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4. 23. 선고 2019구합7419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5. 11. 5. 설립되어 상시 3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골프장 서비스 및 도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들은 2015. 11. 20. 원고에 입사하여 골프장 코스관리 및 시설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여 근무한 사람들이다.

나.

참가인들은 2018. 11. 1.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원고는 2018. 11. 30. 참가인들의 사직서를 수리하였다.

다.

참가인들은 2019. 1. 15.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3. 11. '참가인들의 사직서 제출은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이므로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는 해고에 해당하고,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하여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4. 1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6. 12. 이 사건 초심판정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참가인들의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본안전 항변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을 받은 후 2019. 3. 26. 참가인들에 대하여 종전 해고처분과 동일한 사유로 정직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정직 처분을 함으로써 종전의 해고처분을 철회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

판단

원고가 2019. 3. 11. 이 사건 초심판정을 받은 후 2019. 3. 26. 참가인들에 대하여 정직 처분을 한 사실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9. 4. 1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고 위 초심판정과 같은 내용의 이 사건 재심판정에 대해서도 불복하여 2019. 7. 26.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하여 정직 처분을 한 것은 이 사건 초심판정을 따라야 할 공법상 의무에 따라 잠정적으로 2018. 11. 30.자 근로관계 종료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참가인들에 대하여 정직 처분을 한 것일 뿐 2018. 11. 30.자 근로관계 종료의 효력을 종국적·확정적으로 철회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로서는 여전히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소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들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들은 취업규칙상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도박행위를 수차례 범하였고, 징계해고를 당하는 것 보다는 사직하는 것이 참가인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2018. 11. 1.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들은 2018. 11. 12. 위 사직서 제출이 참가인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것임을 재확인하는 취지의 확인서를 제출하였고, 실업급여와 퇴직금을 수령하였다. 이 사건 근로관계는 원고가 2018. 11. 30. 참가인들의 사직서를 수리함으로써 합의에 의하여 종료되었으므로, 원고가 참가인들을 해고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해고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비진의 의사표시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것으로서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원고의 취업규칙 제85조 제15호는 "도박, 풍기문란 등 직장규율을 어지럽혀 다른 근로자에게 악영향을 끼친 자"를 징계해고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2)

참가인들과 F, G, H은 2018. 10. 31. 원고의 I컨트리클럽(이하 '이 사건 골프장'이라 한다) 건물 내 휴게실에서 화투놀이(이하 '이 사건 화투놀이'라 한다)를 하던 중 원고의 회장 J에게 적발되었다.

3)

참가인들은 이 사건 화투놀이를 적발당한 당일인 2018. 10. 31. 아래와 같은 내용의 시말서를 각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4)

H은 2018. 11. 1. 참가인들에게 "사장님께서 어제 화투인원 전원 사직서 제출하랍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라고 다시 돌려드리는데 경각심 차원에서 그러는 것 같습니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K은 사직서 양식을 촬영한 사진을 위 카카오톡 대화방에 전송하였다.

5)

참가인들은 2018. 11. 1. 원고에게 '개인사정'을 사직사유로 기재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6)

H은 2018. 11. 3. 참가인들에게 "오늘 대표님 면담... ㅜ", "낼 회장님이 함평에 있음 전부 함평으로 가거나, 아님 월요일 본사로 오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면담은 회사에서 어떠한 결정을 하던지 따르겠다고 말하라고 함.(사장님 말씀)", "안 온 사람은 사표수리하다 더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7)

참가인들은 사직서 제출 이후에도 참가인 C, D은 2018. 11. 11.까지, 참가인 B은 2018. 11. 15.까지 각 이 사건 골프장에 출근하여 근무하였다.

8)

참가인들은 2018. 11. 12. 아래와 같은 내용의 확인서에 각 서명하였다.

9)

참가인들은 2018. 11. 12. 아래와 같은 내용의 반성문을 각 자필로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10)

참가인 B은 2018. 11. 13., 참가인 C, D은 2018. 11. 30. 각 퇴직금 및 시간외 수당 정산과 관련한 '동의서'와 '퇴직금/시간외수당(휴무수당) 정산 확인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11)

참가인 C, D은 2018. 11. 12.부터, 참가인 B은 2018. 11. 16.부터 자택에서 대기하였고 2018. 11. 30.까지 이 사건 골프장에 출근하지 않았다.

12)

참가인들은 2018. 11. 22. 회장 J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13)

원고는 2018. 11. 30. 참가인들의 사직서를 수리하고 참가인들이 2018. 11. 30.자로 퇴사한 것으로 처리하였다.

14)

참가인 C, D은 2018. 12. 21., 참가인 B은 2018. 12. 28. 각 퇴직금 지급을 신청하였고, 원고는 2018. 12. 26. 참가인 C, D에게, 2019. 1. 2. 참가인 B에게 각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15)

원고는 참가인들을 도박 혐의로 고발하였으나, 광주지방검찰청 검사는 2019. 4. 30. 참가인들에 대하여 '죄가안됨'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7 내지 11호증, 을나 제2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다38270 판결, 대법원 2002. 6. 14. 선고 2001두11076 판결 등 참조).

