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2. 2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B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0. 11. 23.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약 2,500명을 사용하여 우정사업본부 산하의 지방우정청과 우체국, 우편집중국 등 시설전반에 대한 관리를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참가인은 2013. 5. 27. 원고에 입사하여 인천 중구에 있는 C 사업소(이하 ‘이 사건 사업소’라 한다)에서 미화원 등 현장직원을 관리감독하는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고, 2018. 1. 2.부터는 인천 부평구에 있는 D 사업소에서 현장소장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사업소에서 미화원으로 근무한 E(이하 ‘피해자’라 한다)은 2019. 5. 29. 원고에게, 참가인으로부터 2017. 12. 1.경 성추행을 당했으니 참가인을 처벌해달라는 확인서를 제출하였다.
원고의 성희롱․성폭력 고충처리위원회(이하 ‘고충처리위원회’라 한다)는 2019. 7. 19. 참가인의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 및 직장 내 성평등문화를 훼손한 것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2019. 8. 19. 개최된 원고 징계위원회는 참가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이유로 해고를 의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하고, 징계의결요구 사유 중 ‘징계사유 ①’ 부분을 ‘이 사건 성희롱’이라 한다).
참가인은 2019. 9. 5.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1. 14. 이 사건 해고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절차도 적법하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F).
이에 참가인이 불복하여 2019. 12. 2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3. 18.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 중 직장 내 성평등 문화 훼손 부분은 인정되나 성희롱 부분은 인정되지 않고, 이를 고려하면 징계양정이 과하여 이 사건 해고가 위법하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재심판정(B,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징계사유 ① 인정여부
피해자는 ‘이 사건 야유회 당시 참가인이 피해자를 불러 피해자가 참가인이 앉아있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중 피해자와 사이가 좋지 않은 G를 보고 멈칫하자, 참가인이 피해자의 팔을 끌어당겨 참가인의 허벅지 위에 앉혔고, 피해자가 참가인의 무릎에서 일어나려고 하였음에도 참가인이 피해자의 몸을 감싸서 자신의 허벅지 안쪽으로 더욱 밀착하게 하여 직장 내 성희롱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데, 위 진술은 최초 성희롱 고충처리신고 당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어 신빙성이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 중 이 사건 성희롱 부분도 인정된다.
징계양정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는 전제 하에,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적법함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하여 위법하다.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이 사건 사업소의 현장소장으로 재직하던 중인 2017. 12. 1.부터 다음날인 같은 달 2.까지 피해자를 포함한 위 사업소 소속 미화원 약 10명과 함께 대천시에 있는 H으로 직원 야유회(이하 ‘이 사건 야유회’라 한다)를 갔다.
참가인, 피해자를 포함하여 이 사건 아유회에 참석한 직원들은 2017. 12. 1. 18:30경부터 조개구이 식당에서 3개의 식탁에 각 3~4명이 나눠 앉아 식사와 함께 음주를 하였다. 현장소장인 참가인은 평소 이 사건 사업소에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직원들 사이의 화해를 권하며 위 직원들끼리 팔을 교차하여 술을 마시는 소위 ‘러브샷’을 시켰다.
이 사건 사업소 소속 미화원인 피해자와 G는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참가인은 피해자와 G 사이의 갈등을 해소시키기 위하여 피해자에게 참가인이 앉아있는 쪽으로 올 것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팔을 잡았고, 피해자는 일어서서 참가인의 방향으로 걸음을 옮기다가 의자에 앉아있던 참가인의 다리 위에 앉게 되었다. 이에 대한 당사자인 피해자, 참가인과 목격자인 I, J 등의 진술은 다음과 같다.
