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7. 8. 선고 2020구합70922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 업무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들(이하 ‘참가인들’이라고 한다)은 원고의 임대차조사원으로 근무하면서 대출신청자가 금융기관에 담보로 제공하려 하는 부동산의 담보가치 등을 조사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참가인들은 2000. 3. 2.~2008. 3. 14. 원고에 각 입사한 이래로 통상 6개월 단위의 기간제 계약을 반복적으로 체결하여 왔고, 마지막으로 원고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9. 5. 1.부터 2019. 10. 31.까지로 정한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2019. 9. 25.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계약기간이 2019. 10. 31.자로 종료된다는 취지의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를 하였고, 참가인들은 2019. 11. 1.부터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라.

참가인들은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 1. 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하였고(J),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2. 27. “참가인들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됨에도 불구하고,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의 기간만료를 이유로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하여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원고가 이 사건 통보를 하면서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으므로, 결국 위 해고는 부당하다”라는 이유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초심판정을 내렸다.

마.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0. 4. 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I),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6. 8.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내렸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1,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가 참가인들과 사이에 체결한 이 사건 계약은 계약서에 명시된 바와 같이 ‘위임계약’에 해당하므로, 참가인들은 원고의 근로자가 아니라 수임인으로 보아야 한다.

설령 참가인들이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이 사건 통보는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계약기간의 만료 사실을 알려준 것일 뿐, 확정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이 아닌데다가, 여기에 더하여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의 만료일에 참가인들에게 재계약 의사를 물어보았으나 참가인들이 스스로 재계약 체결을 거부하고 퇴직을 선택하였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원고의 일방적인 해고가 아니라 참가인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따른 사직으로 종료된 것이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판단

가.

참가인들의 근로자성에 대하여

갑 제3, 10호증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부천세무서장, 서인천세무서장, 남인천세무서장, 은평세무서장에 대한 각 제출명령회신결과에 의하면 ① 이 사건 계약의 명칭은 ‘임대차조사 등에 대한 위임계약’이고, 계약서에서 원고를 ‘위임인’으로, 참가인들을 ‘수임인’으로 각 지칭하고 있으며, 계약조항 제2조 제2항에는 ‘수임인은 위임인의 근로자가 아니고, 수임인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음은 물론 위임인의 정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 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기재한 사실, ② 원고는 이 사건 계약기간 동안 참가인들로부터 근로소득세를 징수하지 않았고, 오히려 참가인들은 사업소득세를 납부한 사실 등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들은 원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사정들이므로, 그러한 사정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두46899 판결 등 참조).

2)