한편, 진의 아닌 의사표시인지의 여부는 효과의사에 대응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인바, 비록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 그 사직서에 기하여 의원면직 처리될지 모른다는 점을 인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것만으로써 그들의 내심에 사직의 의사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1. 7. 12. 선고 90다11554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을나 제7,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들이 제출한 사직서는 원고의 지시에 따라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제출한 것으로서 이에 기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고, 원고는 참가인들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가 아니라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참가인들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효력이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이 사건 근로관계는 원고의 일방적인 해고로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가)

참가인들은 원고에게 선처를 구하는 취지의 시말서를 제출한 바로 다음날인 2018. 11. 1. "개인사정"을 사유로 하는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나)

참가인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2018. 11. 1. H이 참가인들에게 "사장님께서 어제 화투인원 전원 사직서 제출하랍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라고 다시 돌려드리는 데 경각심 차원에서 그러는 것 같습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고, K이 사직서 양식을 촬영한 사진을 참가인들에게 전송한 것을 보면, 참가인들은 원고로부터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지시를 받고 사직서는 경각심 차원에서 요구하는 것으로서 제출하더라도 수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사직서를 제출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도 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당시 '참가인들이 2018. 11. 1. 제출한 사직서의 내용이 사직의 의사표시가 아닌 반성의 의미였음을 인정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라)

참가인들은 2018. 11. 1. 사직서를 제출한 이후에도 참가인 C, D은 2018. 11. 11.까지, 참가인 B은 2018. 11. 15.까지 계속 이 사건 골프장에 출근하여 근무하였다.

마)

참가인들이 2018. 11. 12. 자필로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한 반성문에는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 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부디 이번 잘못을 용서해 주시옵고 앞으로는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하겠사오니 부디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앞으로는 주어진 업무에 더더욱 최선을 다 하여 더 좋은 최상의 골프장을 만들 기회를 주시옵기를 간청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불미스러운 행동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맡은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서 일할 것을 약속드리며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선처 부탁드립니다." 등 계속 근로를 희망하면서 선처를 호소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바)

비록 참가인들이 2018. 11. 12. 원고에게 "본인은 회사 내에서 품행유지 손상(도박)으로 인하여 자의적으로 퇴사함에 있어 사측으로 강압을 받지 않음을 확인합니다. 퇴직함에 있어 부당하게 퇴직하지 않음을 인정하며 이와 관련된 민사, 형사, 법률과 관련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의 확인서를 제출하였으나, ① 참가인들은 원고가 회장 J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용도로만 사용한다고 하면서 미리 작성해 온 확인서에 서명을 하라고 지시하여 위 확인서에 서명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② 실제로 위 확인서는 부동문자로 미리 인쇄된 문서에 참가인들이 근로자 란의 인적사항 부분만 자필로 기재하고 서명하는 방식으로 작성된 점, ③ 참가인들이 위 확인서와 같은 날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한 반성문에는 계속 근로를 희망하면서 선처를 호소하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점, ④ 참가인들은 2018. 11. 22. 회장 J에게 "다시 한 번 반성하며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들은 원고가 작성해 온 확인서에 원고의 지시에 따라 서명만 한 것으로 보이므로, 위 확인서의 기재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사)

참가인들은 원고에게 퇴직금 및 시간외 수당 정산 관련 서류들을 제출하고 퇴직금과 실업급여를 수령하였으나, ① 참가인들은 원고가 퇴직금 및 시간외 수당 정산 관련 서류를 작성하여 제출하도록 지시하여 이를 제출하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② H은 2018. 12. 7. 실업급여는 부당해고와 별개이므로 실업급여에 대해 알아보도록 권유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점, ③ 참가인들은 퇴직금 수령일로부터 불과 2~3주 후인 2019. 1. 15.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들이 퇴직금 및 시간외 수당 정산 관련 서류들을 원고에게 제출하고 퇴직금과 실업급여를 수령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참가인들이 자의로 사직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아)

한편, 원고는 참가인들이 과거에도 수차례 도박행위를 하다가 적발되어 경고를 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2018. 10. 31. 재차 도박행위를 하다가 적발되어 징계해고를 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사직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여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위 주장에 대한 증명자료로 제출한 L, H, M, K, N, O의 각 사실확인서(갑 제12, 13, 19, 20호증)는, ① L은 원고의 대표자 이사이고, H, K, N, O는 원고의 직원으로 현재 근무 중인 자이며, M은 2019. 8. 31.까지 원고의 직원으로 근무하였던 자로서 작성자들과 원고와의 관계에 비추어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점, ② H은 2018. 12. 7. 부당해고로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것을 권유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점, ③ K, N, O의 사실확인서는 그 기재내용이 동일하여 원고의 지시 또는 부탁을 받고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도박행위는 원고의 취업규칙상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참가인들이 과거 도박행위로 징계처분을 받았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그 기재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자)

또한, 원고는 참가인들에게 사직서 제출을 지시한 사실이 없고, H이 참가인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는 H이 동료로부터 들은 조언이나 개인적인 의견을 기재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위 주장에 대한 증명자료로 제출한 H의 사실확인서(갑 제20호증)는 원고의 지시 또는 부탁을 받고 작성한 것으로 보여 그 기재내용을 믿기 어렵고, H이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 "사장님께서 어제 화투인원 전원 사직서 제출하랍니다", "회사에서 어떠한 결정을 하던지 따르겠다고 말하라고 함.(사장님 말씀)"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것을 보면 이를 H이 동료로부터 들은 조언이나 개인적인 사견을 기재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라.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해고에 해당함은 앞서 판단한 바와 같고, 원고가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일인 2018. 11. 30.경 참가인들에 대하여 해고의 시기와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절차상 위법이 있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마.

소결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는 해고에 해당하고,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재경 김언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