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한의사(면허번호: B)로서 김포시 C에 소재한 ‘D요양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한 사람이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2016고단116, 2016고단922(병합)]은 2017. 2. 1. 원고에 대하여 의료법위반죄, 사기죄, 근로기준법위반죄를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하였고(근로기준법위반의 경우 일부는 공소기각판결이 선고되었다), 원고가 항소(인천지방법원 2017노695)하였다. 또한,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2016고단
2278)은 2017. 2. 8. 원고에 대하여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하였고, 원고가 항소(인천지방법원 2017노792)하였다. 위 각 항소심 사건은 2017. 5. 29. 병합되었고, 항소심[2017노695, 792(병합), 1549(병합)]은 2017. 7. 21. 원고의 근로기준법위반죄와 사기죄 및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원고에 대하여 징역 1년 2월,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하였다. 위 항소심 판결은 2017. 12. 5. 원고의 상고(대법원 2017도1284)가 기각되어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
피고는 2019. 2. 22. 원고에게 ‘원고가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형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 의료법(2016. 12. 20. 법률 제144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5조 제1항 단서 제1호, 제8조 제4호 등에 근거하여 원고의 한의사면허를 취소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관련 형사사건에서 원고와 관련한 2개의 항소심 사건이 병합되었는데, 만약 원고에 대한 의료법위반죄 등 한의사면허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죄에 대하여만 형을 따로 선고하였다면 벌금형이 선고되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피고는 이 사건 처분에 앞서 구 의료법 제84조 제5호에 따른 청문을 실시할 수 있는데, 이 사건 처분은 원고의 한의사면허를 취소하는 것으로서 원고의 지위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점, 원고가 피고에게 청문절차 진행을 요구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가 청문을 실시하지 않은 것은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한 것이다.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처분사유 존부
관련 법리
구 의료법 제8조 제4호는 의료인이 될 수 없는 결격사유로 ‘이 법 또는 형법 제347조(허위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환자나 진료비를 지급하는 기관이나 단체를 속인 경우만을 말한다)를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의 집행이 종료되지 아니하였거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를 들고 있고, 같은 법 제65조 제1항은 피고가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여야 하는 경우로 같은 법 제8조 각호의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된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구 의료법령에서 면허취소의 요건으로 의료법위반 등의 의료관련 범죄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을 것만을 요구하고 있을 뿐 그 장단기에 관하여 별도의 기준을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의료관련 범죄와 그 밖의 범죄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벌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해 의료관련 범죄에 대한 처단형이 금고 이상의 형임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다면 의료인의 면허취소사유에 해당한다는 의미임이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1. 30. 선고 2007두10051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갑 제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은 원고의 비의료인과 공모하여서 한 이 사건 병원 개설행위와 관련한 의료법위반죄와 위와 같이 개설된 이 사건 병원이 적법하게 설립된 요양기관인 것처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기망하여 요양급여비용을 편취한 행위와 관련한 사기죄에 대하여 각 징역형을 선택하고, 원고의 의료법위반과는 무관한 사기죄와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도 각 징역형을 선택한 후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를 적용하여 경합범 가중을 하여 처단형을 정한 사실, 위 항소심 판결의 ‘양형의 이유’난에는 원고의 의료법위반죄와 그와 관련한 사기죄의 죄질이 좋지 않음이 부정적인 양형요소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앞서 본 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에 원고가 주장하는 실체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관련 형사사건에서 인정된 범죄 중 구 의료법 제8조 제4호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범죄인 의료법위반죄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사기죄 부분에 대한 처단형은 징역형이다.
원고가 비의료인과 공모하여 이 사건 병원을 개설한 행위는 구 의료법(2015. 12. 29. 법률 제136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87조 제1항 제2호, 제33조 제2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선고가 가능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사기죄는 형법 제347조 제1항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 선고가 가능하다.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은 원고의 의료법위반죄와 그와 관련한 사기죄의 내용 및 경위, 법정에서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 각 범죄에 대하여도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이고,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 판결에 위 각 범죄의 죄질이 좋지 않음이 부정적 양형요소로 기재되어 있음을 더하여 보면, 위 각 범죄에 대하여만 따로 재판을 하였을 경우 벌금형이 선고되었을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관련 형사사건의 판결 취지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가정적 주장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는 관련 형사사건의 유죄판결 확정으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 중인 2019. 2. 22. 이 사건 처분을 하였고, 이 사건 처분 당시 원고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확정된 형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함이 분명하다.
절차적 하자의 존부
구 의료법 제84조 제5호는 ‘피고가 같은 법 제65조 제1항에 의한 면허취소 처분을 하려면 청문을 실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행정절차법에 의하면 행정청은 ‘다른 법령 등에서 청문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청문을 하여야 하나(제22조 제1항 제1호), 이 경우에도 ‘법령등에서 요구된 자격이 없거나 없어지게 되면 반드시 일정한 처분을 하여야 하는 경우에 그 자격이 없거나 없어지게 된 사실이 법원의 재판 등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증명된 경우’에는 청문을 하지 않을 수 있다(제22조 제4항, 제21조 제4항 제2호). 구 의료법 제84조 제5호에 따른 피고의 청문의무는 행정절차법 제22조 제1항 제1호의 다른 법령에서 청문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 해당하고, 행정절차법 제3조 제1항은 행정절차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정절차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구 의료법령에서 구 의료법상 처분을 위한 청문에 관하여 고유한 절차 규정을 두고 있거나, 행정절차법의 적용을 배제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구 의료법 제84조 제5호에 의한 청문절차에도 행정절차법 제21조 이하의 청문절차와 관련한 규정이 적용된다.
앞서 보았듯이 원고는 이 사건 처분 당시 ‘관련 형사사건에서 확정된 형의 집행을 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되지 아니한 자’에 해당함이 분명하였고, 구 의료법 제65조 제1항은 피고가 의료인이 구 의료법 제8조 제4호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의사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는 행정절차법 제21조 제4항 제2호의 ‘법령등에서 요구된 자격이 없거나 없어지게 되면 반드시 일정한 처분을 하여야 하는 경우에 그 자격이 없거나 없어지게 된 사실이 법원의 재판 등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증명된 경우’에 해당한다. 결국 피고는 행정절차법 제22조 제4항, 제21조 제4항 제2호에 기해 청문을 생략한 채 이 사건 처분을 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에 어떤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