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1. 7. 선고 2020구합6492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D의 재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원고는 2011. 12. 23. 참가인에 사무국장으로 입사하여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은 2019. 7. 24. 원고에게 사무국장으로서 직무를 중단하고 평사원으로 근무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인사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명령’이라 한다). 이후 참가인은 2019. 8. 7. 원고에게 ① 제17기 재단이사 등기업무 방임 및 방해, ② 외부에 반출한 문서를 전량 회수하여 참가인에게 인계하라는 재단이사회의 업무지시에 불복, ③ 업무능력 부족을 사유로 하여 2019. 9. 9. 자 해고를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인사명령 및 해고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2. 16. 이 사건 인사명령은 징계가 아닌 전직에 해당하고 전직에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며, 이 사건 해고는 이중징계에 해당하지 않고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며 절차상 하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4. 14. 이 사건 초심판정의 판단이 적법하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인사명령은 전직이 아니라 강등이고, 이와 같은 강등은 정관 등의 규정에 근거가 없는 징계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에게 소명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은 채 강등에 해당하는 이 사건 인사명령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인사명령에는 절차상 하자도 존재한다.

2)

이 사건 인사명령과 이 사건 해고의 사유가 동일하므로 이 사건 인사명령 이후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는 이중징계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고, 설령 일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양정에 있어 징계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존재한다. 나아가 이 사건 해고에는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존재한다.

3)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명령 및 해고는 위법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달리 판단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등

이 사건에 관계된 법령 및 참가인 정관(을가 제4호증), 문서관리규정(을나 제29호증)의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의 이력, 담당 업무 및 직위

가)

원고는 I생으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육군 병장을 만기로 제대하였다. 원고는 1998. 7. 24.부터 J에서 서울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11년 4개월을 근무하는 등 운수업종에 종사하였고, 2011. 12. 23.부터 참가인의 사무국장으로 근무하였는데, 입사 당시 서면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나)

참가인은 상시 약 5명을 사용하여 문묘의 유지, 교육 및 교화 사업, 유도의 진흥에 필요한 도서 간행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참가인에는 이사장(1인), 이사(이사장 포함 5인 이상 15인 이하), 감사(2인 이하)의 임원이 있다. 참가인 내에는 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법인의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사무국이 설치되어 있고, 사무국에 사무국장 1인과 필요한 직원을 둘 수 있으며, 사무국장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이사장이 임명한다.

다)

2019. 11. 15. 기준으로 참가인의 조직도는 아래 그림과 같다. 위 조직도에 의할 때 사무국장은 사무국의 업무를 총괄하고 소속 직원을 지휘·관리하는 업무 등을 수행한다.

2)

참가인의 제17기 임원 선출

가)

참가인은 2014. 11. 9. 제16기 임원선거를 실시하여 임원을 선출하였는데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15. 10. 22. 위 임원선거가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판결(2015가합

104030)을 선고하였다. 위 판결에 대하여 참가인이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16. 7. 17. 참가인의 항소를 기각하였고(2015나2069028), 대법원이 2016. 9. 28. 참가인의 상고를 기각하여(대법원 2016다233408), 그 무렵 판결이 확정되었다.

나)

위 가)항과 같이 판결이 확정된 이후, 참가인의 제15기 이사들은 2018. 10. 11. 이사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의 제17기 임원 선출을 D에 위임하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D는 상무위원회를 열어 2018. 12. 22.에 유림총회를 개최하여 임원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하였다.

다)

원고는 2018. 12. 12. “현재 재단 분규가 이어지며 재단에 대표자나 대표자를 대리할 직책이 없어 사무국장이 재단 사무를 처리하고 있는바, (중략) 인감 등이 도용될 우려가 예견되어 재단임원이 선출되거나 임시이사가 법원에서 선임될 때까지 원고 본인이 직접 관리 보관하겠기에 이를 재단 금고에서 인출한다”는 보관증을 작성하고 참가인 인감도장을 반출하여 보관하였다.

라)

유림총회는 2018. 12. 22. 16:00 개최되었고, D의 대의원 51명 중 31명이 참석하였다. 위 유림총회에서 K를 참가인의 이사장으로, L, M, N, O, P을 참가인의 이사로, Q를 감사로 선출하는 결의가 이루어졌다.

마)

D는 2018. 12. 27. 참가인과 강서구청장에게 위 다)항 유림총회 결과를 통지하였다. 한편 제17기 임원의 임기는 2017. 12. 4.부터 2020. 12. 3.이다.

