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제1 예비적 청구 및 제2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전주시 소재 C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C대학교는 2012년경부터 전기시설물 유지보수 관리용역을 발주하여 외주업체들과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이들에게 C대학교 내 전기설비 유지보수 등의 업무를 위탁하였다.
원고 A는 2013. 3. 1. ~ 2014. 1. 16. (유)D, 2015. 3. 1. ~ 2016. 4. 30. E, 2016.5. 1. ~ 2017. 4. 30. F 주식회사, 2017. 5. 1. ~ 2018. 8. 31. G 주식회사, 2018. 9. 1.~ 2019. 11. 30. 주식회사 H에서 근무하였다. 원고 B은 2012. 6. 1. ~ 2013. 2. 28. (유)I, 2013. 3. 1. ~ 2014. 2. 28. (유)D, 2014. 3. 1. ~ 2015. 2. 28. (유)J, 2015. 3. 1.~ 2016. 4. 30. E, 2016. 5. 1. ~ 2017. 4. 30. F 주식회사, 2017. 5. 1. ~ 2018. 8. 31.G 주식회사, 2018. 9. 1. ~ 2019. 11. 30. 주식회사 H, 2019. 12. 1. ~ 2020. 11. 30. 주식회사 K에서 근무하였다. 원고들은 위와 같은 용역업체에서 근무하면서 각각 C대학교에서 전기설비의 유지, 보수 업무를 수행하였다.<1>
원고 A는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주식회사 K를 피신청인으로 하여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2020. 4. 24. 원고 A와 주식회사 K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화해가 성립되었다.
한편 C대학교는 원고들과 같은 시설용역 근로자들과 노사 및 전문가 협의기구에서 정규직 전환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원고들을 제외한 전기 · 소방 시설관리용역 근로자들은 2020. 11. 27. C대학교와 정규직 전환 합의를 하였고, 2020. 12. 1.자로 대학회계직(관리운영직) 근로자로 전환되었다.
관련 법령은 별지2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0, 71, 76호증, 을 제2호증의 1 내지 9, 을 제10호증의 4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주위적 청구
근로자지위 확인청구
C대학교가 원고들의 채용 과정에 참여하여 채용 여부에 관한 최종결정권을 행사하고, 캠퍼스 각 구역 단위변전실의 순시점검, 정전 작업 등 모든 작업과 관련한 인원배치, 작업순서 변경 결정권과 시설관리 전반에 관한 업무지시 · 감독권을 상시적으로 행사한 점, 원고들은 C대학교 시설관리과 공무원의 지시에 따라 수목 제거, 제초작업 등의 시설용역계약에 규정된 업무가 아닌 부분도 수행한 점, 외출 · 조퇴의 경우C대학교 변전실 전기책임자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연차휴가 역시 총괄팀장에게 보고하여야 했으며,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 역시 시설용역계약의 과업지시서에 따라 수행되었는데 평가에 관한 최종결정권은 C대학교 측에 있었던 점, 원고들은 근로시간도 C대학교 통제를 받고, C대학교 소속 공무원들과 혼재되어 임무를 수행한 점, C대학교가 용역업체들과 시설용역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투입된 근로자의 수에 따라 도급금액을 산정한 점, C대학교 소속 공무원들이 당직근무명령부에 대하여 결재를 하였으나, 용역업체의 관리자는 일체의 관여를 하지 않은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용역업체들은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여하여 C대학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불과하였다. 그리고 원고들은 종속적 관계에서 C대학교에 근로를 제공하여 피고와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에 있었다. 따라서 원고들은 입사일 이후부터 피고의 근로자지위에 있음의 확인을 구한다.
임금상당액 및 손해배상청구
원고들은 이 사건 소제기 전 3년 내인 2016. 12.부터 피고가 원고들을 직접 고용하였더라면 지급받을 수 있었던 C대학교 소속 공업직 공무원들에게 지급되는 임금 상당액에서 휴업수당 초과분을 공제한 임금 차액에 대한 지급을 구한다. 또한 피고는 원고들이 C대학교 소속 공업직 공무원들과 동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면서도위장도급계약을 주도적으로 체결하여 원고들에게 공무원들에 비하여 적은 임금을 지급받도록 하였는데, 이는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과 노동법상 일반적 균등대우원칙,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위반한 행위로서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원고들은 입사 후 위 임금을 청구하기 전인 2016. 11.까지 위와 같은 차별이 없었더라면받았을 임금 상당액에서 위 기간 원고들이 실제로 받은 임금 등을 공제한 차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한다.
