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9. 4. 22. D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 기술서기관(일반임기제)으로 임용되어 이 사건 병원 진료1부 외과의사로 근무하였다.
2020. 2. 6.경 E '성희롱 성폭력 신고센터'에 원고에 관한 성희롱 등 비위사실이 신고되었고, 피고는 2020. 2. 17. 국가공무원법 제73조의3 제1항 제6호에 따라 원고를 직위해제하였다.
F청장은 2020. 3. 10. 원고에 대한 아래와 같은 각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가 국가공무원법 제56조의 성실의무 및 같은 법 제63조의 품위유지의무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국무총리 소속 중앙징계위원회(이하 '이 사건 징계위원회'라 한다)에 원고에 대한 '중징계'의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2020. 4. 17.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고 보아 원고에 대한 '해임'의 징계의결(이하 '이 사건 징계의결'이라 한다)을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 징계의결에 따라 2020. 4. 20. 원고를 '해임'에 처하는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위 해임 처분에 불복하여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이하 '소청심사위원회'라 한다)에 소청심사를 제기하였고, 소청심사위원회는 2020. 7. 23. '이 사건 각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나, 피고의 성희롱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였고, 피고가 원고의 부 적절한 행위가 있었던 사실을 사전에 일부 인지하였음에도 적절한 조치가 없었으며, 해임 처분으로 인해 임기만료(2020. 4. 22.)시 연장 계약이 불가능하여 공직에서 자연 배제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에 대한 당초의 해임 처분을 정직 3월로 감경하는 결정(이하 감경된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16호증, 을 제1 내지 60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징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동료 여의사가 흡연을 한다는 사실이 불편하여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하게 되었는바, 그 발언 자체로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1)피해자에 대하여 성희롱을 하려는 하는 의도나 동기가 없었다.
이 사건 제2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은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김치의 유산균에 대하여 발언을 한 것일 뿐, 김치를 여성의 특정 부위와 연계하여 발언을 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나아가 여성을 비하하거나 성적 굴욕감을 주려는 의도에서 발언을 한 것도 아니다.
원고가 이 사건 제3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나, 이는 동료의사인 참고인 B에게 귓속말로 한 것이지 2)피해자에 대하여 성희롱을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발언을 한 것이 아니었다.
이 사건 제4, 5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 역시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동료 의사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하여 농담을 한 것에 불과하고 3)피해자에 대한 성희롱의 의사를 가지고 발언을 한 것은 아니었다.
이 사건 제6 징계사유는 복강경 맹장 수술을 앞둔 환자의 배꼽 부위를 깨끗하게 세척하지 아니한 3)피해자를 질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일 뿐이므로, 위와 같은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할 수 없고, 3)피해자를 성희롱하려는 의도에서 발언한 것도 아니다.
이 사건 제8 징계사유 역시 신문 기사에서 본 내용을 농담으로 한 이야기일 뿐, 여성 간호사들을 성희롱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
이 사건 제7, 10 징계사유의 경우 4)피해자와 친근감을 나누기 위한 것이었을 뿐 성적인 의도가 있었다거나 굴욕감을 주려는 목적은 전혀 없었고, 4)피해자의 신체를 만짐으로써 신체적 성희롱을 한 사실 자체가 없으므로 이 사건 제9 징계사유 역시 인정할 수 없다.
징계양정의 부당성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은 원고가 농담처럼 이야기한 것들이 대부분일 뿐만 아니라 일부 발언들의 경우 피해 여성들을 직접적인 상대방으로 하여 발언을 한 것도 아닌 점, 원고가 다소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하였던 것일 뿐 악의적·반복적으로 피해 여성들을 성희롱할 의사로 이 사건 각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것도 아닌 점, 현재는 원고가 자신의 과거 언행에 대하여 깊이 반성하고 있고, 그간 원고가 이 사건 병원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여 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에는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ㆍ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인정되는 징계사유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이 사건 각 징계사유 중 제2, 3, 4, 5, 7, 9, 10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각 언동을 하였고, 이는 피해 여성들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위 각 징계사유 부분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제2 징계사유
을 제9, 19, 3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이 사건 병원 영양팀과의 회식 자리에서 이 사건 제2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되고, 이와 같은 발언은 여성과의 성관계를 김치의 맛에 비유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특히 '남의 집 김치맛'이라는 표현에는 다른 남자의 배우자와의 성관계를 김치의 맛으로 비유하는 뜻이 내재되어 있어, 이를 듣는 사람들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발언임이 명백하다.
원고의 위 발언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 역시 "너무 끔찍했고 소름이 돋았다. 어떻게 김치의 유산균을 여성의 유산균으로 확장해서 생각을 하는지 너무 의아했고, 김치 맛을 칭찬하면 안된다고 하는 것에 여성과의 성관계를 연상하게 하는 발언이라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 여자들 모두 '으아악' 식으로 기분 나쁘다는 표현을 했다"라고 진술하거나, "원고의 김치 발언이 여성의 질내에 있는 유산균을 빗대어 표현하는 것으로 느껴졌고, 발언 정황으로 보아 사람 몸 안의 장 내에 있는 유산균을 얘기하는 것은 전혀 아니었다. 원고의 말을 듣고 여성들이 경악하는 표정을 보았다"라고 진술하는 등 원고의 발언으로 인해 성적 굴욕감이나 수치심을 느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다.
