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1. 12. 9. 선고 2020구합87173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10. 3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주식회사 A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 근로자 1,400여 명을 사용하여 도서의 제조와 도매 및 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 1978년생 남성, 기혼)은 2004. 2. 19. 원고에 입사하여 2013. 8.경부터 원고의 제15대 노조 부위원장, 2016. 8.부터 제16, 17대 노조 위원장(각 임기 3년)으로 재직하였다. 피해자 D(1987년생 여성, 미혼)은 2010. 6.경 원고에 입사하여 2019. 8.부터 원고의 노조 여성부위원장(임기 3년)으로 재직하였다.

나.

원고는 2020. 4. 6. '참가인이 피해자를 상대로 성추행 및 성희롱을 하였다'는 등의 다음과 같은 징계사유(그 순번에 따라 '제○ 징계사유'라 하고, 함께 부를 때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라 한다)로 참가인을 징계면직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I),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7. 6. '제1 징계사유 중 참가인이 2019. 9. 4. 피해자의 방에 들어와 옆에 누웠던 행위, 2019. 10. 30. 혼자 자고 있던 피해자의 방문을 열어본 행위는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신체접촉이나 성추행 부분은 그 존부가 명확하지 않아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아니하고, 제2, 4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며, 2019. 11. 3.자 성희롱 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하여 제3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하고, 그 징계양정이 과하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C),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0. 30. 제3 징계사유를 인정하는 것(단, 성희롱 발생일을 2019. 10. 17.로 판단함) 외에는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라.

이 사건에 관계된 원고의 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 내지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징계사유의 인정 여부

(1)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피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인정된 바에 따라 징계사유가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참가인은, 제1 징계사유 중 이 사건 재심판정에서 인정된 참가인의 행위 외에 신체접촉이나 성추행은 없었고, 제3 징계사유에 관하여는 '차량 트렁크에 걸터앉아 있던 피해자에게 장난삼아 손가락으로 피해자를 미는 듯한 시늉'만을 했을 뿐이며, 위와 같이 참가인이 인정하는 각 행위와 제2, 4 징계사유에 관하여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각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2)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등 참조).

성희롱을 사유로 한 징계처분의 당부를 다투는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다만 민사소송이나 행정소송에서 사실의 증명은 추호의 의혹도 없어야 한다는 자연과학적 증명이 아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경험칙에 비추어 모든 증거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볼 때 어떤 사실이 있었다는 점을 시인할 수 있는 고도의 개연성을 증명하는 것이면 충분하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8다6755 판결 등 참조).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은 그 지도이념과 증명책임, 증명의 정도 등에서 서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징계사유인 성희롱 관련 형사재판에서 성희롱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확신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가 선고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징계사유의 존재를 부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2다117492 판결 등 참조).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여야 한다. 피해자는 이러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하여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하거나 신고를 권유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그에 관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와 같은 성희롱 피해자가 처하여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하는 것은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입각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른 증거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3)

판단

(가)

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갑 제1, 2, 4 내지 9, 14 내지 23, 30, 34 내지 39, 42, 43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내지 1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별도의 표시가 없는 한 이와 같다)의 각 기재 내지 영상,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참가인으로부터 이 부분 징계사유와 같은 피해를 당하였다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①

피해자가 참가인에 대한 징계절차에서부터 구제신청의 초심 및 재심 단계,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진술한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한 참가인의 행위, 피해의 내용, 피해자의 당시 상태, 피해자의 참가인에 대한 항거의 내용, 피해 이후의 정황 등에 대해 진술한 내용은 실제 경험하지 않으면 재연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당히 구체적이고 그 주요 부분에 있어 일관된다.

반면, 참가인은 징계절차 당시 처음에는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한 자신의 행위 일체를 부인하다가 이후에는 피해자와 연인관계였음을 주장하면서 '2019. 9. 4. 피해자의 방에 들어와 피해자의 옆에 누웠던 사실 및 2019. 10. 30. 피해자가 있는 방문을 열어본 사실'을 인정하는 등 일관되지 않은 진술을 하였다.