예비적 청구
고용의사표시 청구(제1, 제2 예비적 청구 공통)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하더라도 C대학교 변전실 및 시설관리과 공무원들이 원고들에게 상당한 지휘, 감독을 한 점, 원고들은 C대학교 소속 공무원들과 혼재되어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어 업무를 수행한 점, 업무수행에 필요한 근로자의 선발, 휴가 등 근태관리 역시 C대학교 담당자들을 통해 이루어진 점, 원고들이 수행한 업무는 C대학교 소속 공무원들과 동일하여 구별되지 않았던 점, 원고들의 전문성은 원고들 개인이 보유한 전기기술자로서의 전문성이지 용역업체의 전문성은 아니었던 점 등에 비추어 피고는 원고들을 불법으로 파견받아 사용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들에 대한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는바, 피고에 대하여 고용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한다.
손해배상청구 (제1 예비적 청구)
피고가 원고들을 파견근로자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소속 공무원에 비하여 낮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등 차별적 처우를 하였는데, 이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을 위반한 행위로서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직접고용의무 발생일 이후 원고들과 동종, 유사업무를 수행한 피고 소속 공무원들이 받은 임금에서 원고들이 같은 기간 실제로 받은 임금 등을 공제한 차액을 손해로 배상하여야 한다. 따라서 원고들은 위와 같은 임금 차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한다.
손해배상청구 (제2 예비적 청구)
만일 원고들의 청구에 민법 제766조 제2항이 아니라 임금채권과 같은 3년의 단기소멸시효가 적용된다고 한다면, 이 사건 소제기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되는 날 이후의 기간에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 부분에 관하여는 그 중 휴업수당을 초과하는 부분을 공제한 금액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한다.
인정사실
C대학교와 용역업체 사이에 체결된 전기 · 소방시설물 유지보수 관리용역 과업지시서(2018. 7.) 중 관련 부분은 다음과 같다(이하 '이 사건 과업지시서'라 한다. 한편 2014년 및 2016년에 체결된 과업지시서의 내용 역시 거의 동일하다).
시설관리과 소속 공무원 중 2017년 설비 2팀장을 맡았던 공업주사 O의 경우에는 설비 2팀 업무주관, 전기 · 통신분야 설계, 감독 및 준공 업무, 변전실 운영에 관한 업무, 전광판, PDP TV 관련 업무, 교내 전기안전관리 및 감리업무, BTL 사업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 또한 설비2팀 담당이던 공업주사보 P의 경우 전기 · 통신분야 설계, 감독 및 준공업무, 에너지절약(전기설비분야) 관련 업무, 전기시설 유지관리 용역 업무, 교내 전기안전관리 및 감리업무, 물품, 재무, 소프트웨어 홈페이지 관리업무, 전광판, PDP TV 관련 업무(유지용역), 승강기유지 용역 관리업무를 수행하였다. 시설바로바로서비스팀의 팀장이던 공업주사 Q은 바로바로서비스 업무총괄, 교내 전기, 통신, 소방, 파워플랜트, 오수처리장 유지관리 업무 총괄, 교내전기시설물 안전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 담당인 공업주사보 R이나, 공업서기 S의 경우 교내 전기시설 유지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
변전실 작업일지(갑 제10호증)의 작업 내용, 전기안전점검 계획(갑 제23호증), 정전작업 계획(갑 제25호증) 등에 원고들과 같은 용역 근로자들과 시설관리과 소속 공무원들이 같은 조에 편성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용역 근로자들은 출근부에 서명을 하였는데, 월별로 용역담당자 이외에 C대학교 소속 공무원들이 서명하였고, 2018. 9.부터 용역담당자는 서명하지 않고 공무원들만 서명하였다. 또한 공무원들은 용역 근로자들의 당직근무명령부에 결재를 하였다.
C대학교는 용역 근로자들에게 '시설관리과' 소속이라는 내용의 보안카드를 지급하였고, 작업도구로 측정기 등을 제공하였다.
용역업체인 (유)J는 2014. 3. 1. T를 현장대리인으로 선임하였고, E은 2015. 3. 1.T를 현장대리인으로 선임하였으며, F 주식회사는 2016. 4. 29. T를 현장대리인으로 선임하였다. 주식회사 H은 2018. 9. 1. T를 현장대리인으로 선임하였다가, 2019. 1. 1. 원고 B으로 변경하였고, 2019. 9. 24. T로 다시 변경하였다. 주식회사 K는 2019. 12. 1.T를 용역책임자로 선임하였다.