이 사건 제3 징계사유
을 제2, 5, 2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동료 의사와 수술을 하던 도중 이 사건 제3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남성의 성기 부분을 희화하는 발언으로 그 자체로서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모멸감을 느끼도록 하기에 충분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수술을 집도하고 있는 동료 의사에게 귓속말로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동료 의사는 "원고가 제3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작은 목 소리로 말하는 사실을 들었다. 같이 수술을 하던 간호사가 원고의 말을 듣고 놀라 화가 난 듯이 항의를 하는 것을 들었다. 원고의 발언을 듣고 평소의 농담보다 더 심한 표현을하였다고 느꼈다"라고 진술한 점, 2)피해자 역시 "원고가 작은 목소리로 혼자 이야기를하였지만 너무 잘 들릴 정도였다. 수술실을 나가려는 원고를 불러 세워서 '앞으로 수술실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를 하였는데, 원고가 못 들을 줄 알았다고 변명을 하여 화가 나 "바로 앞에 있는데 작은 수술방 안에서 왜 못 드냐'며 큰 소리로 화를 냈다"라고 진술한 점에다가 당시 수술실의 구조, 원고와 2)피해자의 위치 등을 더하여 살펴보면, 원고 역시 이 사건 제3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이 수술실 내 사람들에게 충분히 들릴 수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만연히 그와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제4 징계사유
원고가 3)피해자가 있는 자리에서 이 사건 제4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가 여성 환자의 자궁과 난소 부위를 세척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속을 제일 잘 아니까 주례를 서세요'라고 한 발언은 여성의 가장 내밀하고도 수치스러울 수 있는 부위를 치료하는 행위를 마치 성적인 행위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한바, 이는 수술을 위해 마취 상태에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삼아 해서는 안될 부적절한 발언일 뿐만 아니라, 같은 공간에 있던 여성인 3)피해자 및 다른 간호사들이 모두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위 발언을 함으로써 3)피해자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제5 징계사유
을 제5, 13, 2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9. 8. 22. 수술 당시 '카메라를 고쳐 잡아달라'는 말을 듣고 웃으면서 "고추 잡으라구요?"라고 말한 사실이 인 정되고, 3)피해자를 비롯해 여성 간호사들이 함께 있는 공간에서 남성의 성기 부분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원고의 위 발언은 원고와 3)피해자 사이의 평소 관계, 연령 등에 비추어 보면 성적 혐오감이나 굴욕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언동이었음이 분명하다.
3)피해자 역시 "업무를 하는 수술실 내에서 남성의 성기를 원색적으로 표현하는 말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고, 민망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라고 진술하였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동료 의사도 "여성들도 있는 공간에서 사용할 수 없는 정도의 표현으로, 그 말을 들은 여성 간호사님들이 불쾌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제7, 10 징계사유
원고가 4)피해자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윙크를 하면서 "오빠 보고 싶으면 연락해"라고 발언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4)피해자는 "원고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윙크를 하고, 오빠 보고 싶으면 연락하라는 발언은 성적으로 어필하려고 하는 느낌이 들었고, 성적 접근이 가능한 여성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분명히 저를 희롱할 의도로 하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쾌하고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라고 진술하였는바(을 제39호증), 원고의 위와 같은 언동으로 인해 4)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고통까지 받아 왔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가 이 사건 제7, 10 징계사유와 같은 언행이 지니는 일반적인 의미, 원고와 4)피해자의 직책상 관계,연령의 차이 등을 더하여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고의 언행은 4)피해자에게 성적 불쾌감이나 모멸감을 주기에 충분한 언행이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제9 징계사유
위 징계사유와 관련된 4)피해자의 진술은 "날짜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가을에서 겨울쯤이었다. 점심시간을 앞둔 시점이었고, 외래진료실 앞 간호사 데스크 앞이었다. 환자는 남성 퇴직F관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원고가 환자분 손가락 드레싱을 위해 돋보기를 가지로 원고의 방으로 갔다와서 처치실로 들어가려다 저를 보고 '환자 손가락이 어디였죠?'라고 물었고, 왼손을 손바닥이 바닥을 향하게 쫙 펴 보이면서 오른손검지 손가락으로 약지 손가락을 가리키며 '이 손가락이에요'라고 하였더니 저의 검지 손가락과 중지 손가락을 원고의 오른손으로 쓱 훑듯이 1~2초 정도 만지고 갔다. 당황스러웠고 원고의 행동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서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하고항의를 하지 못하였다"라는 취지로서, 이 사건 제9 징계사유가 발생하게 된 경위 및 당시 상황, 원고의 구체적인 행위 태양, 당시 느꼈던 감정 등에 대하여 매우 구체적으로 진술하였고(을 제39호증), 4)피해자가 허위의 사실을 지어내어 원고로 하여금 징계처분을 받도록 할 만한 동기나 이유도 없는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제9 징계사유에 관한 4)피해자의 진술에 그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다.
