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D’이라는 상호로 상시 10여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악세사리 제조 및 무역업을 하는 개인사업자이고, 원고는 2018. 6. 28.부터 참가인에게 고용되어 ‘D’에서 해외영업 업무를 담당하였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9. 6. 7. 참가인에게 퇴사일이 2019. 7. 5.로 기재된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2019. 6. 14. 원고에 대하여 ‘업무 실수가 반복적이고 주의를 주어도 개선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징계대상행위 6건에 관하여 정직의 징계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직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2019. 7. 18.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① 이 사건 정직처분은 부당징계이고, ② 원고는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는데 참가인이 원고를 징계하였으므로 위 사직서는 착오에 기한 것이어서 이를 취소하거나, 원고가 위 사직서를 제출한 당일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여 효력이 없음에도 참가인이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라 한다)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부당정직 및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9. 16. ‘이 사건 정직은 정당하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기 때문에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E).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2019. 10. 2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2. 27. 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기각 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3호증, 을가 제13, 17, 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부당해고 관련 주장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는데, 참가인은 2019. 6. 14.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직서에 의한 원고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고, 기망 또는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로 원고가 이를 취소하였으며, 원고가 위 사직서를 제출한 당일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여 결국 이 사건 사직서는 효력이 없다. 참가인이 효력이 없는 위 사직서에 기초하여 이 사건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원고를 해고하면서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지키지 않았으므로, 위 해고는 위법하다.
이 사건 정직처분 관련 주장
징계절차상 하자
참가인은 원고는 징계위원회 개최통보를 받은 후 메일 계정 및 업무 공유폴더에 대한 접근을 차단당하여 징계사유와 관련된 자료를 확인할 수 없었고, 결국 징계위원회에서 실질적인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박탈당하였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원고가 한 업무상 실수는 참가인의 다른 직원들과 비슷한 정도에 불과함에도 원고에게만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한 것은 징계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원고의 업무상 과실 및 시말서 작성 등
원고는 2019. 1. 8. ‘D’의 거래처인 ‘F’사(社)의 담당자로부터 주문한 제품의 도금 상태가 실제 주문한 것과 다르므로, 주문한 제품을 F사에서 직접 도금한 후 그 비용을 ‘D’에 청구하거나 위 제품을 반품하겠다며 항의하는 이메일을 받고, 2019. 1. 10. F사의 담당자에게 주문한 제품을 반품해달라고 요구하였다.
원고는 2019. 3.경 ‘D’의 거래처인 ‘G’사(社)에 대해 잔금 지급을 요청하면서 실수로 미화 643.8달러에 대한 청구를 누락하였다.
참가인은 2019. 3. 8., 같은 달 11. 같은 달 26., 같은 달 27. 4회에 걸쳐 원고에게 업무와 관련하여 주의를 기울이라는 이메일을 보내고, 2019. 4. 18.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원고가 수행한 ‘G’사의 주문 관련 서류를 정리하여 보고할 것을 요구하였으며, 원고는 해당 서류를 참가인에게 제출하였다. 참가인이 위 서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수행하였던 업무 중 품번 오류, 단가 오류, 수치입력 오류 등 총 37건의 오류가 확인되었다.
참가인은 2019. 4. 25.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6건의 업무상 잘못에 대한 시말서 작성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이에 따라 6건의 시말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원고는 2019. 5. 15. ‘D’의 거래처인 ‘F’사에 대금 결제를 요청하면서 CI(Commecial Invoice, 수출업자가 수입업자에게 보내주는 거래상품 명세서)가 아닌 PI(Profroma Invoice, 수출업차가 당해 물품의 가격을 견적해주는 송장)를 보냈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PI를 보낸 이유를 묻자, 원고는 CI로 변경하여 보내겠다고 답변하였다.
‘D’의 생산팀 담당자 K은 2019. 5. 22. 원고에게 이메일로 ‘D’의 거래처인 ‘L’ 사(社)의 주문 변경으로 제품 단가 1,040원이 인상되었다고 안내하였으나 원고는 변경된 제품 단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주문을 진행하였고, 참가인은 2019. 5. 31. 원고에게 변경된 단가를 확인하지 않고 주문을 진행한 것에 대한 보고를 요구하였다.
원고의 이 사건 사직서 제출
원고는 2019. 6. 7. 11:00경 ‘D’의 과장 M에게 퇴사일을 2019. 7. 5., 사직사유를 ‘개인 사유로 인한 퇴사’라고 기재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M은 곧바로 참가인에게 원고의 사직서 제출을 알렸다. 이에 참가인은 같은 날 13:44경 M에게 이 사건 사직서가 수리된 사실을 원고에게 통보하라고 지시하였다.
원고는 2019. 6. 7. 18:00경부터 M에게 이 사건 사직서의 철회를 요청하였으나, M은 21:50경 원고에게 ‘이 사건 사직서가 수리되어 철회할 수 없다’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원고는 2019. 6. 27.경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철회하겠다고 다시 요청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2019. 7. 5.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다.
