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2. 7. 선고 2019구합69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상시 약 7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주택건설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5. 9. 15.부터 2017. 12. 29.까지 참가인에서 고문의 직책으로 공사현장 및 시공사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2017. 12. 29.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8. 20. 원고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없어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보아 위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D).

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18. 12. 19. 위와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①

원고가 참가인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고 보고하였던 점, ② 원고는 참가인의 사무실이나 사업 현장으로 출근하였고 출 · 퇴근 관련 내용을 참가인에게 보고하였던 점, ③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매월 고정급을 지급받았던 점, ④ 원고는 다른 사업을 영위하지 않고 참가인에게 전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참가인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가 사직 권유를 거부하자 참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원고를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1)

원고의 근무경위 및 근무조건 등

가)

참가인의 대표자 E(1966년생, 이하 'E 대표'라 한다)과 원고(1946년생)는 같은 교회에서 알게 된 사이이다. 원고는 건설회사 출신으로 공사현장 및 시공사 관리에 경험이 많고, 원고의 자녀가 변호사로서 참가인에 자문을 해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참가인에서 근무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

참가인은 원고에게 2015. 9.경부터 2016. 2.경까지는 월 200만 원, 2016. 3.경부터 2016. 6.경까지는 월 300만 원, 2016. 7.경부터 2017. 12.경까지는 월 400만 원을 정기적으로 지급하였다. 참가인은 사업소득세를 공제한 다음 위 금액을 원고의 자녀 명의 계좌로 지급하였다(원고는 채권자들이 계좌를 압류하여 자신의 계좌로 금원을 지급받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 원고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였다.

다)

원고와 참가인은 근무 시작 당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으나, 참가인의 다른 근로자들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법인카드를 교부하였고, 원고는 식대, 유류비, 교통비 등에 이를 사용하였다.

라)

E 대표는 원고를 '회장님' 또는 '고문님'이라고 호칭하였고, 원고는 E 대표를 '사장님'이라고 호칭하였다.

2)

원고의 근무시간 및 근무장소 등

가)

원고는 참가인의 사무실 또는 참가인이 사업을 진행 중인 외부현장 등으로 출근하여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출 · 퇴근 및 외근 등에 관하여 E 대표에게 아래와 같이 카카오톡 메신저 등으로 알리기도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E 대표는 주로 알겠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였다.

3)

원고의 업무수행 내역

가)

참가인은 서울 은평구 L에서 주상복합건물 신축 및 분양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원고는 해당 현장의 시공 현황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나)

그 밖에도 원고는 참가인이 신축사업 진행 여부를 검토하는 토지의 사업성을 분석하고, 토지 소유주, 설계회사, 시공사 및 금융권 등 관계자와의 협의를 진행하며, 공사 진행 상황이나 관련 자료를 검토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원고는 2016. 3.말경 참가인의 직원 채용과 관련하여 지인으로부터 M를 소개받아 면접을 보고 채용을 결정하였으며, M는 2016. 4. 2.부터 참가인에 입사하여 근무하였다.

라)

E 대표는 전남편인 N이 대표이사로 있던 주식회사 K(이하 'K'이라고만 한다)을 실질적으로 운영하였는데, 2016. 7.경 K을 양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원고가 양수인인 O을 소개하였고, O이 2016. 9. 27. K을 양수하였다. 한편 원고는 K을 상대로 제기된 민사소송의 기일에 출석하여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E 대표에게 보고하였으며, 2017. 6. 19. K의 지배인으로 선임되어 소송대리허가를 받아 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나21809)을 직접 수행하기도 하였다.

마)

원고는 매월 월별 업무계획서를 작성하여 참가인에 제출하였다. 또한 원고는 E 대표에게 카카오톡 메신저 등으로 업무진행 상황을 공유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4)

원고의 근무 중단 경위와 통고서 발송

가)

E 대표가 운영하는 다른 업체인 주식회사 AE에서는 서울 용산구 AF 소재부지에 관한 공동주택 신축사업을 추진하였는데, 원고는 2017. 9. 20. '위 사업은 매수인에게 리스크가 많다.'라는 취지로 반대하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럼에도 E 대표는 2017. 9. 21. 매도인들로부터 부지를 매수하는 투자 및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하였는데, 그 후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여 2017. 10.말경 ~ 2017. 11.초경계약금 반환 및 중도금 지급 문제로 분쟁이 발생하였다.

