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 약 6,2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D대학교 등을 설치․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참가인은 2007. 3. 2. 원고가 운영하는 D대학교(이하 '이 사건 대학'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2019. 4. 1.부터 이 사건 대학의 융합연구원 행정실에서 주임으로 근무해왔다.
E은 2018. 5. 14. 이 사건 대학에 입사한 기간제근로자로, 참가인이 2019. 4. 1. 융합연구원 행정실로 발령받은 뒤부터 참가인과 함께 근무하게 되었는데, 2019. 9. 1. 감사실에 참가인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사례를 제보하였다.
이 사건 대학의 감사실은 2019. 9. 3.부터 같은 달 9.경까지 E의 제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였고, 참가인의 '직장내 괴롭힘 행위' 및 '근무태만 행위'가 확인되었다는 취지의 별지 기재와 같은 내용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관한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이하 '이 사건 보고서'라 한다)'를 작성하였다.
이 사건 대학은 2019. 10. 21. 및 2019. 10. 29. 2차례에 걸쳐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고, 2019. 10. 29. 다음과 같은 이유로 참가인에 대한 해임 처분을 의결하였다.
원고는 2019. 11. 11. 위 징계위원회 의결결과를 참가인에게 통지하였고, 참가인은 2019. 11. 18. 징계의결서(이하 '이 사건 징계의결서'라 한다)를 수령한 뒤 2019. 11. 29. 이 사건 대학의 총장에게 위 징계의결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였다. 이 사건 대학은 2019. 12. 16. 위 징계의결에 대한 재심위원회를 개최하였는데, 재심위원회는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2019. 12. 16. 위 재심결과에 따라 참가인에게 2019. 12. 30.자 해임 처분을 통지하였고, 참가인은 2019. 12. 30. 이를 수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2020. 2. 10.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4. 6.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서울 G).
참가인은 2020. 5. 18.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7. 9.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는 인정되나, 징계사유에 비해 양정이 지나쳐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는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중앙 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한편, 원고의 정관 제69조는 제1항에서 직원의 징계를 위하여 직원징계위원회를 둔다고 정하면서, 제2항에서는 직원의 징계에 관한 세부사항을 원고가 운영하는 각 학교의 규칙으로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이 사건 대학이 직원의 징계에 관하여 정한 규칙 중 이 사건 해고와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4, 6, 7, 9, 11, 14, 16, 18호증, 을가 제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징계사유에 관한 주장
참가인은 E에게 이 사건 보고서에 기재된 것과 같은 인격적인 비하 발언, 기간제 근로자로서의 불안정한 지위에 대한 언급 및 휴가 배제와 같은 업무상 불이익 부여, 관계적 우위에 기반하여 업무능력이나 특정 신체부위 등에 관한 언어적 조롱을 함으로써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다. 이는 이 사건 대학의 직원취업규칙 제54조 제1항 제5호, 제7호를 위반한 행위로써 직원인사규정 제76조 제1호, 제6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1주일에 약 2~3회, 13:00~15:00경 책상이나 응접용 테이블에 엎드려 잠을 잔 사실이 있고 참가인도 감사실 조사과정에서 이를 인정하였다. 이러한 행위는 이 사건 대학의 직원인사규정 제76조 제1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징계양정에 관한 주장
참가인은 업무상 우위를 이용하여 기간제 근로자로서 상대적 약자인 E에게 약 5개월에 걸쳐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하였는바, 그 발언의 내용, 괴롭힘의 동기 등에 비추어 그 비위행위의 정도가 심각하고 중대한 점, 근로기준법 및 이 사건 대학의 취업규칙은 이러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참가인도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던 점, 참가인의 괴롭힘 행위가 이 사건 대학의 직원취업규칙 제54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한 행위유형 중 가장 가벼운 유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점, 참가인에게 진지한 반성이나 개전의 정을 찾아보기 어려운 점, 참가인은 이미 유사한 비위행위로 2차례 징계처분(감봉 3월 및 정직 3월)을 받은 전력이 있고 이러한 징계전력이 말소되었다고 하더라도 징계양정에 고려되어야 하는 점, 참가인은 징계위원회에서 자신의 잘못에 대해 거짓으로 해명한 점, 학교 내 건전한 질서 유지 및 잠재적 피해자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에게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 있는 사유가 인정되므로 이 사건 해고의 양정은 적정하다.
