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 10. 16. 선고 2019구합8206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5. 3. 1. 교육공무원으로 임용되어 2016. 3. 1.부터 서울시교육청 관내 B고등학교(이하 ‘B고’라 한다)에서 체육교사로 근무하였다.

나.

2017. 6. 26. 원고가 B고 보건교사인 C를 성희롱하였다는 사안이 인지되어 교장에게 보고되었고, B고 교장은 C와의 면담 후 원고에게, 2017. 12. 28. ‘원고와 C의 업무공간 분리. 의약품 이용 또는 기타 업무를 사유로 보건실 출입을 금함. 업무상 필요할 경우 메신저나 예체능부 교육실 등 다른 교사가 있는 자리에서 대면할 것 등’이라는 내용의 접근금지 조치를 하였고, 2018. 1. 30. ‘2017. 3. 14. 이후 몇 차례 의약품 이용이나 기타 업무를 이유로 보건실에 출입하며 불필요한 언행으로 보건교사 C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도록 한 행위’(2017. 6. 26. 이후 발생 부분 포함)(이하 ‘1차 행위’라 한다) 등에 관한 서면경고를 하였다.

다.

1차 행위에 관하여 ‘학교 성고충상담관리 매뉴얼’(이하 ‘이 사건 매뉴얼’이라 한다)에 의한 절차가 진행된 결과 원고와 C 사이에 2018. 5. 1. ‘합의중재에 의한 종결’(이하 ‘합의종결’이라고만 한다)이 이루어졌다.

라.

원고는 2018. 6. 19. 교내 메신저로 원고에게 ‘몸이 아픈데 보건실에 가도 되냐’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이하 ‘2차 행위’라 한다). C는 1, 2차 행위에 관하여 국민신문고와 공익제보센터 등에 민원을 제기하였다. B고 교장은 2018. 8. 10. 원고에게 재차 서면경고를 하고, 2018. 8. 31. 피고에게 감사를 요청하였다.

마.

피고는 2018. 9. 11.부터 2018. 9. 21.까지 원고에 대한 사안조사(이하 ‘이 사건 조사’라 한다) 실시 후 징계의결 요구를 거쳐 2019. 3. 1. 원고에 대하여 별지1 기재와 같은 사유로 ‘견책’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바.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9. 3. 27. 소청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19. 6. 19.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1차 행위의 처분사유는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

2)

이 사건 처분사유 중 신체접촉 행위는 없었고, 설령 일부 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친밀감의 표시에 불과할 뿐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 2차 행위는 C의 업무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해당하지 않고, 당시 위와 같은 2차 가해에 관하여는 징계의 근거도 없었다.

3)

원고에 대하여 서면경고 및 합의종결이 이루어졌음에도 이 사건 처분이 이루어진 것은 이중징계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4)

원고의 비위행위가 매우 경미한 점, 이미 서면경고 및 합의종결이 이루어졌고 원고가 합의종결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기 위해 성실히 노력한 점, 원고가 성희롱범으로 몰려 명예를 훼손당하고 고통받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에는 비례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관계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1차 행위의 처분사유 특정 여부

가)

관련 법리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과 관계 법령 및 당해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전체적인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처분 당시 당사자가 어떠한 근거와 이유로 처분이 이루어진 것인지를 충분히 알 수 있어서 그에 불복하여 행정구제절차로 나아가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처분서에 처분의 근거와 이유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로 말미암아 그 처분이 위법한 것으로 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9. 4. 선고 2012두1257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사유는 원고가 불복하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을 정도로 특정되었음이 인정되고, 달리 원고의 방어권이 침해받았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원고는 이 사건 조사과정에서 2018. 9. 17. 문답을 실시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1차 행위에 관하여 일시·장소 및 상황을 특정한 구체적인 문답이 이루어졌다. (2) 징계처분사유 설명서(갑 제1호증)와 사안조사 결과 처분서(을 제2호증 제43면)에도 일부 발언 및 신체접촉의 내용이 분명히 나타나 있으므로, 이 사건 조사를 받았던 원고로서는 각 혐의를 충분히 특정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3)

소청심사 결정문에도 1차 행위 중 일부가 일시·장소가 분명히 기재되어 구체적으로 예시되어 있다.

2)

이 사건 처분사유의 존부

가)

1차 행위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2)

구체적 판단

갑 제1, 2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성희롱에 해당하는 1차 행위를 하였음이 인정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

C는 1차 행위에 관하여 일시·장소 및 상황을 분명하게 특정하여 진술하고 있고, 2017. 6. 26. 이후로는 이를 다이어리에 메모하여 기록하였으며, 그와 관련하여 동료 교사들도 C로부터 피해 고충을 토로하는 내용을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반면 C가 직장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직·간접적 피해를 무릅쓰고 1차 행위에 관하여 거짓으로 진술할 만한 특별한 동기는 찾을 수 없다.

