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1. 22. 선고 2019구합8571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국내외 석유자원의 개발과 비축, 석유유통구조 개선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정부투자 공기업이다. 원고들은 1986년부터 2005년 사이에 참가인에 입사하여 근무하여 온 1급 내지 3급의 직원들이다.

나.

참가인은 2019. 1. 4. 발령일을 2019. 1. 7.로 하여 원고 G, J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을 전문위원으로 전보하였고, 기존에 전문위원이던 원고 G, J는 팀원으로 전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1차 전보'라 한다).

다.

원고들은 N노동조합을 설립하여 2019. 1. 21. 설립신고를 마쳤고, 2019. 1. 29. O노동조합 P지회(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로 조직을 전환하였다.

라.

참가인은 2019. 2. 13. 원고 G, J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소속을 본부 주무부처에서 각 부서 소속 팀으로 변경하여 전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제2차 전보'라 하고, 이 사건 제1차 전보와 통틀어 '이 사건 각 전보'라 한다).

마.

원고들은 2019. 4. 3. 이 사건 각 전보는 부당한 전보이고, 이 사건 제2차 전보는 원고들의 노동조합 가입 및 활동에 대한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울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5. 30. '이 사건 각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지 않고 생활상 불이익도 상당하며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 절차도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부당전보에 해당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부당노동행위 의사를 가지고 이 사건 제2차 전보를 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제2차 전보는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취지의 판정을 하였다(Q/R 병합,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바.

이에 참가인은 이 사건 초심판정 중 이 사건 각 전보를 부당전보로 인정한 부분에 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초심판정 중 이 사건 제2차 전보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정한 부분에 관하여 각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9. 24. '이 사건 제1차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 등에 비추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제2차 전보는 노동조합 설립 및 가입·활동을 이유로 한 것이어서 부당전보 및 불이익 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나,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취지의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제1차 전보는 부당전보에 해당한다. 이 사건 제1차 전보는 원고들의 경력이나 능력과 무관하게 이루어져 합리성과 공정성을 결여하였고, 경영진의 자의적인 회계처리, 4급 직원의 간부 임용 불필요성 등을 고려하면 경영악화나 인사적체로 인한전문위원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제1차 전보는 원고들에게 평가 하위등급을 부여하여 성과개선대상자 또는 경쟁력강화전담반 대상자로 삼아 퇴출시킬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실질적으로 인력감축을 위한 구조조정의 수단에 불과하다. 원고들은 이 사건 제1차 전보로 인해서 직무급 감소, 평가 하위등급으로 인한 연봉 및 퇴직금 감소 등의 경제적 불이익을 입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주거지를 이전하여 가족과 떨어지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 및 구조조정 위협으로 인한 정신적 불이익도 발생하였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이 사건 제1차 전보 전 원고들에게 의견을 구하거나 원고들과의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나.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의 경영 상태 및 인력·조직 구조

가)

참가인은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부진과 유가 하락 등으로 인하여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아래와 같이 자본과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는 등 경영상태가 악화되었다. 특히 2018년의 경우 이라크 S 사업 투자금 중 회수 불가능 금액 6,352억 원을 손실 처리하였고, 미국 T 사업의 투자유치금 4,305억 원이 조건 미충족으로 부채 전환되면서 부채비율이 2,287%로 급증하게 되었다.

나)

참가인은 2015. 4. 30. 기준 '5본부 1원 25처·실·센터 10국내지사·사무소 8해외사무소 124팀 6해외출장소 4국내출장소'이던 조직을 지속적으로 개편하여 2018. 4. 30. 기준 '4본부 18처·실·센터 10국내지사·사무소 1해외사무소 99팀 2국내출장소'로 축소하였다. 참가인의 정원은 2015. 1. 1. 기준 1,539명에서 2018. 11. 30. 기준 1,351명까지 축소되었고, 참가인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신입사원 채용을 중단하였다.

다)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은 1~8급의 직급으로 나누어지는데, 2018. 6. 30. 기준 각 직급별 현원은 아래와 같다(1~3급 직원은 총 236명이었다). 한편 2018년 기준 4급에서 3급으로 승급한 근로자는 승급자격자 316명 중 총 8명이었는데, 승급자의 평균 4급 체류년수는 12.5년, 평균 입사 후 근속년수는 22.5년이었다.

