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02. 1. 14. 입사하였고, 2015. 2. 27.부터 2017. 1. 22.까지 서울지역본부 C에서 구상금 추심계좌 관리, 소 확정 채권관리 및 관리정지·소멸정리 업무 총괄 등을 담당하였다.
피고보조참가인은 2020. 6. 5. 서울지역 보통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파면을 의결하였고, 원고에게 2020. 6. 10.자로 파면 통보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20. 9. 2.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10. 29.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가 적법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2020. 12. 7.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2. 15.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한편 원고는 2020. 12. 10. 뇌물수수죄로 징역 4월, 벌금 200만 원에 각 집행유예 1년 등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은 2021. 9. 27. 확정되었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0고단3165,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노1594, 대법원 2021도9870).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3호증, 을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개정된 인사규정시행세칙의 무효
단체협약(2014. 7. 10.자, 이하 같다) 제11조 제1항에 의하면, 공단은 인사 및 근로조건에 관한 규정관리규정상의 제 규정을 제정 또는 개정·폐지하고자 할 때에는 조합과 협의하여야 하며, 근로조건을 조합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런데 피고보조참가인은 인사규정시행세칙을 2016. 6. 30. 개정하면서 조합과의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인사규정시행세칙 개정으로 변경된 인사규정시행세칙 [별표 8의2] 금품 및 향응수수에 대한 징계양정기준(이하 ‘이 사건 징계양정기준’이라 한다)은 무효이다.
징계양정의 부당
이 사건 징계양정기준은 4대 보험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이나 고용노동부 산하 다른 공공기관의 징계양정기준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무거워 형평에 어긋난 점, 징 계양정기준상 능동적 금품수수행위와 수동적 금품수수행위에 대한 세부적인 기준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불리하게 해석하여 가장 높은 수준의 징계를 결정한 점, 피고보조참가인은 충분한 조사를 하지 않고 유족 등의 진술에 의존하여 결론을 내린 점 등 사정에 비추어 징계양정이 과도하게 무겁다.
반면 원고가 19년의 근속기간 동안 성실하게 근무하였고, 공단 이사장 표창 등 공적이 있는 점, 비위행위 조사에 성실하게 임한 점, 과거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는 점, 금품제공자가 본인의 어려운 사정을 지속적으로 토로하여 직접 만나게 된 점, 반성하고 뉘우치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징계양정에 유리하게 참작할만한 사정이 있다.
징계위원회 구성의 위법
징계를 담당하는 지역본부 보통인사위원회에는 2급 이상 직원이 2명 이상 포함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한 서울지역본부 보통인사위원회는 관내 2급 이상 2명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처럼 징계위원회 구성에 명백한 하자가 있으므로,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한 징계위원회 의결은 그 자체로 무효이다.
소결론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다른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개정된 인사규정시행세칙의 무효 여부
인사규정시행세칙은 근무조건과 징계 등 복무규율에 적용되는 기준을 집단적이고 통일적으로 설정하기 위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한 준칙으로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단체협약 제11조 제1항은 “공단은 인사 및 근로조건에 관한 규정관리규정상의 제 규정을 제정 또는 개정·폐지하고자 할 때에는 조합과 협의하여야 하며, 근로조건을 조합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조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갑 제6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보조참가인은 2016. 6. 28. 이 사건 징계양정기준의 처분기준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담은 인사규정시행세칙 개정(안) 의견조회를 시행하여 2016. 6. 29.까지 의견제출을 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다만 피고보조참가인 주장과 같이 노동조합과 구두로 협의를 하였다고 볼만한 명백한 근거가 없기는 하다. 그렇지만 피고보조참가인이 위와 같이 공단본부 및 전소속기관에 대하여 개정안에 관한 의견조회 절차를 밟았고, 이후 조합의 별다른 반대의견 표명 없이 개정안이 그대로 시행되어 왔던 점, 그리고 이에 더하여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와 같은 개정안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징계양정기준 개정 통보 공문에 기해 하달된 징계기준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피고보조참가인 소속 조합원들에게 그 자체로 준수의무가 있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이에 관하여 최소한 조합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협의가 있었다는 피고보조참가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한편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려면 실질적으로는 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아니하는 등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근로기준법의 입법 취지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 전후를 비교하여 취업규칙의 변경 내용 자체로 인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 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취업규칙 변경에 따라 발생할 경쟁력 강화 등 사용자 측의 이익 증대 또는 손실 감소를 장기적으로 근로자들도 함께 향유할 수 있는지에 관한 해당 기업의 경영행태,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그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변경 전후의 문언을 기준으로 하여 취업규칙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되었음이 명백하다면, 취업규칙의 내용 이외의 사정이나 상황을 근거로 하여 그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보는 것은, 이를 제한적으로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36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을나 제9호증의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에 의하면, 국민권익위원회는 공직자 행동강령 운영지침(국민권익위원회예규 제100호) 제23조(징계양정기준) 및 별표 2(금품등 수수금지 위반 징계양정기준)를 개정하여 2016. 