나)

원고는 2017. 12. E 대표에게 '2017. 12. 24. 14시쯤 뵙고 상의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 시간이 되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2017. 12. 24. 14:36경 E 대표에게 '사장님 답이 없으셔서 혹시나 하고 왔다가 돌아갑니다. 고문을 이렇게 걸레 취급하시면 안 되십니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다)

원고는 2017. 12. 30.부터 참가인에 출근하지 않았다.

라)

원고는 2018. 1. 10.부터 2018. 3. 21.까지 3회에 걸쳐 참가인에게, 원고의 이익기여에 관하여 성과급 5억 원을 지급해달라는 취지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통고서를 보냈다.

[인정근거] 갑 제2 내지 11, 15 내지 18, 21 내지 25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2, 5 내지 7, 9호증의 각 기재, 증인 M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앞서 든 증거들, 을나 제4,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한 초심판정을 유지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①

원고는 E 대표와의 개인적 인연에 기하여 참가인에 근무하게 되었고, 면접절차를 거치거나 이력서를 제출한 바 없다. 원고는 당시 약 70세의 나이로 E 대표를 비롯한 참가인의 직원들로부터 '회장님' 또는 '고문님'으로 호칭되었다. 원고는 건설회사 출신으로 공사현장 및 시공사 관리에 경험이 많다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참가인에 필요한 자문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②

제출된 메시지와 카카오톡 메신저 내역 등을 모두 살펴보더라도, E 대표는 자문이 필요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원고에게 검토를 요청하고 관련 자료를 제공하였을 뿐, 업무의 내용이나 수행방법 · 시기를 정하는 등 원고의 업무수행 과정에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였다거나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포괄적인 업무범위 내에서 구체적인 업무 수행내역이나 방식 등에 관하여 재량을 가지고 스스로 결정하였고, 다만 그 결과를 E 대표에게 알리고 E 대표로 하여금 최종적으로 경영판단을 하도록 도운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이 원고에게 월별 업무계획서의 작성 및 제출을 지시하였다고 볼만한 객관적인 증거도 없다.

③

원고는 비교적 자유롭게 출 · 퇴근하였고, 지정된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구속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E 대표에게 자신의 출 · 퇴근이나 외근, 결근 등에 관한 사항을 카카오톡 메신저 등을 통해 공유하기는 하였으나, 주로 당일이나 전일에 일정을 통보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허가나 동의를 구하는 취지라고는 보이지 않는 점, E 대표도 원고의 통보를 수긍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은 점, E 대표가 원고에게 일정을 보고하라고 지시한 사정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원고가 원활한 업무수행의 편의를 위해 자발적으로 알린 것으로 보일 뿐 근무에 관한 감독을 받은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④

원고가 참가인에 근무하는 동안 매월 고정적인 금원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위 금원은 사업소득으로 신고되었고, 원고는 위 금원과 별도로 E 대표로부터 현금으로 400만 원, 1,300만 원, 2,000만 원 등을 지급받기도 하였으며, 원고는 2017. 12. 22. E 대표로부터 원고 자녀 명의의 계좌를 통해 60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도 있다. 원고는 E 대표로부터 개인적으로 2016. 8. 9. 2,000만 원, 2017. 5. 16. 4,000만 원을 차용하였다가 변제하기도 하였다.

⑤

원고는 참가인에게 보낸 3차례의 통고서에서 사직이나 해고에 따른 위로금이 아니라 그동안의 사업성과 기여에 따른 성과급의 지급을 요구하였고,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매월 지급받았던 금원의 규모를 현저히 초과하는 5억 원의 금액을 요구하였다. 원고가 위 통고서에 나열한 이익기여 내역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자신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자신의 노력으로 이익을 창출하였다거나 비용을 절감하였다고 주장할 뿐, 참가인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는 아니하였다. 즉, 원고는 자신이 단순한 근로자가 아니라 포괄적인 권한을 가지고 참가인의 사업에 기여하였고, 그에 따른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강지성 지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