판단
징계사유에 관한 판단
징계사유의 특정
이 사건 징계의결서에는 이 사건 해고의 이유가 된 징계사유가 명확하게 특정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이 사건 해고의 이유가 된 징계사유가 이 사건 보고서에 기재된 '12가지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이하 '제1징계사유'라 한다)'와 '근무태만 행위(이하 '제2징계사유'라 한다)'인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제1, 2징계사유를 이 사건 해고사유로 특정하기로 한다(이 사건 징계의결서에도 '이 사건 보고서를 검토한 뒤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였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는 점, 이 사건 대학의 재심판정문에도 징계사유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 및 '근무태만 행위'로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제1, 2징계사유가 이 사건 해고사유임이 확인된다).
제1징계사유에 대한 판단
참가인이 E에게 이 사건 보고서에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기재되어 있는 각 언행을 한 사실 자체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9호증, 제10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된다. 참가인의 E에 대한 이와 같은 언행이 이 사건 대학의 직원인사규정 제76조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갑 제2호증의 1, 2, 제3호증의 1, 2, 제9호증, 제10호증의 1, 2, 제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의 E에 대한 위와 같은 언행은 이 사건 대학의 직원인 사규정 제76조 제1, 6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2019. 7. 1.부터 시행된 이 사건 대학의 직원취업규칙 제53조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교직원이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직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54조에서는 금지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유형을 열거하고 있다.
참가인과 E은 2019. 4. 1.부터 이 사건 대학의 융합연구원 행정실에서 함께 근무하였는데, 당시 참가인은 교무․시설 업무를, E은 예산․회계․서무 업무를 각 담당하고 있었고, 공식적으로 참가인이 E의 업무를 지도․감독하는 위치에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참가인은 이 사건 대학의 정규직 직원으로서 약 12년 동안 이 사건 대학에서 근무해온 점, 이에 비하여 E은 이 사건 대학에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되어 이 사건 당시 근무기간이 약 2년에 불과하였던 점, 참가인의 나이가 E보다 6살 많았던 점, 참가인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E을 '부하직원'이라고 수차례 언급하였고 문제가 된 언행들이 E에게 '업무를 지시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것이라고 진술하였던 점, E 역시 감사실 조사과정에서 '참가인이 제 법인카드도 회수해갔고, 행정, 회계 모두 참가인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참가인을 지위 및 관계에서 제 상급자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E에 대하여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에 있어 우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보고서에 의해 확인된 참가인의 E에 대한 언행은, E의 업무능력을 비하하거나 E의 나이와 기간제 근로자로서의 신분을 지적한 것, 정규직 전환절차에서 E에게 불이익한 의견을 제출할 것처럼 이야기하여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압박한 것, 외모를 비하하거나 밥 먹는 속도 등을 지적하고 '모태 솔로지?', '눈이 낮잖아' 등의 인격모독성 발언을 한 것 등이다. 참가인의 이러한 언행은 통상적으로 업무상 관계에서 수용될 수 있는 적정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서, E은 참가인의 이러한 언행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참가인의 위와 같은 언행은 E에 대한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상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E에게 정신적 고통을 준 것으로서 이 사건 대학의 직원취업규칙 제53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또한 이 사건 대학의 직원인사규정 제43조는 '직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직원으로서 품위와 신의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하여 품위유지의무에 대해 정하고 있는바, 참가인의 위와 같은 언행은 이 사건 대학의 근무환경에 대한 일반인들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품위유지의무위반에도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보고서에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기재된 참가인의 E에 대한 12가지 언행이 발생된 시점이 명확하지는 않으나,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의 위와 같은 언행 중 이 사건 대학의 직원취업규칙 제53, 54조가 시행된 2019. 