라)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이 각 직급별로 담당할 수 있는 직위는 아래와 같다. 2018. 6. 30. 기준 참가인의 직원 중 간부급 직위(본부장, 처·실장급, 팀장급) 보직자는 134명이었고, 해외 및 국내 담당역은 101명이었으며 이를 합하면 총 235명이었다. 이중 팀장이나 담당역의 직위를 맡고 있는 4급 직원은 총 24명이었다.

마)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의 기본연봉은 기본급과 직무급을 합하여 산정한다. 기본급은 직급별 상·하한액 범위 내에서 개인별 평가결과를 기준으로 책정되고, 직무급은 3급 이상 직원(팀장 또는 담당역 직위를 부여받은 4급 이하 직원은 70% 지급)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기준에 따라 지급된다. 성과연봉은 기본연봉월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한편 참가인 소속 근로자의 정년은 만 60세이고, 참가인은 퇴직일 기준 직전 2년간 임금을 조정하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다.

바)

참가인은 전 직원에 대하여 연 1회 개인종합평가를 실시하여 기본연봉 및 성과연봉 차등, 승급 등 인사관리의 기초자료로 활용한다. 개인종합평가는 아래와 같이 성과평가와 역량평가를 각각 실시하여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성과평가 중 개인성과평가는 1, 2차 상위자의 평가로 이루어지고, 조직성과평가는 예산투자처 성과관리팀에서 담당한다. 역량평가는 절대평가 방식으로 이루어지나 공통·직무역량평가의경우 항목별 기준평균과 기준표준편차 이내의 제한을 받는다. 공통·리더십역량평가는 다면평가로, 직무역량평가는 직상위자 평가로 이루어진다. 평가에 따른 등급은 5등급(S, A, B, C, D)으로 부여된다.

2)

전문위원 제도의 도입과 운영 경과

가)

참가인은 2013. 7. 직제규정을 개정하여 전문위원 직위를 신설하였다. 당시 전문위원 운용 대상은 1~2년 내에 퇴직 예정인 1~2급 직원이었고, 장기근속 직원의 업 무수행 노하우 및 전문지식 전수, 주요 사업에 대한 자문 및 검토 등을 목적으로 하였다. 전문위원에 대해서는 객관적 자문과 의견 개진이 가능하도록 개인종합평가에서 제외하며 'B등급'을 부여하였다. 참가인은 2013년 3명, 2014년 5명의 전문위원을 선정하여 인사발령한 바 있고,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전문위원을 새로 선정하지 않았다.

나)

참가인은 2016년 18명의 1~3급 직원을 팀원으로 전보하는 인사발령을 실시하였는데, 이에 대한 반발이 있자 참가인 감사실은 2017. 4. 참가인에게 1~3급의 상위 직급 직원에 대한 직위하향 인사처분(팀원 발령)에 대한 사전심의·동의 절차를 마련하라고 요구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2018. 2. 28. 3급 이상 직원의 팀원 발령 시 특별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인사규정을 개정하였다.

다)

참가인은 2018. 5. 31. '전문위원제도 개선계획(안)'을 마련하였다. 그 내용은 ① 전문위원 선정대상을 기존 1~2급에서 1~3급 직원으로 확대하고, ② 선정기준을 기존 '각 사업분야에서 다양한 업무경험과 지식을 축적했다고 판단되는 직원'에서 '임금피크제 적용 2년 전 1~3급 직원 중 담당역 이상 보직을 부여받지 못한 직원', '조직슬림화에 따른 간부직위 축소 등 인사운용상 불가피한 경우 등'으로 변경하며, ③ 성과평가방법은 기존과 달리 독립된 평가군을 구성하여 절대평가하는 방식으로 개편하는 것이었다.

라)

참가인은 2018. 12. 27. '2019년 전문위원 운용계획'을 마련하였다. 그 내용은 ① 전문위원의 직무에 관하여 각 본부장이 경영현안을 반영하여 '직무 노하우, 주요사업 자문,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본부별 자구방안' 등의 특정 직무를 지정하고, ② 직무 부여자 주관으로 진행도 및 실적을 평가하도록 개편하는 것이었다.