②

G 노조 사무국장은 2019. 10. 30. 참가인, 피해자 등과 함께 차량을 이용하여 전주로 출장을 가던 중 당시 차 안에서의 상황에 관하여 '운전석에 앉아 있던 참가인이 조수석에 앉아있는 피해자의 팔, 허리, 다리 등을 손가락 등으로 계속 쿡쿡 찌르거나 살짝 주먹으로 치는 행동을 목격하였다',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저래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갑 제18호증의 2), '참가인의 행동을 보고 일방적이라고 느낀 이유는 피해자가 거절하는 행동을 봤기 때문이다'(갑 제35호증 제23면)이라고 진술하였다.<1> 이에 의하면, 참가인은 이 부분 징계사유 중 2019. 10. 30.자 피해일과 같은 날 다른 직원이 같이 있는 자리에서 대담하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이 부분 징계사유와 같이 전주 숙소 내에서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이 있었음을 추단할 수 있는 정황이다.

또한, F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제3 징계사유에 관한 2019. 10. 17.자 참가인의 행위를 비롯하여 평소 피해자에 대한 신체접촉을 목격하였다면서 '2019. 11. 13. 피해자에게「내가 보기에는 참가인의 장난이 좀 지나친 것 같은데 직위나 선후배라는 관계 때문에 말을 하지 못하는 거니」라고 묻자 피해자는「이야기해줘서 고맙고 자기가 정말 못 참겠으면 이야기하겠다」라고 답하여 무언가 말하기 힘들어하는 느낌이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이와 같이 F이 목격한 참가인의 행위, 피해자의 반응, F과 피해자의 대화 내용 등 역시 이 부분 징계사유와 같이 참가인에 의하여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이 있었음을 추단할 수 있는 정황이다.

③

피해자의 방 안에서 발생한 이 부분 피해사실에 관하여 같은 숙소 내 다른 방에 있었던 G, F 등 다른 노조간부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 부분 피해사실이 발생한 시간은 취침시간대로서 실제로 위 동료직원들은 당시 자고 있었고(한편 G는 '자신은 잠에 들면 주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수면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갑 제5호증 제10면), 피해자는 참가인에 의한 피해사실을 다른 동료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참가인에게 크게 소리를 지르는 등의 저항에는 나아가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④

참가인과 피해자 사이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에 의하면, 참가인은 위 2019. 9. 4.자 피해발생 이후로서 피해자 등과의 창원 출장업무를 마친 2019. 9. 6. 피해자에게 '카카오톡 선물하기 기능'을 이용하여 죽(粥)을 선물로 보내면서 '절대 뇌물 같은 거는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하여 피해자는 '뇌물 아니죠?라고 여쭤보려 했다'고 답장하였다(갑 제16호증의 2 제32면 이하). 이에 관하여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제가 생각한 뇌물은 잘못한 사람이 피해자에게 입막음용으로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고 증언하였고, 또한 '위 피해 당시 참가인이 피해자에게 내 목숨은 너한테 달려 있다고 이야기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다. '뇌물'의 사전적 의미는 '어떠한 직위에 있는 사람을 매수하여 사사로운 일에 사용하기 위하여 넌지시 건네는 부정한 돈이나 물건'인데, 참가인과 피해자가 위와 같은 대화를 주고받을 당시 2019. 9. 4.자 피해사실에 대한 피해자의 묵비 이외에 참가인과 피해자 사이에 대가적 관계를 논할 만한 사정은 없었다. 따라서 위와 같은 대화 내용은 2019. 9. 4. 피해사실의 존재를 뒷받침한다.

또한, 참가인과 피해자는 2019. 11. 20. 전화통화로 노조 업무에 관한 대화를 하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다(을나 제6호증, 을나 제11호증의 9 중 9분 50초 이후).

