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주식회사 B(이하 ‘B’라 한다)의 대표자(사내이사)이자, B의 주식 40%를 소유한 최대주주였다.
B가 근로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을 체납하자 원고는 과점주주로서 국세기본법 제39조 제2호에 따른 제2차 납세의무를 부담하게 되었고, 2019. 8. 29. 기준으로 원고의 체납액은 합계 593,928,000원 상당이다.
국세청장은 원고의 국세 체납을 이유로 피고에게 원고의 출국금지를 요청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9. 11. 15. 원고에 대하여 출입국관리법 제4조 및 제4조의4 제1항에 따라 2019. 11. 15.부터 2020. 5. 10.까지 출국금지처분을 하였고, 이후 출국금지기간을 연장하다가 2020. 10. 29. 원고에 대하여 출국금지 연장기간을 2020. 11. 11.부터 2021. 5. 10.까지 연장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0. 10. 29. 원고에 대하여 한 출국금지기간연장처분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27호증, 을 제1, 2, 4 내지 8,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B가 외부의 사정으로 재정이 악화되어 국세를 체납하게 되었고, 원고는 과점주주로서 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되었으나, 2018. 1. 3. 소유하고 있던 B의 주식을 모두 직원들에게 증여하였는바, 2018. 1. 3. 이후 원고를 제2차 납세의무자로 지정한 것은 부당하다. 원고는 B의 대표자로서 근로자들의 임금, 퇴직금 등을 변제공탁하는 등의 채무 가중으로 인하여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져 국세를 체납하게 된 것으로, 원고에게 국세 체납의 정당한 사유가 있다. 또한 원고는 사업차 짧은 체류기간으로 이 사건 처분 전 1년간 4회 출국을 하였던 것이고, 원고의 배우자, 자녀들 및 부모님 등 가족들이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있으며 달리 해외에 생활 근거지가 없고, 실제 원고가 재산을 은닉하거나 해외로 도피시킨 어떠한 정황이 없음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판단
국민의 출국의 자유는 헌법이 기본권으로 보장한 거주․이전의 자유의 한 내용을 이루는 것이므로 그에 대한 제한은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하고 그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고, 출입국관리법 등 출국금지에 관한 법률 규정의 해석과 운용도 같은 원칙에 기초하여야 한다. 출입국관리법에 의하면, ‘5천만 원 이상의 국세·관세 또는 지방세를 정당한 사유 없이 그 납부기한까지 내지 아니한 사람’에 대하여는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출국을 금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출입국관리법 제4조 제1항 제4호). 그러나 위와 같은 조세 미납을 이유로 한 출국금지는 그 미납자가 출국을 이용하여 재산을 해외에 도피시키는 등으로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하는 것을 방지함에 주된 목적이 있는 것이지 조세 미납자의 신병을 확보하거나 출국의 자유를 제한하여 심리적 압박을 가함으로써 미납 세금을 자진하여 납부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재산을 해외로 도피할 우려가 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단순히 일정 금액 이상의 조세를 미납하였고 그 미납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사유만으로 바로 출국금지 처분을 하는 것은 헌법상의 기본권 보장 원리 및 과잉금지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다. 나아가 재산의 해외 도피 가능성 유무에 관한 판단에서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해서는 안 되므로, 조세 체납의 경위, 조세 체납자의 연령과 직업, 경제적 활동과 수입 정도 및 재산상태, 그간의 조세 납부 실적 및 조세 징수처분의 집행과정, 종전에 출국했던 이력과 목적·기간·소요 자금의 정도, 가족관계 및 가족의 생활정도·재산상태 등을 두루 고려하여, 출국금지로써 달성하려는 공익목적과 그로 인한 기본권 제한에 따라 당사자가 받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합리적인 재량권의 범위 내에서 출국금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두18363 판결 참조).
