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2. 2. 10. 선고 2020구합7176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등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D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 한다)의 대표자로서 2002. 1. 29.부터 상시근로자 약 40명을 사용하여 항공정비사 등을 양성하는 직업능력개발훈련기관인 이 사건 학교를 운영하여 왔다.

나.

원고는 2018. 3. 13. 이 사건 학교에 인턴으로 입사한 다음 2018. 4. 11.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학교에서 총무보안팀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다.

이 사건 학교 측은 2019. 12. 3.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이는 근로기준법상 ’해고‘를 의미함)을 의결하였다.

라.

위 징계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참가인은 2019. 12. 17.자로 원고에 대한 ’해임‘ 처분을 결정하고, 같은 날 이를 징계사유서를 첨부하여 서면으로 통지하였으며(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였다. 위 징계사유서에 명시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다만, 참가인은 2021. 9. 30.자 준비서면을 통해 아래 징계사유 중 ’1. 직장에서의 상시녹음‘ 아래 연번 1번 내지 6번 세부 항목이 별도의 독립적인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철회하였는바, 이하 ’1. 직장에서의 상시녹음‘ 사유를 ’제1징계사유‘라 하고, ’2. 업무지시 불이행‘ 사유를 ’제2징계사유‘라 하며, 이를 통틀어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

마.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20. 1. 28.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3. 24. 이 사건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며, 징계절차에도 하자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E,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바.

원고는 2020. 4. 27. 이 사건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0. 5. 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6. 30.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사.

원고는 2020. 7. 27.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0. 7. 27.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서 사무실 내 녹음 행위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으므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점, 원고의 녹음 행위에 따른 동료 직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 원고는 녹음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원들에게 공개적으로 고지하였으므로 공개된 장소에서 피녹음자의 추정적 승낙 또는 묵시적 동의 하에 녹음이 이루어진 것이어서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는 점, 원고로서는 상시녹음과 관련한 상급자의 지시를 거부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였던 점, 이 사건 해고 이전에 두 차례의 정직처분은 행정소송 중에 있어 효력이 확정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를 과거 전력으로 삼아 징계양정에 반영할 수 없는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과도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나.

관계 법령 등

이 사건과 관계된 법령 및 이 사건 학교의 취업규칙(을나 제49호증, 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인사관리규정(을나 제51호증, 이하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이라 한다), 복무규정(을나 제50호증, 이하 ’이 사건 복무규정‘이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내지 10호증, 을나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에 대한 1차 정직처분 및 중앙노동위원회의 2019. 10. 15.자 재심판정

가)

이 사건 학교 측은 2018. 12. 14.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해임‘을 의결하였다.

나)

참가인은 위 징계위원회의 해임 의결 사항을 감경하여 원고에 대한 정직 3개월(2018. 12. 30. ~ 2019. 3. 29.)의 징계처분을 결정하고, 2018. 12. 27. 이를 원고에게 징계사유서를 첨부하여 서면으로 통지하였다(이하 ’제1정직처분‘이라 한다). 위 징계사유서에 명시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이하 아래 징계사유를 통틀어 ’제1징계사유‘라 하고, 각 세부 항목 별 징계사유의 경우 예를 들어 ’2. 업무지시 불이행 및 업무태만‘ 중 연번 1번의 징계사유는 제1징계사유 중 2-1번이라는 의미에서 ’1-2-1 징계사유‘와 같은 방식으로 특정한다).

다)

원고는 제1정직처분이 부당징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9. 2. 12.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6. 28. 제1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며, 징계절차에도 하자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I, 이하 ’제1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19. 7. 31. 제1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19. 8. 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9. 10. 15. 제1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J, 이하 ’제1재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는 2019. 11. 14. 제1재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19. 11. 21. 이 법원 2019구합87221호로 제1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바)

참가인은 위 제1재심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의 변론 과정에서 제1징계사유 중 1-3-4 징계사유, 1-3-6 징계사유, 1-4-1 내지 6 징계사유(위 표에서 음영 처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징계사유 주장을 철회하였다.

2)

2차 정직처분 및 중앙노동위원회의 2020. 1. 17.자 재심판정

가)

이 사건 학교 측은 2019. 8. 6.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강등‘을 의결하였다.

나)

참가인은 위 징계위원회의 강등 의결 사항을 감경하여 원고에 대한 정직 3개월(2019. 8. 12. ~ 2019. 11. 11.)의 징계처분을 결정하고, 2019. 8. 7. 이를 원고에게 징계사유서를 첨부하여 서면으로 통지하였다(이하 ’제2정직처분‘이라 한다). 위 징계사유서에 명시된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이하 아래 징계사유를 통틀어 ’제2징계사유‘라 하고, 각 세부 항목 별 징계사유의 경우 예를 들어 ’2. 업무지시 불이행‘ 중 연번 1번의 징계사유는 제2징계사유 중 2-1번이라는 의미에서 ’2-2-1 징계사유‘와 같은 방식으로 특정한다. 한편 ’1. 동의 받지 않은 직장 내 상시녹음‘ 징계사유의 경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가인이 그 세부 항목에 대해서 별도의 독립적인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철회하였으므로, ’1. 동의 받지 않은 직장 내 상시녹음‘ 사유 그 자체를 하나의 징계사유로 보고 ’2-1-0 징계사유‘라 특정한다).

