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및 내용
원고는 D에 본사가 소재한 항공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원고의 한국 지사(영업소)는 2003. 10. 14. 설립되어 상시 약 40명의 근로자가 위 한국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12. 3. 19. 원고에 입사하여 원고의 한국지사에서 여행사 제휴 및 영업 업무를 담당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8. 8. 16. 아래와 같은 해고사유로 참가인을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해고에 앞서 참가인에게 한 2018. 7. 10.자 직무정지 및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라고 주장하면서 2018. 9. 1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 8. '위 직무정지는 징계처분이 아닌 대기발령에 해당하고 이 사건 해고로 효력이 상실되어 구제신청의 이익이 없으나,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에 비해 그 징계양정이 과다하고 징계절차가 위법하여 부당하다.'라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 중 부당해고 부분을 인용하고, 나머지 부분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 중 인용 부분에 불복하여 2019. 2. 2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4. 22. '이 사건 해고사유는 인정되나,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은 과다하며, 이 사건 해고의 징계절차에도 원고가 참가인에게 징계위원회 개최 사실을 알리지 않고 징계위원회에서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징계절차에 관한 주장
원고는 참가인에게 2018. 7. 19. 및 2018. 8. 16. 이 사건 해고사유에 관한 소명의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였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해고의 결정 과정에서 '감사팀의 사실조사 - 본사 총괄회장 등의 검토 - 징계위원회의 해고 결정 - 경영위원회의 전원 동의'라는 국제적 기준이나 관행에 부합하고 근로기준법이 요구하는 수준 이상의 엄격한 절차를 거치기도 하였다.
원고의 취업규칙은 피징계자에게 징계위원회 출석 기회를 부여하도록 요구 하고 있지 않으므로, 참가인이 원고 본사의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기회가 부여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설령 원고의 취업규칙이 피징계자에게 징계위원회 출석 기회를 부여하도록 요구하는 취지로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은 징계위원회 결정에 앞서 본인이 주장하고자 하는 내용을 모두 진술하고 증거자료를 모두 제출하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원고가 취업규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는 절차적 하자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징계양정에 관한 주장
참가인은 원고의 영업부 과장이라는 지위와 그 영향력을 이용하여 원고가 주식 회사 E에 제공한 마일리지 중 약 36%에 해당하는 58만 마일리지로 구매된 항공권을 염가에 재구매하는 방법으로 부당한 이득을 취함으로써 원고의 윤리규정을 위반하였다.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원고가 목표하였던 판촉활동의 효과를 유명무실하게 만든 업무상 배임행위라는 점, 원고의 정직성과 신뢰에 해를 끼쳤다는 점 등에 비추어 그 정도가 심하다. 참가인은 업무 성과가 좋지 않아 2018. 2. 12. 경고를 받고 역량향상프로그램(Performance Improverment Plan, 이하 'PIP') 대상자로 선정되어 PIP를 이수한 전례가 있는데도 비위행위를 저지른 것이다. 여기에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원고에게 회계상·수치상으로 산정하기 어려운 막대한 손해를 입힌 것으로 보아야 하는 점, 참가인은 본인의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는 등 개전의 정이 없다는 점 등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는 향후 참가인과의 고용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사건해고의 징계양정은 적정하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12. 4. 2. '원고의 윤리규정을 준수하겠다.'라는 내용의 서약서에 서명하였다. 원고의 윤리규정 5.2.4 (b)(뇌물 및 특혜금지)는 "직원은 금전이나 다른 가치의 형태로 뇌물을 제공하거나 제공 받거나 간청 받아서는 안 된다. 직원은 A회사과 거래 중 또는 거래 예정인 개인들이나 회사로부터 특혜를 주고 어떠한 가치 또는 편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라고 정하며, 위 윤리규정 8.2(공정거래)는 "직원은 조작, 은폐, 특수정보를 악용하여 불공평한 이득을 취해서는 안 된다."라고 정한다.
원고는 2017. 11.까지의 매출액이 당해 연도 목표인 7,20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하고 6,900만 달러에 불과하자, 2017. 12. 매출액 증대를 위하여 제휴 여행사에게 마일리지 등을 제공하는 판촉활동을 실시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의 제휴 여행사인 주식회사 E(이하 'E')는 원고의 항공 마일리지 160만 점을 제공 받았다.