3)

제17기 임원에 대한 법인등기부 등재 경과

가)

참가인은 2019. 1. 3. 원고에게 내용증명 우편을 발송하여 “참가인의 인장 및 직인을 2019. 1. 7.까지 반환하지 않을 경우 업무방해죄, 횡령죄 등으로 의법 조치하고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고 통보하였다.

나)

참가인의 전(前) 이사 O 등은 2019. 1. 7.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통고서를 발송하여 제17기 임원에 대한 인수인계 업무가 지연되지 않도록 할 것을 촉구하였다.

다)

참가인의 이사장 K는 2019. 1. 9. 참가인에게 이사장 당선자 신분으로 참가인에 업무인수인계 사항을 통지하는 내용을 공문을 보냈는데 위 공문에는 “민법상 법인등기는 등기 원인이 발생한 날로부터 2주 이내에 신청되어야 하나 현재 사무국은 의무를 해태하고 있음”이라고 기재하여 참가인의 사무국이 법인등기 관련 업무를 해태하고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였다.

라)

참가인의 이사장 K는 2019. 1. 24. 원고에게 내부 공문을 보내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제17기 임원의 법인등기 업무를 처리할 것을 촉구하였다.

마)

제17기 임원에 대한 법인등기부 등재 절차는 2019. 7. 16. 완료되었다.

4)

원고에 대한 인사명령 등

가)

참가인은 2019. 7. 23. 제6차 재단 이사회를 개최하였고, 재단 이사회는 원고를 평사원으로 발령하되 사무국장 직무대행은 당분간 팀장 R이 담당하도록 할 것을 결의하였다. 제6차 재단 이사회 회의록 기재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

나)

참가인은 2019. 7. 24. 제7차 재단 이사회를 개최하였고, 재단 이사회는 원고를 출석시켜 법인등기부 등재 지연에 대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한 후 원고에게 이 사건 인사명령의 내용을 직접 구두로 통지하였다. 제7차 재단 이사회 회의록 기재 중 일부는 아래와 같다.

다)

참가인이 2019. 7. 24. 무렵 원고에게 교부한 이 사건 인사명령의 통지문에는 아래와 같이 원고가 평사원으로 참가인 소유 자료실에서 근무하되 임금은 동결된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5)

이 사건 해고 결의 및 통지 등

가)

참가인은 2019. 8. 1.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내용증명 우편을 보내어 원고가 2011. 12.부터 무단 반출한 서류를 반납할 것을 촉구하였다.

나)

참가인은 2019. 8. 7. 제9차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였고,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이 사건 해고를 통지하였다.

6)

관련 사건의 경과

가)

민사 사건

⑴ 원고는 2018. 10. 17.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비합106호로 참가인의 임시이사 선임을 신청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9. 7. 31. 참가인의 제17기 임원이 2018. 12. 22.에 선출되었고 위 임원선출이 무효라는 점에 대한 구체적 주장과 소명이 부족하여 참가인의 임원에 결원이 있다거나 그로 인해 손해가 생길 염려가 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⑵ 원고는 2019. 8. 23.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가합111579호로 참가인을 상대로 하여 2018. 12. 22. D 유림총회에서 K, L, M, N, O, P을 참가인의 이사로 선출한 결의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2020. 10. 20. 위 결의에 대의원 구성이나 소집절차의 하자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이 2020. 11. 4. 확정되었다.

나)

형사 사건

⑴ 원고는 참가인의 이사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팀장 R이 부당해고 구제재심 신청을 하자 2018. 4. 13. 권한 없이 참가인 명의로 위 신청 사건에 대한 대응권한을 노무사 X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약정서 및 위임장을 작성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하는 방법으로 이를 행사하였고, 위 신청 사건 대응을 위해 참가인의 계산으로 노무사 비용을 지출하였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18. 11. 9. 원고가 위와 같은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사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소송대응을 위해 부득이하였던 사정을 감안하여 사문서 위조 및 동행사,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하여 기소유예 불기소결정을 하였다.

⑵ 원고는 D 연수원을 참가인 이사회 결의 없이 폐쇄하기 위해 참가인 명의의 전기사용계약 변경신청서 및 소방안전관리자, 소방시설 자체점검 유예신청서를 위조 및 행사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2019. 1. 18. 선고유예를 받았다(2018고정1014). ⑶ 참가인은 아래와 같이 주장하며 원고를 업무상 배임 및 문서 은닉 혐의로 고소하였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20. 6. 25. 업무상 배임 및 문서 은닉 혐의에 대하여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의 불기소결정을 하였다. 검사는 업무상 배임 혐의에 대한 불기소 이유에서 원고가 소송을 제기하며 제출한 문서 등은 참가인의 영업 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이 아니고 원고가 이러한 문서를 스스로 이익을 위해 무단 반출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또한 검사는 문서은닉 혐의에 대한 불기소 이유에서 원고가 참가인의 문서접수대장에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비합106 임시이사 선임신청 사건의 심문기일 통지서 수령사실을 기재하였고, 참가인이 위 임시이사 선임신청 사건의 첫 번째 심문기일에만 참석하지 못했고 그 이후로 참석하였던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⑷ 한편 원고는 R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인용되자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참가인 명의로 재심판정 취소의 소를 제기하기 위해 참가인 명의 소장 및 위임장, 재판부 기피 신청서를 위조 및 행사하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2020. 8. 6. 선고유예를 받았다(2020고정1054).