확정된 관련 민사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은 이를 채용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나타나 있지 아니하는 한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대법원 1995. 1. 12. 선고 94다3300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참가인들과 같은 시기인 2001~2016년에 원고의 임대차조사원으로 근무하였던 다른 사람들이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청구소송에서, 제1심 법원인 서울서부지방법원은 ① 임대차조사원들은 원고의 각 지점 또는 출장소 소속으로 배치되어 원고로부터 배정받은 임대차조사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는 그 업무의 내용을 이루는 각종 조사에 관하여 유형별로 구체적인 업무처리기준과 유의사항, 현장조사 시 임대차확인서 작성·징구방법, 조사의견 기재방법, 종결보고 방식 등에 관한 사항을 반복적으로 통지하였고, 업무수행에 필요한 각종 양식을 모두 제공하여 이에 따르도록 한 사실, ② 임대차조사원들이 담당한 임대차조사업무는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원고의 사업에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임이 분명하므로, 원고로서는 위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상시적으로 필요했고, 적정한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임대차조사원들의 업무에 대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고자 하는 유인이 큰 사실, ③ 실제로 원고는 임대차조사원들을 대상으로 업무수행방법, 제한·금지사항 등에 관한 각종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였고, 업무처리 유의사항 및 구체적 위반사례 등을 통지하여 주의를 주기도 하였으며, 현장점검 및 임대차조사원들에 대한 업무능력평가 등을 통해 임대차조사원들의 실적과 업무수행태도를 상시적으로 관리·감독한 사실, ④ 원고가 수립한 평가기준은 업무실적뿐만 아니라 업무협조도·지시이행도·업무개선도·민원제기 등에 관한 항목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고, 그 평가결과에 따라 임대차조사원들이 담당구역·수수료율 등에서 불이익을 받았으며, 나아가 평가 최하위의 조사원, 연속 2회 최하등급 조사원, 민원 다수 발생 조사원 등의 경우에는 계약갱신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계약해지의 대상이 되었던 사실, ⑤ 임대차조사원들은 매일 오전·오후 원고로부터 배정받은 조사업무를 실시한 다음, 원고가 정한 보고시한 내에 원고의 통합전산망에 업무내용을 입력해야 했고, 원고는 이를 통해 수시로 임대차조사원들의 로그인기록, 실적, 업무내용 등을 파악할 수 있었으며, 임대차조사원들이 무단으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거나 계약이 해지될 수 있었던 사실, ⑥ 원고와 임대차조사원들의 계약은 보통 6개월 단위로 지속적으로 갱신되어 사실상 근로제공의 계속성이 보장되어 있었던 사실, ⑦ 임대차조사원들은 원고가 일방적으로 배정한 업무만 수행했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고객을 유치하거나 조사업무의 양을 늘림으로써 수입의 규모를 확대할 수 없었으며, 원고가 아닌 다른 사업자로부터 그 업무를 위탁받아 이를 수행할 수 없었고, 원고는 임대차조사원들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노트북, 태블릿 PC 등 주요 비품과 비용도 제공한 사실, ⑧ 임대차조사원들이 조사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면서 자유로이 겸업을 할 여력이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 아니라, 계약상으로도 겸업금지의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사실, ⑨ 임대차조사원들의 수수료는 건별이 아닌 월별로 산정되어 매월 정해진 날짜에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특수지역을 담당할 경우에는 상당한 수준의 수수료 지급이 보장되었으며, 산정기준이 되는 수수료율은 원고가 시행하는 업무수행과정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여 등급별로 정해지는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위 법원은 위에서 인정한 각 사실을 토대로 2018. 5. 17. ‘원고의 임대차조사원들은 원고가 정하는 내용의 업무를 수행하고, 그 과정에서 원고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정 범위 내에서 원고가 지정한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구속되고,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없으며,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다고 볼 수 없고,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띠는 보수를 지급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임대차조사원들의 퇴직금지급청구를 인용하는 판결(2016가합32469)을 내렸다.

원고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인 서울고등법원도 ⑩ 원고가 2008. 4. 30.까지 적용한 임대차조사원 평가기준에는 ‘업무연계, 직원간 협조 정도, 연수 참석, 사례 발표’ 등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인성평가’ 항목이 포함되어 있던 사실, ⑪ 원고가 임대차조사원들의 보고시한을 단기간(전입·현장조사: 수임일로부터 1~2 영업일 이내, 재직조사: 6시간 이내)으로 정하고, 전입(세대열람) 조사장소도 해당 읍·면·동사무소로 정하였던 사실, ⑫ 임대차조사원이 1일당 수행하여야 할 업무는 전입(세대열람) 조사 15~20건(읍·면·동사무소 3~4곳 방문) 및 현장조사 4~5건에 이르렀던 사실, ⑬ 원고는 임대차조사원들이 서로 아이디 및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원고의 승인을 얻지 않은 다른 조사원에게 업무를 배정하는 것도 금지하고 있던 사실 등을 추가로 인정하고, 제1심 법원과 마찬가지로 임대차조사원들이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2019. 10. 15.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2018나2028592)을 내렸다.

결국 원고의 상고가 2020. 3. 12. 기각됨에 따라 위 제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대법원 2019다288294, 위 제1심 및 항소심 판결을 이하에서 ‘이 사건 확정판결 등’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확정판결 등의 당사자인 임대차조사원들이 체결한 근로계약과 참가인들이 체결한 이 사건 계약 사이의 본질적인 차이점이 밝혀지지 않는 한, 이 사건 확정판결 등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는 이 사건 계약 역시 근로계약에 해당한다는 유력한 증거가 된다<1>.

3)

갑 제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서 제7조 제7항에는 “수임인은 관련 법에서 금지하는 것 외에는 겸업할 수 있다. 겸업 여부와는 무관하게 개별 수임사무의 처리 시한은 반드시 준수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어서, 원고가 이 사건 확정판결 등에서 문제되었던 임대차조사원들과는 달리 참가인들에게는 겸업을 원칙적으로 허용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참가인들이 이 사건 계약기간 동안 겸업을 하였다는 사실 또는 원고가 배정하는 업무의 처리 시한을 모두 준수하면서도 겸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적인 여유가 남아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가 실질적으로 참가인들의 겸업을 허용하였다거나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관계의 전속성을 포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4)

갑 제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2년경부터는 참가신청자에 한하여 오프라인 업무연수를 실시하였고, 을나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종전과 달리 2014년경부터는 임대차조사원의 평가항목에서 ‘연수 참석 여부’는 제외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유선 및 온라인 방식의 업무 교육이나 지시까지 폐지된 것이 아닌 이상, 단지 오프라인 연수 참석의 부담이 완화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임대차조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을 거두어들였다고 볼 수 없다.