서로간에 아무런 호감 내지 감정이 없는 사이에서 일방적으로 신체의 특정 부위를 만지는 행위는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행위임에 분명할 뿐만 아니라, 원고의 행위로 말미암아 4)피해자 역시 상당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인정되지 아니하는 징계사유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제1, 6, 8 징계사유와 같은 원고의 발언은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이 사건 제1 징계사유
원고가 1)피해자와 대화를 하던 도중 "화장을 하지 않은 여자를 보면 화가 나요", "여자가 화장을 안 하는 건 예의가 없는 거예요"라는 말을 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은 병원에 근무하는 여성 의사 내지 간호사들의 바람직한 차림새나 근무 태도에 대한 원고의 평소 생각을 표출한 것으로서, 그 내용 이 남녀 차별적인 발언이라거나, 대화 상대방에 모욕감을 줄 수 있는 발언이 될 수 있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그 내용 자체로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원고가 이 사건 제1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할 당시 옆에 있었던 동료 의사 역시 "원고와 1)피해자가 서로 톡톡거리면서 대화를 했던 것은 맞으나 당시 대화 내용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원고가 맥락 없이 그런 말을 해서 황당했다. 제가 둘 사이 대화에 끼어들어 말렸던 것 같다. 더 놓아두면 서로 다툴 것 같아 제가 말렸던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고(을 제19호증), 1)피해자 역시 "원고의 발언을 듣고 항의의 뜻으로 '그러는 과장님은 왜 화장을 안하시고 다니시냐'고 되물었고, 원고는 제 말에 대답하지 않고 있다가 조금 뒤에 서로 헤어졌다. 직장 내에서 일이 아닌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몹시 나빴다"라고 진술하였는바(을 제9호증), 위와 같은 1) 피해자 및 동료 의사의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발언이 1)피해자에게성적 굴욕감 등을 주는 발언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1)피해자 또한 비꼬거나 기분을 언짢게 하는 발언의 정도로 받아들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제6 징계사유
을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복강경 맹장 수술을 위해 여성 환자의 배꼽을 닦아주던 중 3)피해자가 있는 자리에서 "이 환자 남편 없나, 남편이 없으니까 이렇지"라고 말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위와 같은 원고의 발언이 '배우자가 없어 평소에 잘 씻지 아니한다'는 의미로서 환자에 대한 모욕적인 언행에 해당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3)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제8 징계사유
4)피해자는 "원고가 '남자도 생리하는 것 알고 있냐?, 남자 갱년기는 말이야.'라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나(을 제39호증), 당시 4)피해자와 함께 있었던 간호조무사는 "원고가 남자 갱년기에 대한 발언은 하였으나, 어떤 내용인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진술한 점(을 제42호증)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남자 갱 년기' 외에 '생리'와 관련된 발언을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오히려 4)피해자는 원고의 '갱년기' 발언을 듣고 그와 연관된 '생리' 발언까지 있었던 것으로 착각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갱년기'라는 단어는 일상생활에서 공공연하게 사용되는 용어로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남자 갱년기'에 대한 발언 역시 남성도 여성처럼 일정 나이가 되면 여성의 갱년기와 유사한 증상을 느낄 수 있다는 남성의 건강에 관한 발언으로 볼 수 있어, 위와 같은 발언만으로 4)피해자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3767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수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제1, 6, 8 징계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각 징계사유(이하 '나머지 각 징계사유'라 한다)만으로도 원고를 '정직 3월'에 처한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 원고가 행한 언어적, 시각적 및 신체적 성희롱의 내용과 그 정도가 결코 가볍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약 1년에 가까운 상당히 긴 기간 동안 다수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한 성희롱이 계속되었다. 나아가 원고의 언행으로 인해 피해자들이 느꼈을 당혹감 내지 성적 수치심이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나머지 각 징계사유와 같은 원고의 성적 언동은 그 비난가능성이 작지 않다.
㉡ 현재까지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하였고, 피해자들에 발생한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도 기울이지도 아니하였다.
㉢ 나머지 각 징계사유는 구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2020. 7. 28. 총리령 제 16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관련 [별표 1]의 '7. 품위유지의무 위반' 중 '다. 성희롱'에 해당하고, 그에 따라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 징계양정이 '강등~정직'으로 규정되어 있는바, 원고가 행한 성희롱의 태양과 정도, 원고의 직책과 사회적경험, 학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의 나머지 각 징계사유와 같은 행위는 적어도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중과실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에 대한 정직 3월의 이 사건 처분은 구 공무원 징계령 시행규칙에 의한 징계양정의 범위 내에 있다.
㉣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직장 내 성희롱 행위의 근절 및 공직기강의 확립이라는 공익이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되는 신분상 불이익 등에 비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한원교(재판장) 김나경 김용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