마)

참가인은 2018. 4. 30. 16명(원고 J 포함), 2018. 6. 29. 2명(원고 D 포함), 2018. 8. 24. 1명(원고 G)을 전문위원으로 발령하였고, 이에 따라 2018. 12.말경 14명이 전문위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3)

이 사건 제1차 전보

가)

참가인 특별인사위원회는 2018. 12. 31. 기존 전문위원 및 각 본부별로 추천한 신규 전문위원에 대하여 심사하여 전문위원 발령 대상자를 의결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2019. 1. 4. 이 사건 제1차 전보를 하였는데, 기존 전문위원 14명 중 인사 대상자인 12명 가운데 2명에게는 신규 보직을 부여하고, 원고 G, J를 포함한 3명은 팀원으로 전보하였으며, 원고 D를 포함한 7명은 전문위원을 유지하도록 하였다. 또한 나머지 원고들을 포함하여 기존에 지사장·팀장·담당역 등의 직위에 있던 2~3급 직원 26명을 신규 전문위원으로 전보하였다. 원고들의 구체적인 전보내역은 아래와 같다.

나)

참가인 인재경영처에서는 2019. 1. 10. 모든 부서에 팀별 업무분장은 2019. 1. 18.까지, 전문위원과 담당역의 업무분장은 2019. 1. 29.까지 제출하라고 요청하였다. 이 중 전문위원의 경우 본부장이 경영현안을 반영한 특정 직무를 지정하도록 하면서, 전문위원별로 역할 및 업무목표를 설정하고 세부 업무계획은 자율적으로 결정하며 산출물은 부서별로 관리하도록 하였다.

다)

참가인 인사팀장은 2019. 1. 21. 전문위원들에게 2019년도 업무분장 및 세부업무계획을 2019. 1. 25.까지 앞당겨 제출해달라고 요청하면서 '작성분량 A4 5페이지 이상, 글자체 및 포인트는 신명조 13포인트로 할 것'을 구체적으로 지정하였고, 2019. 1. 22. 다시 제출기한을 2019. 1. 31.까지로 연장하였다.

라)

원고들은 이 사건 제1차 전보 전후로 기본급에 변동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직무급이 감소함에 따라 기본연봉이 감소하였고, 이에 따라 기본연봉의 200%인 성과연봉도 감소하였다. 그 결과 원고들은 2019. 1. 1. 기준으로 받을 수 있었던 연봉에 비하여, 이 사건 제1차 전보 이후 원고 G은 3,383,380원(연봉의 2.7%), 원고 F은 5,900,040원(연봉의 4.6%), 원고 J는 6,800,040원(연봉의 5.1%), 나머지 원고들은 2,333,380원(연봉의 약 2%) 감소한 연봉을 받게 되었다.

마)

실제로 원고들이 2018년 대비 2019년에 지급받은 연봉 변동 내역은 아래와 같다.

바)

참가인은 울산에 소재한 본사 10층에 전문위원실을 마련하고 전문위원들을 해당 사무실에 모두 모여 근무하게 하였다. 이에 따라 원격지 전보발령자에 대한 전근여비 및 이전비로 원고 A에게 735,524원, 원고 F에게 540,000원이 각 지급되었고, 원고 A에게 131,001,440원의 주택자금 대부, 원고 F에게 단신부임자 숙소 제공이 이루어졌다.

사)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9. 1. 29. 참가인에게 전문위원 발령 근거규정, 대상자 선정 기준 및 절차, 개인별 인사발령 사유 및 평가결과 등에 관하여 질의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2019. 2. 12. '전문위원 발령은 직제규정 제12조, 제20조에 근거하였고, 인 사규정 및 개인종합평가규정 등 관련 제 규정에 근거하여 인사 및 평가가 이루어졌다'라는 내용으로 간략히 답변하였다.

4)

경쟁력강화전담반의 구성 등

가)

참가인은 2019. 1. 9. '경쟁력강화전담반 구성안'을 마련하였다. 그 내용은 ① 경영지원본부 직속으로 '경쟁력강화전담반'을 설치하여 2019. 1.부터 2020. 1.까지(필요시 운영기간 연장) 운영하고, ② 전 직원 중 '업무수행능력 또는 성과가 부족한 자(개인성과평가, 역량평가 또는 개인종합평가 성적이 C~D등급으로 저조한 직원), 보직 부적합자 및 전입이 기피된 자, 소속 부하직원에 대한 지휘 통솔력과 육성능력이떨어지는 자, 불성실한 태도로 근무에 임하는 자, 공사의 품위를 크게 훼손한 자, 공사의 경영방침 및 경영위기 극복계획에 동참하지 않는 자' 등을 대상으로 특별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전담반원을 선정하며, ③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개별과제 수행 등 성과관리를 하여 평가를 실시한 후, 평가결과를 고려하여 인사조치를 실시한다는 것이었다. 위 방안에는 '현 전문위원 중 향후 직무수행실적 평가결과가 미흡한 경우 특별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전담반 구성원으로 인사발령을 실시한다'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나)