살피건대, 위 각 증거 및 갑 제13, 15, 16호증, 갑 제17호증의 1, 2, 갑 제19, 23 내지 26호증, 갑 제28호증의 1 내지 3, 갑 제29호증, 갑 제30, 31호증의 각 1 내지 3, 갑 제32호증의 1 내지 8, 갑 제34, 35호증의 각 1 내지 4, 갑 제36호증의 1 내지 3, 갑 제39, 40호증, 갑 제41, 42호증의 각 1, 2, 갑 제43 내지 46호증, 갑 제47호증의 1, 2, 갑 제48, 50 내지 56, 58, 59호증, 을 제9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5,000만 원 이상의 국세 등을 체납한 자로서 출국을 이용하여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키는 등 과세당국의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그로 인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원고에 대한 출국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여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원고와 원고의 배우자의 2016년부터 2019년까지의 국세청 소득자료(을 제18호증)상의 소득액 및 소득공제 증명서류상의 지출금액은 각 아래 표 기재 금액과 같다. 위 표의 지출금액은 소득공제 증명서류상의 지출금액만을 기재한 것이어서 원고와 원고의 배우자의 모든 지출내역이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위 표에서 확인되는 원고와 원고의 배우자의 소득과 지출의 차액이 약 6억 원 상당에 이르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원고 명의로 된 재산을 전혀 찾을 수 없고, 특별히 원고가 위와 같은 소득을 생활비 등으로 모두 지출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찾아 볼 수 없다. 국세청 소득자료상의 소득액
원고 원고의 배우자 합계
2016년 29,580,919원 44,031,979원 73,612,898원
원고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고단3434, 2019고단6435(병합)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범죄사실로 2020. 5. 13.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원고는 위와 같은 형사사건의 근로자들과의 합의 과정에서 임금 및 퇴직금 등을 변제공탁하거나 합의금조로 상당 금액의 돈을 지출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원고는, 원고의 2019년 소득이 157,675원에 불과한 것은 위 형사사건 관련 변제공탁금 내지 합의금을 지급하기 위하여 본인의 급여 등을 지급받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서, 위 형사사건과 관련한 원고의 지출금액은 이미 원고의 위와 같은 소득의 감소에 반영이 되었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B 및 원고 명의로 공탁한 금액의 합계도 1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원고는 2018. 11. 27.부터 2018. 11. 30.까지 베트남, 2018. 12. 30.부터 2019. 1. 4.까지 필리핀, 2019. 1. 24.부터 2019. 1. 28.까지 필리핀, 2019. 11. 5.부터 2019. 11. 7.까지 베트남으로 각 출국을 하였다가 입국한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원고는 위와 같이 베트남, 필리핀 등으로 출국을 하게 된 경위는 ‘C’ 위탁 운영과 관련한 사업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위 ‘C’ 위탁 운영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B는 2018. 5. 19. 주식회사 D와 ‘C 체인점’ 운영에 대하여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하였다. 한편, B는 2018. 5. 14. 주식회사 E(대표자 사내이사 F)와 ‘C 가맹점’에 대한 구매물류 대행계약을 체결하였고, 2019. 9. 25.에는 주식회사 G(변경 후 상호 : 주식회사 H, 대표이사 F)와 위와 동일한 내용의 구매물류 대행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러나 원고의 위 출입국 비용은 B가 아닌, 위와 같이 B가 구매물류 대행계약을 체결한 주식회사 E, 주식회사 H에서 지출한 점, 더 나아가 그와 관련된 출장보고서의 기재에 의하면, 동행자에 ‘A 대표(원고), F 전무(주식회사 E 및 주식회사 H의 법인등기부상의 대표자로 기재되어 있음)’로 기재되어 있는 점, 원고는 B의 주식을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증여하였다고 주장하였고, 그와 같이 주식을 증여받은 사람에는 ‘I’, ‘J’ 등이 있는데, 이들이 모두 위 주식회사 H의 사내이사 등으로 등재되어 있고, 원고의 위와 같은 해외 출국에 동행하였던 점, 원고는 2020년에 주식회사 H로부터 급여 2,100만 원을 지급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B와 구매물류 대행계약을 체결한 주식회사 E 및 주식회사 H 등의 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경제활동을 하여 소득을 얻으면서 차명 등으로 재산을 은닉하고 있다는 상당한 의심이 든다.
비록 위 다)항 기재의 원고의 해외 출입국의 목적이 사업을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본인이 대표자로 있는 B가 아닌,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회사들을 통하여 위와 같이 경제적 활동을 하면서 해외 출입국을 할 경우, 원고가 위 회사를 통하여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도 어렵고, 더 나아가 체납 조세의 강제집행을 곤란하게 할 우려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원고는 위와 같이 계속적인 경제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위와 같이 체납된 국세를 현재 납부한 것이 전혀 없다.
원고의 배우자인 K은 B의 과점주주이자, 주식회사 H의 사내이사로 등재되어 있다. 그러나 원고가 사업과 관련하여 제출한 자료상으로 원고의 배우자가 실제 회사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는 사실은 확인할 수 없고, 그 명의로 각 관련 회사로부터 급여를 받고 있는 사실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원고에 대한 고액체납자에 대한 출국금지 조사보고서(을 제1호증)에 의하면, 원고뿐만 아니라, 원고의 배우자 및 자녀들의 해외 출입이 빈번한 것으로 조사가 마쳐졌으나, 원고의 배우자 및 자녀들의 해외 출국의 사유나 그 출입국 관련 비용 출처를 확인할 수 없다. 그밖에 원고의 현재 주소지로 되어 있는 부동산은 2012. 7. 6. 원고의 아버지의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가 마쳐진 것이나, 원고가 위 소유의 부동산에 실제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되지 아니하고 있다. 바) 원고는 B의 주식을 2018. 1. 3. 직원들에게 양도하였으므로 과점주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하는 증거만으로 원고가 제2차 납세의무 성립일 이전에 그와 같이 주식을 양도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원고가 위와 같은 과세처분을 다투고 있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과세처분이 당연무효에 해당한다고 볼 자료가 없고 적법하게 취소되지 아니한 이상 과세처분의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연주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20구단60881
판결선고
2021. 4. 14.
서울행정법원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