이 사건 정직처분의 경위
참가인은 2019. 6. 3. 원고에게 2019. 6. 7.자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면서 원고에 대한 대기발령을 명하였다.
참가인은 2019. 6. 7. 18:00경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2019. 6. 14. 10:30으로 일시를 변경한 징계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2019. 6. 8. ‘D’의 거래처인 ‘O’사(社)로부터 기존에 주문한 샘플 귀걸이의 사이즈가 잘못되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
참가인은 2019. 6. 14.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정직 3주(2019. 6. 14. ~ 2019. 7. 5.)의 징계를 의결하고, 위 결과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
원고는 2019. 6. 19. 이 사건 정직처분에 대하여 재심을 신청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달 28. 재심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위 정직처분을 유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7, 11 내지 13호증, 을가 제2 내지 13, 15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부당해고 관련 주장에 관하여
관련 법리
사직의 의사표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근로계약을 종료시키는 취지의 해약고지로 볼 것이고,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하는 사직의 의사표시가 사용자에게 도달한 이상 근로자로서는 사용자의 동의 없이는 비록 민법 제660조 제3항 소정의 기간이 경과하기 이전이라 하여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없다(대법원 2000. 9. 5. 선고 99두8657 판결 참조). 한편, 근로자가 사직서를 제출한 경우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참조).
이 사건 근로관계가 이 사건 사직서 제출로 종료되었는지 여부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직서에 담긴 사직의 의사표시가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한 것이라거나 기망 또는 착오에 기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가 참가인에게 도달한 이후 위 사직서를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므로 위 철회는 참가인에 대하여 효력이 없다. 따라서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이 사건 근로관계는 원고가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고 참가인이 이를 수락함으로써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 주장의 ‘해고’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위 해고가 부당하다거나 절차를 지키지 아니하여 위법하다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사직서에는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원고가 참가인에게 직접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을 조건으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적도 없다. 원고는 ‘D’의 과장 M으로부터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면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겠다’는 참가인의 의사를 전달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M과 사이의 대화 내용 및 카카오톡 메시지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를 기망 또는 착오에 기하여 제출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참가인이 원고를 기망하여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받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설령 원고가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을 것이라고 오인하여 위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동기에 착오에 불과하고 위와 같은 동기가 이 사건 사직서에 표시되지 아니하였으며 위 착오가 참가인으로부터 유발되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에 담긴 사직의 의사표시를 기망 또는 착오에 의한 것으로서 취소할 수 없다.
참가인은 2019. 6. 7. 11:00경 원고로부터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받았고, 같은 날 13:44경 위 사직서를 수리하였으므로, 원고가 같은 날 18:00경 이후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하겠다고 한 것은 효력이 없다.
이 사건 정직처분에 관하여
징계절차상 하자 유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당사자에게 징계사유와 관련한 소명기회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대상자에게 그 기회를 제공하면 되며, 소명 자체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징계위원회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혐의 사실을 고지하고 그에 대하여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면 충분하고, 혐의사실 개개의 사항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발문하여 징계대상자가 이에 대하여 빠짐없이 진술하도록 조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징계사유별로 소명할 기회를 제공받았고, 실제로 각 징계사유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진술한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징계위원회 출석을 준비하면서 자신의 업무용 이메일 계정 등에 접근하지 못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보안상 문제 때문에 불가피한 조치였던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은 위 징계위원회 과정에서도 원고가 원하는 이메일을 출력하여 교부해줄 수는 있다고 한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정직처분의 근거가 된 개별 징계사유가 부존재한다고 다투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한 원고의 잘못이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을 정도로 과중하지 않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을 뿐이어서, 원고의 업무용 계정이 정지되어 소명 자료 확보에 다소 제한이 있었다 할지라도 이를 소명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 정도로 평가하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직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정직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 원고도 이 사건 정직처분의 징계사유가 된 사실관계 자체는 다투지 아니하고 있는데, 원고가 ‘D’의 해외영업 업무를 책임지고 관리하는 팀장의 지위에 있었음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의 업무 책임 정도는 일반 직원들보다 더 크다고 봄이 상당함에도 원고는 반복적으로 업무상 실수를 하여 참가인에게 손해를 끼쳤다.
원고는 2019. 3.경 참가인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업무상 주의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받았고, 2019. 4.경 참가인의 요구에 따라 시말서를 제출하였음에도 자신의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끼친 손해에 대하여 진지하게 반성하지 아니하면서 다른 직원들도 하는 정도의 실수만을 하였다거나, 거래처에 추가로 대금지급을 요구하면 손해가 없으므로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거나, 업무가 과중함에도 인력을 보충해주지 않은 참가인의 책임이 더 크다는 식의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 및 이 사건 정직처분은 모두 정당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정웅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