참가인은 2018. 6. 초순경 원고의 영업이사 F에게 E가 원고가 제공한 마일리지를 사용하여 구매한 항공권을 여름휴가 여행을 위해 재구매하겠다고 말하였다.
참가인은 2018. 6. 18. E의 과장인 G에게 연락하여, E가 56만 마일리지를 사용하여 원고로부터 구매한 비즈니스석 항공권[인천-카타르 도하(경유)-덴마크 코펜하겐 왕복권] 2매를 1,955달러(약 230만 원)에 구매하였다.
참가인은 2018. 7. 1. 위 4)항의 항공권으로 항공기에 탑승하려고 인천공항에서 대기하던 중 원고 본사 인사팀 직원 H로부터 항공기에 탑승하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 참가인이 그 이유를 묻자 H는 '제휴 여행사가 원고의 항공 마일리지를 이용하여 구매한 항공권을 원고 직원이 재구매한 것은 정당하지 않으므로 탑승 취소(Offload)한 것이다.'라고 답변하였다.
참가인은 H에게 '정당한 비용을 지급하고 E로부터 항공권을 구매하였고, F으로부터 승낙을 받았으며, 적법한 구매영수증도 제시할 수 있다.'라고 말하면서 탑승 취소에 대해 항의하였고, F과 I(원고의 한국지사장)에게 탑승 취소의 이유를 설명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F과 I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18. 7. 2. 다른 항공사의 항공권을 구매하여, 2018. 7. 2.부터 2018. 7. 10.까지 휴가를 사용하였다.
참가인은 2018. 7. 11. 오전 F으로부터 구두로 '항공권 구매는 원고의 윤리규정에 위반되어, 이에 대한 조사와 감사를 진행할 것이며, 그 기간 동안 직무가 정지될 것이다.'라고 통지받았다. 같은 날 I은 참가인에게 직무정지(Suspension from Duty) 통지서를 교부하였다.
I은 2018. 7. 18. 참가인에게 12018. 7. 19. 11:00에 실시되는 조사에 출석하라.'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I 원고의 차장 J , 원고의 내부감사 K는 2018. 7. 19. 11:00부터 15:00까지 참가인에게 항공권의 구입 경위 및 항공권 구매가 윤리규정에 위반되는지를 알았는지 여부, E에서 항공권을 구매한 이유, 항공권 구매 시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였는지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다. 참가인은 그 조사 과정에서 'F 및 제휴 여행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하여 정상적인 비용을 지급하고 항공권을 구매하였고, 구매 후에도 F에게 이를 보고하였다. 윤리규정에 서명만 하였을 뿐이고 윤리규정의 내용은 직무정지 이후에 알게 되었다.'라고 답변하면서, 원고의 감사팀에 구매영수증과 개인통장거래내역을 제출하였다.
원고의 내부감사 겸 상무이사 L은 2018. 7. 25. '참가인이 항공권을 구매한 행위는 원고의 윤리규정을 위반한 것이다.'라고 원고의 대표이사 M에게 보고하였다.
I 등 원고의 경영진 중 7명은 2018. 8. 7.부터 2018. 8. 12.까지에 걸쳐 참가인의 해고에 동의한다는 의미의 서명을 하였다.
참가인은 2018. 8. 16. 15:00경 원고의 한국지사에서 I, H 등과 면담하였고, I은 면담 종료 후 참가인에게 이 사건 해고 통지를 하였다.
