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20. 11. 30.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상시근로자 26명을 사용하여 버스여객운송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D생)는 2014. 4. 11. 참가인에 입사하여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
참가인 회사에는 ‘E단체 F노동조합 B지부’(이하 ‘교섭대표노조’라 한다)와 ‘G단체 H노동조합 I지부 B지회’(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 등 복수 노조가 설립되어 있는데, 교섭대표노조가 참가인과 체결한 2019년도 단체협약(유효기간: 2019. 7. 1. ~ 2021. 6. 30., 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제11조 제5호는 “노조전임자가 임기 중 정년이 되었을 때에는 임기를 보장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 사건 단체협약 제11조 전문은 [별지1] 기재와 같다.
원고는 위 2019년도 단체협약 체결 당시 이 사건 노조의 지회장이었고 2020. 3.경 지회장으로 재선출(임기: 2020. 4. 1. ~ 2022. 9. 30.)되었다.
참가인은 2020. 6. 3. 원고에게 2020. 6. 11.자로 정년퇴직하게 됨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정년퇴직 통보’라 한다).
원고는 참가인이 노조전임자인 원고의 임기를 보장하지 않고 이 사건 정년퇴직 통보로써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0. 6. 24.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20. 8. 20.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0. 9. 25.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1. 30. ‘원고는 근로시간 일부를 면제받는 근로시간면제자일 뿐 노동조합 업무에만 종사하는 노조전임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단체협약 제11조 제5호에 따른 임기 보장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3, 7, 8,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가 노동조합 업무에 종사하는 외에 참가인에게 일부 근로를 제공했다 하더라도, 이 사건 단체협약 제11조 제1항에 따라 일부 근로시간을 면제받은 이상 위 협약상 노조전임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2] 기재와 같다.
판단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나,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 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한편 단체협약과 같은 처분문서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단체협약이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유지·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여 그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킬 목적으로 근로자의 자주적 단체인 노동조합과 사용자 사이에 단체교섭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명문의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해석할 수 없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두4153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단체협약 제11조 제5호는 ”노조전임자가 임기 중 정년이 되었을 때에는 임기를 보장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위 규정상 ”노조 전임자“에 해당할 경우 원고의 근로기간 종료일은 이 사건 노조 대표자로서의 임기인 2022. 9. 30.이 되어 이 사건 정년퇴직 통보는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가 된다. 그런데 위 인정 사실, 갑 제3호증, 을가 제4, 6, 9,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상 ‘노조전임자’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위 단체협약 규정상 노조전임자에는 해당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2019년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전에도 참가인이 교섭대표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에는 이 사건 단체협약 제11조과 같은 내용의 규정이 같은 조항(제11조)으로 존재하였다. 단체협약 제11조 제1호는 ”참가인은 노동조합 대표자(지부장)의 전임을 인정하고 전임자에 대해 노동조합법 제24조 제4항에 의거 근로시간을 면제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참가인은 위 규정을 교섭대표노조에만 적용하여 근로시간 면제 한도인 2,000시간을 모두 교섭대표노조에만 부여하고, 이 사건 노조에 대하여는 근로시간을 면제해주지 않았다. 참가인의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인 1주 40시간을 1년 단위로 환산하면 총 2,080시간(= 52주 × 40시간/1주)인데, 교섭대표노조의 대표(지부장)는 총 2,000시간의 근로시간을 면제받아 노조 업무에 종사하는 외에는 참가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을가 제6호증).