<2>

이에 관하여 피해자는 '위원장님 철컹철컹'이라는 표현은 '참가인이 피해자에게 저지른 성추행 범죄를 의미한다'고 진술하였다. 참가인은 당시 피해자가 한 '위원장님 철컹 철컹', '발설' 등의 표현 등에 대하여 다소 장난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기는 하나 별다른 부인 없이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다. 위와 같은 대화 내용, 피해자와 참가인의 당시 말투 내지 태도 등에 의하면, '참가인이 형사처벌에 이를 수도 있는 행위를 저지른 사실, 이에 대하여 피해자가 인지하고 있는 사실, 피해자가 이를 외부에는 알리지 않을 의사인 사실'을 추단할 수 있고, 이는 이 부분 징계사유와 같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 등 참가인의 성 관련 비위행위가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⑤

참가인은, 피해자가 2019. 7.경 먼저 참가인에게 호감을 표시한 이후 일반적인 직장동료 이상의 이성적 호감에 기반하여 만남을 가지던 관계로서 참가인의 행위가 피해자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참가인과 피해자 사이의 대화녹취자료에 의하면, 피해자와 참가인이 이 부분 징계사유에 따른 피해발생 이후인 2019. 11. 21. 및 2019. 12. 27.(참가인의 주장) 또는 2019. 11. 20.(원고의 주장) 상호 동의에 따른 신체접촉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화를 나누거나(을나 제11호증의 6 중 1분 50초 이후, 을나 제11호증의 10 중 6분 40초 이후), 2019. 12. 10. 단둘이 있는 차량 내에서 성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피해자가 참가인에게 '스크린 골프를 같이 치러 가자고 왜 안하냐'고 하면서 상당히 친근한 말투로 대하거나(을나 제11호증의 1, 2, 을나 제11호증의 4 중 1분 50초 이후), 2020. 1. 13. 애교 섞인 말투로 '참가인의 얼굴을 못 봐서 아쉬웠다'(을나 제11호증의 7), 2020. 1. 29. '그거 넣었으면(골프공을 홀컵에 넣는 것을 의미) 뽀뽀해줬지'(을나 제11호증의 8)라고 발언하였다. 참가인의 피해자에 대한 휴대폰 발신통화내역에 의하면, 2019. 10. 21.부터 2020. 3. 10.까지 총 204회의 통화사실이 있고 그 통화시간은 출퇴근시간대, 밤늦은 시간 등이며, 수십 분에 이르는 통화시간도 상당수 있다. 원고의 직원 K는 '2020. 12. 4. 회사 건물 내에서 참가인이 피해자의 등 부위를 손으로 밀면서 계단을 함께 올라가는 장면을 목격하였는데, 서로 사이가 좋아 보였고 당시 피해자의 얼굴에 미소가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해자와 참가인 사이의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에 의하면, 참가인이 피해자와 교제하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하는 위 2019. 7.경부터 2019. 9.경 이전까지 상호간에 메시지를 간헐적으로 주고받았을 뿐이고, 2019. 9.경부터 2020. 2.경까지 서로 메시지를 자주 주고받기는 하였으나 참가인이 피해자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적극적으로 표시하는 발언들에 대하여 피해자가 답변을 피하고 화제를 돌리거나 부정적인 의사를 표시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피해자가 괌 여행 중인 2019. 11. 26.과 2019. 11. 27. 참가인의 요청에 따라 자신이 수영하는 동영상을 전송하였으나, 촬영 내용과 각도, 피해자의 옷차림 등에 비추어 여행 중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은 수준을 넘어 연인관계에서만 주고 받을 만한 영상은 아니었으며(갑 제17호증), 피해자의 귀국 시 공항에 마중을 나가겠다는 참가인의 제안을 거절하기도 하였다(갑 제16호증의 2 제124면) 또한, 참가인과 피해자가 노조 간부로 함께 근무하는 동안 업무 이외에 사적인 만남을 가졌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 나아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가 이 부분 피해발생 이후 참가인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표시하거나 상호 동의에 따른 신체접촉이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은 있으나, 그 무렵 전후로도 참가인과 교제하는 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피해자의 언행은 발견되지 아니한다(참가인은 2020. 11.경부터 차량 내 블랙박스 또는 휴대폰을 이용하여 피해자와의 대화 내용을 녹음하였고, 그 중 자신에게 유리한 부분을 발췌하여 이 법원에 증거로 제출하였는데, 참가인이 발췌한 피해자의 발언 내용에 의하더라도 피해자와 연인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더구나 뒤에서 보는 제2 징계사유와 같이 피해자는 2019. 12. 16. 참가인의 혼숙 제안 등에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이를 거부하였고(갑 제16호증의 2 제160-165면), 2020. 2. 13. 피해자가 홀로 있는 방으로 찾아가겠다는 참가인의 제안을 명시적으로 거절하였다(갑 제16호증의 2 제237면). 또한, 피해자는 2019. 11. 19. 단둘이 출장 예정지 숙소에 사전답사하자는 참가인의 제안에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혼자 다녀오라'고 답변하였다(갑 제16호증의 2 제98면 이하). 그리고 2019. 12. 24. 단둘이 영화를 보자는 참가인의 제안에 대하여 피해자는 다른 동료직원들과 함께 보자고 답변하였고(갑 제16호증의 2 제180면) 당시 피해자의 친구에게 참가인을 비난하는 험담을 하기도 하였는데, 그 대화에서 피해자가 참가인과 이성적인 만남을 가지는 관계에 있었다는 볼 만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갑 제19호증).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과 피해자가 2019. 7.경부터 줄곧 이성적인 만남을 가지던 관계에 있어 참가인의 행위에 대하여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 등을 느끼지 않았다거나 그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이 없었다'는 취지의 참가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고, 이 부분 징계사유에 따른 피해 이후에 설령 피해자가 참가인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표시하거나 피해자와 참가인 사이에 상호 합의에 따른 신체접촉이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 피해사실에 대한 피해자의 동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⑥

