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서울 은평구 소재 A초등학교, C유치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피고는 2020. 7. 31. 원고에게 2020. 7. 31.자로 다음과 같은 내용의 폐쇄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한편 원고의 이사장인 D은 A초등학교를 폐교하면서 폐교인가를 받지 않았다는 초ㆍ중등교육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되어 2020. 1. 9.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위 사건은 현재 상고심 계속 중이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18고단4455,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노62, 대법원 2021도13799).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처분사유 부존재
원고는 A초등학교의 재정악화를 타개하려고 노력하던 중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 담당자의 폐교인가를 신청하라는 조언에 따라 폐교인가를 신청하였으나,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에서는 이를 반려하였다. 이후 학교 구성원들의 동요가 있었으나, 원고는 학교 정상화를 위하여 노력하였고 2018. 2. 26. 2018년도 학사일정안, 2018학년도 담임 배정표 등을 제출한바 있다. 오히려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이 사실상의 폐교상태를 만들었다. 이처럼 원고는 무단폐교를 한 사실이 없다.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은 A초등학교 학교운영 정상화 이행촉구라는 시정명령을 발령한 뒤 그 이행을 촉구하는 계고를 두 차례하였을 뿐이고, 시정명령을 단기간에 쉽게 이행할 수 없는 것이며, 피고의 하부기관인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에는 시정명령을 자신의 이름으로 할 권한이 없으므로, 이를 두고 관할청의 명령을 여러 번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원고가 3개월 이상 수업을 하지 못한 것은 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전학을 완료하여 더 이상 재학생이 남아 있지 않았고, 이에 따라 수업을 하지 못한 일시적인 결과일 뿐이다.
피고는 애초 원고의 폐교인가 신청을 반려하고 학사운영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전제로 학교운영 정상화 이행촉구의 시정명령을 하였음에도 학생과 교직원이 없다는 결과만으로 A초등학교가 교육기관으로서의 본래의 임무를 적정하게 수행할 수 없는 경우인지에 대하여 구체적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A초등학교의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
재량권의 일탈, 남용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은 학교 유지, 정상화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폐교인가 신청을 반려하였다. 그런데도 피고는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과 학교유지라는 행정목적과 배치되는 폐쇄명령을 하였는바 그 자체로 모순되는 행정행위이다. 또한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기 위한 목적이 불분명하고, 최후의 수단인 학교폐쇄를 명한 것으로 비례원칙에 위반된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원고는 2017. 12. 8. 2017년 제2차 이사회를 개최하여 A초등학교 폐교를 의결하고, 2017. 12. 28.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에 A초등학교에 대한 학교폐교인가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원고가 2017. 12. 28. A초등학교의 폐교인가 신청을 할 무렵 A초등학교는 6개 학년 12학급 규모로 총정원 360명 중 235명의 학생이 재학 중 이었다. 또한 교원은 14명, 직원은 5명이 재직 중이었다.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은 2018. 1. 11. 학교폐교인가 신청을 반려하였다.
원고는 2018. 1. 12. 위 폐교인가 신청 반려를 받은 후 2018. 1. 17.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에 재정지원 등을 요구하는 건의를 하였다.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은 2018. 1. 23. 원고와 협의회를 개최하였는데, A초등학교 폐교논의는 중단하고 2018학년도 3월 신학기 학교 정상운영을 위하여 노력하되, 학교 측 재정결손액에 대한 수익용 기본재산 충당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하였다.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은 2018. 2. 23.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A초등학교 학교운영 정상화 이행촉구를 하였다.
원고는 2018. 2. 26.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변하였다.
A초등학교장은 2018. 2. 26.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에 다음과 같은 ‘2018학년도 A초등학교 교육과정 정상 운영을 위한 협조 요청(담임배정표 제출)’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제출하였다. 위 문서에는 2018년도 A초등학교 교육과정 운영 계획안, 2018학년도 시간표, 2018학년도 학년별 시수안, 2018학년도 학사일정안, 2018학년도 업무분장 안, 2018학년도 담임 배정표 안이 첨부되어 있다.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은 2018. 2. 27.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A초등학교 학교운영 정상화 이행 재촉구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B은 2018. 2. 27. 다음과 같이 ‘A초등학교 학교운영 정상화 이행재촉구에 대한 답변’을 하였다.
