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9. 23. 선고 2020구합4666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9. 23.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상시 근로자 약 110명을 사용하여 택시운송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D생)는 2017. 3. 24. 참가인에 입사하여 택시기사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참가인이 제시한 2020년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의 일부 근로조건과 임금청구 포기 합의각서(이하 ‘이 사건 합의각서’라 한다)가 위법․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 및 이 사건 합의각서의 작성을 거부하였다.

다.

참가인은 2020. 1. 17. 원고에게 ’근로제공 의사가 있으면 2020. 1. 23.까지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바라며, 이를 거부할 시 근로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여 근로관계가 종료된다‘고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0. 1. 22. 차량을 반납한 후 출근하지 않았다.

라.

참가인은 2020. 1. 29. 원고에게 ‘2020. 1. 23.까지 근로계약 체결을 기다렸으나원고가 근로제공 의사를 표하지 않고 배차실에 차량을 반납하는 등 원고의 귀책사유로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라 한다).

마.

원고는 2020. 2. 28.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E)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5. 19.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근로계약 체결 거부로 인하여 기간만료로 종료하였으므로 해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바.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0. 6. 25.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C)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9. 23. 위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본안전 항변의 요지

원고는 2020. 7.부터 다른 택시회사인 F에서 근무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취소되더라도 원직복직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원직복직에 관한 부분은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나.

판단

살피건대, 을나 제4,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20. 7.경 F에 입사하여 근무 중인 사실은 인정되나, 원고는 원직복직을 희망할 경우 F에서 사직하고 참가인에 복직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피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직복직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 주장의 요지

1)

원고

가)

원고는 계약기간 만료일인 2019. 12. 31. 이후에도 계속해서 근무하였고 참가인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계약은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 참가인이 원고에게 차량 반납을 요구하고 2020. 1. 23.까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근로관계가 종료된다고 통보한 것은 해고에 해당한다.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및 취업규칙 제82조에 반하여 절차적으로 위법하고,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을 거절한 것은 정당한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실체적으로도 위법하다. 나) 설령 묵시적 갱신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원고에게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이 사건 합의각서 및 이 사건 근로계약의 일부 근로조건은 위법․부당하므로, 참가인이 원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서 및 이 사건 합의각서 작성 거부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

2)

피고 및 참가인

가)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조건이 원고에게 불리하지 않음에도 위 근로계약의 체결을 거부하였고, 2020. 1. 22. 차량을 스스로 반납한 후 더 이상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전무 G에게 ‘저는 이달 안에 그냥 나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 하였고, 참가인에게 이직확인서의 제출 및 택시운전자격증명의 반납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자발적으로 퇴사한 것일 뿐 해고된 것이 아니다.

나)

참가인은 원고에게 전액관리제 시행에 따른 새로운 근로조건이 반영된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을 요청하였고, 2020. 1. 17. 원고에게 2020. 1. 23.까지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근로계약이 종료됨을 통보하였으며, 2020. 1. 29. 원고의 귀책 사유로 근로계약이 종료되었음을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하였으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할 수 없다.

다)

원고는 기간제 근로자로서 갱신기대권이 없다. 설령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을 계속 거부하고 스스로 차량을 반납한 후 출근하지 않았으므로 참가인의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존재한다.

나.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2017. 3. 24. 참가인과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입사하였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다음과 같이 3회에 걸쳐 갱신되었다.

회차 근로계약기간 근로계약 체결 당시 원고의 나이

2)

원고가 2019. 1. 1. 작성한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만 제14조 제2, 3항의 기준 운송수입금은 3,640,000원이다.

제5조(1일 최저운송수입금 기준금액 및 임금체계)

-

단, 회사귀속분 4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전액 종사원에게 선(先) 차용할 경우 40%의

3)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10조는 다음과 같다.

제10조(근로계약서 작성)

장할 수 없다.

4)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이 2019. 8. 27. 개정됨에 따라 2020. 1. 1.부터 사납금제가 폐지되고 전액관리제가 시행되었다. 국토교통부의 ‘택시운송사업 전액관리제 지침’은 다음과 같다.

(생략)

1.

운송수입금 기준액 설정 관련

4.

기타 미터기 조작금지 등 법령에 위배되지 않도록 하여야 함

5)

서울특별시장은 2020. 1. 23. 및 2020. 1. 31. 택시운송사업자들에게 임금협정 체결에 있어 택시운송사업 전액관리제 지침을 준수하도록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6)

참가인은 2019. 12. 24. 교섭대표노동조합인 H노동조합과 사이에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가 반영된 2020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한편, H노동조합은 참가인 소속 근로자들 중 반수 미만이 가입되어 있다.

7)

참가인은 2020년 임금협정에 근거하여 2019. 12. 27.부터 근로자들과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 제34조 제3항은 다음과 같다.

제34조 (경과조치) 회사와 근로자는 아래와 같은 경과조치에 대해서 합의를 한다.

제출할 경우는 그렇게 하지 아니한다(중도입사자는 해당 월만 정산한다).