2019년경 전기소방시설물 유지보수 관리용역 용역업체이던 주식회사 H은 피고에게 관리용역에 대한 기성청구를 하면서 용역비청구서, 전기시설물 유지관리용역 현황, 일자별 전기시설물 유지관리현황, 전기시설물 순시점검 기록표, 소방시설 유지관리 용역현황, 일자별 소방시설물 유지관리현황, 시설물 유지관리주요내용 전기, 소방분야, 전기소방시설물 보수용역 월간평가서를 첨부하여 제출하였다. 원가계산서에 의하면 용역대금은 인건비, 복리후생비, 경비를 합한 순용역원가에 일반관리비, 잡비 및 이윤, 부가가치세를 더하여 산정된다.
[인정근거] 갑 제4호증의 1 내지 3, 갑 제5호증의 2, 갑 제7호증의 1 내지 6, 갑 제10호증의 1 내지 5, 갑 제23, 25호증, 갑 제36호증의 1, 갑 제70, 71호증, 을 제5호증, 을 제6호증의 1, 을 제13호증의 1 내지 4의 각 기재, 갑 제12, 20호증의 각 영상
판단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75088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 갑 제6호증의 1 내지 5, 갑 제27호증의 1 내지 5, 갑 제34, 57,70, 71호증, 을 제4, 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들이 근무하였던 용역업체들은 주소나 운영자가 서로 다르고, 조달청 기준에 부합하는 순용역원가에 일반관리비를 합한 금액의 일정부분을 이윤으로 취하고 있으며 조달청에서 발주한 입찰절차에 개별적으로 참가하여 낙찰을 받은 뒤 피고와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용역업체들은 C대학교와 구별되는 고유의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 존재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한다고 볼 수 없다.
용역업체에 근무하던 근로자들은 C대학교 시설관리과 소속 공무원과의 면접을 거쳐 채용되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그 진술내용은 C대학교 소속 공무원들이 면접에 참여하였다는 내용일 뿐 그 면접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채용절차에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한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원고 A를 비롯한 근로자들은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춘 자에 한하여 용역업체의 소개를 받아 면접절차를 거쳤고, 최종적으로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C대학교 소속 공무원들이 면접절차에 참여한 것에 더하여 채용 여부에 관하여 최종결정권을 행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들이 용역계약에 따로 과업지시의 범위 내에서 C대학교 내 전기시설의 유지보수 업무를 수행하기는 하였으나, 용역업체와 피고 사이의 용역계약이나 용역업체와 원고들 사이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범위를 넘어 피고에게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용역업체들은 피고에게 원고들의 임금, 사회보험료 등이 포함된 용역대금을 청구하여 이를 지급받은 후 원고들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으며 4대 보험에 가입하는 등 원고들에 대한 관리업무를 수행함으로써 독자적인 역할을 수행하였다.
용역업체가 변경되더라도 용역업체에 대한 고용승계 의무조항을 둠으로써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이 보장되어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이 C대학교 내에서 계속하여 업무를 수행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일 뿐 용역업체의 실체를 부인하는 근거라고 할 수 없다.
용역 근로자들은 C대학교가 제공한 공구 및 계측기를 이용하여 유지보수 업무를 하였으나, 이러한 작업도구는 학교 내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었고 퇴사 시에는 반납 하였다. 이는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서 정당성이 인정되고, 그것만으로 원고들을 비롯한 용역근로자들과 C대학교 사이의 직접적인 계약관계 여부를 판단할 자료로 삼기에 부족하다.