A초등학교장 직무대리는 2018. 2. 27. A초등학교 학부모들에게 다음과 같이 ‘2018학년도 학사 운영 안내’를 하였는데, 이에 관하여 A초등학교의 학부모들과 협의된 바는 없었다.
A초등학교는 2018. 3. 2. 2018학년도 1학기가 시작되었으나 담임교사 배정이 되어 있지 않고 행정실 직원이 전무하는 등 개학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고, 그날 A초등학교에 등교한 학생은 3명에 불과하였다.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은 2018. 3. 5. 원고에게 다음과 같이 A초등학교 학교운영 정상화 재촉구를 하였다.
원고는 2018. 3. 5. 다음과 같이 ‘A초등학교 학교운영 정상화 재촉구에 대한 답변(2)’을 하였다.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에서 2018. 3. 7. 개최된 A초등학교 학교 운영 관련 협의회에서 서울특별시교육감 정책보좌관 L 등 교육청 관계자들과 A초등학교 학부모들은 잔류학생 전원을 전학시키기로 결정하였는데, 이 협의회에 원고 측 인사는 참석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8. 3. 8. 2018년 제2차 이사회를 개최하여 6개 학년 12학급으로 구성된 학급과 학년 폐지의 건을 의결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9, 10, 12, 19, 23, 24, 28, 33, 50, 52, 56, 57, 61, 62, 67호증,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초ㆍ중등교육법의 규정
초ㆍ중등교육법 제65조 제1항은 “관할청은 학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학교의 폐쇄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각 호에서는 학교의 장 또는 설립자ㆍ경영자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제1호), 학교의 장 또는 설립자ㆍ경영자가 이 법 또는 그 밖의 교육 관계 법령에 따른 관할청의 명령을 여러 번 위반한 경우(제2호), 휴업 및 휴교 기간을 제외하고 계속하여 3개월 이상 수업을 하지 아니한 경우(제3호)를 규정하고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처분 사유로 초ㆍ중등교육법 제65조 각 호의 사유를 모두 제시한 것으로 보이므로, 아래에서는 각 처분사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무단폐교 여부
초ㆍ중등교육법 제4조 제3항은 “사립학교를 설립ㆍ경영하는 자가 학교를 폐교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사항을 변경하려면 교육감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위 인정사실 및 갑 제30, 31, 32, 38, 40, 47호증,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으로부터 폐교인가 신청반려 처분을 받은 이후 학교 정상화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아니하고, 그로 인하여 A초등학교가 사실상 폐교 상태에 이른 것으로 보이므로 초ㆍ중등교육법 제65조 제1항 제1호의 학교의 장 또는 설립자ㆍ경영자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는 폐교인가 신청반려 처분을 받고 폐교논의를 중단하기로 협의한 이후에 교직원들을 해고하고, 전년도나 서울시내 다른 사립초등학교 대비 교납금을 크게 증액하여 학부모들의 반발을 초래하였다.
폐교인가 신청 과정에서 A초등학교의 재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동요하여 전학 신청을 하였는데, 학교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전학의사 철회를 독려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A초등학교 교사는 2018. 1. 25. 학부모들에게 “1. 23. 이후 취소자는 전출 취소가 불가하다는 이사장님의 결정을 전달 드립니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2018. 2. 13. 보낸 가정통신문에는 잔류희망 학생이 34명에 불과하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반면, 원고가 학생들의 전학의사 철회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정이 보이지 아니한다.
A초등학교는 2018. 2. 26. 2018년도 학사일정안, 2018학년도 담임 배정표 등을 제출한바 있다. 그러나 2018. 3. 2. 개학한 이후에 실제로 담임교사 배정이 되지 않았고, 행정실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아 학사행정 역시 중단된 상태였으며, 위 개학 당일 재학생 중 3명이 등교하였다.
원고는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이나 피고 소속 담당자가 원고에게 폐교를 권유하였다거나 폐교를 전제로 기부채납을 권유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담당공무원들은 폐교절차와 관련 법령을 안내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에서는 명시적으로 원고의 폐교인가 신청을 반려하였다.