7)

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의 진술

가)

원고는 2019. 12. 16. 개최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소송제기와 관련하여 원고가 법원에 제출한 서류들은 사본이고 대의원들도 모두 가지고 있던 서류이며, 소송과 관련하여 법원이 재단으로 송부한 서류는 모두 재단에 보관하였다”고 진술하였고, “법인인감과 직인, 사용인감을 참가인에게서 반출하여 집에 보관한 것은 사실이다”고 진술하였다.

나)

참가인은 가)항 기재 심문회의에서, “참가인에는 인사명령이나 세부직제를 정한 규정은 없다”고 진술하였고, “이 사건 인사명령을 한 사유는 원고가 약 7개월 동안 등기업무를 방임하였었고, 사무국장으로서의 직무를 거부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사무국장을 선임하여 재단의 업무를 계속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고 진술하였으며, “원고가 참가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반출한 서류는 유림회의록, 결산보고서 등인데 원고가 이를 어디다 두었는지 현재 원본을 찾을 수 없다”고 진술하였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 10 내지 12호증, 을가 제1 내지 11, 13호증 및 을나 제1, 3 내지 13, 15 내지 22, 24, 26 내지 2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인사명령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 인사명령의 성격 및 절차적 위법 여부

⑴ 일반적으로 근로관계에서 징계란 사용자가 근로자의 과거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징벌적 제재를 말한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의 과거 비위행위에 대한 제재로서 하는 불이익 처분이 단체협약 등의 징계규정에 징계절차를 밟아야 하는 징계의 일종으로 규정되어 있다면, 원칙적으로 그 불이익 처분은 징계절차를 밟아야만 유효하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2두10666 판결 참조).

⑵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을가 제2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인사명령은 이 사건 해고에 앞서 원고가 사무국장으로서 직무수행을 중단하도록 한 조치로서 결과적으로 평사원과 같은 직무를 수행하게 되었더라도 징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①

참가인 정관 제29조 제1항은 이사장의 지시를 받아 법인의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사무국을 둔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사무국에 사무국장 1인과 필요한 직원을 둘 수 있다고 규정하며 제3항은 사무국장은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이사장이 임명한다고 규정한다. 이와 같이 참가인 정관의 규정에 의하면 사무국장과 평사원의 지위는 구별되고, 사무국장의 경우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임면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사무국장을 평사원의 직위로 변경한 이 사건 처분은 강등에 유사한 측면이 있다.

②

통상적으로 강등은 직급을 한 단계 내리는 것을 의미하고 사용자가 이를 감봉, 정직, 해고 등과 함께 취업규칙 등에서 징계의 일종으로 예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런데 참가인의 정관은 사무국장이나 직원의 직급이나 징계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지 않고, 그밖에 참가인은 직급의 체계, 징계의 종류 및 절차 등에 관하여 인사규정, 직제규정 등의 취업규칙을 두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명령이 참가인의 내부 규정에 의할 때 강등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고, 일응 강등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참가인 내부규정상 곧바로 징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③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징계는 과거 비위행위에 대한 징벌적 제재를 의미한다. 이 사건 인사명령 통지서에는 이 사건 해고 통지서와는 달리 그 사유가 기재되어 있지 않아 과거 비위행위에 대한 징벌적 제재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명확하지 아니한데, 참가인은 이 사건 초심판정의 심문회의에서 새로운 사무국장을 선임하여 재단의 업무를 계속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어 이 사건 인사명령을 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또한 원고의 임금은 변동이 없이 그대로 지급이 되었다. 즉 이 사건 인사명령의 목적은 제17기 임원 등기를 해태하는 등 사무국장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원고로 하여금 사무국장의 직위에서 벗어나도록 하는데 주안점이 있었다고 판단이 될 뿐 원고의 과거 비위행위를 원인으로 한 징벌적 제재에 이르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④