용역업체는 용역계약에 따른 과업지시서에 규정된 각종 책임을 부담하고 있는바, 그에 의하면 계약조건을 위반하거나 용역비 과다분 발생 시 감액, 환수 분을 책임져야 하는 의무, 근로자들에 대한 각종 증빙서류의 관리·제출 의무, 근로자들에 대한 안전교육 실시 및 발생사고 등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부담할 의무, 부적절 근로자에 대한 교체요구에 응할 의무, 근로자들의 신원에 관한 일체의 책임을 질 의무 등이 부여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는 계약상 의무로서 용역업체 스스로 그에 관한 법적 책임을 독자적으로 부담하였다는 점에서 용역업체의 존재 자체가 단순한 형식적 존재에 불과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은 용역업체와 수년간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C대학교에서 일하여 왔으며, 변경된 용역업체들과 계속해서 같은 계약을 체결하였고, 동일한 근로조건 하에 같은 방식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는데 그 동안 C대학교에 직접 고용된 근로자라면 취하였을 행동으로 볼 만한 근거는 없는 반면, C대학교 역시 직접 고용한 근로자에 대하여 취하였을 만한 명백한 행태를 보였다고 보기 어렵고, 근로자들 역시 용역계약을 통한 근로제공 방식을 인식한 채 동일한 근로관계를 유지하였다고 봄이 상당한바, 적어도 묵시적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보기 위해서는 당사자 쌍방에게 최소한의 암묵적 인식의 합의가 필요하나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암묵적 의사 합치를 인정하기에도 부족하다.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그 법률관계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 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위 인정사실, 갑 제8, 11, 14, 15호증, 갑 제21호증의 1 내지 6, 갑 제29, 33,39, 40, 5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들이 용역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가 운영하는 C대학교에 파견되어 피고로부터 직접 지휘 · 감독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각 예비적 청구는 그 청구금액의 당부 등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C대학교는 고등교육을 위하여 설립된 국립대학으로서 전기시설의 유지보수 업무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필요한 지원 업무에 불과하다. 전기시설 유지보수 업무에 관하여는 전기산업기사, 전기기능사등의 자격이 필요하므로, 업무 효율성 등을 위하여 전문성이 있는 외부 용역업체에 업무를 위탁할 수 있다고 보이고, 그와 같은 점에서 C대학교의 전체적인 업무 중 본질적인 부분이 아닌 전문적 기술이나 근로자의 숙련도가 필요한 전기시설 유지보수 부분을 따로 떼어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은 도급 내지 용역위탁의 실체를 인정할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용역 근로자들의 업무는 이 사건 과업지시서나 근로계약서 등에 자세히 규율되었는데, 주요 담당업무로는 야간 당직업무, 전기설비 유지보수 업무, L캠퍼스 등 단위 변전실 수시 순회점검 및 보수, 교내 전기 시설물 바로바로서비스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는 근로자들의 근무시간, 근무형태와 같은 근로조건이나 수행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근로자들의 기본 업무 내용은 사전에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이 또한 근로내용의 사전 획일성 측면에서 용역계약의 실체를 인정할 수 있는 요소로 평가된다.
원고들은 용역 근로자들의 업무가 C대학교 시설관리과 소속 공무원들과 유사하거나 서로 구별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설관리과 소속 공무원들은 전기시설의 유지보수 또는 바로바로서비스 업무 외에도 다른 업무를 담당하였다. 급수가낮은 공무원인 경우에는 교내 전기시설 유지관리나 바로바로서비스를 담당하였고, 경우에 따라서 용역 근로자들과 같은 조로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으나, 공무원으로서의 권한과 책임이 용역 근로자인 원고들과 유사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즉, C대학교 소속 공무원들과 용역 근로자들이 일부 같은 업무를 수행한 점에서 일응 근무형태가 혼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는 하였지만 실질을 보면 C대학교 소속 공무원은 2-3명 정도로 전기유지보수 업무를 비롯한 학교의 전체적인 전기 관련 전문 업무를 총괄하면서 용역 근로자들이 맡고 있는 특정 분야인 전기유지보수 업무 외에도 각종 관련 업무를 각자맡은 분야에서 수행한 것이고 전기유지보수 업무는 사실상 용역 근로자들인 원고 등6-8명의 인원이 담당하였다고 볼 수 있다. C대학교 역시 공공 교육기관으로서 각종 건물 및 영조물을 관리하는 주체이므로 전기 관련 법규 상 전기기술 자격증을 가진 전담직원을 두어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음이 당연하므로 C대학교가 소속 공무원 중전기 담당을 두고 시설을 관리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용역근로 부분인 전기보수유지 업무를 직접 지휘하여 수행하면서 원고 등 용역 근로자들에게 단순 작업만을 시켰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원고들과 같은 용역 근로자가 C대학교 소속 공무원들과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과업지시서 제6조 제1항이나 제8조 제2항에 의하면, C대학교는 근무장소를 결정할 뿐 용역업체에게 근로자를 배치할 권한이 있다. 용역업체는 현장대리인이나 용역책임자를 선임하였고, 이들에게 C대학교 소속 관련자들과 용역업체 근로자들 사이의 조율 역할을 맡겼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근무자 출근부(갑 제7호증의 1 내지 5)에 용역담당자가 서명하였고, 당직근무명령부(갑 제9호증의 4, 5, 갑 제39호증)에는 작성자 혹은 확인자로 용역업체 근로자인 T가 기재되어 있다. 이처럼 용역업체가 현장대리인을 통하여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 배치, 근로시간 등에 관하여 결정하거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놓았다고 보이므로, 피고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결정에 관한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원고 A가 전기 · 소방 용역직원 근무방법(안)에 대하여 2018. 4. 1. 시설관리과 공무원과 협의서를 작성한 사실은 있으나, 이는 용역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절차에서 원고 A가 근로자 대표였기 때문으로 보이고, 그것만으로 용역업체의 관여가능성 및 역할을 완전히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 밖에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 의하면, 용역업체는 근로자의 적정배치 의무, 근로자의 안전교육 실시의무, 종업원의 작업규율 유지의무 등이 있었으므로 그에 기한 독자적 책임을 명시적으로 부담하고 있었고, C대학교의 승인을 얻어 근로자들의 복장을 선택할 권한이 있었는데, 설령 C대학교의 요청에 따라 특정복장을 착용할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업무수행의 특성에 따른 것일 뿐 그것 자체가 용역업체의 실체를 부정할만한 이유로 보기는 어렵다.