8)

참가인이 이 사건 근로계약 제34조 제3항과 관련하여 근로자들에게 작성하도록 제시한 이 사건 합의각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상기 본인은 이번에 체결된 임금협정서 제30조(경과조치) 4항, 근로계약서 제34조(경과조치)

9)

참가인은 2019. 12. 30.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을 제안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일부 근로조건과 이 사건 합의각서가 위법․부당하고, 참가인이 이 사건 합의각서의 작성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다.

10)

원고는 2019. 12. 31. 근로계약기간이 종료한 이후에도 계속 근무하였다.

11)

원고와 배차 차장 I가 2020. 1. 3.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녹취록에는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다.

I: 어. 그거 뒷장 안 할 것 같으면 앞면만 해, 앞면만.

I: 그려. 그려.

12)

원고는 2020. 1. 6.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참가인을 방문하였다. 원고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위 근로계약서를 찢어버리고 돌아왔다.

13)

참가인은 2020. 1. 17. 원고에게 ‘만약 근로제공의 의사가 있으면 2020. 1. 23.까지 근로계약을 체결하시기 바라며, 이를 거부할 시는 근로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 관계 법령에 의거 노사관계가 종료됨을 알려드립니다’라고 기재된 통고서를 보냈다.

14)

원고는 2020. 1. 22. 참가인에게 다음과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에 ‘임금협정은 서울시 및 국토부의 지시에 따른다’, ‘지난 3년간의 최저임금 미지급금은 사업주가 반드시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문구를 삽입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4. 원고가 새로운 근로계약 체결을 차일피일 미루며 체결을 하지 않고 거부한다는 주장에

4)

정부에서 정한 전액관리제 임금협정과는 전혀 무관한 지난 3년치의 최저임금에 대하

삽입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서명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15)

원고와 I가 2020. 1. 22. 통화한 내용을 녹음한 녹취록에는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은 2020. 1. 22. 운행을 마친 후 차고지에 차량을 반납하였다.

원 고: 아무튼 간에 회사가 그러면 오늘 일하고 내일부터 그냥 승무정지 시키는 걸로 알고

원 고: I 차장이 무슨 죄가 있어? 시키는 대로 해야지.

16)

참가인은 2020. 1. 29. 원고에게 ‘2020. 1. 23.까지 근로계약 체결을 기다렸으나 원고가 근로제공 의사를 표하지 않고 배차실에 차량을 반납하는 등 원고의 귀책사유로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17)

참가인은 2020. 2. 5.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

18)

참가인은 2020. 2. 11. 원고에게 ‘근로제공 의사가 있는 경우 2020. 2. 14.까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원직에 복직하라’는 내용의 통고서를 보냈다.

19)

원고는 2020. 2. 18. 참가인에게 이직확인서의 제출을 요청하였다.

20)

참가인은 2020. 2. 19. 원고에게 재차 ‘근로제공 의사가 있는 경우 2020. 2. 24.까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원직에 복직하라’는 내용의 통고서를 보냈다.

21)

원고는 2020. 2. 20. 참가인에게 ‘참가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각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하였고, 원고가 지속적으로 거부의사를 밝히자 배차 차장을 통해 차량을 반납하도록 지시하여 원고는 참가인의 지시에 따라 차량을 반납하였다. 원고는 해고를 당한 것이므로 참가인은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22)

원고는 2020. 6. 30. 참가인에게 택시운전자격증명의 반납을 요청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5, 7, 13, 15, 18호증, 을가 제1 내지 5호증, 을나 제1 내지 3, 7, 9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자진사직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을나 제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들만으로는 원고가 자발적으로 퇴사하였다고 볼 수 없다.

가)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을 거부한 것은 근로관계의 존속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변경된 근로조건 일부와 참가인의 이 사건 합의각서 작성 요구가 위법․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그 시정을 요구한 취지로서, 원고는 오히려 그 과정에서 근로계속 의사를 명백하게 밝혔다.

나)

원고와 I 사이의 2020. 1. 22.자 통화내용 녹취록에 의하면, 원고가 I에게 ‘참가인이 내일부터 승무정지 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으면 되는 것이냐’고 묻자 I가 별다른 부인을 하지 않고 참가인에게 미안하다고 하면서 본인도 직원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한 것이 확인된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차량을 자발적으로 반납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의 지시에 의하여 반납한 것으로 보인다.

다)

원고와 G의 대화내용 녹취록(을나 제3호증)에 의하면, 원고가 2020. 1.20. G에게 ‘이달 안에 그냥 나갔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위 대화내용의 전체적인 맥락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 발언은 참가인이 원고에게 미지급 최저임금 등 명목으로 3천만 원을 지급하면 퇴사할 수 있다는 취지에 불과하므로 이를 확정적인 사직의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

라)

원고가 참가인에게 이직확인서의 제출 및 택시운전자격증명의 반납을 요청한 것은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로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업급여를 신청하거나 새로운 직장을 구하여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마)

원고는 참가인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원고가 2020. 1. 22. 및 2020. 2. 20. 참가인에게 보낸 내용증명에서는 근로계속 의사가 확인된다.