참가인은 2019. 1. 10.경 원고들을 포함한 4급 팀장 이상 간부 전원에 대하여 경영위기 극복에 동참하겠다는 취지에서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독려하였다.

다)

이에 U노동조합은 2019. 1. 14. 성명 발표 및 2019. 1. 16. 참가인 직원들에 대한 이메일에서 경쟁력강화전담반 설치 및 사직서 제출 종용이 일방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라)

이 사건 노동조합은 2019. 2. 11. 참가인에게 경쟁력강화전담반 등의 인사발령을 통한 강제 구조조정에 반대하고, 그와 같은 인사발령의 시행은 직권면직을 위한 저성과자 프로그램과 같은 성격의 부당인사로써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이 사건 노동조합과 합의 없는 조합원의 인사발령을 금지할 것 등을 요청하였다.

마)

참가인 사장은 2019. 2. 27. 이사회에서 아래와 같이 발언하였다.

바)

참가인은 2019. 7. 16. 경쟁력강화전담반 조직을 폐지하였다.

5)

원고들에 대한 감사 및 평가결과 등

가)

참가인 감사실은 2018. 4.경부터 캐나다 및 이라크 석유개발사업에 관한 특정감사를 실시하였다. 참가인 감사실은 2018. 8. 23. 참가인에게, 이라크 S 사업과 관련한 자료취득 부적정을 사유로 하여 원고 G, B에 대한 징계처분을 요구하였고, S 사업과 관련한 업무 부적정 등을 사유로 하여 원고 G, B, J에 대한 인사자료를 통보하였다(원고 B, J의 경우 2012. 8. V 수정계약 업무 부적정 관련하여 징계조치가 필요하나 징계시효 3년이 경과하였다는 이유로 인사자료 통보만 이루어졌다). 이에 참가인은 2018. 10. 1. 원고 G에게 감봉 2개월, 원고 B에게 견책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나)

참가인들에 대한 2017~2019년 개인종합평가 중 성과평가 및 역량평가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갑 제4 내지 12, 14, 15, 17 내지 29, 33 내지 41, 43 내지 47, 49, 61 내지 66, 68, 71호증, 을가 제1 내지 12호증, 을나 제1 내지 21, 23 내지 31, 37 내지 42, 46, 4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라.

이 사건 제1차 전보가 부당전보에 해당하는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는 것으로서,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다.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므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전직처분 등을 할 때 근로자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할 때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제1차 전보는 참가인의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이어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공기업인 참가인은 부채비율이 크게 상승하고 당기순손실도 상당한 규모로 누적되는 등 경영상태가 악화되면서 비용 절감과 조직 축소 등 개선노력을 이어왔다. 그 결과 이 사건 제1차 전보 전 간부급 직위의 수는 임시적 성격이 강한 담당역 직위를 포함하더라도 1~3급 직원의 현원보다 부족하였고, 향후 근속년수가 장기화된 4급 이하 직원의 승급과 팀장·담당역 발령이 필요하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상위직급의 보직에 관한 인사적체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 상태였다. 근로자에 대한 전보조치에서 업무상 필요성 유무는 사용자의 경영판단의 문제로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권이 인정되는 영역이고, 참가인은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상위직급 근로자를 전문위원으로 전보함으로써 인력을 재배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참가인은 이 사건 제1차 전보에서 원고들을 기존 근무처의 주무부서 소속으로 발령하여 기존의 업무·경력과 연관성을 단절하지 아니하였고, 본부장으로 하여금 전문위원에게 직무를 지정하도록 하면서도 전문위원에게 업무계획에 관한 자율성을 부여하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제1차 전보 전 주로 담당역의 직위에 있었는데, 참가인은 정기인사 대상자인 상위직급 직원들에게 인사기준에 따라 순차적으로 보직을 부여한 후 결과적으로 보직이 부여되지 못한 원고들을 전문위원으로 전보하였다는 것이므로, 이러한 인사과정이 공정성과 합리성을 상실한 것이라거나 인사규정에 추상적으로 규정된 적재적소의 배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제1차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나)