5)

원고는 참가인들에게 태블릿 PC와 그 사용요금을 제공하였을 뿐이고, 그 밖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제반 경비는 참가인들이 부담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0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임대차조사업무 수행에 소요되는 필요 경비의 변동 폭이 크다고 보기 어렵고, 이러한 필요 경비를 절약하여 수익을 늘리는 데에도 뚜렷한 한계가 있다고 보인다.

그러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참가인들이 업무수행 경비를 부담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참가인들이 나아가 이윤의 창출에 대한 위험까지 부담하면서 사업을 영위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

6)

갑 제8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는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취지의 판결들이 잇따라 선고 및 확정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의 채권추심원들과 임대차조사원들을 동일하게 보아야 할 근거가 없으므로, 위 각 판결을 들어 이 사건 확정판결 등에서 인정한 사실이 잘못되었다고 볼 수 없다.<2>

7)

그 밖에 이 사건 확정판결 등에서 인정한 사실관계를 뒤집을 만한 증거는 제출된 바 없다<3>.

8)

한편 을나 제6 내지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확정판결 등의 당사자인 임대차조사원들이 퇴직한 뒤인 2017년경에도 여전히 참가인들에게 부적합하게 처리된 업무의 내역을 월 1회씩 송부하였고, 참가인들로 하여금 부적합 처리의 사유를 소명하도록 요구하는 등 임대차조사원의 업무에 관한 지휘·감독을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

나.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에 대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7호증의 기재, 을나 제11호증의 음성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부당해고로 인하여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참가인들은 2000. 3. 2.~2008. 3. 14.부터 2019. 10. 31.에 이르기까지 기간제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갱신함으로써, 2년을 초과한 기간 동안 원고의 기간제근로자로 고용된 것이므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다. 그러므로 참가인들은 이 사건 계약에 정한 계약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근로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2)

그런데 원고는 2019. 9. 25.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통보를 하여 이 사건 계약의 기간만료 사실을 알렸을 뿐 아니라, 2019. 10. 31. 참가인들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근로관계가 그대로 종료된다’는 전제에서 참가인들에게 재계약 체결 의사가 있는지 문의하였다.

즉, 참가인들은 원고가 제안하는 재계약 체결에 응하지 않더라도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임에도, 원고는 이러한 참가인들의 지위에 반하여 ‘재계약의 체결 없이는 이 사건 통보에서 밝힌 만료일에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따라서 위와 같이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이 사건 통보를 보낸 후, 재계약 체결 의사를 문의하여 이에 불응한 참가인들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당한 이유가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3)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근로자는 ‘해고’를, 사용자는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 또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각 주장하는 경우, 사용자가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서울고등법원 2018. 5. 4. 선고 2017누84329 판결<4> 참조).

그리고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진의 아닌 사직의 의사표시를 제출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고가 이 사건 계약 만료일인 2019. 10. 31. 참가인들에게 유선상으로 재계약 체결 의사를 문의하였을 때, 참가인들이 모두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사직하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는 보인다.

그러나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의 종료가 임박한 만료일 오후가 되어서야 갑작스럽게 참가인들에게 재계약 체결 의사를 문의하면서, 재계약을 체결할 시에는 종전 계약보다 업무의 범위 및 임금이 모두 축소될 것이라 설명하고는, ‘당일’까지 재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라고 종용한 것이다(갑 제7호증 제15, 21, 33쪽 등).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저하된 근로조건을 감수하고서라도 재계약 체결에 나아가기로 결심할 만한 시간적인 여유를 주었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참가인들이 이 사건 통보와는 관계없이 마침 위 2019. 10. 31. 일제히 사직할 계획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원고는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어차피 계약기간의 만료로 근로관계는 종료된다’는 그릇된 전제에서 참가인들에게 오직 ‘재계약 체결’ 또는 ‘근로관계의 종료’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요구한 것인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참가인들이 단순히 원고가 제안한 재계약을 포기한 것에 그치지 않고 나아가 사직까지 한 것이 진의에 따른 선택이었다고 보기는 더욱 어렵다.

그렇다면 원고와 참가인들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실질적으로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종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어떠한 위법이 없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