이 사건 노조는 2017. 12. 27. 참가인과 교섭대표노조가 이 사건 노조에 단체협약 제11조에 따른 근로면제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것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 시정을 신청하였고, 위 위원회는 2018. 2. 21.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여 참가인에게 이 사건 노조에도 근로면제시간을 부여할 것을 명하는 판정을 하였다(전북2017공정2 사건). 이에 원고는 2018. 5. 21. 교섭대표노조와 이 사건 노조에 각 노조의 조합원 수에 비례하여 15:5의 비율로 근로면제시간을 배분한다고 통지하고, 위 비율에 따라 각 노조에 근로면제시간을 부여하였다. 각 노조에 배분된 근로면제시간은 교섭대표노조의 대표(지부장)와 이 사건 노조 대표(지회장)인 원고만이 사용하였고, 그 밖에 다른 조합원이 근로면제시간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이후 참가인은 교섭대표노조와 이 사건 단체협약(2019년도)에서도 종전 제11조와 동일한 내용으로 ‘노조전임자’에 대한 근로시간 면제 및 임기 보장을 약정하였는데, 위 차별시정 사건의 경위 등에 비추어 위 교섭 당사자들은 종전과 달리 ‘노조전임자’에 관한 규정인 제11조가 교섭대표노조뿐 아니라 이 사건 노조에도 적용되는 것을 예정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제11조 제1호의 문언상 근로면제시간의 대상은 ”전임자“로, 실제 참가인은 원고를 포함한 각 노조의 대표에게 위 규정에 근거하여 근로면제시간을 부여하였으므로, 참가인 스스로 원고가 ‘전임자’에 해당함을 전제하였다.
다만 이처럼 제11조의 적용범위에 관한 교섭 당사자들의 의사가 종전과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위 규정의 문구가 그대로 유지됨으로써 ‘전임자’라는 용어의 용례가 종전과 달라졌다. 즉, 앞서 본 것과 같이 위 차별시정 판정에 따른 근로면제시간 배분 전까지 교섭대표노조의 대표는 노조 업무에만 종사하여 노동조합법 제24조 제2항의 ‘전임자’에 해당하였고, 단체협약에서도 위 법 규정과 동일하게 ‘전임자’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종전에 교섭대표노조의 ‘전임자’에게 부여되던 근로면제시간이 이 사건 노조의 대표에게도 배분되게 된 이상, 위 규정의 ‘전임자’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위와 같은 사정변경을 고려하여야 한다. 특히 원고는 배분받은 월 5시간의 근로면제시간만으로는 단체협약 제11조 제3호이 정하고 있는 만근 근로일수의 임금에 턱없이 못 미치는 임금을 지급받을 수밖에 없으므로, 이러한 사정까지 고려하면 교섭 당사자들이 협약 문구의 변경 없이 ‘전임자’라는 용어를 유지한 것을 두고 근로를 일부라도 제공한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하여 전임자 지위를 박탈하려 의도한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이는 노동조합 활동을 일정 수준으로 보호·지원하기 위한 노조전임자 제도나 근로시간 면제제도의 취지에도 반한다.
또한 원고뿐 아니라 교섭대표노조의 대표도 추가적인 근로 제공 없이 종전과 같은 수준의 만근 근로일수의 임금을 지급받을 수는 없게 되었으므로, 참가인 주장대로 ‘전임자’를 노조 업무에만 종사하는 근로자로 한정하여 해석한다면, 결국 전임자를 타조합원과 동일하게 처우하도록 한 이 사건 제11조 제2, 4호가 이행불능이 되거나, 또는 노조 대표가 동일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일부 근로를 제공할 경우 전임자의 지위를 박탈당하게 되어 제11조는 적용대상이 없는 무용한 조항이 된다. 이는 이 사건 단체협약 문언의 체계적, 논리적 해석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한편, 이 사건 노조는 2020. 4. 9. 참가인에게 원고의 지회장 재당선 소식을 통지하면서 이 사건 단체협약 제11조 제5항에 근거하여 원고의 임기 보장에 대한 확인을 구하였는데, 당시 참가인이 원고의 임기를 보장할 수 없다고 회신하면서 든 사유는 원고가 이 사건 단체협약 유효기간 중에 새로이 노조 대표로 선출되었다는 것이었다. 즉, 참가인은 당초 근로 제공을 이유로 원고가 ‘전임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 아니라, 위 규정의 적용대상은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당시의 ‘전임자’에 국한된다는 전제에서 위 협약 체결 이후 연장된 원고의 임기는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제11조는 적법하게 선출된 노조 대표에 대하여 연임 등을 이유로 임기 보장을 배제하고 있지 않고, 그 적용대상을 단체협약 체결 시점의 노조 대표로 한정하고 있지도 않다.
따라서 이 사건 정년퇴직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결론에 이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위수현 김송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