7. 1. 이후에 발생된 부분은 위 각 직원취업규칙 조항을 위반한 행위로서 이 사건 대학의 직원인사규정 제76조 제1, 6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2019. 7. 1. 전에 발생된 부분은 품위유지의무를 위반한 행위로서 직원인사규정 제76조 제6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각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제2징계사유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보고서에는 제2징계사유에 관하여 '참가인이 주당 2~3일, 오후시간(1~3시 사이)에 30분~1시간씩 책상 또는 응접용 테이블에 엎드려서 잠을 잔 사실이 인정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앞서 인정한 사실들에 갑 제2호증의 1, 2, 제3호증의 1, 2, 제10호증의 1, 2, 제21, 24호증, 을가 제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은 감사실 조사 당시 '참가인이 5일 중 2~3일 정도 사무실에서 잠을 잡니다. 오후 1~3시 사이에 본인의 책상이나 응대용 테이블에 엎드려서 30분~1시간 정도 잠을 잡니다'라고 진술하였던 점, ② 감사실 조사 당시 작성된 참가인에 대한 문답서에는 '일주일(5일)에 2~3일 정도, 오후 1~3시 사이에 책상이나 응대용 테이블에 엎드려서 매번 30분~1시간 정도씩 잠을 잔 사실을 인정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참가인이 '인정합니다. 제가 아기가 어려서 밤에 케어하느라 수면이 부족하여 그렇게 하였습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③ 참가인은 징계위원회 당시부터 위 문답서에 기재된 답변에 대해 '질의 당시 낮잠을 잔 횟수, 시간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은 없었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으나, 2세가 안된 자녀를 돌보느라 간헐적으로 낮잠을 잔 사실은 인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대학의 융합연구원 행정실에서 근무할 당시 근무시간에 낮잠을 잔 사실 자체는 충분히 인정된다고 할 것이고, 이는 이 사건 대학의 직원인사규정 제76조 제1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된다.
다만, 앞서 인정한 사실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25호증, 을가 제5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보고서에 기재된 근무태만 행위의 횟수 및 시간에 관한 사항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감사실 조사 당시 이루어진 E의 진술이 유일한 점, ② 그런데 E은 참가인의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제보한 피해자로서 참가인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어 E이 참가인의 근무태만 행위를 과장하여 진술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는 점, ③ 참가인은 징계위원회 당시부터 문답서에 기재된 것과 달리 근무태만과 관련하여 근무시간 중 잠을 잔 횟수, 시간 등에 대한 감사실의 구체적인 질문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해오고 있는 점, ④ E의 문답서 외에 참가인이 근무시간 중 잠을 잔 횟수, 시간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는 제출되지 않은 점, ⑤ 참가인이 주당 2~3일, 30분~1시간씩 근무시간 중 잠을 잤다면 참가인과 함께 근무하는 다른 직원들에 의해 이의제기가 있었거나 혹은 업무상 문제가 발생하였을 것인데 이러한 정황을 찾아볼 수 없는 점, ⑥ 이 사건 대학의 융합연구원 행정실에 인접해있는 연구실에서 근무한 F 교수는 참가인에 대한 징계절차에서 참가인의 근무태도 및 업무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점, ⑦ 만약 참가인이 이 사건 보고서 기재와 같이 수시로 근무시간 중 잠을 잤다면 F 교수가 참가인에 대해 이처럼 긍정적인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F 교수는 2021. 5. 10.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사안인 것을 알았다면 위와 같은 의견서를 제출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제출하였으나, 이는 위 의견서 작성의 동기에 관한 것으로 이와 같은 진술서의 내용에도 불구하고 위 의견서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되어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대학의 재심절차에서도 F 교수의 의견서 내용 자체는 왜곡된 바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등에 비추어 보면, E이 감사실 조사 당시 한 진술만으로는 이 사건 보고서에 기재된 것과 같이 참가인이 '주당 2~3일, 오후시간(1~3시 사이)에 30분~1시간씩' 근무시간 중 잠을 잤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구체적으로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점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며,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인데,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11. 25. 선고 2005두9019 판결 등 참조).
