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8. 20. 선고 2020구합55176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1. 1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5. 6. 4.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9명을 사용하여 농업용기계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2018. 11. 12. 참가인에 입사하여 광주·전남·전북 지역의 영업 및 영업관리 지사장으로 근무하여 온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9. 8. 19. ‘참가인이 2019. 5. 27.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하였다’며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8. 22. 원고의 근무지 관할을 이유로 위 사건을 전남지방노동위원회로 이송하였다.

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18. ‘참가인이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부당하다’며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9. 11. 19.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 17. ‘원고가 참가인의 사직권고를 받아들여 스스로 퇴사한 것이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가 참가인의 퇴사 권고에 동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참가인이 2019. 5. 27. 일방적으로 원고에게 퇴사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 근로관계를 종료시켰는바, 이는 해고에 해당한다. 또한 이러한 해고 과정에서 참가인이 해고의 시기 및 사유를 원고에게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위 해고에는 중대한 절차상의 하자가 존재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원고가 참가인의 퇴사 권고에 따라 스스로 근로관계를 종료하였음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2018. 11. 12. 참가인에 입사하여 광주·전남·전북 지역을 관리하는 호남지사장으로서 농업용기계 영업 업무를 담당하였다. 한편, 위 입사 당시 원고와 참가인이 작성한 연봉협약계약서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갑’은 참가인을, ‘을’은 원고를 의미한다).

2)

원고는 매일 현장 출장 등에 대한 영업일보와 주간영업계획서 등을 이메일로 참가인에게 보고하였고, 매월 1회 이상 본사에 출근하여 회의 등에 참석하였다.

3)

참가인의 실장인 E은 2019. 4. 25. 원고에게 회장님의 지시라며 ‘원고가 6개월 동안 실적도 없이 회사에 손해만 끼치고 있으니 함께 갈 수가 없다. 더 이상 어려움을 감당할 수 없으니 4월까지 마무리하고 카드영수증 등을 모두 정리하기 바란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4)

원고는 2019. 4. 30. E과 통화하면서 ‘5월부터는 매출 신장을 위해서 더욱 열심히 뛰겠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E은 2019. 4. 25.자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을 사과하면서 ‘5월이 제일 시급하니 열심히 좀 뛰어 달라’는 취지로 대답하였다.

5)

참가인의 대표이사는 2019. 5. 20.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6)

E은 2019. 5. 27. 원고에게 ‘판매 가능성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 회사 직원으로 불가능하니 위탁판매하든지, 4월에 예고한 바와 같이 실적 부진으로 자진 퇴사를 바랍니다’, ‘카드와 전화기 그 외 회사 기자재를 오늘부로 반납하시기 바랍니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원고는 ‘수차례 부당해고 통보에 육체적·정신적으로 지쳐서 머리와 근육통이 생겨서 카드, 전화기, 기타 등을 보낼 수 없으니 내려와서 수령하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E에게 보냈다.

7)

원고는 2019. 5. 29. 참가인에게 회사 명의의 직불카드, 핸드폰, 제품 카달로그 등을 우편으로 송부하였고, 이후 더 이상 영업 활동을 하지 않았다.

8)

한편, 원고는 2019. 10. 1. 참가인 측에 전화하여 실업급여 신청을 위한 이직확인서 작성을 부탁하였는데, 위 통화에서 원고는 ‘원고가 퇴사와 관련하여 사표 처리를 하지 않았고,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상태이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내지 7, 11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나 제1, 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2)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을나 제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및 참가인 주장처럼 원고가 자진하여 퇴사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참가인이 영업실적 부진을 이유로 2019. 5. 27. 원고에게 자진하여 퇴사하고 회사 물품들을 반납할 것을 통보함으로써,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키는 해고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참가인은 원고의 입사 이후 영업실적 부진, 업무태도 불량 및 과다한 경비 지출 등의 이유로 지속적으로 원고에 대한 불만을 가져왔고, 이에 2019. 4.경부터는 원고에게 자진 퇴사를 꾸준히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고는 2019. 4. 30. E과의 통화에서 향후 영업활동을 더욱 열심히 하기로 다짐하였고, 참가인도 2019. 5. 20.자 내용증명서를 통해 원고에게 영업실적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하였다. 그런데 참가인은 위 내용증명서를 보낸 지 불과 1주일 만에 원고에게 퇴사 및 회사 물품의 반환을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다시 보냈고, 이에 원고는 ‘수차례의 부당해고 통보에 육체적·정신적으로 지쳤으니 직접 와서 회사 물품을 수령하라’는 문자메시지를 참가인에게 보냈다. 이러한 원고의 퇴사 경위에 비추어 볼 때, 원고는 참가인의 반복적인 퇴사 압박에 항의하기 위하여 2019. 5. 27.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봄이 합리적이고, 원고가 단기간 사이에 그동안의 의사를 번복하고 참가인의 퇴사 권고를 수용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비록 원고가 2019. 5. 29. 회사 명의의 휴대폰 및 직불카드, 카탈로그 등을 참가인에게 우편으로 반환한 사실은 있으나, 참가인의 반환 요청을 거절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우려하여 일단 위 물품들을 반환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일응수긍할 수 있고, 따라서 위 인정사실만으로 참가인이 자진 퇴사의 의미로 위 물품들을 반환하였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

라)

참가인은 원고가 2019. 5. 28. 참가인에게 이직사유를 ‘권고사직’으로 기재한 이직확인서를 발급해달라고 요청하였으므로, 원고가 자진 퇴사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처럼 원고가 2019. 10. 1. 참가인에게 실업급여 신청을 위한 이직확인서의 발급을 요청한 사실이 인정될 뿐, 원고가 2019. 5. 28. 참가인에게 이직사유를 ‘권고사직’으로 기재한 이직확인서 발급을 요청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는 점, 참가인이 제출한 이직확인서(을나 제9호증)는 작성일자 기재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3)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1항은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해고가 서면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다툼이 없으므로,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하여 그 정당성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필 것 없이 무효이다.

4)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음을 전제로 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