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9. 12. 4.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강등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상시 약 1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경영컨설팅 및 공공관계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00. 7. 18.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7. 7. 14.부터 소상공인팀 팀장(일반직 3급)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18. 2. 21. 징계의 종류에 강등을 추가하는 등의 내용으로 참가인의 인사규정을 개정하였다.
참가인은 2019. 5. 9. 원고의 비위행위가 직장 내 고충사건(언어폭력, 성희롱 및성추행)에 해당한다는 사유로 개정 후 인사규정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강등(일반직 4급으로 직급을 내리고 2019. 5. 9.부터 2019. 8. 8.까지 직무정지)의 징계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강등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강등처분에 대하여 2019. 6. 19.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D로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8. 19. 이 사건 강등처분이 정당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2. 4.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개정 전후 참가인의 인사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내지 3, 7, 9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
원고
참가인은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징계의 종류에 ‘강등’을 추가하고, 다른 징계의 종류인 감봉 및 정직에 관한 급여의 감액범위를 기존보다 높였으며, 징계감경의 제외 대상에 성희롱 등 다수의 사유를 새롭게 추가하여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였음에도, 이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개정 후 인사규정의 효력이 없으므로 원고에게는 개정 전 인사규정이 적용되는데, 개정 전 인사규정에서 징계의 종류로 강등을 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강등처분은 위법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결론에 이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한편, 원고는 구제신청 절차에서 위와 같은 주장을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
인시규정의 개정을 통하여 개정 전 인사규정에 따르면 ‘해임’에 해당하는 비위행위에 대하여 피징계자의 신분을 유지하되 그 보수에 불이익한 처분인 ‘강등’을 택하여 징계수위를 조절함으로써 그 신분을 유지하면서도 중징계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므로, 징계의 종류에 강등을 신설한 것이 근로자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
참가인의 인사규정은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설령 취업규칙에 해당하더라도, 개정 전 인사규정 중 징계에 관한 규정이 세분화되지 않은 불합리가 있어 참가인이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징계의 세분화를 통한 징계양정의 합리화, 강등 신설을 통한 징계종류의 다양화, 합리적인 징계양정의 폭을 넓히고 각 제재 규정의 세분화 등을 통하여 합리적인 징계수준의 결정을 가능하게 한 것으로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관계 법령
근로기준법
제94조(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참가인의 인사규정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취업규칙이라 함은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사업장에서의 근로자에 대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정한 것이다(대법원 1992. 2. 28. 선고 91다30828 판결,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두11566 판결 등 참조).
판단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1조는 ’참가인 소속 직원의 임용 및 시험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하고, 인사규정은 참가인 소속 모든 직원에게 적용되며(제2조 참조), 직원의 채용, 보직과 전보, 승급,승진, 징계, 표창, 인사위원회, 휴직 및 복직, 퇴직, 인사평정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고 있으므로, 참가인의 인사규정은 사업장에서의 근로자에 대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정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여기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 전체에 대하여 획일적으로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그 변경이 일부 근로자에게는 유리하지만 다른 일부 근로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어서 근로자에게 전체적으로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단정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취급하여 근로자들 전체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게 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1993. 5. 14. 선고 93다1893 판결,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다17468 판결 등 참조).
판단
갑 제4, 5호증, 을나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2018. 2. 21. 이 사건 강등처분에 관한 인사규정을 개정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따른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한다.
징계의 종류에 관하여 개정 전 인사규정은 견책, 감봉, 정직, 해임(파면)을 두고 있었는데, 개정 후 인사규정에는 강등이 새롭게 추가되어 “1계급 아래로 직급을 내리고 직원 신분은 보유하나 3개월 간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그 기간 중 보수는 전액을감한다. 다만, 계급을 구분하지 아니하는 직에 대해서는 강등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단, 3개월 간 직원신분은 보유하게 하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며 보수는 전액을 삭감한다”는 것을 그 징계의 내용으로 정하였다(제31조 제1항 제4호).