특히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대학의 직원취업규칙 제76조는, '견책 3회, 감봉이나 정직 2회의 징계처분 또는 이에 준하는 제재를 받고도 개전의 정이 없는 때(제2호, 이하 '제2호 사유'라 한다), '제74조 및 제75조에 규정된 징계사유의 정도가 극히 심한 때(제3호, 이하 '제3호 사유'라 한다)'를 파면․해임의 사유로 정하고 있는바, 앞서 인정된 징계사유가 직원취업규칙 제76조에서 정한 파면․해임의 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이 사건 대학의 직원취업규칙 제76조 제1호는 이 사건과 관련이 없으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제2호 사유 해당 여부
갑 제6호증, 제19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참가인은 2009. 9. 1. '본인의 업무를 근로장학생에게 시키거나, 업무처리시 동료 및 상사에 대하여 언성을 높이는 등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고 복무질서를 문란하게 하였으며, 같은 부서에서 직원의 업무를 보조하는 근로장학생에게 상대방이 불쾌감을 가질 수 있는 언행, 동료 및 상사에 대한 험담, 급여사항 발설 등 적절하지 못한 언행을 하여 직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사유로 '감봉 3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 ② 또한 참가인은 2010. 1. 22. '노트북 대여 관련 업무를 수행하던 중 개인적 용도의 물품구입을 위하여 인터넷을 사용하고 메신저를 통한 채팅을 하였으며, 업무용 전화기를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등 직무를 태만히 하고 직원으로서의 품위와 신의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였다'는 사유로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 ③ 위 각 징계전력에 대한 징계기록이 2018. 3. 14. 말소된 사실이 각 인정된다.
이처럼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 전에 이미 감봉 1회, 정직 1회의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으나 위 각 징계전력에 대한 징계기록이 2018. 3. 14.경 이미 말소되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위 각 징계전력을 직원취업규칙 제76조 제2호에서 정한 해임사유로 고려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대학의 직원인사규정 제87조는 징계기록의 말소에 대하여 정하고 있으나, 징계기록의 말소로 인해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 자체가 소멸되는 것은 아닌 점, ② 이 사건 대학의 직원인사규정, 직원취업규칙 등 내부규정에서 징계기록이 말소되면 이를 징계절차에서 양정사유로 고려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규정은 찾아볼 수 없는 점, ③ 이 사건 대학의 직원인사규정은 용어의 정의를 국가공무원법령 등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는데(제4조 제1항), 국가공무원 복무․징계관련 예규에서는 비위 횟수에 따라 징계양정이 가중되는 경우 징계기록이 말소된 경우에도 이를 참작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직원인사규정의 해석에도 위 예규의 내용을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의 각 징계전력이 이 사건 해고 당시 이미 말소된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직원취업규칙 제76조 제2호에서 정한 해임사유로 고려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런데 직원취업규칙 제76조 제2호는 징계전력 외에도 '개전의 정이 없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으므로, 참가인의 말소된 징계전력을 해임사유로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에게 개전의 정이 없다고 인정되어야 위 조항에 따라 해임처분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의 각 징계전력은 업무와 관련하여 동료 및 상사에 대해 부적절한 언행을 하였다는 것과 인터넷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여 근무를 태만히 하였다는 것 등을 징계사유로 삼고 있는바, 위 각 징계전력의 징계사유와 이 사건 해고의 사유는 서로 유사한 면이 있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8호증, 을가 제6호증의 1 내지 3, 제7호증, 을나 제8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에게 개전의 정이 없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참가인의 각 징계전력은 이 사건 해고로부터 약 10년 전에 발생된 것으로, 참가인이 위 각 징계전력에 해당하는 징계처분을 받은 뒤 이 사건 해고에 이를 때까지 유사한 비위행위로 인해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은 없다.