다)

원고는 이번에는 제2정직처분이 부당징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9. 8. 12.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10. 2-4-1 내지 3 징계사유는 이를 징계사유로 삼기 어려우나, 그 외에 나머지 징계사유는 징계사유로 인정되고, 이와 같이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를 무효로 할 만한 하자는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K, 이하 ‘제2초심판정’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19. 11. 12. 제2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19. 11. 2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 17. 제2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L, 이하 ’제2재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는 2020. 2. 14. 제2재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0. 2. 18. 이 법원 2020구합54807호로 제2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며, 이 사건은 앞서 본 이 법원 2019구합87221 사건에 병합되었다(이하 제1, 2재심판정에 대한 취소소송 사건을 ’관련 행정사건‘이라 한다).

바)

참가인은 위 제1, 2재심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의 변론 과정에서 제2징계사유 중 2-2-2 징계사유, 2-3-1 징계사유, 2-3-3 징계사유, 2-4-1 내지 3 징계사유(표에서 음영 처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징계사유 주장을 철회하였고, 제2징계사유 중 ‘1. 동의받지 않은 직장 내 상시녹음’의 경우 그 자체만을 징계사유로 주장하면서 그 세부 항목에 해당하는 2-1-1 내지 6 징계사유가 별도의 독립적인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철회하였다.

3)

이 사건 해고의 경위

가)

원고는 제2정직처분에 따른 정직기간(2019. 8. 12.부터 2019. 11. 11.까지 3개월)이 종료된 후 2019. 11. 12. 이 사건 학교에 출근하여 업무에 복귀하였다.

나)

이 사건 학교 운영기획부(원고가 근무하던 총무보안팀의 변경된 명칭)의 M 부장은 2019. 11. 12. 원고에게 ’이제부터는 상시녹음을 하지 않죠?‘라고 물었는데, 원고는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녹음이기 때문에 상시녹음을 계속하겠다.‘라고 답변하였다. M 부장은 노동위원회 판정을 통해 상시녹음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결론이 났음에도 계속 녹음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설득하였으나, 원고는 법제처 확인 결과 자신이 하는 상시녹음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받았다면서 직장 내에서 계속 녹음을 하겠다고 답변하였다.

다)

이 사건 학교 인사담당자인 N 부장은 2019. 11. 12. 원고에게 ’동료 근로자들이 상시녹음으로 인하여 심리적 위축, 일상 대화의 어려움, 정신적 스트레스 발생으로 함께 근무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라고 말하며 상시녹음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부하였다.

라)

참가인은 2019. 11. 14. 아래와 같은 내용의 서면을 통해 상시녹음을 중지할 것을 지시하였으나, 원고는 이 역시 거부하였다.

마)

이 사건 학교의 O 학장은 2019. 11. 15. M 부장, N 부장, 원고와 함께한 자리에서 제2재심판정의 판단 취지를 설명하면서 원고에게 직장 내 상시녹음을 하지 말 것을 지시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직원들이 불편하다면 근무장소를 운영기획부 내 시설팀 사무실로 옮기는 것과 상시녹음 중에 있으니 자리를 피해달라고 얘기하면 언제 든 자리를 피하겠다는 등의 방안을 제시하였다.

바)

M 부장과 이 사건 학교의 학사행정부 P 부장은 2019. 11. 14.과 같은 달 15. 참가인에게 ’직장 내 상시녹음을 계속하는 원고에 대하여 인사위원회를 통해 징계 등 조치를 취해줄 것‘을 건의하는 등 내용의 소견서를 제출하였다. 위 소견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사)

참가인은 2019. 11. 15. 원고에 대하여 ’직장 내 상시녹음 행위 금지 지시에도 이를 위반하였음‘을 사유로 한 자택 대기 근무를 명하였다(2019. 11. 18.자 인사발령).

아)

원고 소속 부서(운영기획부)의 부서장으로서 징계의결요구권자인 M은 2019. 11. 21. 이 사건 학교의 징계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징계의결 요구서를 제출하였다. 위 징계의결 요구서에 기재된 징계의결요구권자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자)

이 사건 학교의 징계위원회는 2019. 11. 26.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사유가 명시된 징계사유서를 첨부하여 2019. 12. 3. 개최되는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여 구술 또는 서면으로 소명할 것을 요청하였다.

차)

원고는 2019. 11. 29. 징계위원회에 징계사유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내용의 서면진술서를 제출하였다.

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2019. 12. 3. 개최된 징계위원회에서 원고에 대한 ’해임‘(이는 근로기준법상 ’해고‘를 의미함)이 의결되었다. 그에 따라 참가인은 2019. 12. 17.자로 원고에 대한 ’해임‘ 처분을 결정하고, 같은 날 이를 징계사유서를 첨부하여 서면으로 통지하였다(이 사건 해고).

