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주식회사 C(이하 ‘이 사건 회사’)는 2008. 3. 4. 설립되어 상시 약 2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청소, 경비 등 용역서비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8. 1. 1.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여 2018. 1. 1.부터 2018. 12. 31.까지 B시에서 운영하는 E도서관(이하 ‘이 사건 도서관’)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는 2019. 1. 16. 자신이 파견근로자임을 전제로 ‘이 사건 사용자들이 B시의 도서관 청원경찰에 비하여 원고에게 기본급을 적게 지급하고 정액급식비, 직급보조비, 가족수당, 대민활동비, 명절휴가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9. 4. 30. 법률 제1641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파견법‘) 제21조 제1항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 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7. 30. ‘원고는 파견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차별시정 신청의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신청을 각하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9. 1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2. 4.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회사는 B시의 지시에 따라 ‘안내실 관리(경비)용역 인건비 산출내역서’를 변조하는 등 임금에 대한 결정권이 없었고, B시의 지시에 따라 F를 현장대리인으로 선임하는 등 인사권이 없었다. 경비원은 이 사건 회사가 아니라 B시로부터 업무지시와 교육을 받았고, 경비원에 대한 근태관리도 B시가 2018. 11. 8.부터 지문인식을 통해 직접 담당하였다. 이처럼 이 사건 회사는 독립기업이 아니라 B시의 월급대행기업에 불과하고 B시와 이 사건 회사 사이에 체결된 용역계약은 그 실질이 근로자파견계약이므로 원고는 파견근로자로서 차별시정을 신청할 당사자적격이 있다. 이 사건 사용자들이 원고와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B시 도서관 소속 청원경찰에 비하여 원고에게 기본급을 적게 지급하고, 정액급식비, 직급보조비, 가족수당, 대민활동비, 명절휴가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
인정사실
B시는 2017. 12. 19. 이 사건 도서관의 2018년 안내실 관리(경비) 용역업체를 선정하기 위하여 아래와 같이 입찰공고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입찰’).
이 사건 회사는 위 입찰에 참여하여 용역업체로 최종 선정되었고, 2017. 12. 29. B시와 사이에 ‘G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용역계약의 과업지시서(이하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는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
본 용역의 계약기간은 2018. 1. 1. ~ 2018. 12. 31.(12개월)로 한다. (중략)
이 사건 회사는 2018. 1. 1. 이 사건 도서관에서 기존 용역업체 소속으로 근무해 온 경비원인 원고, F, I(이하 ‘이 사건 경비원들’)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8. 1. 1.부터 2018. 12. 31.까지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위 근로계약서에는 월 임금(각종 수당 포함)이 2,080,050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회사의 ‘1인 안내실 관리(경비)용역 인건비 산출내역서’에는 기본급과 제수당 및 상여금을 합산한 월 임금이 2,100,730원으로 기재되어 있다. 이 사건 회사가 제출한 의견서에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월 임금이 2,080,050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것은 담당 직원의 착오로 인한 것이고, 실제로 원고에게 월 임금으로 지급한 금액은 2,100,730원이다’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B시는 이 사건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B시 소속 근로자들만 대상으로 2018. 2. 5. ’2018년 E도서관 자체 소방교육‘, 2018. 10. 8. ’2018년 E도서관 합동 소방교육‘을 각 실시하였고, 2018. 4. 25. 이 사건 회사 및 원고를 포함하여 이 사건 도서관에서 청소 및 경비용역을 수행하는 각 용역업체 대표, 용역근로자 등 총 9명을 대상으로 화재예방 등에 대한 교육을 별도로 실시하였다.
B시는 2018. 8. 6. 이 사건 회사에게 ’E도서관 안내실 관리(경비)용역에 따른 용역운영계획 제출‘이라는 제목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B시는 2018. 11. 8.부터 이 사건 경비원들에게 출퇴근 시 지문인식을 하도록 하였는데, F는 2018. 11. 8. ~ 2018. 11. 13., 원고는 2018. 11. 8. ~ 2018. 12. 31. 지문인식 기록이 있고, I은 지문인식 기록이 확인되지 않는다.
B시는 2019. 7. 30.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019. 12. 4.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 출석하여 ’2018. 11.경 파견․용역근로자에 대한 공무직 전환을 추진하던 중 이들에 대한 근태관리를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이 사건 경비원들에게 지문인식을 하도록 하였으나, 이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며칠 후 이를 중단하였고, 다른 근로자들은 바로 지문인식을 중단하였으나 원고만 2018. 12. 31.까지 계속 지문인식을 하였다.‘고 진술하였다.
B시는 2018. 12. 3. 이 사건 회사에게 이 사건 경비원들의 근태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요청하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 사건 회사는 매월 이 사건 경비원들의 출근부를 확인하였고, 2018. 12. 20. I, F에 대하여 업무교육을 실시하였다.