참가인은 2016. 1. 1.부터 2018. 7. 1.까지 이 사건 대학의 이과대학 행정실에서 근무하였는데, 당시 이과대학장은 2016. 8. 9. 참가인의 업무처리 미숙, 여직 원과의 불화 등을 이유로 하여 이 사건 대학 측에 참가인의 전보를 요청하였다. 그런데 당시 이과대학장이 참가인의 전보를 요청한 사유에 대해 구체적인 조사가 실시된 바 없고 어떠한 징계처분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이과대학장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전보요청서의 기재만으로 참가인이 당시 종전 징계전력 혹은 이 사건 해고 사유와 유사한 비위행위를 저질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참가인은 감사실 조사 당시부터 징계위원회에 이르기까지 E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 및 근무태만 행위를 대체로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이 사건 해고에 대한 초심판정 및 이 사건 재심판정 절차에서도 이 사건 해고의 부당성을 다투기는 하였으나, 기본적으로 자신의 잘못 자체는 인정하는 입장을 취했다.
참가인은 E이 피해사실을 제보한 이후 3차례에 걸쳐 직접 사과문을 작성하여 피해자에게 전달하는 등 E으로부터 용서받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E이 참가인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참가인에게 개전의 정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리고 제2징계사유는 참가인이 2세가 안된 어린 자녀를 육아하던 중 발생된 것으로서 이에 참작할 사정이 있고, 참가인이 앞으로도 그러한 근무태만 행위를 반복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제3호 사유 해당여부
이 사건 대학의 직원취업규칙 제74조는 '학교의 제 규정․규칙을 위반하거나 직원의 본분에 위배되는 때(제2호)', '직무를 태만히 하여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학교에 손해를 끼친 때(제4호)',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직원으로서의 품위와 신의를 손상시킨 때(제5호)'를 견책․감봉의 사유로 정하고 있고, 제76조 제3호는 제74조에서 정한 징계사유의 정도가 '극히 심한 때'에는 해임처분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앞서 인정된 참가인의 비위행위들은 앞서 본 직원취업규칙 제74조 제2, 4, 5호에 각 해당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를 사유로 하여 참가인을 해임하기 위해서는 각 비위행위의 정도가 '극히 심한 때'에 해당하여야 하는바, 앞서 인정한 사실들 및 앞서 든 증거들에 을가 제7, 8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의 비위행위의 정도가 해임사유에 이를 정도로 '극히 심한 때'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제1징계사유와 관련된 참가인의 E에 대한 언행들 중 상당 부분은 E의 업무를 사실상 지도․감독하던 참가인이 E의 업무처리에 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발생된 것으로 보이는 점, 참가인은 E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사적인 문제들을 지적하는 등 업무와 무관한 부적절한 발언도 하였으나 그 발언의 내용 등에 비추어 욕설이나 폭언의 정도에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이 사건 대학의 직원취업규칙 제54조 제1항은 폭행․협박․반복적인 욕설이나 폭언․명예훼손․심부름 등 사적인 용무 지시 등 금지되는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유형을 열거하고 있는바 원고의 E에 대한 언행은 위 조항에서 열거하고 있는 여러 유형들 중 상대적으로 가벼운 유형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제1징계사유와 관련된 원고의 E에 대한 비위행위의 정도가 해임사유에 이를 정도로 '극히 심한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제2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근무시간 중 잠을 자 근무를 태만히 한 사실 자체는 인정된다. 그러나 참가인이 2세가 안된 어린 자녀를 양육하고 있어 수면부족으로 인해 이와 같은 비위행위에 이르게 되었던 것으로 보여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제2징계사유는 참가인이 '주당 2~3일, 오후시간(1~3시 사이)에 30분~1시간씩' 근무시간 중 잠을 잤다는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근무시간 중 잠을 잔 횟수 및 시간에 대해서는 이 사건 보고서의 기재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 참가인의 근무태만 행위로 인해 이 사건 대학의 업무에 지장이 초래되었다거나 손해가 발생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제출되지 않은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제2징계사유와 관련된 참가인의 비위행위 역시 해임사유에 이를 정도라고 볼 수 없다.