30대 미혼여성으로서 노조 여성부위위원장의 지위에 있는 피해자가 자신보다 10살가량 나이가 많고 자녀가 있는 기혼남성이자 노조위원장으로 상당 기간 재직해온 참가인에 의한 성 관련 피해사실을 공개할 경우 회사 내에 자신의 신상이 공개되거나 이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실제로 피해신고 이후 원고 내 직원들 사이에서 피해자의 신원이 특정되고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이 퍼졌다), 2020. 3. 20. 최초로 같은 동료직원인 F에게 참가인에 의한 피해사실을 알렸고, 징계절차에서 이 부분 징계사유와 같은 성추행, 성희롱 등의 피해사실을 진술하였다. 이와 같이 피해가 최초로 발생한 2019. 9.경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나 피해사실을 알린 이유에 관하여 피해자는 '회사생활에서 성추행 피해자로 소문나는 것이 무서워서 신고할 생각을 아예 하지 못했다', '제가 회사를 계속 다니고 싶었던 욕심에 그냥 심기를 건드리지 않고 내가 잘 하면 참가인을 막을 수 있겠지, 참가인을 타이를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6개월간 참가인에게 계속 거부의사를 표시하였다. 일단 3년 동안(피해자의 임기) 회사를 계속 다녀야 되니까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기 위해서 신고를 하지 못하다가 2020. 3. 9. 참가인에게 신체접촉에 대한 강한 거부의사를 표시한 이후 참가인이 피해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의 부모를 비하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고, 이에 참을 수 없어 신고하게 되었다'고 진술하였는데, 참가인에 의한 피해 내용, 피해자 및 참가인의 회사 내 지위, 피해자와 참가인과의 관계, 신고의 동기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신고 경위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달리 피해자가 2차 피해 등의 위험을 무릅쓰고 참가인에 대하여 허위로 진술할 동기나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참가인은, 징계절차에서 '참가인이 2020. 1. 말경 피해자에게 원고의 노조원으로서 난소암 판정을 받은 L을 위한 모금 운동을 제안한 것을 계기로 평소 L와 사이가 좋지 않은 피해자와의 관계가 소원해졌고, 이후 참가인이 2020. 3.경 홀로 대구 출장을 다녀오고 피해자에게 업무상 질책을 하는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와의 관계가 더욱 악화되었다'면서 L와의 관계 때문에 피해자가 앙심을 품고 허위진술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L을 위한 모금과정이나 참가인의 대구 출장 등을 이유로 피해자와 참가인 사이에 갈등이 발생한 것으로는 보이나(갑 제16호증의 2 제239면 이하, 갑 제34호증의 1 제16면 참조), 위와 같은 이유로 피해자가 참가인에 의한 성 관련 피해사실을 허위로 꾸며 진술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렵다.