2)

근로계약의 묵시적 갱신 여부

민법 제662조 제1항 본문은 ‘고용기간이 만료한 후 노무자가 계속하여 그 노무를 제공하는 경우 사용자가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전고용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고용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이 원고에게 근로계약 만료 전인 2019. 12. 말부터 2020. 1. 17.까지 종전 근로계약과 다른 내용의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을 요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의사는 종전 근로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근로계약을 갱신하려는 것이 아니었음이 명백하고, 이는 계약기간 만료 후 사용자가 상당한 기간 내에 이의를 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근로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원고가 2019. 1. 1. 체결한 근로계약 제33조 제1항은 계약기간은 1년이고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계약관계가 자동으로 종료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10조는 근로자는 어떠한 경우에도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을 주장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원고에게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원고는 참가인과 계약기간이 1년인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3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해 왔다.

(2)

참가인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인하여 택시기사가 근로계약 갱신을 희망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계약을 갱신해 온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원고에게도 여러 차례에 걸쳐 이 사건 근로계약의 체결을 제안하였다.

(3)

원고의 업무인 택시운전은 참가인의 영업에서 상시·지속적인 핵심 업무로서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한다고 하여 그 업무의 필요성이나 원고에 대한 고용의 필요성 자체가 없어지지 않는다.

4)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 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비록 참가인이 관련 법률의 개정으로 인하여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등을 반영하여 근로조건을 변경할 필요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인정한 사실과 갑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합의각서의 작성을 거부한 것을 이유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으로 보이는바, 참가인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1)

원고는 전액관리제 도입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이 변경된 근로조건을 소급 적용하여 급여를 재정산할 것을 요구하면서 재정산을 원치 않으면 최저임금 관련 부제소합의를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합의각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자 그와 같은 계약내용 및 이 사건 합의각서 제출 강요가 부당하다고 다툰 것일 뿐이다.

(2)

이에 대하여 피고와 참가인은,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각서의 작성을 강요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원고는 2020. 1. 3. I로부터 근로계약서만 작성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근로계약서만 작성하는 것이면 작성하겠다고 말한 점, ② 원고는 2020. 1. 6. 배차 과장 J을 만나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으나 위 근로계약서를 찢어버리고 돌아온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서를 찢어버리게된 경위에 대하여, 참가인은 원고가 ‘임금협정은 서울시 및 국토부의 지시에 따른다’,‘지난 3년간의 최저임금 미지급금은 사업주가 반드시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문구를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하겠다고 하여 이를 거부하자 원고가 위 근로계약서를 찢어버렸다고 주장하는 반면, 원고는 J이 이 사건 합의각서가 편철되어 있는 근로계약서를 주면서 양자를 모두 작성하도록 요구하여 이 사건 합의각서에 서명하는 대신 이를 상쇄할 목적으로 위 문구를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기재하겠다고 하였고, J이 해당 문구는 별도 용지에 기재하라고 하여 A4 용지에 기재한 후 이 사건 근로계약서, 이 사건 합의각서, A4 용지에 간인을 하려고 하였는데 J이 간인을 제지하면서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이 사건 합의각서만 제출하라고 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서와 이 사건 합의각서를 반환받아 찢어버렸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원고의 설명이 더 자연스럽고 설득력이 있는 점, ④ 이 사건 합의각서의 내용은 근로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의 근로자들 중 원고와 K 2명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은 모두 위 합의각서에 서명한 점, ⑤ 이 사건 근로계약 제34조 제3항은 이 사건 합의각서를 제출하지 않는 근로자에게 급여 재정산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이 사건 합의각서의 작성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각서의 작성을 사실상 강요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설령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각서의 작성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위 합의각서를 작성하지 않을 경우 이 사건 근로계약 제34조 제3항에 따라 급여 정산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참가인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를 조합원으로 두고 있지 않는 H노동조합이 참가인과 사이에 2020년 임금협정(갑 제4호증)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임금협정의 내용이 조합원이 아닌 원고에게 효력이 미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단체협약만으로 근로자에게 구체적으로 발생한 임금에 대하여 포기나 제한을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근로계약 제34조는 원고의 2019. 2. 16.부터 2019. 12. 31.까지 이미 발생한 임금청구권을 소급하여 소멸시키는 내용에 해당하여 부당하다. 또한 2019. 2.

16.자 택시요금 변동이 2019년 근로계약(을가 제1호증)의 기초가 되는 사정의 현격한변화에 해당하여 운송수입금 기준의 변경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위 근로계약 제33조 제2항에 따라 계약기간 중 근로자와 합의하여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계약기간의 종료에 이르러 근로계약의 갱신과 결부시켜 임금의 소급 정산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합의각서의 부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이 사건 근로 계약 제34조는 임금의 소급 정산과 이 사건 합의각서의 작성을 결부시킴으로써 이 사건 합의각서를 작성하지 않은 근로자를 정당한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부당함을 다투면서 위 근로계약의 체결을 거부한 것은 정당하므로, 참가인이 원고의 근로계약 체결 거부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마.

소결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유환우

판사 김재경 신은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