참가인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제2징계사유와 관련된 근무태만 행위의 횟수 및 시간 등을 다투는 과정에서 문답서의 내용을 확인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징계위원들은 참가인의 위와 같은 진술이 거짓 소명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를 참가인에게 불리한 양정사유로 삼았다. 그러나 참가인의 위와 같은 진술은 제2징계사유를 다투기 위한 방어권 행사의 일환이라고 판단되고, 참가인이 문답서를 확인할 충분한 시간을 부여받았음을 뒷받침하는 어떠한 증거도 제출된 바 없으므로, 참가인이 문답서를 확인할 시간이 충분했는지 여부에 관한 징계위원들의 판단과 참가인의 진술이 상충된다는 사정을 참가인에게 불리한 양정사유로 삼는 것은 참가인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것이어서 부당하다.
또한 징계위원들은 참가인이 '7, 8월 휴가 사용일수', '각 징계전력의 사유' 등에 대한 징계위원들의 질의에 거짓으로 답변해 징계위원들을 기망하고자 하였다고 판단하여 이 역시 불리한 양정사유로 삼았다. 그러나 참가인의 휴가 사용일수, 징계전력 사유 등은 모두 객관적 자료를 통해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항들이므로, 참가인이 이처럼 즉시 확인 가능한 사항들에 대해 징계위원들을 기망하고자 거짓으로 답변하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징계위원들의 질의에 기억에 의존하여 답변하던 중 객관적 사실과 다른 내용의 답변을 하게 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징계위원들은 참가인이 F 교수에게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내용의 의견서를 작성받아 제출한 행위도 징계위원들을 기망할 의도가 있는 행위라고 보아 이를 참가인에게 불리한 양정사유로 삼았다. 비록 F 교수가 참가인의 비위행위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지한 상태에서 참가인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해준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F 교수가 작성한 의견서의 내용 자체에 어떠한 왜곡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으므로, 참가인이 F 교수의 의견서를 징계위원회에 제출한 것을 불리한 양정사유로 삼을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대학의 순환 전보 기간이 통상적으로 3~4년인데 참가인의 1개 부서 평균 근무기간이 약 11.4개월에 불과한 점, 참가인이 근무한 부서들에서 참가인에 대한 전보 요청이 있었던 점, 재직기간 동안 인사고과 점수가 193명 중 191위에 해당하는 점, 이 사건 해고 사유와 유사한 사유로 2차례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가 정당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2차례의 징계처분을 받은 뒤 약 10년간 아무런 징계처분도 받지 아니한 점, 참가인의 불성실한 근무태도 등으로 인해 참가인에 대해 잦은 전보가 이루어졌다고 볼 객관적 자료는 제출되지 않은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F 교수는 참가인의 업무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하였고 다른 동료 직원들도 참가인이 성실하게 근무해왔다며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종전 근무태도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재량권 일탈․남용
결국 제1, 2징계사유에 관한 참가인의 비위행위는 이 사건 대학의 직원취업규칙에서 해임사유로 정하고 있는 제2, 3호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참가인이 어린 자녀를 양육하고 있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참가인에게 마지막으로 이 사건 대학에서 성실하게 근무할 기회를 부여할 필요성이 있다는 사정까지 더하여 보면, 제1, 2징계사유에 관한 참가인의 비위행위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사유가 인정되기는 하나 징계양정이 과중하므로 부당하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