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B(B, 이하 ‘B’이라 한다) 국적의 외국인으로 2006. 5. 6. 방문동거(F-1) 체류자격으로 대한민국에 입국하여 주한 B 대사관(이하 ‘이 사건 대사관’이라 한다)에서 운전기사로 근무하였고, 2017. 8. 21. 특정활동(E-7) 체류자격으로 변경허가를 받았 으며, 이 사건 대사관과의 고용계약이 종료된 후 2018. 8. 14. 구직(D-10) 체류자격으로 변경허가를 받았다.
원고는 2019. 10. 2. 이 사건 대사관에서 퇴직금을 미지급하였다고 주장하면서 B을 상대로 퇴직금 청구소송(서울서부지방법원 2019가소522212호, 이하 ‘관련 민사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여, 2019. 11. 1. 기타(G-1) 체류자격으로 변경허가를 받아 체류하고 있다.
피고는 2020. 5. 13. 원고가 구직(D-10) 체류자격으로 변경허가 신청 시 위조된 허위서류를 제출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출입국관리법 제26조 제1호, 제46조 제1항 제10호의2에 따라 강제퇴거명령(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에 원고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21. 4. 6.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호증, 을 제1 내지 3, 7, 8,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별지 1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처분사유의 부존재
원고는 2006. 5. 6.부터 2018. 7. 12.까지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면서 이 사건 대사관에서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오다가 2018. 7.경 이 사건 대사관이 재계약 거절의사를 밝혀 2018. 7. 13. 퇴직하였고, 이 사건 대사관이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이 정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 원고가 관련 민사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사건 처분에서 문제된 서류는 원고가 위조하거나 변조한 것이 아니라 원고의 구직(D-10) 체류자격 신청을 위하여 이 사건 대사관이 작성하여 준 것이었는데, 관련 민사소송이 제기되자 이 사건 대사관이 앙심을 품고 피고에게 위 서류가 허위라는 거짓 제보를 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원고가 출입국관리법 제26조 제1호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
원고는 관련 민사소송을 진행하는 중에 이 사건 처분을 받아 행정심판 및 행정소송이 확정될 때까지 체류자격이 없는 상태가 되어 불법체류자와 같은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 점,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관련 민사소송에서 패소하게 되면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할 것인 점, 원고의 배우자는 2011년경부터 질병을 앓고 있고 현재 거동이 매우 불편한 상태여서 원고가 자녀의 등하교를 책임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그로써 달성할 수 있는 공익에 비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1, 7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4 내지 6, 9, 1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이 사건 대사관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이 사건 대사관은 2018. 6. 1. 원고에게 ‘원고의 무책임하고 무분별한 행동을 이유로 2018. 6. 1.부터 고용계약을 종료한다’는 취지의 고용계약 종료 통지서(Service Termination Notice, 이하 ‘이 사건 통지서’라 한다)를 발급하였는데, 이 사건 통지서는 별지 2와 같다.
원고는 2018. 7. 31. 피고에게 구직(D-10) 체류자격으로 변경허가 신청을 하면서 ‘대사관의 행정적 요구에 따라 2018. 7. 12.부터 고용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취지의 이 사건 대사관의 공관장(Head of Chancery) 명의의 고용계약 종료 증명서(Termination Certificate, 이하 ‘이 사건 증명서’라 한다)를 제출하였는데, 이 사건 증명서는 별지 3과 같다.
외교부장관은 2020. 4. 20. 법무부장관에게 2020. 4. 9.자 이 사건 대사관의 공한을 송부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는 2020. 4. 22. 이 사건 대사관에 이 사건 증명서의 실제 발급 여부 및 진위 여부를 확인하여 달라는 공문을 송부하였고, 이 사건 대사관은 2020. 5. 5. 피고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회신을 하면서 이 사건 통지서를 첨부하였다.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는 이 사건 대사관으로부터 발급받았다면서 고용일이 2006. 5. 6., 종료일이 2018. 7. 12.로 각 기재된 2018. 8. 2.자 고용 증명서(Employment Certificate)를 서증으로 제출하였는데, 고용 증명서는 별지 4와 같다. 이에 대하여 피고가 이 사건 대사관에 고용 증명서의 발급 여부 및 원고의 퇴직일자 등에 관한 사실조회를 신청하였고, 이 사건 대사관은 2022. 5. 10. ‘첨부된 고용 증명서와 이 사건 증명서를 발급하지 않았고 원고에 대한 운전기사 고용계약은 2018. 6. 1. 종료되었다’는 취지의 회신을 하였다.