B시는 이 사건 도서관을 포함하여 총 4개의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 당시 각 도서관의 시설경비 등 운영현황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B시에서 운영하는 총 4개 도서관 소속 청원경찰 13명(이하 ’잠정적 비교대상근로자‘)과 원고의 업무분장표상 담당업무는 아래와 같다.
원고와 잠정적 비교대상근로자의 임금 및 근로조건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19. 7. 30.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019. 12. 4.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 출석하여 아래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19. 7. 30.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019. 12. 4.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 출석하여 ’이 사건 경비원들은 2016년 이 사건 도서관이 개관하면서부터 계속 근무했던 사람들이고, 이전 용역업체를 통해 이 사건 도서관에서 수년간 근무하면서 업무에 대해 충분히 숙지한 상태였기 때문에 특별히 교육을 하거나 지시를 할 필요성이 적었다‘고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6호증, 을 제1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 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B시의 지휘․명령을 받아 B시를 위한 근로에 종사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파견법상 파견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파견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회사는 B시와는 별개의 사업주체로서 시설경비업 허가를 받고 소기업(소상공인) 확인서, 직접생산확인증명서(제품명: 경비업)를 갖추어 이 사건 입찰에서 최종 용역업체로 선정되는 등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용역업무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독립적 기업조직을 갖추고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회사가 B시의 지시에 따라 ‘안내실 관리(경비)용역 인건비 산출내역서’를 변조하고 F를 현장대리인으로 선임하는 등 독립기업이 아니라 B시의 월급대행기업에 불과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주장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과업지시서에는 용역업무의 대상 및 범위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경비원들은 이 사건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B시 소속 근로자들과 담당 업무가 구별되었고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공동 작업을 수행한 사실이 없다.
원고는 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당시 ‘원고가 일상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업무는 정해져 있었고, 이에 대하여 B시로부터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달리 B시가 이 사건 경비원들에게 업무수행에 관하여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 사건 회사는 매월 이 사건 경비원들의 출근부를 확인하는 등 이 사건 경비원들의 근태를 관리하였고, 이 사건 경비원들에 대한 임금을 직접 지급하였다. 또한, 이 사건 회사는 F, I을 대상으로 업무교육을 실시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가 종전 용역업체들에 비하여 이 사건 경비원들에 대한 교육과 업무지시를 적게 한 것을 파견근로관계의 징표로 주장하나, 이 사건 경비원들은 2016. 6.경 이 사건 도서관이 개관할 당시부터 이 사건 도서관에서 근무하여 업무내용을 이미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 상태였으므로 이 사건 회사로서는 일일이 업무지시나 교육을 할 필요성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B시가 2018. 11. 8.부터 2018. 11. 13.경까지 지문인식 방식으로 이 사건 경비원들의 출․퇴근시간을 관리하고자 한 사정은 인정되나, ① B시는 2018. 11. 8. 이전에는 이 사건 경비원들의 출․퇴근시간을 관리한 사실이 없고, 2018. 11. 13.경 용역근로자에 대한 출․퇴근시간 관리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한 후 즉시 이를 중단하였던 점, ② 원고가 그 당시 이 사건 도서관의 관장에게 “왜 용역 근로자를 직접 관리하느냐.”며 이의를 제기한 것에 미루어 보면 원고도 B시에게 이 사건 경비원들에 대한 근태관리 권한이 없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B시는 2018. 12. 3. 이 사건 회사에게 이 사건 경비원들에 대한 근태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점 등을 고려하면, B시가 일시적으로 이 사건 경비원들에게 지문인식을 하도록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경비원들에 대한 근태관리 권한을 직접 행사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사건 과업지시서 제13조 제1항은 “계약당사자(이 사건 회사)는 종사원의 인사 및 보안유지에 관한 규정을 제정‧시행하여야 하며, 종업원의 건강, 위생, 풍기, 안전관리, 업무규율의 유지 등 이 계약에 의거 고용하는 종사원과 관련한 일체의 사항에 대하여 단독책임을 지고 계약자(B시)에 대하여 피해가 없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 제2호, 제6호는 “근로조건 및 근로기준법상의 일체의 책임”, “종사원에 대한 관리 등 업무감독과 관련한 사항”을 이 사건 회사가 단독책임을 지는 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원고는 노동위원회 심문회의 당시 “원고의 업무상 실수에 대해 이 사건 도서관 담당자로부터 질책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B시로부터 인사상 특별한 제재조치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회사는 이 사건 경비원들에 대한 인사규정을 제정하고 근로조건, 업무감독 등과 관련한 사항에 대하여 전적인 책임을 부담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B시는 이 사건 경비원들의 업무태도 등에 문제가 있는 경우 이 사건 회사에게 조치를 요구하였을 뿐 이 사건 경비원들에 대해 직접 인사권을 행사하거나 개입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소결
결국 원고는 이 사건 사용자들을 상대로 차별시정을 신청할 당사자적격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순욱(재판장) 김재경 김언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