⑦

피해자는 위와 같이 피해사실을 알린 이후 참가인으로부터의 성추행 피해 및 2차 피해 등에 따른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면서 2020. 6.경부터 2021. 2.경까지 자살충동,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면증, 적응장애, 우울증, 이명 증상 등에 대한 정신과치료를 받았는데, 이 역시 이 부분 피해사실의 존재를 뒷받침한다.

⑧

피해자는 이 부분 징계사유를 포함하여 2019. 11. 19. 천안 출장 중 참가인으로부터 강간미수 피해를 입었다는 등의 성폭력 피해사실을 주장하면서 형사고소하였으나,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소속 검사는 2020. 12. 23. 참가인에 대하여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한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불기소처분되었다는 사실이 있다고 하여 행정재판에 있어서 이에 기속되는 것은 아니고 법원은 증거에 의한 자유심증으로 그에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88. 4. 27. 선고 87다카623 판결 등 참조). 피해자는 '참가인이 2019. 11. 19. 천안 출장 중 피해자가 혼자 있는 방에 들어와 피해자의 속옷을 벗기고 음부를 만지는 피해를 가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이에 관한 피해자의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이고 일관된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는 그 다음날인 2019. 11. 20. 참가인에게 '위원장님 철컹철컹' 등 참가인에 의한 범죄행위를 암시하는 표현을 하였고, 같은 날 단둘이 출장 예정지 숙소를 사전답사하자는 참가인의 제안에 대하여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명시적으로 거절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각 징계사유에 포함되어 있지는 아니하나 천안 출장 중의 피해사실에 관하여 피해자가 허위로 진술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위 피해사실을 비롯하여 피해자가 고소한 내용 전부에 대하여 검사가 위와 같이 불기소처분을 하였다고 하여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부인하기 어렵다(한편, 참가인은 피해자를 무고 혐의로 고소하였으나, 검사는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나)

제2 징계사유에 관하여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은 2019. 12. 16. 피해자에게 'E 마포점' 예약 사진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내면서 자신과 함께 호텔에 투숙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피해자가 상당한 불쾌감을 나타내면서 명시적으로 거절의사를 표시하였고, 이후 다시 참가인이 숙소 야경 사진을 보내면서 피해자에게 함께 술을 마시자고 제안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부한 사실(갑 제16호증의 2 제160-165면), 참가인은 피해자와 함께 대구 출장 중인 2020. 2. 12. 내지 2020. 2. 13. 피해자에게 피해자 방의 여분 숙소키를 달라고 하면서 이른 아침에 피해자가 혼자 있는 방으로 가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절한 사실(갑 제16호증의 2 제237면)이 인정된다. 당시 피해자와 참가인이 연락을 자주 주고받는 사이였다고 하더라도, 연인관계 등 같은 방에서 함께 투숙하는 관계로는 볼 수 없는바, 참가인이 한 발언의 내용, 경위, 장소, 피해자의 당시 상황, 피해자와 참가인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의 발언이 그 지위나 업무 등에 관계없이 오로지 순수한 사적 관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참가인의 위와 같은 언행은 피해자에 대한 성희롱으로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다)

제3 징계사유에 관하여

갑 제4, 5, 15호증, 갑 제18호증의 1, 갑 제23, 30, 35호증의 각 기재, 증인 D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F은 '참가인이 2019. 10. 17. 차량 트렁크 부위에 앉아 있던 피해자를 트렁크에 넣으려고 밀면서 피해자의 몸을 과하게 만졌고, 피해자가 계속 싫다고 하였음에도 신체접촉을 이어간 행위'를 목격하였고(갑 제5호증 제3면), 이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에 따른 성희롱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라)

제4 징계사유에 관하여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이 피해자에게 이 부분 징계사유 기재 각 일자에 해당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인정된다.