판단
처분사유의 존부
출입국관리법 제26조 제1호에서는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 근무처의 변경·추가허가, 체류자격 부여, 체류자격 변경허가, 체류기간 연장허가 등의 신청을 함에 있어서 ‘위조·변조된 문서 등을 입증자료로 제출하거나 거짓 사실이 적힌 신청서 등을 제출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신청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같은 법 제46조 제1항 제10호의2에서는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이를 위반한 외국인을 강제퇴거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구직(D-10) 체류자격으로 변경허가 신청 시 위조된 이 사건 증명서를 제출하여 출입국관리법 제26조 제1호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대사관은 2020. 5. 5.자 회신 및 2022. 2. 15.자 회신(2022. 5. 10.자 사실조회 회신)에서 원고에 대한 운전기사 고용계약 종료와 관련하여 이 사건 증명서와 고용 증명서를 발급하지 않았고, 이 사건 통지서를 발급하였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사건 증명서에는 발급일자와 공식문서번호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위 증명서의 본문 내용은 오른쪽 아래로, 작성자의 성명과 직함은 왼쪽 아래로 각 행이 기울어져 있다. 또한 이 사건 증명서에 작성자로 기재된 C은 원고의 2021. 10. 15.자 준비서면에 의하더라도 부대사로 근무하였다는 것인데, 위 증명서에는 그 직함이 ‘공관장(Head of Chancery)’으로 기재되어 있다. 반면 이 사건 통지서의 작성자도 C이나, 위 통지서에는 그 직함이 ‘공관장의 임시대리대사(Charge d’Affairs/HOC)‘로 기재되어 있다.
한편 이 사건 증명서와 고용계약 종료일자가 2018. 7. 12.로 동일하게 기재된 고용 증명서에는 공식문서번호, 작성자와 서명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고, 둘 다 증명서(Certificate)임에도 이 사건 증명서와 고용 증명서는 그 문서 형식이 전혀 다르다. ④ 원고는 이 사건 증명서 상단에 B 정부의 문장이 있고 하단에는 이 사건 대사관의 도장으로 공식 날인이 되어 있는데, 오히려 이 사건 통지서에는 그러한 형식이 갖추어져 있지 않으므로, 이 사건 증명서가 위조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고용 증명서의 상단에도 B 정부의 문장이 없는 점, 이 사건 대사관은 공공기관에 보내는 공한 또는 공문의 경우 상단에 B 정부의 문장이 있고 하단에 이 사건 대사관의 도장으로 날인한 문서로 하고, 개인에게 발급하는 통지서 등의 경우 공관장(임시대리대사 포함) 명의로 작성하여 서명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증명서 상단에 B 정부의 문장이 있고 하단에 이 사건 대사관의 도장으로 공식 날인이 되어 있다는 것만으로 이 사건 증명서가 위조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는 구직(D-10) 체류자격으로 변경허가를 신청하기 전인 2018. 7. 16. 서울출입국·외국인청을 방문하여 특정활동(E-7) 체류자격의 근무처변경 구비서류에 대하여 문의하였는데, 법무부의 특정활동(E-7) 자격 사증발급 및 체류관리지침에서는 근 무처변경 신고의 경우 자격요건을 갖추었더라도 본인 귀책사유로 해고 또는 중도 퇴직한 자로서 원고용주의 이적동의를 받지 못한 자를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최근 1년 이내 근무태도 불성실 등 본인 귀책사유로 해고 또는 중도 퇴직 후 구직 자격으로 변경한 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구직 자격으로 변경을 억제한다고 규정하였다.