원고 이사장은 학교를 폐교하면서 폐교인가를 받지 않았다는 초ㆍ중등교육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되어 제1심 및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시정요구 불이행 여부
초ㆍ중등교육법 제6조는 “국립학교는 교육부장관의 지도ㆍ감독을 받으며, 공립ㆍ사립 학교는 교육감의 지도ㆍ감독을 받는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제63조 제1항은 “관할청은 학교가 시설ㆍ설비ㆍ수업ㆍ학사(學事) 및 그 밖의 사항에 관하여 교육 관계 법령 또는 이에 따른 명령이나 학칙을 위반한 경우에는 학교의 설립자ㆍ경영자 또는 학교의 장에게 기간을 정하여 그 시정이나 변경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위 규정에 따르면 사립초등학교는 초ㆍ중등교육법 제6조에 따라 교육감인 피고가 관할청이 되므로, 피고가 초ㆍ중등교육법 제63조 제1항에 따라 시정명령을 할 수 있다.
피고는 조례에 따라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시정명령을 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한다. 구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2021. 3. 23. 법률 제1795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제1항 “교육감은 조례 또는 교육규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무의 일부를 보조기관, 소속교육기관 또는 하급교육행정기관에 위임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구 서울특별시교육감 행정권한의 위임에 관한 조례(2019. 7. 11. 서울특별시조례 제7211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는 교육감의 권한을 교육장에게 위임하고 있는데, 위 법상의 시정명령을 할 권한이 명시되어 있지 아니하고, 피고가 근거라고 주장하는 공·사립의 초등학교·중학교·기술학교·공민학교·고등공민학교·유치원과 이에 준하는 각종학교 감사에 관한 사항(제10호), 사립의 초등학교·중학교·기술학교·공민학교·고등공민학교 및 유치원과 이에 준하는 각종학교의 교원 임면보고 수리 및 징계요구(제17호), 제17호 각급학교의 예산, 결산에 관한 사항(제21호), 제10호 각급학교의 운영·관리에 관한 지도·감독(제22호) 등의 규정은 감사나 징계요구, 지도 등을 할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보이고 시정명령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한다.
서울특별시 서부교육지원청의 정상화 이행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문은 학부모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정상화 노력을 할 것과 같은 추상적인 내용으로 구체적인 지시라고 보기 어렵고, 담임배정표 제출과 같은 지시에 대하여는 원고가 이를 준수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가 관할청의 세 차례에 걸친 시정명령을 불이행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초ㆍ중등교육법 제65조 제1항 제2호의 학교의 장 또는 설립자ㆍ경영자가 이 법 또는 그 밖의 교육 관계 법령에 따른 관할청의 명령을 여러 번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3개월 이상 수업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
A초등학교의 학생들과 교직원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2018. 3. 8. 이후 사실상 페교상태가 되었고, 현재 학교 수업이 진행되고 있지 아니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초ㆍ중등교육법 제65조 제1항 제3호의 휴업 및 휴교 기간을 제외하고 계속하여 3개월 이상 수업을 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한다.
정상적인 학사운영의 불가능 여부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한 경우”라는 것은 ‘교육 관련 사무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경우’로서, 현재도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해당 학교가 교육기관으로서의 본래의 임무를 적정하게 수행할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헌법재판소 2018. 12. 27. 선고 2016헌바217 결정 참조). 앞에서 본바와 같이, 원고가 관할청의 인가를 받지 아니하고 A초등학교를 폐교하려고 하였고 이로 인하여 A초등학교의 교직원과 재학생이 존재하지 않아 사실상 폐교상태가 되었으며, 학부모들과의 신뢰관계가 훼손되었다고 보인다. 따라서 A초등학교가 현재도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교육기관으로서의 본래의 임무를 적정하게 수행할 수 없다고 보이므로,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어렵다고 보인다.
재량권의 일탈, 남용 여부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이 비례원칙 등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최초 폐교인가 신청을 할 무렵에 A초등학교는 6개 학년 12학급 과 235명이 재학 중인 정상적인 학교였다.
폐교인가 신청과 폐교인가 신청반려 처분 후 원고와 학부모 사이의 신뢰관계가 크게 훼손되었고, 그 과정에서 원고의 책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학생과 교직원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학교 폐쇄명령을 한다고 하더라도 학생들의 교육을 받을 권리나 교직원들의 수업을 할 권리가 침해된다고 보기 어렵다.
A초등학교에서는 지금까지 학사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앞으로도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보이지 아니한다.
소결론
위와 같이 초ㆍ중등교육법 제65조 제1항 제1호, 제3호의 사유가 인정되고, 피고가 비례원칙 등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 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