4)

관련 행정사건의 소송 진행 경과

이 법원은 관련 행정사건[2019구합87221, 2020구합54807(병합)]과 이 사건을 병행하여 진행한 다음, 이 판결 선고일과 같은 날인 2022. 2. 10. 아래와 같이 제1, 2징계사유(다만, 참가인이 관련 행정사건의 변론 과정에서 스스로 징계사유 주장을 철회한 부분은 제외) 중 일부가 징계사유로 인정된다는 전제에서 제1, 2재심판정이 모두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라.

징계사유의 존재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가 제2정직처분에 따른 정직기간 종료 후 이 사건 학교에 복귀한 다음 재차 주변 동료들의 동의 없이 직장 내에서 상시녹음을 지속하였다는 점 및 그와 같은 상시녹음 행위를 중단하라는 참가인 등 상급자의 지시를 거부하였다는 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원고의 행위는 그 자체로 상급자의 정당한 직무상 지시에 따르지 않은 것일 뿐만 아니라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로서 이 사건 취업규칙 제82조 제5호, 제11호, 제15조 제1항 제4호, 이 사건 인사관리규정 제32조 제4호, 이 사건 복무규정 제4조 제2호 소정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의 존재가 모두 인정된다.

마.

징계양정의 적정성

1)

관련 법리

가)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다만,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하다고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해당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해당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해당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2196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나)

한편 징계처분이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피징계자의 평소의 소행, 근무성적, 징계처분 전력 이외에도 당해 징계처분사유 전후에 저지른 징계사유로 되지 아니한 비위사실도 징계양정에 있어서의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의 경우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원고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와 배치되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원고는 이 사건 해고 전인 2018. 12. 27. 제1정직처분을 받았고, 그 정직기간 종료 후 이 사건 학교에 복귀하였다가 재차 2019. 8. 7. 제2정직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다. 더구나 제2정직처분의 징계사유 중에는 이 사건 징계사유와 동일한 사유, 즉 동의 받지 않은 직장 내에서의 상시녹음 행위와 이를 중단하라는 상급자의 정당한 직무상 지시를 거부하였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제2정직처분에 따른 정직기간 종료됨에 따라 이 사건 학교에 복귀하였음에도, 자중하지 않은 채 그 복귀한 날부터 바로 제2정직처분의 원인이 된 징계사유와 동일한 비위행위를 반복하였는바, 도무지 개전의 정을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같이 동일한 잘못을 반복하는 원고의 경우 그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나)

원고의 복귀 후 동의 없는 직장 내 상시녹음은 상당기간 지속되었고, 그로 인해 원고의 직장 동료들은 상당한 불안감과 불편함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일부 임직원들은 도저히 원고와 함께 근무할 수 없다면서 이 사건 학교 측에 원고에 대한 중징계를 요청하기도 하였다. 설령 원고가 주변 동료들에게 상시녹음 사실을 사전에 고지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불안감과 불편함이 해소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 사건 학교 측에 업무 공간을 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거나 녹음 사실을 신경쓰지 않는 동료가 근무하는 팀으로 자리를 이동시켜 달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에 대한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 매우 무리한 요구로서 이 사건 학교 측이 그와 같은 요구를 들어줘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원고는 동료가 불편해 하면 자리를 비워주겠다는 제안을 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는 도저히 객관적으로 납득할 만한 문제해결 방법으로 볼 수 없다. 원고의 상시녹음 과정에서 이 사건 학교의 업무 수행에도 상당한 지장이 초래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점들을 모두 고려해볼 때, 원고의 비위정도가 매우 중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다)

원고는 이 사건 학교 측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위와 같이 상시녹음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가 2019. 11. 12. 제2정직처분에 따른 정직기간 종료 후 복귀하였을 당시 이미 제1정직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제1초심판정 및 제1재심판정이 내려진 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징계사유와 동일한 징계사유를 원인으로 하는 제2정직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한 제2초심판정도 내려진 상태였으며,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법원도 제1정직처분 및 제2정직처분 모두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는 바이다. 나아가 갑 제4 내지 34호증을 비롯하여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상시녹음과 같은 비위행위가 정당화 된다고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이 사건 학교의 임직원들이 원고를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을 자행하였다거나 그 밖에 원고가 이 사건 학교 측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당시 원고와 이 사건 학교 측 사이에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앞서 본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오히려 원고가 그와 같이 갈등이 심화된데 대해 상당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설령 원고가 위와 같은 상시녹음을 하게 된 내심의 동기 중에 위와 같은 갈등 상황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 일부 포함되어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의 상시녹음 행위가 정당화 된다거나 비난가능성이 부정된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라)

위와 같이 비위정도가 매우 중함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구제절차나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참가인이 원고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있을 정도의 신뢰관계가 남아있다고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

바.

소결

이 사건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하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에 원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훈(재판장) 김정웅 이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