원고는 2020. 5. 11. 출입국사범 조사절차에서 이 사건 증명서를 위조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해고 경위에 관하여는 5~6명의 대사관 직원에게 돈을 빌렸다가 일부는 변제하고 나머지는 카지노에서 잃어 늦게 변제하여서 이 사건 대사관에서 해고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또한 2020. 5. 13. 작성된 원고에 대한 출입국사범 심사결정 통고서에는 ’원고가 출입국관리법 제26조 제1호 위반사실을 시인하고, 원고는 이 사 건 대사관에서 발급한 이 사건 통지서에 적힌 부정적인 문구(무책임하고 무분별한 행 동)로 인해 구직 자격으로 변경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구직 자격으로 변경신청 시 부정적 문구가 없는 허위의 이 사건 증명서를 이 사건 대사관에서 발급한 서류인 것처럼 피고에게 제출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었고, 원고는 이를 열람한 후 자필로 서명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증명서를 작성한 C이 원고에게 관련 민사소송의 취하를 강요하면서 외교부에 원고의 엄벌을 촉구하는 서한을 써서 보냈다는 음성메시지를 보 냈는바, 관련 민사소송 제기에 대한 보복으로 이 사건 대사관이 외교부와 법무부에 원고의 구직(D-10) 체류자격 변경허가 신청 시의 서류 관련 내용을 알렸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6호증은 원고 측이 임의로 번역한 것에 불과하여 그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그 내용 자체로도 이 사건 대사관이 원고의 관련 민사소송 제기에 대한 보복으로 외교부를 통해 법무부에 공한을 송부하여 그 내용을 알린 것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출입국관리행정은 내·외국인의 출입국과 외국인의 체류를 적절하게 통제·조정함으로써 국가의 이익과 안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국가행정작용으로서 주권국가의 기능을 제대로 유지·수행하기 위하여 엄격히 관리되어야 하므로, 피고에게 상대적으로 넓은 재량권이 인정된다. 출입국관리법 제46조는 일정한 경우에 외국인을 강제퇴거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강제퇴거명령은 출입국관리행정의 일환으로 그 성질상으로나 문언상으로 재량행위로 해석되고,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그에 관하여 넓은 재량권을 가진다.
위 법리 및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국가가 자국 내 체류가 바람직하지 않은 외국인을 추방할 권리를 갖는 것은 주권의 본질적 속성상 당연하고, 앞서 본 출입국관리행정의 특성을 고려할 때, 강제퇴거명령의 발령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국가의 이익과 안전을 도모하여야 하는 공익적 측면이 보다 강조되어야 한다.
체류자격 변경허가에 관한 업무는 체류자격 변경허가 신청인이 제출하는 서류의 진정성을 토대로 진행되므로, 그 신청인이 위조된 문서를 제출하는 행위에 관하여 엄정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앞서 본 것처럼 원고는 구직(D-10) 체류자격 변경 허가 신청을 하면서 위조된 이 사건 증명서를 제출하였고, 실제로 구직(D-10) 체류자격으로 변경허가를 받았다.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더 이상 국내에 체류하지 못하게 되는 불이익을 입는 것은 원고의 위법행위에 따른 결과에 불과하고, 출입국관리법 제94조 제17호의2에서는 같은 법 제26조를 위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위법행위가 결코 가벼운 것이라 할 수 없다.
원고는 관련 민사소송에서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관련 민사소송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국내에 체류해야 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2020. 5. 13. 출입국사범 조사절차에서 범칙금 납부의사 확인서를 작성하면서,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고 출국할 경우 영구 입국금지 조치된다고 기재되어 있음에도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소연
별지 1
관계 법령
■ 구 출입국관리법(2020. 6. 9. 법률 제173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조(체류자격 변경허가)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그 체류자격과 다른 체류자격에 해당하는 활동을 하려면 미리 법무부장관의 체류자격 변경허가를 받아야 한다.
제26조(허위서류 제출 등의 금지)
누구든지 제20조, 제21조, 제23조부터 제25조까지, 제25조의2, 제25조의3 및 제25조의4에 따른 허가 신청과 관련하여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 된다.
위조ㆍ변조된 문서 등을 입증자료로 제출하거나 거짓 사실이 적힌 신청서 등을 제출하는 등 부정한 방법으로 신청하는 행위
제46조(강제퇴거의 대상자)
지방출입국ㆍ외국인관서의 장은 이 장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외국인을 대한민국 밖으로 강제퇴거시킬 수 있다.
10의 2. 제26조를 위반한 외국인
제94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7의 2. 제26조를 위반한 사람. 끝.
별지 2
별지 3
별지 4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