한편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명령이 직위해제로 행하여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직위해제는 해당 근로자가 장래에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해당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한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3두821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인사명령이 원고가 사무국장의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 장애를 예방하기 위해 행해진 것은 맞지만, 2019. 7. 24.에 개최된 이사회 회의 내용(을가 제7호증 참조)이나 이 사건 인사명령 통지서(을가 제2호증 참조)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인사명령이 이 사건 해고 절차의 일환으로 잠정적인 조치로 행하여졌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즉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명령의 기한을 정하지 않았고, 이 사건 인사명령 당시 이 사건 해고를 위한 잠정적 조치임을 고지하지도 않았다. 즉, 이 사건 인사명령과 이 사건 해고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2주가량에 불과하고, 제7차 이사회 회의에서 7월 말까지 인수인계 시간을 부여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참가인의 이사회에서는 인수인계 후 해고를 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하나 해고를 예정한 임시적 조치인 점이 원고에게 표시된 바는 없다.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인사명령을 직위해제로 보는 경우 직위해제는 내부규정상 승진, 승급상 불이익이나 임금의 삭감 등의 불이익이 없으면 소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데(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다2559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인사명령은 앞서 본대로 그 내용 및 경위에 비추어 이 사건 해고의 효력에 관계없이 존속할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인사명령에 대하여 소로써 다툴 기회를 부여함이 타당하다.

⑶ 다음으로 절차적 위법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이 사건 인사명령은 징계에 해당하지 않고, 참가인은 취업규칙 등으로 징계절차의 하나로 징계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한다는 규정을 두지도 않았으며, 을가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명령 전에 이사회에 원고를 출석시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였다고 볼 여지도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인사명령에 징계절차에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이 사건 인사명령의 실체적 위법 여부

⑴ 대기발령 등과 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라도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규정 등에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처분은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7두10440 판결, 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두51443 판결 등 참조).

⑵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인사명령에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인사재량권의 일탈·남용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①

원고는 참가인의 사무국장으로서 이사장의 지시를 받아 법인의 사무를 처리하여야 함에도, 적법하게 선출된 제17기 임원을 법인등기부에 등재하는 업무를 거부하고, 인장을 무단으로 반출하는 등 사무국 업무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 이에 비추어 참가인이 원고가 사무국장의 직을 그대로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업무의 정상화를 위해 원고를 사무국장의 업무에서 배제하여 직무대행을 임명한 일련의 조치가 합리성을 잃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앞서 본대로 원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에 의하더라도 동일한 임금을 지급받고, 비록 근무장소가 변경되기는 하나 기존의 사무실 인근이므로 그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수준을 초과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③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명령을 원고에게 통지하기 이전에 원고를 제7차 이사회 회의에 참석하도록 하여 발언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이 사건 인사명령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친 것으로 판단된다. 그밖에 이 사건 인사명령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만한 사정을 찾을 수 없다.

2)

이 사건 해고의 적법 여부

가)

이중징계인지 여부

⑴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이중징계를 한 경우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그 징계처분은 무효이나, 이와 같이 이중징계에 해당하려면 선행 처분과 후행 처분이 모두 법적성질상 징계처분이어야 하고, 선행 징계처분이 취소됨이 없이 유효하게 확정되어야 하며, 선행 징계처분과 후행 징계처분의 징계혐의 사실이 동일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두10902 판결 참조).

⑵ 살피건대, 앞서 판단한 대로 이 사건 인사명령은 징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이중징계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이중해고에 해당하여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징계절차의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