시설관리과 소속 공무원들이 출근부, 당직근무명령부에 서명을 한 사실은 있다. 그러나 이는 이 사건 과업지시서 제7조에 의하면, 용역 근로자들의 출근 여부 등이 용역대금 산정과 청구에 있어서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이고, 더 나아가 이를 토대로 용역업체가 추후 정산금을 반환할 책임까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를 파견관계의 근거로 삼기에 부족하다. 반면 원고들이 근무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 C대학교가 직접적으로 징계를 하거나 불이익을 주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고, 결근 등 근태관리를 함으로써 이를 인사 등에 반영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다.
C대학교는 이 사건 과업지시서 제2조 제3항에 따라 기성검사를 하면서 월평균 점수가 일정 점수 미만일 경우 시정조치나 관리소장 경고, 교체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는 직원 개인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용역업체에 대한 평가로 보인다. 피고가 행사할 수 있는 권한도 관리소장의 교체 요구 등이고, 이 사건 과업지시서 제8조 제3항에 의하면 용역 근로자에 대한 교체 역시 피고가 용역업체에 통보하여 용역업체가 할 수 있지만 실제로 그와 같은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다.
원고들의 업무는 주로 바로바로서비스 처리로 보이는데(원고 A가 U과 통화한 내용에 따르면 95% 정도이다), C대학교 구성원 중 전기시설의 보수 등이 필요한 자는 내부전산망을 이용하여 바로바로서비스에 필요한 사항을 원고들에게 전달하였다. 이와 같이 업무전달 방법으로 내부전산망을 활용함으로써 용역 근로자들이 그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그 외 그에 관한 다른 지시가 없었다는 점은 학교의 지휘 · 명령권을 인정하는데 장애가 되는 요소이다. 간혹 시설관리과 공무원들이 바로바로서비스에 업무와 관련된 사항을 입력하는 경우도 있었으나, 이는 시설관리과가 책임이 있는 부서로서 다른 구성원들로부터 직접 서비스를 요청받는 경우가 많아 이를 대신 요청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에서 C대학교 공무원들이 원고들과 같은 용역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휘 · 명령을 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은 전기시설 유지보수업무 외에도 수목제거, 제초작업, 청소, 배수펌프 관리 등의 용역계약과 관련이 없는 업무를 담당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부수적인 업무들 또한 전기시설과 관련된 범위 내의 것들이었다고 보이므로, 전기시설유지보수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들은 시설관리과 소속 공무원들에게 작업 진행 현황 등을 문자메시지등으로 알리고, 공무원들이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으로 업무 진행 현황에 대하여 문의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로 보이고, 용역계약의 위탁인으로서 관련 업무의 파악을 위한 당연한 권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행위로 볼 수 있으며, 일부 지시와 보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용역계약상의 정당한 지시권의 범위에 포섭되는 정도로 볼 수 있다.
원고들은 연차 휴가를 내려면 변전실 책임자인 공무원들의 승인을 얻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방시설 유지관리를 하던 V이 결혼 당시 시설관리과 팀장에게 보고를 하고 휴가를 썼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보고 이외에 승인까지 얻어야 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는 점, 오히려 해당 공무원들은 연차휴가를 반영한 용역대금이 용역업체에게 지급되는 관계로 용역대금 정산이 되지 아니한 범위 내에서 비공식적 휴가를 가도록 해줌으로써 근로자들의 편의를 봐준 것이라고 주장하는 점, 피고가 용역 근로자들의 휴가 여부를 파악하는데 그치지 아니하고 연차휴가 등을 직접 승인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는 점, 이 사건 과업지시서 제8조 제6항에 의하면, 용역업체는 병가 발생시 공인된 진단서를 첨부하여 사전에 C대학교의 승인을 받아 시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병가를 신청한 사례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따라서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 제1 예비적 청구 및 제2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