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국립대학교인 C대학교의 D대학 스포츠과학과 시간강사로서, 2011년 2학기부터 2019년 1학기까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7조에 근거한 시간강사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매주 일정 시간의 강의를 담당하였다(2019년 2학기 이후의 강의에 관하여는 2012. 1. 26. 법률 제11212호로 개정되어 2019. 8. 1. 시행된 고등교육법 제14조의2 제1항에 따라 2019. 9. 1.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강사임용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가 2015년 2학기부터 2018년 1학기까지 C대학교 총장과 매학기 체결한 시간강사 위촉계약(이하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 한다)에서는, 강사료는 월별 기준 강의시수에 의하여 지급하고(제1조 제6항), 그 기준이 되는 강사료의 단가를 전업 시간강사와 비전업 시간강사로 구분하여 차등지급하도록 정하고 있었다(제1조 제5항).
원고는 2015. 7. 1.부터 2019. 7. 1.까지 C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원으로 근무하였는데, 같은 기간 C대학교로부터 전업 시간강사의 기준에 의하여 강사료를 지급받았다.
C대학교 D대학팀장은 2019. 9. 2. 원고에게 2015년 2학기부터 2018년 1학기까지 지급된 전업 시간강사료 중 비전업 시간강사료와의 차액 합계 29,487,000원과 36개월 동안 반환 처리할 경우의 매월 반환예정액(첫 달 822,000원, 나머지 35개월 각 819,000원) 등에 대한 확인 메일을 전송하였고, 피고는 C대학교 사무국장 및 교무처장에게, 2019. 9. 3. ‘2015년 2학기부터 2018년 1학기까지 원고에게 지급된 전업 시간강사료 중 비전업 시간강사료와의 차액 29,487,000원을 36개월(2019. 9. 1. ∼ 2022. 8. 31.) 동안 급여에서 반환 처리하고자 하니 급여지급 시 반영하여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발송하였으며(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2019. 9. 23. 그 반환기간을 36개월에서 방학기간을 제외한 36회(2019. 9. 1. ∼ 2023. 12. 30.)로 변경하여 달라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6,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통보는 원고에게 지급한 급여 중 오지급한 급여를 환수하는 조치로서 원고의 권리의무에 영향력을 미치는 행위이므로 처분에 해당하고, 시간강사를 전업과 비전업으로 구분하여 시간당 강의료를 차등지급하는 것은 헌법 제11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6조,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 등에 위반되어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으므로 그 무효확인을 구한다.
피고의 본안 전 항변 요지
피고는 C대학교의 내부 조직 또는 내부 기관의 관리자에 불과하여 외부적으로 C대학교의 의사를 나타내는 기관이 아니므로 항고소송의 피고적격이 없다.
이 사건 통보는 그 수신자인 C대학교 사무국장, 교무처장에 대한 것으로, C대학교의 내부 기관 사이에 이루어진 업무연락 내지 협조 요청에 불과하고 원고를 상대로 한 구체적인 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적격 유무에 대하여
무효확인소송은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처분 등을 행한 행정청을 피고로 한다(행정소송법 제13조 제1항, 제38조 제1항). 여기서 ‘행정청’이라 함은 국가 또는 공공단체의 기관으로서 국가나 공공단체의 의견을 결정하여 외부에 표시할 수 있는 권한, 즉 처분 권한을 가진 기관을 말한다(대법원 2019. 4. 3. 선고 2017두52764 판결 등 참조).
고등교육법 제14조 제1항, 제15조 제1항은 학교의 장인 총장 또는 학장이 교무를 총괄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C대학교 학칙(이하 ‘학칙’이라고만 한다) 제3조 제1항에서도 총장이 교무를 총괄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학칙 제12조는 단과대학에 학장을 두도록 하면서(제1항), 학장은 총장의 명을 받아 해당 단과대학의 교무를 총괄한다(제2항)고 정하고 있다. 위 관계 규정의 내용과 체계 및 그 대상인 ‘교무’ 업무의 포괄성 등에 비추어 볼 때, 학칙 제12조 제2항은 단과대학의 교무 업무에 관한 포괄적인 위임 규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C대학교 총장으로부터 D대학의 교무에 관한 업무권한을 위임받아 그 명의로 행할 수 있는 행정청의 지위에 있다.
