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6. 4. 선고 2020구합6682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 8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부산 금정구 D 소재 주꾸미 음식점인 ‘E’(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자이다. 참가인은 2018. 10. 9.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하여 주꾸미를 치대는 업무를 수행하는 주방 사원으로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은 2019. 6. 14. 마감 업무 분담 여부에 관하여 팀장 F와 언쟁을 한 후 2019. 6. 17.부터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았다.

다.

참가인은 원고와 근로관계가 종료한 이유는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해고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2019. 8. 27.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부산노동위원회는 2019. 12. 19. ‘참가인이 흥분한 상태에서 말한 그만두겠다는 표현은 진의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관계의 종료가 이루어진 것에 해당하여 해고에 해당하고 그 사유와 시기가 서면으로 통지되지 않아 무효’라고 판단하여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G).

라.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1. 2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4. 21. ‘참가인의 그만두겠다는 표현은 즉흥적인 의사표시에 불과하고, 참가인에게 사직의 의사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이는 권고사직 처리 및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는 조건부 의사였던 것으로 보이는 이상 원고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거부하였으므로 당사자간 근로계약의 합의해지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여 근로관계의 종료가 원고의 일방적 의사표시인 해고로 인해 이루어졌고 위 해고는 그 사유와 시기가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무효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F와 갈등관계에 있었고, 사직 당일 입사한 I가 자신보다 높은 직급인 예비팀장으로 채용된 것에 대하여 불만을 가지고 있었으며, J이 그만두고 I가 채용되면서 실시된 마감업무 조정에 반대하여 일방적인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의 사직의 의사표시는 진의에 의한 것이다. 그렇다면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참가인이 2019. 6. 14.에 한 사직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종료되었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인정사실

1)

근로계약의 체결 및 이 사건 사업장의 업무 분장

가)

참가인은 이 사건 사업장에 2018. 10. 9. 입사한 후 원고의 배우자 H과 사이에 ‘포괄임금 근로계약서’라는 표제 아래, 2018. 10. 15. 및 2019. 1. 27. 기간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각 체결하였다. 그 중 2019. 1. 27.자 근로계약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나)

이 사건 사업장의 업무는 크게 주방 업무와 홀 업무로 구분되며, 주방에는 팀장 F, 주임급의 J(후임 I) 및 참가인 등 5인이 근무하였고, 홀에서는 점장 K, 홀 서비스 팀장 L 등을 포함하여 3명이 근무하였다.

2)

참가인과 F 사이의 다툼

F는 2019. 1. 31. 01:00 무렵 참가인 등과 이 사건 사업장에서 회식을 하던 중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참가인의 머리를 팔로 감아 참가인을 넘어뜨리는 등 참가인을 폭행을 하였다.

3)

신입직원의 채용

J이 이 사건 사업장에 사직의 의사를 표시함에 따라 이 사건 사업장에서는 2019. 6. 8. M 구인구직 홈페이지에 주임급 주방 인력을 구인하는 공고를 게시하였다. 위 공고에 따라 J의 후임으로 I가 채용되어 2019. 6. 14. 출근하였고, J은 2019. 6. 13.

및 2019. 6. 14.에는 휴무하고, 2019. 6. 15. 및 2019. 6. 16. 에는 근무한 후 그 무렵 퇴사하였다.

4)

마감업무 조정을 둘러싼 갈등

가)

J의 후임으로 I가 채용되어 2019. 6. 14. 처음 출근하였다. 이 사건 사업장의 마감업무는 1주일에 6일은 마감 전담 직원이 담당하고, 위 직원이 휴무하는 1일(매주 수요일)에 한하여 J이 이를 담당하고 있었다. 마감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 업무시간이 11:00 ~ 23:00에서 12:00 ~ 24:00로 변경된다. J의 퇴사 및 I의 출근에 따라 F는 2019. 6. 14. 14:00 무렵 F와 참가인을 포함한 주방 근무자 3명이 3주에 1번씩 수요일 마감 업무를 수행하자고 제안하였다. 참가인은 위 제안 당시 위와 같은 F의 제안에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을 비추었고, 이후 2019. 6. 14. 18:00 무렵에는 같은 이슈에 대하여 참가인과 F 사이에 고성을 주고 받으며 언쟁을 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재심판정 심문회의에서 ‘미리 말씀해주시면 저는 할 수 있는데, 그렇게 못하니까 (F가 먼저) 그러면 못하면 나가야지(라고 말해서) 그래서 욱하는 마음에’ 나가겠다고 말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나)

참가인은 F와 언쟁을 하던 중 지나가던 점장 K를 불러 마감시간에 면담을 할 것을 요청하였다.

다)

K는 참가인으로부터 면담요청을 받은 후 20:21 무렵에 원고와 전화통화를 하여 원고에게 참가인이 당장 내일부터 안 나오겠다고 하며 면담을 신청하였다고 전달하였고, 원고는 K에게 참가인이 내일부터 나오지 않는 것이 맞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아래 대화 내용 기재 참조).

K: 뭐 이제 다음 주부터 뭐 돌아가는 시간표 때문에 그 얘기를 하다가, 일단 팀장님이 이제 원래 새

라)

K는 2019. 6. 14. 22:00 무렵 예정한대로 참가인과 면담을 진행하면서 참가인에게 2019. 6. 17.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원고의 지시를 전달하였다.