개정 전 인사규정은 ’직무태만, 품위손상 또는 이권행위, 업무상 횡령 및 배임, 직권 남용, 업무상 위법 및 부당행위, 회계처리 위반, 기타 행위‘에 관한 징계양정기준을 두면서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면직(파면, 해임),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정직, ’비위의 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하고 중과실인 경우‘의 경우에는 감봉, ’비위의 도가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는 견책의 징계를 하도록 정하였다(별표 4). 그런데 개정 후인사규정에서는 ’청렴의무 위반, 품위유지의 의무위반(성폭력, 성희롱, 성매매, 음주운전)‘에 관한 징계양정기준을 별도로 신설하면서 그 중 성 관련 위법행위자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기준을 두었다(제31조 제2항, 별표 4-4 참조).
이러한 인사규정의 개정으로 참가인 소속 근로자의 성 관련 비위행위에 관한 징계양정기준이 강화되었는데, 일례로 성 관련 비위행위가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는 개정 전 인사규정에 의하면 품위손상 내지 기타 행위로서 정직의 징계를 정하고 있으나, 개정 후 인사규정에서는 정직보다 무거운 해임 또는 강등의 징계가 가능하고, 성 관련 비위행위가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인 경우‘에는 개정 전 인사규정에 의하면 견책의 징계를 정하고 있으나, 개정 후 인사규정에서는 견책보다 무거운 강등의 징계가 가능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인사규정의 개정은 참가인 소속 근로자 전체에게 불리한 개정에 해당한다.
징계에 따른 임금의 감액범위에 관하여 감봉은 그 기간 중(1개월 이상 3개월 이 하) 개정 전 ’월 임금총액의 5%‘에서 개정 후 ’연봉월액의 1/3‘을 감하는 것으로, 정직은 그 기간 중(1개월 이상 3개월 이하) 개정 전 ’임금 총액의 10%‘에서 개정 후 ’전액‘을 감하는 것으로 각 개정되었고(제31조), 징계에 따른 상여금의 감액을 신설하여 정직은 ’1년간 상여금의 정직기간 해당분을 미지급‘하는 것으로 정하였다(별표 4-3). 이 역시 참가인 소속 근로자 전체에게 불리한 개정에 해당한다.
징계감경을 할 수 없는 사유에 대하여 개정 전 인사규정에서는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성폭력범죄‘로 한정하였으나(제37조의2 제1항 단서), 개정 후 인사규정에서는 ’지방공무원법 제73조의2 제1항에 따른 징계시효가 5년인 비위, 도로교통법 제44조에 따른 음주운전,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에 따른 성폭력범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성매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에 따른 성희롱, 공직자윤리법 제8조의2 제1항 제4호 또는 제22조에 따라 등록의무자에 대하여 재산 등록 또는 주식의 매각·신탁과 관련한 의무위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비위, 부작위 또는 직무태만‘으로 확대하였다(제37조의2 제2항). 이 또한 참가인 소속 근로자 전체에게 불리한 개정에 해당한다.
공적이 있는 근로자에 대한 징계를 감경할 경우 개정 전 인사규정은 감경의 하한에 대하여 별다른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으나, 개정 후 인사규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징계양정의 감경기준을 두어(제37조의2 제1항, 별표 4-1) 그 기준이 감경의 하한으로 적용될 여지가 있으므로, 참가인 소속 근로자 전체에게 불리한 개정에 해당한다.
이 사건 강등처분에 관한 개정 후 인사규정의 효력
참가인의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강등처분에 관한 인사규정의 불리한 개정에 대하여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위와 같은 동의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달리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얻지 않아도 될 만큼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는지에 대한 피고나 참가인의 주장·증명도 없으므로(설령 주장한 것으로 선해하더라도 취업규칙 변경의 취지와 경위, 해당 사업체의 업무의 성질, 취업규칙 각 규정의 전체적인 체제 등에 비추어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아도 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강등처분에 관한 개정 후 인사규정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징계에 관하여는 개정 전 인사규정이 적용되는데, 이에는 징계의 종류 중 강등에 관한 근거규정이 없으므로, 원고에게 강등의 징계를 정한 이 사건 강등처분은 위법하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강등처분은 위법하므로, 이와 다른 결론에 이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그 밖에 원고는, 이 사건 강등처분이 ’강등과 정직‘이라는 두 가지의 중징계를 동시에 한 이중징계로서 일사부재리 내지 이중처벌금지원칙에 반한다거나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는 주장도 하나,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다른 주장은 판단하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