직위로금을 전혀 못 받습니다. 그리고 회사에 출입할 수 없고 무기한 무급휴직 상태로 들어갈 것이며, 그 이후 정리해고 절차에 들어갈 것입니다”라고 최대한 사무적으로 말하였다. 그 당시 면담 대상자들은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퇴직원을 자세히 읽어볼 여유가 없는 것으로 보였고 자포자기 심정인 것 같았다. 본인은 면담 대상자들에게 퇴직원에 기재된 내용을 일일이 설명해 주지 않았고, 면담 대상자들도 퇴직원에 기재된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거나 질문을 하지는 않았다. 본인은 다음 면담을 위해 장소를 이동해야 해서 면담 대상자에게 빨리 서명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증언하였다[이에 대하여 원고는, ① R은 직속 상사이던 Y의 도움을 받아 원고 회사에 재입사하였는데 원고가 Y를 정리해고 하여 Y가 원고와 부당해고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어서 R은 Y를 위하여 원고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왜곡된 진술을 할 유인이 있는 점, ② R은 상급자 지시위반, 현장과의 소통 부재, 업무 태만 등으로 원고와의 관계가 좋지 못하다가 2018. 11. 30. 퇴직하게 되어 원고에 대한 불만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R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갑 제42, 45, 54호증만으로는 R이 Y와의 인연이나 원고에 대한 불만으로 허위 진술을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참가인들은 2018. 7. 25. 생산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정리해고 관련 설명회에서 ‘권고사직에 응하지 않으면 회사 출입이 금지되고 무기한 무급휴직을 거쳐 결국 정리해고 될 것이다’라는 설명을 들은 점, 생산직 정리해고에 앞서 실시된 관리직 정리해고에서 권고사직을 거부한 관리직 근로자 2명은 결국 정리해고 된 점, 참가인들은 개별 면담 당시 면담위원 두 명을 홀로 마주한 상태에서 ‘퇴직원에 서명하지 않으면 곧바로 무기한 무급휴직을 거쳐 결국 정리해고 되고 보상금도 일절 받지 못한다’는 설명을 듣고 그 자리에서 바로 퇴직원에 서명하도록 요구받았던 점, 참가인들은 면담 당시 자신이 권고사직 대상자라는 말을 처음 듣고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 퇴직원을 자세히 읽어보고 서명 여부를 심사숙고할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권고사직 대상자였던 증인 X은 ‘면담 당시 퇴직원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볼 정신이 없었다’고 증언한 점, 원고는 퇴직원 제출을 거부한 E에게 면담 당일 저녁 퇴직원을 제출하도록 회유 및 압박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들은 퇴직원을 제출하지 않으면 정리해고 되고 보상금도 받지 못한다는 원고의 회유와 압박에 따라 퇴직원을 제출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고 어쩔 수 없이 퇴직원을 제출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018. 7. 24.자 정리해고 회의와 2018. 7. 30.자 정리해고 회의에서 이루어진 논의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처음부터 이 사건 권고사직을 정리해고의 일환으로 계획하였던 점, 원고는 권고사직 대상자들의 반발을 우려하여 휴무일인 2018. 8. 10. 면담위원 2인이 한 조를 이루어 권고사직 대상자의 자택 근처에서 개별적으로 면담을 실시하도록 하였던 점, 원고는 면담 당일 오전 면담위원들에게 권고사직 면담 대응 매뉴얼을 교부하고 면담 대상자들을 회유 및 압박하여 최대한 권고사직을 유도해 내도록 교육시켰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참가인들이 회유와 압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퇴직원을 제출하였다는 점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들이 직접 IRP 계정을 개설하여 퇴직금과 퇴직위로금을 수령하고 실업급여를 받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들의 퇴직원 제출은 자의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들이 퇴직금과 퇴직위로금, 실업급여를 지급받은 것은 퇴직원을 제출한 이후의 사정이고, 근로자들이 경제적 형편상 급여에 의존하여 생계를 꾸려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추후 법적인 다툼의 여지가 있더라도 당장의 생계유지를 위하여 일단 퇴직금과 퇴직위로금, 실업급여를 지급받았을 여지가 있는바, 그러한 사정만을 들어 그 이전의 퇴직원 제출행위가 진의에 의한 의사표시였다고 추단하기는 부족하다. 바) 또한, 원고는 참가인들이 자발적으로 퇴직원을 제출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증명자료로 이 사건 노동조합 위원장 및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들의 진술서, Z, AA, X, K, N의 진술서(갑 제19, 29, 44, 52, 54호증)를 제출하였으나, 노조위원장과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들, Z, AA, X의 진술서(갑 제19, 29, 44호증)는 부동문자로 미리 인쇄된 진술서에 이름과 연락처, 서명 부분만 자필로 기재하는 방식으로 작성된 점, Z의 진술서와 AA의 진술서는 그 기재내용이 동일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부탁을 받고 작성한 것으로 보여 그 기재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또한, 을나 제57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20. 8.경 참가인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한 사실이 인정되고, 여기에 원고는 양산공장 폐쇄가 결정되어 원직복직이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이 사건 소에서 승소하여 퇴직위로금을 반환하고 미지급 임금상당액을 받는 것이 참가인들에게 오히려 경제적으로 불리하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하여 참가인들에게 연락을 하였다고 진술한 점을 더하여 보면, K의 진술서(갑 제52호증)는 원고의 회유로 작성하게 된 것으로 보여 그 기재내용을 믿을 수 없다. 또한, N의 진술서(갑 제54호증)는 개별 면담을 함께 실시하였던 증인 R의 증언과 상반되어 쉽게 믿기 어렵다.
해고의 정당성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권고사직이 해고에 해당함은 앞에서 판단하였고,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하여 해고의 시기와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따라서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 위법이 있으므로 원고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부당하다.
소결
이 사건 권고사직은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재경 김언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