5)

참가인의 실업급여 관련 요청

가)

2019. 6. 15. 및 2019. 6. 16.은 이 사건 사업장의 일정표에 의할 때 참가인의 휴무일에 해당하였으므로, 참가인은 위 일자에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K에게 문자메시지 등으로 실업급여를 수급할 수 있도록 권고사직 처리를 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나)

K와 참가인은 2019. 6. 16. 15:25 무렵 통화를 하였는데, K는 알아본 결과 참가인이 실업급여를 받도록 권고사직을 퇴사이유로 기재해 줄 수는 없게 되었다는 취지를 전달하였고, 참가인은 K에게 위와 같은 취지가 납득이 가지 않으니 원고와 직접 통화하겠다고 하였다(아래 대화 내용 기재 참조).

K: 그 실업급여,

다)

참가인은 2019. 6. 16. 15:45 원고에게 직접 전화를 하였다. 참가인은, 참가인을 승진 시키지 않은 채 J의 후임을 주임(예비 팀장)의 직급으로 채용한 점 및 F가 일방적으로 참가인에게 순번에 따라 마감 업무를 할 것을 지시하여 참가인이 못하겠다고 하였더니 F가 참가인에게 소리를 질렀던 점 등을 들면서 참가인은 열심히 하려고 하였는데 위와 같은 상황이 나가라는 것으로 느껴져서 일을 할 수 없다고 호소하면서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조치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사업장이 국가로부터 일자리 안정자금을 받기 때문에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게 조치해줄 수 없다고 설명하였고, 내일부터 출근하지 말 것을 확인하였다(아래 대화 내용 기재 참조).

참가인: 그렇죠. 그래서 그리 왔죠. 그러니까 나도 솔직히, 막 사장님하고 좋게, 그냥 나가라면 나가

라)

원고는 2019. 6. 17. 14:51 무렵 참가인과 통화에서, 참가인에게 실업급여가 지급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하였고, 참가인은 일방적인 통보로 근무일정을 바꾸고 그거 못하면 나가라고 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답하였다(아래 대화 내용 기재 참조). 한편, 원고의 후임으로 N가 2019. 6. 16.부터 출근하였다.

6)

참가인의 복직 여부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따라 참가인에게 2019. 12. 20., 2019. 12. 22. 및 2019. 12. 23. 세 차례에 걸쳐 복직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참가인은 변론 종결일 현재까지 이 사건 사업장에 복직하지 않았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8, 10, 내지 12, 14, 16, 18, 19, 23호증 및 을가 제1, 3, 6호증의 각 기재, 갑 제13호증의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해고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증인 K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참가인이 권고사직 처리의 의한 실업급여 지급을 전제로 사직을 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권고사직 처리를 거절하면서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업장에 더 이상 출근하지 말라고 함으로써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 즉 해고하였다고 판단된다.

1)

참가인은 2019. 6. 14. F와 언쟁을 하면서도 ‘나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F와 언쟁 중에 흥분하여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령할 권한이 있는지 명확하지 않은 F에게 반항하기 위해 한 발언이고, 점장 K에게 곧바로 사직의 의사를 밝힐 수 있음에도 K에게 마감시간에 면담을 요청하고, ‘원고(실장님)와도 따로 이야기 하겠다’고 한 점에 비추어 보면 확정적이거나 진의에 의한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다.

2)

원고는 K가 참가인과 면담을 하기 전, K의 설명을 전해 듣고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을 우습게 보고, 원고를 우습게 보고’ 사직을 하려고 한다고 판단하고, K로 하여금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업장에 더 이상 출근하지 말라고 전하라고 지시하였다. 반면 참가인이 K와의 면담 당시에도 확정적인 사직의 의사를 가지고 있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즉,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참가인은 경제활동이 반드시 필요한 처지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참가인은 당일 예상치 못한 근무시간 변경 등 근로조건 변경에 따른 F와의 언쟁으로 K에게 면담을 요청한 것이고, 그 이전에 구직활동 등을 해온 것으로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앞서 본 바에 의하더라도 참가인은 원고에게 (그만둘 생각 없이) 열심히 하려고 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3)

참가인은 K와의 면담에서 근로조건의 변경 등으로 사정이 여의치 않아 그만두게 된다고 하더라도 실업급여를 받아야 함을 조건으로 요구하였다.

4)

K는 참가인과의 면담에서 원고로부터 전달받은 내용대로 참가인에게 휴무 다음날인 2019. 6. 17.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지시를 일방적으로 전달하였고, 참가인이 실업급여를 받도록 해달라고 한 조건에 대하여 확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5)

이후 K와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요청받은 권고사직의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였고, 이로써 참가인의 당초 사직의 의사표시에 조건이 충족되지 않게 되었다. 이 사건에서 참가인은 K와의 면담 시부터 계속 근로를 하거나 적어도 실업 급여를 수령하여 수입의 공백 없이 구직활동을 하겠다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혔다. 즉 참가인의 권고사직 처리를 조건으로 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근로계약의 해지의 청약에 해당하거나 정지조건부 해약고지라고 할 것이고, 원고가 권고사직 처리를 거부함으로써 당사자 사이에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라는 의사합치에 이르지 못하거나 정지조건이 성취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6)

그렇다면 참가인과 원고 사이 근로관계 종료는 원고가 2019. 6. 14. K를 통하여 참가인에게 전달한 ‘2019. 6. 17.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의사표시 내지 그 이후의 권고사직 처리 거부에 의한 것이고, 이는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으로서 해고에 해당한다.

라.

해고의 적법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서면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다툼이 없는바,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2항에 따라 무효이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환우(재판장) 임성민 박남진

각주1) 사업자등록증(갑 제5호증) 기재 운영자는 원고의 배우자인 H이다.

각주2) 단 F가 이날 최초로 제안한 것인지에 대하여는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다툼이 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