<1>
피해자는 2019. 9. 말경 참가인에 대하여 강제추행으로 고소하였는데, 인천지방검찰청은 2019. 12. 13. 이에 대하여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이에 참가인이 피해자를 무고로 고소하였는데, 인천지방검찰청은 2020. 11. 19. 피해자에 대하여도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의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피해자가 2020. 1. 4.경 작성한 진술서에는 피해자의 참가인에 대한 신고 이후 참가인이 가한 2차 가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해자는 2019. 12. 31.경부터 2020. 2.경까지 ‘적응장애’라는 상병명으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았고, 2020. 1. 17. 원고에게, 참가인이 피해자가 근무하는 사업소에 자주 방문하고 ‘피해자와 M, I가 본사와 내통한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시위하는 것 때문에 정상적인 근무가 어려우며,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라는 이유로 분리조치를 요청하는 내용의 성희롱 고충상담 접수를 하였다.
L와 I는 2019. 3.경부터 같은 해 9.경까지 통화하면서 피해자와 사이의 대화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밑줄 부분 원진술자: 피해자).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내지 7, 12, 14, 22 내지 25, 30호증, 을가 제1 내지 6호증, 을나 제1 내지 3, 10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징계사유 ①: 이 사건 성희롱의 인정 여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그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징계사유인 성희롱 관련 형사재판에서 성희롱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다117492 판결 등 참조).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을나 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야유회 당시 피해자의 팔을 잡아당겨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히고, 일어나려는 피해자를 다시 붙잡아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이 사건 성희롱을 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⑴ 피해자의 진술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이 사건 성희롱 신고 당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주요 부분에 있어서 일관되어 있으며, 객관적으로 보아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별다른 사정이 발견되지 아니한다. 즉, 피해자는 이 사건 성희롱을 최초로 신고했을 때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회식 자리에서 참가인이 피해자의 손목을 끌어 당겨 참가인 허벅지 위에 피해자를 포개어 앉혔고, 피해자는 너무 당황해서 벌떡 일어나려고 했는데 참가인이 피해자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힘을 주어 약 2분 정도 앉아 있었다’라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또한, 이 법정에서 실시된 증인신문 당시 확인된 피해자의 진술 모습과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도 거짓말을 한다거나 특별히 과장하여 진술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⑵ 피해자가 L의 강한 권유로 인하여 이 사건 성희롱이 있었던 2017. 12.경으로부터 상당 기간이 경과한 후인 2019. 5.말경에서야 위 성희롱을 신고하였고, L와 I는 위 신고 무렵 이 사건 성희롱 사건을 기반으로 허위 진술도 보태어 참가인을 확실하게 퇴사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L와 I의 전화통화 녹취 내용에 비추어 보면, L와 I는 피해자에게 ‘없는 말도 지어내어야 한다’면서, 이 사건 성희롱 당시 ‘성기접촉이 있었다, 손을 넣었다’는 진술을 종용하거나, 이 사건 성희롱 이외에도 ‘참가인이 러브샷 또는 블루스를 강요하였다’는 진술도 하라고 하였으나, 피해자는 일관되게 ‘없는 말을 왜 하냐’, ‘나는 거짓말은 못한다’라는 등 사실 그대로만 진술하겠다는 태도를 견지하였고, 결국 L와 I의 위와 같은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참가인은 피해자가 2019. 11. 7. L와 통화하면서 ‘말을 너무 많이 맞춰서. 고민스러워.’라는 발언을 하였다는 이유로 피해자도 허위 진술을 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발언 전후에 피해자가 한 말들, 즉 ① ‘진짜 있지도 않은 말을 다 만들어서 발이 꼬였니, 어쩌니 말을 맞췄잖아?’(을나 제10호증의 1, 3쪽 1행), ② ‘그런데 지금은 그거 본 사람은 K하고 I밖에 없잖아. 그 사람들은 나머지 뭐 모든 사람들이 이제 발이 꼬였다고 그런 소리 하니까’(5쪽 17행), ③ ‘헷갈릴 것도 없고, 나는 팩트만 말하면 돼. 사실 그대로.’(4쪽 19행) 등 L와의 대화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피해자의 위 발언은 ‘참가인 측이 이 사건 성희롱 당시에 관하여 피해자가 발이 꼬였다고 말을 맞추어서 고민스럽다’는 취지로 이해될 뿐이다. 오히려 피해자는, L가 “(피해자에게 유리한 말을 할 사람을) 그러니까 없는 것도 있는 것처럼 만들어”, “내 얘기는 없는 것도 있는 것처럼 만들어내야 된다고 지금은”이라고 피해자에게 말하는데도 여전히 “그렇지. 없었지. 그 사람은 없었지”, “맞아. 없었어, 없었어.”라고 실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되뇌는 듯한 태도를 보일 뿐 거짓 진술을 하라는 L에게 동조하지 않았다.