나아가 내부위임이나 대리권을 수여받은 데 불과하여 원행정청 명의나 대리관계를 밝히지 아니하고는 그의 명의로 처분 등을 할 권한이 없는 행정청이 권한 없이 그의 명의로 한 처분에 대하여도 처분명의자인 행정청이 피고가 되어야 하는바(대법원 1995. 12. 22. 선고 95누14688 판결 등 참조), 만일 위 인정과 달리 피고가 총장으로부터 D대학의 교무 업무에 관한 내부위임이나 대리권을 수여받은 데 불과하다고 보더라도, 대리관계를 밝히지 아니하고 자신의 명의로 이 사건 통보를 한 이상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에 있어 피고적격을 갖는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통보의 처분성 여부에 대하여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란 행정청이 행하는 구체적 사실에 관한 법집행으로서의 공권력의 행사 또는 그 거부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을 말한다(행정소송법 제2조 제1항 제1호). 한편 행정처분은 주체·내용·절차와 형식이라는 내부적 성립요건과 외부에 대한 표시라는 외부적 성립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 존재한다. 행정처분의 외부적 성립은 행정의사가 외부에 표시되어 행정청이 자유롭게 취소·철회할 수 없는 구속을 받게 되는 시점, 그리고 상대방이 쟁송을 제기하여 다툴 수 있는 기간의 시점을 정하는 의미를 가지므로, 어떠한 처분의 외부적 성립 여부는 행정청에 의하여 당해 처분에 관한 행정의사가 법령 등에서 정하는 공식적인 방법으로 외부에 표시되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7. 11. 선고 2016두35120 판결, 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6두6089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통보는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종래 대학의 시간강사는 총장 등에 의하여 위촉되어 학교 측이 개설한 교과목의 강의를 담당하면서 그에 수반되는 학사관리업무를 수행하고, 그와 같은 업무수행의 대가로 시간당 일정액에 실제 강의시간 수를 곱한 금액(강사료)을 보수로 지급받았다. 시간강사는 이와 같이 학교의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등교육법상 교원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였다(다만, 2012. 1. 26. 법률 제11212호로 개정되어 2019. 8. 1. 시행된 고등교육법 제14조, 제14조의2의 각 규정에 의하면, 강사는 학교의 교원으로서 계약으로 임용하며, 임용기간은 1년 이상으로 하여야 한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대학의 시간강사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취하여 왔다(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5두13018, 13025 판결 참조).
원고는 C대학교를 대표하는 총장과 사이에 전업·비전업 여부에 따라 강사료에 차등을 두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리고 원고가 주장하는 위법은 근로계약의 성격을 갖는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정한 강사료의 차등지급 조항에 존재하는 것이다. 반면, 이 사건 통보는 위 차등지급 조항에 근거하여 원고에게 초과 지급된 강사료의 액수와 반환기간, 방법 등을 담당 부서인 C대학교의 사무국과 교무처에 알린 것으로 원고에게 발송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C대학교의 내부 기관 사이에 이루어진 업무연락 내지 협조 요청에 불과하다 할 것이고, 피고가 이 사건 통보를 통해 원고의 2015년 2학기부터 2018년 1학기까지의 초과 지급 강사료를 환수한다는 행정청의 의사를 외부에 표시하였다고 할 수 없으며, 원고가 이 사건 통보 이전에 D대학팀장으로부터 이 사건 통보에 기재된 것과 같은 반환액수와 매월 반환예정액 등에 대해 확인 메일을 받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통보가 외부에 대하여 직접적·법적 효과를 갖는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에 대해 원고는, 국립대학교 총장이 강사료를 차등지급하는 근로계약에 따라 비전업 시간강사에 대하여 한 강사료 차액 반환통보 및 감액지급이 위법하다고 본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에 비추어 이 사건 통보를 원고에게 직접 영향력이 미치는 법적 행위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대법원 판결은 국립대학교 총장이 직접 비전업 시간강사에 대하여 강사료 차액 반환을 통보하고 전업 시간강사료보다 감액한 비전업 시간강사료를 지급한 사안에서 그 차액 반환통보와 감액 지급을 처분으로 보아 위법하다고 판시한 것으로, 위 대법원 판결에서 판시한 법리에 따라 이 사건 위촉계약 중 강사료 차등지급 조항을 무효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이 사건 통보가 원고에 대한 강사료 차액 반환통보가 아닌 이상 그 처분성 여부에 대해 사안을 달리하는 위 대법원 판결을 원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존재하지 않는 행정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민(재판장) 임윤한 이소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