원고의 취업규칙 제45조 제2항은 "징계에 회부된 직원은 결정에 앞서 자신의 의견을 징계위원회에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라고 정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7 내지 11, 18, 19호증의 각 기재, 증인 F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해고의 절차적 적법 여부
관련 법리
단체협약 등에서 조합원의 징계 시 사전 통지와 진술권 부여를 의무조항으로 규정하고 있다면 이는 징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징계의 유효 요건이고, 징계 대상자가 구속 중이라고 하여도 서면 또는 대리인을 통하여 징계절차에서 변명을 하고 소명자료를 제출할 이익이 있는 것이므로 사전 통지를 하지 아니함으로써 이러한 기회가 박탈되었다면 그 징계는 효력이 없다(대법원 1996. 9. 6. 선고 95다16400 판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절차에는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의 취업규칙 제45조 제2항("징계에 회부된 직원은 결정에 앞서 자신의 의견을 징계위원회에 진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이 준수되기 위해서는 피징계자에게 징계위원회의 일시가 사전통지될 것을 요한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에게 징계위원회 개최 사실(원고의 주장에 따르면 징계위원회는 2018. 8. 5. 개최되었다)을 알리지않아 징계위원회에서 소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없도록 한 것은 참가인의 방어권을 부당히 박탈한 것으로서 중대한 절차적 하자에 해당한다.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는 원고의 본사 소재지인 D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에 참가인의 징계위원회 출석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하나, 징계위원회 출석 및 진술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것과 출석 및 진술의 기회 자체를 부여하지 않은 것은 서로 구별되어야 한다. 징계위원회 참석 여부는 참가인이 원고의 정보 제공에 따라 스스로 결정하여야 할 사항이고, 원고는 참가인에게 징계위원회 출석 및 진술의 기회 자체를 부여하지 않았다.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위 제45조 제2항이 피징계자에게 징계위원회 출석 기회를 부여하도록 규정한 것이 아니라고 보더라도, 참가인에 대한 원고의 2018. 7. 19.자 조사는 징계 회부 여부를 결정하려는 성격의 조사였던 것으로 보이고, 위 조사 당시 참가인이 징계에 회부될 것이 확실한 사안으로 조사를 받는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이 징계위원회에 대한 의견을 제출한다는 의미에서 위 조사에 응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I, H가 2018. 8. 16. 참가인을 면담한 것은 징계위원회 의결 이후 해고통지서 교부 직전 이루어진 것이므로, 위 면담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참가인이 원고로부터 징계사유에 관하여 제대로 된 소명기회를 부여 받았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 적정 여부
관련 법리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두13198 판결).
구체적 판단
참가인이 원고의 영업부 과장으로서 원고의 제휴 여행사에 일정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직원인데도 E 직원에게 연락하여 원고의 E에 대한 마일리지 제공에 따라 E가 구매한 항공권을 재구매한 행위가 원고의 윤리규정을 위반한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증인 F의 증언, 이 법원의 E에 대한 사실조 회회신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참가인에게 사회통념상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참가인의 상급자였던 F은 2018. 6. 초순경 참가인으로부터 'E로부터 마일리지를 사용한 항공권을 재구매하겠다.'라는 말을 듣고도 참가인의 행위가 원고의 윤리 규정에 위반된다는 사실을 원고에게 보고하지 않는 등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므로(F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참가인에게 위 재구매 행위가 윤리규정 위반이라고 말해준 적은 없다.'라고 진술하였다), 참가인의 상급자에게 참가인의 비위행위를 제지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윤리규정을 준수하겠다.'라는 내용의 서약서(갑 제11호증)에 서명만 받았을 뿐 참가인에게 원고의 윤리규정에 대한 구체적인 교육을 실시한 적이 없고, F이나 참가인은 참가인의 항공권 재구매 행위가 원고의 윤리규정에 위반된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F에게 경고 처분만을 하였는데도 F과 마찬가지로 원고의 윤리규정에 저촉된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참가인에게는 가장 무거운 이 사건 해고 처분을 하였다.
E의 직원이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따라 회신한 내용 중에는 "(항공권의) 판매금액은 이코노미 40만 원, 비즈니스 80만 원을 기준 시장가격으로 하고 있었고, 고객이 같은 구조로 구매하였다면 별도의 유통 없는 구매이므로 아마 그와 같은 가격에 판매되었을 것이다."라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다. 위 부분에 따르면 참가인이 E로부터 재구매한 항공권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것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참가인의 항공권 구매 금액은 프로모션이 적용된 가격으로 보여, 원고의 주장과 같이 참가인이 본래 약 850만 원 상당의 항공권을 약 230만 원에 구매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참가인은 2018. 7. 1. 원고의 탑승중지 요구에 따라 E에서 구매한 항공권을 사용하지 못하였고 E에 지불한 항공료를 돌려받지 못한 반면, 참가인의 행위로 인해 원고가 구체적으로 산정 가능한 금전적 손해를 입지는 않았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는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언지 이원재
각주1) [별지] 피고 및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사유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그에 관해서는 따로 살피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