⑶ 참가인이 피해자를 무고로 고소한 사건의 경찰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사실은 참가인이 피해자의 허벅지에 손을 올린 것인데 사타구니에 손을 집어넣은 것으로 과장되게 진술한 적은 있다’라고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위 내용도 결국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정되었고, 위와 같이 일부 과장하여 진술한 적이 있다고 하여 ‘참가인이 피해자의 팔을 끌어당겨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는 이 사건 성희롱에 관한 주된 진술 전체를 허위로 볼 수는 없다.
⑷ J은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성희롱에 관하여, “피해자가 참가인 쪽으로 가면서 다리가 걸려(꼬여서) 참가인에게 넘어지는걸 보았다”, “피해자가 참가인 무릎에 앉았을 때 ‘소장님한테 꼬리치냐!’고 소리를 질렀다.”고 진술하였다. 그런데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피해자가 참가인 쪽으로 다가오다가 다리가 꼬여 넘어지면서 우연히 참가인 위로 주저앉은 것에 불과하고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면, J이 피해자에게 위와 같이 소리치며 화내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J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해자가 다리가 꼬여서 참가인 위로 넘어지는 장면을 목격하였다면 피해자가 참가인에게 ‘꼬리친다’고 오해하여 소리치는 것이 쉽게 납득이 되지 않고, “(J이 서 있던 자리에서 맞은편 테이블에 있는 피해자의 다리가 꼬이는 것을 보았냐는 질문에 대하여) 그것까지는 안보였다”라고 답변하는 등 진술이 상호 모순되어 J의 진술은 믿기 어렵다.
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참가인이 피해자보다 나이가 어리고, 노동조합 지부장으로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하는 사람이며, 성 관련 문제로 형사처벌이나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참가인이 이 사건 성희롱을 하였다고 믿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참가인은 사업소장이자 노동조합 지부장으로서 피해자를 포함한 이 사건 사업소의 직원들을 지휘․감독하는 사람이므로, 피해자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직장 내 성희롱을 하기 어려웠다고 볼 수 없고, 참가인이 성희롱 예방교육을 담당하고 있다거나 동종 사건으로 처벌 또는 조사를 받은 적이 없다는 사정은 참가인이 이 사건 성희롱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근거가 될 수 없다.
징계사유 ②: 직장 내 성평등 조직문화 훼손 부분
참가인은 이 사건 사업소에서 평균 월 1회의 회식을 하면서 남녀 직원들 사이에 러브샷을 하고 노래방에서 블루스를 추는 행위 등이 있었고 참가인이 이러한 모습을 촬영하여 카카오톡 대화방에 여러 차례 게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회식 참여가 강제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러브샷이나 블루스를 강요하지 않았으며, 이를 촬영하여 카카오톡 대화방에 게시한 것이 수치스럽지 않았다고 느낀 직원들이 다수이므로 직장 내 성평등 조직문화를 훼손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갑 제20호증, 을나 제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의 위와 같은 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사업소 직장 내 성평등 조직문화가 훼손되었다고 판단된다. 이 부분 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⑴ 참가인이 성적 동기나 의도 없이 카카오톡 대화방에 이 사건 사업소 소속 지원들이 회식 자리에서 러브샷을 하거나 블루스를 추는 모습의 촬영물을 게시하였다 하더라도, 촬영물의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위와 같은 촬영물을 카카오톡 대화방에 게시한 행위의 정도를 가볍게 볼 수 없다.