3. 10.부터 시행하였고, 관련 공공기관에 위 공직자 행동강령 운영지침을 반영하여 기관별로 징계양정기준의 개정을 요청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따라 피고보조참가인은 위 공직자 행동강령 운영지침 별표 2의 징계양정기준을 반영하여 이 사건 징계양정기준을 개정한 것으로 그 내용이 대동소이함을 알 수 있다. 공공기관인 피고보조참가인은 공직자 행동강령 운영지침을 준수할 수밖에 없고, 피고보조참가인의 직원들 역시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상 위와 같은 기준이 동일하게 적용될 수밖에 없다. 위와 같은 인사규정시행세칙 변경의 경위, 필요성 및 변경 전후의 내용 등을 감안할 때, 그로 인해 피고보조참가인의 직원들에게 이루어질 향후 징계기준이 다소 엄격해지는 정도의 불이익이 있다고는 하나 이는 사회 전체 특히 공공분야에 요구되는 강화된 도덕적 기준이 반영된 것에 불과할 뿐 기존에 부여된 근로조건 등과 관련된 기득권을 제한하거나 수익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와 같은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이 변경된 개정 인사규정시행세칙은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의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설령 피고보조참가인이 그 변경에 관한 노동조합과의 명시적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 유효성은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징계양정의 부당 여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위 인정사실, 갑 제9, 13, 14호증, 을나 제6, 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업무를 수행하면서 구상권 행사의 대상이 되는 직무관련자에게 돈을 받았는데, 그 유족은 원고가 구상금액을 감액해주겠다며 돈을 요구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비록 원고가 먼저 돈을 요구하였는지 밝혀지지 아니하고, 금품의 수수와 업무처리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보조참가인의 업무처리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현저히 저해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징계를 의결한 서울지역 보통인사위원회에서는 직무관련자가 식사비 명목으로 돈을 주겠다고 하여 원고가 계좌번호를 알려주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도, 원고의 행위를 능동적 금품수수행위로 판단하였다. 원고가 먼저 계좌번호를 알려주었고, 이후 입금된 돈을 개인적으로 소비하고 규정에 따라 반환하지 아니한 점 등은 능동적 금품수수행위로 추단할 수 있는 사정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비위행위는 이 사건 징계양정기준 중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향응수수를 하고, 위법·부당한 처분을 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수수금액 100만 원 이상 ~ 300만 원 미만에 해당하여 ‘파면’ 처분을 할 수 있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양정기준이 지나치게 무겁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주장의 다른 공공기관과 피고보조참가인이 수행하는 업무에 차이가 있어 이를 비교하는데 제한이 있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바와 같이 공직자 행동강령 운영지침의 개정으로 인하여 관련 공공기관의 징계양정기준도 이를 반영하여 개정된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징계양정기준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
서울지역 보통인사위원회는 원고가 주장하는 유리한 정상을 충분히 심사하였고, 원고가 2006. 5. 1. 공단 이사장 표창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인사규정시행세칙 제78조 제3항 제1호에 따라 징계감경 하지 않았다. 결국 이 사건 해고는 인사규정시행세칙 규정과 이 사건 징계양정기준을 준수하여 이루어졌다.
징계위원회 구성의 위법 여부
인사규정(2019. 9. 6.개정) 제7조 제3항은 “지역본부 보통인사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하여 5명 이상 9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하며, 위원장은 지역본부 관내 1급 직원 중에서 지역본부장이 지명하고, 위원은 지역본부 인사담당부장과 사유발생시마다 지역본부장이 관내 2급 이상 직원 또는 해당분야 외부 전문가 중 지명하는 자로 하되, 관내 2급 이상 직원이 2명이상 포함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5항은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직원의 채용 및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인사위원회를 구성하는 경우에는 위원장을 포함하여 5명 이상 11명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반드시 외부위원을 포함하여야 한다. 이 경우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외부위원의 수는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수의 2분의 1 이상으로 하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를 외부위원으로 위촉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갑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징계절차에 관여한 서울지역본부 보통인사위원회는 위원장(1급) 1명, 지역본부 인사담당부장(2급) 1명, 외부위원 3명으로 구성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위 제7조 제5항은 ‘제3항(보통인사위원회의 구성)의 규정에도 불구하고’라는 문구를 둠으로써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기 위한 인사위원회에는 관내 2급 이상 직원 대신 외부위원 2분의 1 이상으로 구성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위 규정의 문언에 의하더라도 위원장 역시 인사위원회 위원에 포함되고 위원장을 포함하면 징계에 참여한 인사위원회의 2급 이상 직원이 2명 이상이 되므로, 징계위원회 구성에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위와 같이 이 사건 징계양정기준이 무효라고 볼 수 없고, 징계양정이나 징계위원회 구성이 위법·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수빈 정우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