그 중 참가인의 2019. 9. 30.자 발언(이렇게 이쁘게 하고 오기 있기 없기? 회의에 집중할 수 없잖아, 갑 제16호증의 2 제43면), 2019. 12. 5.자 발언[(약속이 있다는 피해자에게 피해자가 있는 곳으로 오겠다며) '이따 어디로 가면 돼? H호텔 아님 E?, 갑 제16호증의 2 제131면]의 경우, 참가인의 발언 내용, 이에 대한 피해자의 반응, 피해자와 참가인 사이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피해자에게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주는 성희롱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가 인정된다.

다만, 2020. 1. 15.자 발언[(피해자가 잘 들어가시라고 하자) 같이 자면 좋겠지만, 아쉽, 갑 제16호증의 2 제198면], 2020. 2. 3.자 발언(오늘따라 입은 니트원피스가 야한 것 같애… 야해~, 갑 제16호증의 2 제226면)의 경우 피해자가 참가인에게 이성적인 호감을 표시한 이후의 것인 점, 피해자는 2019. 12. 13. 참가인으로부터 '레깅스가 섹시하다'는 이야기를 듣고서 참가인에게 '어느 포인트가 섹시했냐'고 질문하였고(갑 제16호증의 2 제153면), 2020. 1. 22. 참가인에게 '그저께보다 오늘 지방이 0.6kg 줄었고 근육이 0.2kg 늘었다'고 하자 참가인은 '지방 잘 태웠다. 어쩐지 오늘 많이 이쁘다'고 답하였고 이에 피해자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힙업을 하려면 스쿼트는 해야 된다'는 발언(갑 제16호증의 2 제214면 이하)을 하는 등 본인의 외모나 옷차림 등에 대하여 참가인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눈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해자가 참가인의 위 2020. 1. 15. 및 2020. 2. 3.자 발언으로 인하여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그 외에 원고는, '참가인이 피해자에게 다수의 메시지 및 성적 표현의 이모티콘(뽀뽀하는 이모티콘 등) 보낸 것'이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그 행위의 일시 및 내용이 특정되지 않은데다가 위와 같은 이모티콘 등의 사용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도 인정되지 아니한다.

(4)

소결론

따라서 제1 내지 3 징계사유 및 제4 징계사유 중 일부가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나.

징계앙정의 당부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의 성추행 등 비위행위가 약 6개월 가까이 지속된 점, 참가인은 노조위원장이고 피해자는 같은 노조의 여성부위원장으로서 노조 내 상하관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직급체계상으로도 상하관계에 있는 점, 피해자가 명시적인 거부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참가인의 성추행 등이 계속된 점, 피해자가 성추행 등으로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고 참가인에 대하여 엄중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는 점, 원고 소속 직원 중 과반수가 여성으로 원고는 경미한 성희롱 등에 대하여도 사내 질서유지를 위하여 엄격한 징계양정을 일관되게 적용해 오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에 관한 징계양정이 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2)

관련 법리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는 것이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하여서는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이라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의 사유가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및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에 수반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등 참조).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1983. 4. 26. 선고 82누405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두35799 판결 등 참조).

(3)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24, 25, 27 내지 29, 31 내지 33, 40, 4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해고는 위와 같이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고,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그 징계양정은 정당하다.

①

참가인이 피해자에게 가한 가해행위의 내용, 정도, 횟수, 기간 등에 비추어 참가인의 비위행위가 상당히 불량하다.

②

피해자는 자신의 상급자이자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참가인으로부터 성추행 등 피해를 입음으로써 상당한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을 입었고, 참가인과 피해자의 회사 내 지위 등으로 인하여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이 확산되어 2차 피해를 겪고 있다.

③

그럼에도 참가인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향후 복직 시 이 사건 해고에 관련된 원고의 직원들에게 복수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등 반성 없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④

노조위원장인 참가인은 원고의 노조 내 최고위 간부로서 다른 조합원들과 근로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는 지위에 있음에도 같은 노조 내 여성간부에게 성추행 등을 가함으로써 노조위원장으로서의 책무를 스스로 저버렸다.

⑤

참가인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다수의 여성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으로도 선정된 원고 내 직장질서가 상당히 훼손되었고, 원고의 대외적 평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최기원 최승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