⑵ 참가인은 위 촬영물 게시에 반대하는 직원이 없었다고 주장하나, 참가인이 이 사건 사업소의 현장소장으로서 조직의 유대감 강화라는 명분 하에 진행하는 것을 소속 미화원이 명시적으로 반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고, 위 행위 당시 소속 미화원의 다수가 이로 인한 수치심을 느끼지 않았다는 확인서를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직장 내 조직문화는 한 번 자리 잡히면 쉽게 바뀔 수 없는 것으로서 당시 소속 직원들이 싫어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직장 내 성평등 조직문화가 훼손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다.
⑶ 현장소장의 직종 및 수행업무는 ‘사업소 내 현장직원의 복무관리, 내·외부고객 민원처리 및 관련업무’이고, 현장소장 업무지침에서는 현장소장의 책임과 역할로 ‘부적합사항 발생률을 억제하기 위한 교육·감독’, ‘소속 직원 근태 및 복무기강 확립’ 등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참가인으로서는 복무기강 확립 및 현장 종사원의 복무규율에 대한 지도감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함에도 이 부분 징계사유와 같이 부적절한 행동을 하였다. 참가인은 위와 같은 회식문화가 직원들 사이의 갈등을 줄이고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주장하나, 남녀 직원이 러브샷을 하고 블루스를 추는 행위 등이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적절한 방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소결론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된다.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다만,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 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에게 여러 가지 징계혐의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그 징계사유 하나씩 또는 그 중 일부의 사유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고 전체의 사유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징계처분에서 징계사유로 삼지 아니한 비위행위라도 징계종류 선택의 자료로서 피징계자의 평소 소행과 근무성적, 당해 징계처분 사유 전후에 저지른 비위행위 사실 등은 징계양정을 하면서 참작자료로 삼을 수 있다(대법원 2003. 7. 8. 선고 2001두8018 판결,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 중 이 사건 성희롱 관련 부분이 인정됨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여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인정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징계재량권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서 정당하다.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⑴ 참가인은 이 사건 사업소의 소장으로 재직하던 자로, 미화원 등 현장직원(피해자 포함)의 출결상황 등 근태를 관리하고, 용모․복장상태 등을 점검하며, 미화관리상태를 점검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관리자였고, 원고 사업장에 조직된 노동조합의 지부장, 노사협의회의 근로자대표, 고충처리위원 등 직책을 맡은 사람으로, 이 사건 사업소의 직원들을 지휘․감독하고 평가하여야 할 상급자의 지위에 있음에도 오히려 직장 내 하급자인 피해자에 대하여 이 사건 성희롱을 저지르고, 직장 내 성평등 문화를 훼손하였다.
⑵ 참가인은 이 사건 성희롱을 저지르고도 도리어 피해자를 무고로 고소하였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꽃뱀이라고 소문을 내고, 이 사건 사업소에서 전출된 이후에도 피해자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위 사업소를 방문하는 등 2차 가해행위를 하였다. 이로 인하여 피해자는 심각한 불안감을 느껴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료를 받게 되었고, 원고에게 참가인의 2차 가해에 대한 신고도 하였다.
⑶ 참가인이 이 사건 성희롱을 인정하지 아니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 중 ‘직장 내 성평등 문화 훼손’ 부분에 관하여도, 직원들 사이에 소위 ‘러브샷’을 하고 블루스를 추는 등의 행동은 직원들이 스스로 한 것일 뿐 참가인이 유도한 것이 아니고, 이러한 모습을 촬영하여 카카오톡 대화방에 올린 것은 갈등 관계에 있었던 직원들이 서로 오해를 풀고 유대관계가 좋아지기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여 위 부분 징계사유에 관한 참가인의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한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
소결론
이 사건 성희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 사건 해고가 위법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정웅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