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0. 6. 23.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의 배우자인 망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2020. 5. 8. 09:16경 강원 정선군 D(이하 ‘이 사건 작업현장’이라 한다)에서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작업을 하던 중 약 30m 절벽 아래로 추락하여 같은 날 10:52경 사망하였다.
원고는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 산하 영월지사장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하였으나, 위 영월지사장은 2020. 6. 23. ‘이 사건 작업현장의 사업주는 주식회사 E(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로서 망인과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작업현장은 망인이 소속된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과는 무관한 현장이므로, 망인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사유를 들어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망인은 2020. 5. 8.경 이 사건 작업현장에서 이 사건 회사의 작업지시에 따라 작업을 하여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망인이 이 사건 작업현장에서 작업을 하다가 추락하여 사망한 것은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 따라서 망인이 산재보험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 단
산재보험법은 이 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대하여 제125조가 정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 등을 제외하고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정하고 있다(제5조 제2호 본문). 따라서 보험급여 대상자인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이러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을 따져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9두39314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앞서 든 각 증거와 갑 제5 내지 10, 12 내지 20호증, 을 제2 내지 9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내지 사정들을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망인은 사망일인 2020. 5. 8.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 지위에서 방제작업을 하던 중 사고로 사망에 이르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망인은 2021. 4. 1.경부터 F의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서 건강보험자격을 취득하였다. 그러나 F의 직원인 G와 원고의 동생인 H 사이의 통화 녹취서(갑 제12호증)에 의하면, G는 「F은 망인으로부터 산림기술사 자격증을 빌리기 위하여 망인을 F의 직원으로 등록하였고, 망인은 F에 근로를 제공한 적은 없었다. 그리고 F은 망인이 사망한 후에 망인이 2020. 5. 7. 및 2020. 5. 8.(망인의 사망일과 그 전일)에 휴가를 사용한 것으로 처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G의 위 진술은 H과 통화하면서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발언한 것인 점,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망인은 이 사건 회사와 계속적인 근로관계에 있었다고 볼 정황들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G의 위 진술내용은 신빙성이 있다. 반면, F의 대표이사인 I의 진술서(을 제2호증)는 피고가 망인의 사망에 관하여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고에게 제출된 것으로서, ‘망인이 F에 근무하면서 2020. 5. 7. 및 2020. 5. 8. 휴가를 내고 망인의 형제가 운영하고 망인의 아들이 근무하는 이 사건 회사의 일을 도와주다가 사고를 당하였다.‘는 취지인데, 이는 G의 위 진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그대로 신빙하기 어렵다. 따라서 망인은 F과는 망인의 자격증을 대여하는 관계에 있었을 뿐, F에 근로를 제공하지 않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망인은 2017. 1. 25.경부터 2020. 4. 1.경까지 망인의 동생인 J이 운영하는 이 사건 회사의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서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였는데, 늦어도 2018. 12. 22.경부터는 이 사건 회사의 사내이사인 K에게 작업현장의 지도와 그에 관한 현황사진을 문자메시지 내지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고 K으로부터 작업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망인은 F의 직원으로 등록된 후인 2020. 4. 25. 및 2020. 4. 28.에도 K에게 작업현장의 지도와 그에 관한 현황 사진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한 점 등에 비추어 망인은 F의 직원으로 등록된 후에도 종전에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할 때와 같이 K으로부터 작업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추단된다. 따라서 망인은 F의 직원으로 등록된 후에도 K의 작업지시에 따라 작업을 하는 등 이 사건 회사에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망인은 2017. 1. 25.경부터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하면서 망인의 임금에 관하여 적어도 2019. 1. 22.경부터 2020. 4. 22.경까지는 약 1달 간격으로 J에게 망인의 근무일수를 문자메시지로 알려주었고, J은 이에 따라 일당을 14만 원으로 하여 임금을 계산하여 지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망인은 J에게 위와 같이 근무일수를 알려주면서, L, M, N, O 및 P 중 당시 함께 근무한 사람들 및 이들의 근무일수를 같이 알려주었고, 이들의 임금이 지급되지 않은 경우 J에게 이들을 대신하여 지급을 독촉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이러한 망인과 J 사이의 임금 정산 기간 및 방법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F의 직원으로 등록된 후에도 이 사건 회사에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하였고, 망인이 팀장과 유사한 위치에서 L, M, N, O 및 P과 한 팀을 이루어 함께 업무를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망인은 망인의 사망일인 2020. 5. 8. 05:13 및 05:23에도 종전에 이 사건 회사에 근무할 때와 같이 K에게 이 사건 작업현장의 현황 사진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전송하였고 그로부터 약 43분 후인 06:06 K과 1분 16초간 통화한 점 등에 비추어 망인은 망인의 사망일인 2020. 5. 8.에도 K으로부터 이 사건 작업현장에 관하여 작업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M와 원고 사이의 통화 녹취록(갑 제15증)에 의하면, M는 원고와 통화하는 가운데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망인, M 및 O이 2020. 5. 8.(망인의 사망일)에 이 사건 작업현장을 나누어서 작업을 하였고, 당시 함께 갔던 B는 다른 작업현장에 마치지 못한 일이 있어서 이 사건 작업현장에서 작업을 하지는 않았다. 망인은 그 전날인 2020. 5. 7.에도 그 작업을 하였다. 망인은 평소에도 팀장 역할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지도하면서 작업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M 답변서(을 제8호증)는 원고의 이 사건 회사에 대한 유족보상금 등 청구사건(춘천지방법원 영월지원 2020가단11518호)에서 이 사건 회사가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서, 이에는 ’망인이 이 사건 회사 관련 직원과 커뮤니케이션을 했다고 말한 사실이 없고, 망인의 역할을 예우차원에서 팀장이라고 표한 것일 뿐이며, 이 사건 작업현장에서 L이 이 사건 회사로부터 작업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으나, 이러한 기재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M를 대신하여 J에게 M의 작업일수 등을 알려 임금이 정산되도록 하였고, 당시 L은 이 사건 작업현장에 참여하지도 않았다는 사실관계에 배치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M에게는 고용주인 이 사건 회사에 유리하게 진술할 만한 동기가 존재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답변서의 기재는 그대로 신빙하기 어렵다. 또한 J 및 L에 대한 각 유선복명서(을 제3, 4호증), Q, K, L 및 J의 각 사실확인서 내지 진술서(을 제5 내지 7, 9호증)는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배치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회사의 직원들이 피고의 산업재해조사 과정이나 원고와의 위 소송에서 이 사건 회사의 산업재해에 관한 책임 등을 모면하려는 동기로 진술하거나 기재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모두 신빙하기 어렵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환(재판장) 김도형 김수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