원고는 이 사건 해고의 절차에 있어서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참가인은 징계절차에 관하여 인사규정이나 취업규칙에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바, 이런 경우에는 징계대상자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2. 3. 27. 선고 91다29071 판결, 대법원 1994. 5. 10. 선고 93누13544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해고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⑴ 법인등기 업무 방임 및 해태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참가인 제15기 이사가 임원 선출 권한을 D에 위임한 결의한 이후인 2018. 12. 12. 인감도장을 금고에서 꺼내어 직접 보관하였고, 2018. 12. 22. 제17기 임원이 선출된 이후 이사장이 2019. 1. 9. 및 2019. 1. 24. 등에 임원 등기를 진행할 것을 촉구하였음에도 이를 2019. 7. 무렵까지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참가인 정관에 따라 사무국장은 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사무를 처리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국장인 원고가 이사장의 지시에 위배하여 제17기 임원의 법인등기부 등재 업무를 방임하고 해태한 것은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제17기 임원이 적법하게 선출된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았으므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법인등기부 등재를 거부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사무국장의 지위에 있었던 원고에게 위와 같은 이유로 등기를 거부할 권한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앞서 본대로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제17기 임원선출이 이루어진 유림총회 결의가 적법하다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법인등기부 등재 업무를 방임하고 해태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⑵ 반출 서류 반납 지시 불이행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원고에게 2019. 7. 24. 이 사건 인사명령의 통지서로 “외부에 반출된 문서는 전량 회수하여 재단에 인계할 것”이라고 지시하였고, 2019. 8. 1.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비합106호 사건의 재판부가 참가인에게 송달한 문건(원고가 신청인으로 법원에 제출한 것)을 접수하지 않고 가로챘다고 주장하며 원고가 2011. 12.부터 무단 반출한 서류를 반납할 것을 촉구하였다. 또한 을가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9. 7. 24. 제7차 이사회에 출석하여 “여기에 있는 서류는 그대로 놔두고 그동안에 소송하려면 복사한 게 내게 있어요. 그거는 돌려주기가 현재는 그렇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원고가 참가인 내부 서류를 증거자료로 삼아 직무대행자 지위확인의 소, 임시이사 선임신청 등을 하여 내부 갈등이 봉합되지 않자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비합106 사건의 심문기일 통지서 등(을나 제31, 32호증 참조)을 포함하여 원고가 사본으로 소지, 보관 중인 참가인 관련 서류의 반환을 요청하였는바 이는 정당한 업무지시에 해당하고, 원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위 서류의 반환을 거부한 사정이 인정되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서울남부지방법원 2018비합106 사건의 서류는 모두 참가인 내부에 보관되어 있고, 이 사건 불기소결정에서 문서반출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참가인이 원고에게 반납을 요구한 서류는 원고가 보관하고 있는 참가인 관련 서류의 사본인 것으로 보이므로, 원본이 참가인 내부에 보관되어 있는지는 징계사유의 인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한 이 사건 불기소결정의 취지는 원고가 서울남부지방법원이 2018비합106 사건과 관련하여 발송한 심문기일 통지서를 문서대장에 접수하였으므로 문서를 은닉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이지 그 사본의 보관 및 미반환 행위를 적법하다고 평가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⑶ 업무능력 부족

살피건대, 앞서 살펴본 원고의 이력이나 원고가 사무국장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제17기 임원의 법인등기 등재 업무를 해태하고 일부 비용을 미집행한 사정 및 을나 제35호증의 1 내지 6의 각 기재만으로는 원고의 업무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라)

징계양정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⑴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참조). 한편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등 참조).

⑵ 앞서 본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 중 업무능력 부족에 관한 부분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원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하여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신뢰관계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아 근로계약관계를 도저히 지속시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볼 것이므로,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①

원고는 사무국장으로서 이사장의 지시를 받아 참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단으로 참가인의 인감도장을 반출하여 보관하거나 D 연수원의 폐쇄를 위해 관련 서류를 위조하였는바, 참가인의 이사장이 부재하는 상황이 장기화되었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자신의 권한 범위를 넘어 독단적으로 업무를 처리해왔다고 판단된다.

②

원고는 제17기 임원이 선출된 이후에도 독자적인 판단으로 7개월가량 법인등기 업무를 해태하였고, 이로 인하여 적법하게 선임된 이사들의 대외적 업무수행에 지장이 있었음은 자명하며, 참가인의 내부적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지연되었다. 나아가 앞서 본 각종 소송 경과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 이사회의 내부적 갈등 상황을 내부적으로 봉합하여 해결하기보다는 각종 소송을 통해 갈등 상황을 처리하려고 하였고,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야기하였다.

③

특히 원고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2018비합106호로 제기한 임시이사 선임신청 사건에서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참가인의 제17기 임원 선출을 결의한 유림총회 결의가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보고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였음에도,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이후 2019. 8. 23. 서울남부지방법원 2019가합111579호로 재차 유림총회 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하여 기각 판결을 선고 받은 바 있다. 즉, 참가인이 2019. 7. 24. 및 2019. 8. 1. 원고에게 참가인 내부 서류의 반납을 요청하였음에도 원고가 이를 거부하고 2019. 8. 23. 참가인 내부 서류를 이용하여 새롭게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원고가 지속적으로 참가인, D 등을 상대로 소를 제기해온 점이나 참가인은 이에 대응하여 원고를 사문서 위조 및 동행사, 업무상 배임, 문서은닉 등의 혐의로 고소해온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는 원고의 법인등기 업무 해태, 문서 반납 지시 불이행 등의 독단적인 업무처리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훼손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3)

소결론

이 사건 인사명령과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앞서 본 판단과 결론에 있어 동일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3.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유환우

판사 임성민 박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