원고들은 이 사건 제1차 전보가 실질적으로 인력을 감축하기 위한 구조조정 수단이라고 주장하고, 참가인이 경쟁력강화전담반을 설치하거나 상위직급 직원들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은 행위에는 그러한 목적이 일부 포함되어 있었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경쟁력강화전담반은 실질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곧 폐지되었으며, 전문위원이나 팀원으로 전보되었더라도 직급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으므로 추후에 다시 팀장이나 담당역 등 간부 직위로 전보될 가능성이 있었고 실제 그와 같이 전보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또한 전문위원에 대하여 절대평가가 이루어진다는 사정만으로는 반드시 평가에서 하위등급을 받는 불이익이 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없고, 실제로 전문위원으로 전보된 원고들 중 2명은 2019년 역량평가에서 B등급을 받기도 하였다. 설령 하위등급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2년 연속 개인종합평가에서 D등급을 받아야 성과개선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고, 다시 3년 연속 D등급을 받아 성과개선대상자로 재선정되어야 비로소 특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직위해제, 직권면직 등의 인사조치가 가능하다(인사규정 제13조의3 제1항, 제24조 제1항 제4호, 제29조 제7호, 성과개선대상자관리요령 제14조, 제15조 제1항). 이를 고려하면 전문위원이나 팀원으로 전보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었다고 볼 정도의 신분상 불이익을 상정하기 어렵고, 참가인 사장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불가능하므로 자발적인 명예퇴직을 유도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다)

원고들은 원고 J, G을 팀원으로 전보한 것은 실질적으로 징계에 해당하여 인사권의 남용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또는 근로자 간의 인화를 위한 배치전환도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는데, 이 경우 비록 배치전환에 근로자에 대한 제재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한 징계절차를 요하는 징계로서 규정되지 아니한 이상 그러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효력에 영향이 없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2두10666 판결 참조). 위 원고들이 팀원으로 전보되었다고 하더라도 직급이 강등된다거나 직무에 따른 직무급의 변동 외에 직접적으로 급 여가 감액되는 것은 아니므로 전보 자체가 징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징계시효가 도과한 사안이라 하더라도 이를 인사자료로 참고하는 것까지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 J가 'V 수정 계약 관련 업무'에 관하여 아시아탐사처장으로서 2011. 7. 13., 2011. 8 23., 2012. 5. 22. 계약 수정 협상에 직접 참석하였고, 계약 변경 내용은 보장원유 확보 등 원고 J의 직무와도 관련이 있다고 보이는 점에 비추어, 원고 J가 위 업무와 무관함에도 부당하게 인사자료 통보 대상이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원고들은 이 사건 제1차 전보로 라등급(전문위원) 또는 마등급(팀원)의 직무급을 지급받게 되면서 기본연봉 및 성과연봉이 감소하는 경제적 불이익을 받기는 하였으나, 그 감소액은 월 19만 원~56만 원 정도이고 연봉의 2~5% 내외에 해당하여 감소 폭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직무급의 감소는 원고들이 전문위원 또는 팀원으로 전보되면서 축소된 직무상 책임과 낮아진 직무 난이도에 따른 것이어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한편 참가인은 전국에 지사를 두고 있고 본사가 울산에 소재하고 있는 공기업이며, 전근여비·이전비와 주택자금 대부, 숙소 제공 등의 지원이 수반되므로 일부 원고들의 근무지역이 변경된 것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난 과도한 생활상 불이익이라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이 본사 10층에 별도 사무실인 전문위원실을 마련하여 원고들을 포함한 전문위원들을 모두 한 자리에서 근무하게 하였다거나, 이 사건 제1차 전보로 전문위원의 수가 증가하면서 전보 직후에 사무집기가 완비되지 못하였던 상황만으로는 원고들이 감수하기 어려운 정도의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불이익을 받게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

비록 참가인이 이 사건 제1차 전보 전 원고들과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전보처분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의 관련규정에서는 전보발령에 앞서 거쳐야 할 절차를 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마.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제1차 전보가 부당전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부분은 적법하다.

3.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박남진 지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