(나)

원고도 이 사건 조사 당시 C와 친밀한 사이였기 때문에 외모나 몸매 칭찬을 하거나, 네일아트를 보기 위해 손을 잡은 사실은 있다고 진술하였다.

(다)

1차 행위는 직장 내에서 이성인 여성 직장동료의 외모나 몸매에 관하여 지속적으로 언급하거나, 그녀의 손, 팔뚝, 머리 등의 신체를 접촉하는 행위로서,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동으로 보이고, C 역시 1차 행위에 대하여 놀라거나 불쾌하였으며, 즉시 신체접촉 행위를 뿌리치거나 거부의사를 표시하기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C가 1차 행위를 용인할 정도로 원고와 사적으로 친밀한 사이였음을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오히려 B고 졸업생 3명은 보건실에서 원고가 C에게 바짝 붙어 앉아 C가 당황해하는 모습이나, 원고가 약을 먹은 후에도 보건실을 나가지 않고 자질구레한 질문을 하면 C가 대꾸하지 않고 무시하는 장면을 목격한 바 있다고 진술하였다.

나)

2차 행위

(1)

원고가 2차 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고,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C는 원고의 1차 행위(성희롱)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원고가 다시 보건실에 출입하여 추가 가해행위를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었던 점, C는 1차 행위 이후 명시적으로 B고 교장에게 원고의 보건실 출입금지를 요청하였고, 원고는 2017. 12. 28. ‘의약품 이용 또는 기타 업무를 사유로 보건실 출입을 금함’이라는 내용의 접근금지 조치를 받았던 점, 위 조치의 내용 중에 ‘업무상 필요할 경우 메신저를 이용할 것’이 있다 하더라도, 위 접근금지 조치의 경위 및 취지에 비추어 여기서의 업무는 원고의 교사로서의 업무와 객관적으로 관련 있는 것만을 의미한다고 볼 것이고, 원고의 건강이나 신체상태의 건전성으로까지 그 범위를 확대할 수는 없는바, 원고가 업무시간 중에 몸이 좋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유로 보건실에 출입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접근금지 조치에서 정한 업무상 필요한 경우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한 점, 원고가 위와 같은 C의 정신적 피해와 접근금지 조치를 무시하면서까지 반드시 보건실에 방문하지 않더라도 외래 진료를 받는 등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2차 행위는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2차적 가해행위로서 원고가 교육공무원으로서의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원고는 2019. 3. 18.에야 성 관련 비위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의 징계기준이 신설되었으므로 행위 당시에는 징계의 법적 근거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성비위 피해자에 대하여 접근금지 조치를 받았음에도 재차 접근을 시도하는 것은 교육공무원으로서 요구되는 엄격한 품위유지의무에 위반한 것이 분명하므로, 징계양정기준에 구체적으로 해당 행위유형이 특정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징계사유로 인정하는 것 자체에는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이중징계 해당 여부

위 처분의 경위에 의하면 원고가 B고 교장으로부터 2회의 서면경고를 받고, C와 합의종결이 이루어졌던 사실은 인정되나, 위와 같은 절차가 교육공무원법령상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는 점, 원고가 최초 서면경고 및 합의종결 후 새로이 2차 행위를 하였기 때문에 C가 민원을 제기하였고 그에 따라 이 사건 처분이 이루어진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이 이중징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가)

관련 법리

징계혐의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그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볼 것인데,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0. 12. 23. 선고 2010두2002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처분의 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1)

1차 행위는 C의 거부의사에도 불구하고 상당 기간동안 수차례 반복된 점, 원고는 이로 인하여 접근금지 조치를 받은 바 있음에도 보건실 출입을 요청하는 등 2차 가해행위에 나아간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그 위법성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 원고에게 스스로 성적 만족감을 얻고자 하는 의도가 없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과 2차 행위로 C가 입었을 피해의 심각성 등을 고려할 때 이를 징계양정에 있어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기는 어렵다.

(2)

구 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2019. 3. 18. 교육부령 제17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1항 별표 징계기준 7.가., 제4조 제2항 제4호 라목에 따르면 성희롱 행위인 1차 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이더라도 ‘감봉~견책’에 처하도록 되어 있고, 징계의 감경은 불가능하다. 위와 같은 징계양정기준에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을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원고에게 유리한 제반 사정을 충분히 감안하여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인 ‘견책’ 처분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2차 행위 당시 성 관련 비위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행위가 징계양정기준상 비위유형으로 특정되어 있지 아니하였더라도 이를 징계양정에서 참작할 수 있을 것이므로(신설된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면 2차 가해행위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 ‘감봉~견책’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이 사건 징계가 현저히 불합리하다거나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성용(재판장) 김종신 권주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